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429화 (428/650)

429화 그들 주머니를 털어 만든다

한진영은 뉴욕에 머무는 사이 리모델링이 끝난 세이지증권 임원회의실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한진영이 그동안 미국에서도 꾸준히 보고 받은 내용을 얼굴을 직접 마주한 채로 각 담당자를 통해 이야기 듣기 위해서였다.

“운용본부의 실적 보고입니다. 1분기 수익률은 15.7%, 2분기 수익률은 10.4%로 반기 수익률 27.7%를 기록했습니다.”

운용본부장을 맡은 홍대민은 수익률 발표를 마치고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였다.

반기 실적 27.7%는 굉장히 좋은 수치였다.

특히, 정국이 혼란한 바람에 시장이 냉각기를 거쳤던 것을 떠올린다면 27.7%라는 실적은 기적과도 같은 수치라고 할 수 있었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 반기 실적이 한 자릿수거나 혹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평범한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좋다는 뜻이었다.

지금 홍대민의 기준은 한진영이었고 한진영의 지난 실적들과 비교를 한다면 터무니없는 실적이라고 느낄 수 밖에없는 수치였다.

“죄송합니다. 믿고 맡겨주셨음에도 30%도 넘기지 못한 초라한 실적을 올렸습니다.”

홍대민이 앞에서 고개를 숙이는 사이 한진영은 매매내역을 확인했다.

“이진경 리스크관리 센터장님.”

한진영이 이진경을 부르자 이진경은 깜짝 놀란 얼굴로 앞에 마이크에 얼굴을 가져다 댔다.

“네. 사장님.”

“리스크관리를 조금 더 빡빡하게 진행하셨으면 합니다.”

한진영이 매매내역을 보던 것을 멈추고 이진경에게 지시했다.

이진경은 고개를 들어 홍대민을 살짝 바라본 후 마이크에 입술을 가져다 대고 대답했다.

“여기서 더 타이트하게 진행했다가는 운용하는 데 힘이 든다고 하던데 괜찮을까요?”

이진경의 말에 홍대민이 급히 이진경의 말을 받아 한진영에게 이야기했다.

“이 센터장의 말대로 제가 여기서 더 타이트하게 진행하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여기서 더 조였다가는 운신의 폭이 좁아질 것 같아서요. 그리고 그렇게 되면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아서 부탁했습니다.”

“운신의 폭. 맞습니다. 여기서 더 빡빡하게 들어간다면 진입하자마자 튕겨져 나오는 경우가 수두룩하게 나오겠지요. 그렇게 되면 매매도 꼬이게 될 테고요.”

한진영이 자기의 말을 이해해주자 홍대민은 안심했다.

그러나 바로 이어 나온 말에 안심이 긴장으로 바뀌어 버렸다.

“그러나 제가 수익률 때문에 빡빡한 리스크관리를 요구했던 것이 아닙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리스크관리를 요구한 겁니다.”

“만약의 사태요?”

“네. 앞으로 힘든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니 미리부터 적응한다는 생각으로 리스크관리를 조여서 진행하기를 원하는 겁니다.”

“힘든 상황이라면…….”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위기에 잠시 흔들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홍대민은 한진영의 말에 시선이 크게 흔들렸다.

그리고 흔들린 시선만큼 몸도 잠시 휘청였다.

그만큼 한진영의 말은 놀라웠던 것이었다.

한진영이 흔들린다는 표현을 했다면 작은 움직임이 아니라는 것을 오랜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던 홍대민이었다.

그리고 리스크관리를 벌써 준비하여 익숙해져야 한다고 이야기했다면 흔들림이 아니라 위기라는 표현을 써야 할지도 몰랐다.

홍대민은 벌써 긴장하여 땀이 흘러내릴 정도였다.

한진영은 바짝 긴장한 홍대민을 보고 웃으며 손을 휘저었다.

“그렇게 놀랄 필요 없습니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것이고 기간도 오래 걸리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지금은 제가 여기 있지 않습니까? 그리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진영이 있다는 소리에 홍대민의 긴장했던 마음이 한순간에 눈 녹듯 녹아내렸다.

그리고 위기가 기회라는 소리로 바뀌어 들리기 시작했다.

“그럼 이번에도…….”

조금 전까지만 해도 긴장한 표정의 홍대민이 지금은 기대에 찬 표정을 짓고 한진영을 바라봤다.

한진영은 홍대민의 마음이 갈대처럼 바뀐 것을 깨닫고 웃으며 말했다.

