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381화 (381/650)

381화 자리가 버겁게 느껴지는 존재

최석영이 하는 말이 무얼 의미하는지 모두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앞에 이야기했던 것들에 비해 더 중요한 이야기라는 것을 자리에 있는 사람들도 다 아는 이야기였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이야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애써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야기를 최석영은 주저 없이 꺼내 버렸다.

그리고 최석영은 이야기를 꺼낸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은 듯이 보였다.

-책임을 지고 말고는 지금 상황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이야기가 끝이 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석영은 처음 이야기를 꺼낼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어두운 표정을 유지한 채로 이야기했다.

-신용등급 하향 전망이 나온 순간부터 국내 채권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환율은 급등하고 있고, 무역수지는 급격히 나빠지고 있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미국은 대한민국이 투자하는 모든 사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조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어떤 신규 투자도 받지 않을 계획이며 투자에 대한 진행도 모두 멈추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투자의 중단은 반대쪽인 미국의 투자