“천천히 제가 말한 대로 따라오시면 큰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열심히 사장님의 뒤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

홍대민이 큰 목소리로 말하자 한진영은 알겠다는 뜻으로 크게 웃었다.

그리고 몇 가지 주의점을 이야기한 채 운용본부의 보고를 마쳤다.

한진영은 인사를 하고 운용본부와 리스크관리 센터의 직원들이 나갈 때까지 홀로 회의실을 지키고 앉아 이것저것을 살폈다.

“여기 이쪽 뒤로 좌석을 더 놓도록 해. 이제 슬슬 임원급 이상에는 수행비서를 붙여줄 생각인데 수행비서도 회의에 참석하게 되면 앉을 자리가 부족할 것 같으니까.”

한진영은 회의실로 들어온 조지훈을 향해 손짓하고는 의자를 놓을 공간을 손으로 가리켰다.

조지훈은 한진영이 가리킨 곳을 유심히 살핀 뒤 회의실에 찾아온 이유에 관해 이야기했다.

“사장님. 기풍의 이정훈 회장님께서 연락이 왔습니다.”

“이정훈 회장님이?”

“네. 회의가 끝나면 연락 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 회의에 들어갔다고 이야기했지? 그런데도 연락 달래?”

“네. 기다리겠다고 하셨습니다.”

“하하하. 기다리겠다고? 어지간히도 급했나 보네. 알았어.”

한진영은 조금 전까지 회의하며 앉았던 자리로 걸어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조지훈을 향해 손을 까딱이자 조지훈이 가지고 온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기풍 회장님께 연결해.”

한진영의 지시에 조지훈이 전화기를 들어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전화를 받은 기풍 측 비서에게 세이지증권의 한진영 사장님이 이정훈 회장님과 통화를 하고 싶어 한다는 말을 전한 후 바로 한진영에게 전화기를 건넸다.

“회장님. 안녕하세요? 저 세이지의 한진영입니다.”

한진영이 자리에 앉은 채로 수화기 너머의 이정훈 회장에게 인사했다.

이정훈 회장은 한진영의 인사에 반갑게 대답했다.

-나야 안녕하지. 내가 바쁜데 연락한 거 아닌가?

“아닙니다. 회장님 연락이라면 회의를 중간에 끊어서라도 받아야지요. 그런데 어쩐 일이십니까? 이렇게 다 전화를 주시고 말입니다.”

한진영은 이정훈 회장이 무엇 때문에 전화했는지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가 모른척한 것은 이정훈 회장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배려한 행동이었다.

이정훈 회장은 한진영의 의도대로 편하게 본론을 꺼냈다.

-내가 전화한 건 다름이 아니라 안정화 펀드 말이지. 그것 때문에 전화했다네.

“아~ 혹시 마음이 바뀌신 건가요? 안정화 펀드에서 빠지실 생각이십니까?”

-아니야. 마음이 바뀌긴? 그런 거 아니야.

이정훈 회장은 급히 한진영의 질문에 부인하고는 자기의 진짜 목적을 이야기했다.

-내가 원하는 건 다름이 아니라 기존에 들어가 있던 펀드 돈은 그대로 두고 우리 쪽에서 새롭게 펀드에 돈을 출자하겠다는…… 뭐 그런 이유에서 전화한 거네.

한진영은 예상을 거스르지 않는 이정훈 회장의 모습에 잠시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고 잘 못 알아듣겠다는 투로 다시 물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안정화 펀드에 참여할 자금을 새롭게 기풍에서 내놓으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바로 그거야.

“굳이 그럴 필요가 있습니까? 이미 저희 쪽에 자금이 있는데 말입니다. 그냥 기존 펀드를 해지하고 안정화 펀드 쪽으로 돈을 돌리는 편이 자금을 새롭게 출자하지 않아도 되고 편하실 텐데요?”

-아니. 아니야. 새롭게 돈을 집어넣어도 될 만큼 우리 자본은 충분해.

“지금 저희 쪽에 들어와 있는 자금 총액이 3,000억 정도인 건 아시죠?”

-그럼 알지.

이정훈 회장은 3,000억쯤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이래 봬도 우리 회사 유보금이 꽤 많아. 그리고 자네가 하려는 안정화 펀드는 평시에는 채권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네. 채권만이 아니라 안정적인 상품에 투자하여 최대한 자금을 보전하는 형태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안정화 펀드가 수익을 추구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 그럼 우리 유보금을 돌려서 투자하는데 명분이 충분해. 유보금이라는 게 말 그대로 금고에 돈을 그냥 쌓아놓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어차피 채권에 투자할 거 안정화 펀드에 집어넣는다고 하면 되니까 괜찮아.

이정훈 회장은 만족한다는 듯이 한진영을 향해 말했다.

“뭐 정 그렇게 하시겠다면…… 알겠습니다. 어느 쪽이 되었건 저희는 상관없으니까요.”

한진영이 수락하는 뜻을 보이자 이정훈 회장은 쇠뿔도 단김에 뽑는다고 바로 정리하여 돈을 보내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마치 돈을 늦게 보내면 기존에 있던 펀드에서 돈을 빼기라도 할까 봐 걱정하는 눈치처럼 보였다.

한진영이 그런 이정훈 회장을 오히려 안심시키는 말을 건네야 했다.

투자를 하겠다는 사람이 안달을 내고 투자금을 받는 사람이 그렇게 급히 진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진 것이었다.

몇 차례나 괜찮다고 말하고 나서야 겨우 전화를 끊은 한진영에게 조지훈이 당황스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저…… 대한정유의 윤길영 회장님에게서도 연락이 왔습니다.”

한진영은 조지훈의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조지훈을 향해 바로 대한정유에 연락할 것을 지시했다.

조지훈은 마치 알고 있었다는 한진영의 모습을 보며 대한정유에 연락을 넣었다.

그리고 한진영의 연락을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전화를 받는 윤길영 회장의 전화를 한진영에게 건넸다.

“회장님. 죄송합니다. 잠시 전화를 하는 중이라서요. 기다리셨습니까?”

-아니야. 기다리긴…… 바로 전화 줬으니 그렇게 크게 신경 쓰지 마.

“괜찮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쩐 일이십니까? 혹시 안정화 펀드 때문에 연락하셨습니까?”

-어. 비슷해.

“비슷하다고요?”

한진영은 입가에 가득 미소를 지으며 조지훈을 바라봤다.

조지훈은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입 모양으로만 LZ그룹의 조병수 회장이 전화했다는 뜻만 전했다.

한진영은 조지훈을 향해 알았다는 뜻을 전한 후 우선 통화를 하는 윤길영에게 집중했다.

“비슷하다는 말씀이 무슨 뜻인가요?”

-거 우리가 자네 쪽에 들어가 있는 돈 말이지. 안정화 펀드로 돌리겠다고 한 돈 말이야.

“네.”

-그거 그냥 놔두게.

“놔두면 어떻게 하시려고…….”

-대한정유가 보유하고 있는 유보금을 돌려서 안정화 펀드에 넣을 생각이니까 자네 쪽에 들어가 있는 우리 자금은…… 그냥 놔두게. 그 말 하려고 전화한 거야.

“아~”

한진영은 놀랍다는 듯이 반응했다.

윤길영은 한진영의 반응이 이해가 간다는 듯이 말했다.

-이상하기는 할 거야. 그런데 우리도 유보금이 상당히 쌓여있어서 굳이 투자금을 돌릴 필요가 없어. 그래서 그런 거니까 자네가 이해해.

“제가 이해하고 말고 할 건 없지요. 다만……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다니? 뭐가 괜찮아?

“그렇게 되면 저희 쪽에 상당한 자금이 들어오는 거라…….”

-이봐 한 사장.

윤길영은 언성을 조금 높였다.

그러고는 섭섭하다는 듯이 말했다.

-나 대한정유 윤길영이야. 우리 회사가 뭐 하는 회사인지 몰라?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는데 그렇게 말한 거야?

윤길영은 높였던 언성을 조금은 낮추고 한진영을 향해 최대한 부드럽게 말했다.

-그 정도쯤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 자네가 신경 쓸건 우리 같은 고객의 돈을 어떻게 하면 잘 굴려줄까 고민하는 것만 하면 돼. 우리 일은 우리가 알아서 걱정할 테니까. 내 말 무슨 말인지 알겠지?

“네. 알겠습니다.”

-좋아. 그럼 그런 줄 알고 바로 직원들 보낼 테니까 서류정리 잘하도록 해. 마무리되면 돈 바로 쏠 테니까.

윤길영은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윤길영의 전화가 끊기자마자 한진영은 손을 내밀었고 조지훈은 바로 조병수와 연결된 전화를 건넸다.

“회장님. 많이 기다리셨죠? 죄송합니다.”

“아니야. 바쁜 것 같으니 용건만 간단하게 말하겠네. 안정화 펀드에 들어가는 돈 내가 따로 준비해서 줄 테니까 그런 줄 알아.”

“그럼 저희 쪽에 투자된 돈은…….”

“그냥 그대로 놔두고 예전처럼 하기를 바라서 전화한 거니까 그렇게만 알고 있어.”

“알겠습니다.”

한진영은 이런저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

조병수는 한진영이 질문을 던지지 않는 것을 보고 살짝 웃는 소리를 흘렸다.

“어디랑 전화를 그렇게 하나 했더니 내 앞에 다른 분들도 똑같은 소리를 했나 보군.”

“네. 맞습니다. 앞에 기풍과 대한정유 회장님들과 통화를 했습니다.”

“하하하. 사람들 참…… 뭐 서로 앉아있는 자리가 비슷하니 비슷한 소리를 하는 거겠지. 난 그 덕분에 이런저런 이야기하지 않아도 돼서 좋네. 그럼 난 이만 끊겠네.”

“네. 알겠습니다.”

이미 두 번이나 통화했다는 이야기에 조병수는 한진영을 향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지 않은 채 바로 전화를 끊었다.

자기가 이야기하기 전에 이미 앞에 사람들이 다 같은 이야기를 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어제 만났던 세 명의 회장들과 연달아 전화한 후 전화기를 끊고 자리에 앉아 나지막이 웃었다.

조지훈은 그런 한진영의 모습을 보고 조심스럽게 한진영 앞에 놓인 전화기를 가져가며 물었다.

“사장님. 회장님들이 왜 안정화 펀드에 돈을 새롭게 내놓겠다고 하는 건가요?”

한진영은 고개를 들어 조지훈을 바라봤다.

그리고 궁금해하는 표정이 이해가 간다는 얼굴로 대답했다.

“그래. 조 실장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어. 한두 푼도 아니라 수천억의 돈을 새롭게 내놓겠다고 하니 이상하게 보이겠지.”

한진영의 말에 조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진영은 그런 조지훈을 올려다보고 웃으며 설명했다.

“그런데 사람이라는 건 어느 자리에 있건 수익의 맛을 쉽게 잊지 못해. 그건 말단 직원이나 회장이나 모두 마찬가지야.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들어와 있는 돈은 다른 자금들과 달라서 회장님들이 어제 나를 만나자마자 오늘 바로 전화를 한 거야. 그 돈 건드리지 말라고…….”

“다르다고요? 똑같이 각 회사에서 들어온 돈 아닙니까?”

“아니야.”

한진영이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지금 들어와 있는 자금들 중 상당수는 자기들 주머니에서 나온 돈 들이야.”

“개인 자금이었던가요?”

“어. 개인적인 자금 혹은 회사 자금이더라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자금이 우리 쪽에 들어왔어. 그래서 수익에 더 민감한 거야. 이게 돌아 안정화 펀드로 들어가면 이제 앞으로 수익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될 테니 회장님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겠어? 일 년에 작게는 수십 %, 많게는 수백 %로 치솟아 오르던 개인적인 자금이 단숨에 일 년 이율 2%에 불과한 채권에 들어가게 생겼으니 말이야.”

“그래서 안정화 펀드에는 회사 유보금을 집어넣고 수익률이 높은 기존 펀드는 건드리지 말라고 한 거군요.”

“그래.”

한진영은 이것을 노리고 회장들을 모아 안정화 펀드를 이야기한 것이었다.

어차피 세 곳의 주식이 무너지면 한진영도 피해를 보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안정화 펀드는 한진영에게도 꼭 필요한 것이었다.

그리고 안정화 펀드에 세 곳의 기존 투자금이 쓰이면 한진영으로서도 아쉬웠다.

기존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그들이 빠져나간 볼륨을 다시 채우기 위해서는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거나 아니면 수익을 올려 덩치를 키워야만 했다.

그러나 두 가지 모두 시간이 걸리는 것이었다.

한진영은 시간을 들여가며 그런 일을 하고 싶지 않기에 다른 방법을 선택했다.

안정화 펀드가 필요한 곳의 주머니를 털어 그들 돈으로 안정화 펀드를 만든다.

한진영은 기풍, LZ, 대한정유를 불러 그들을 위한 펀드를 그들이 돈을 내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만족스럽게도 그들은 만 하루의 생각할 시간도 아깝다는 듯이 전화하여 돈을 내겠다고 하고 있었다.

어제 만난 사람 중 한진영에게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가 펼쳐진 것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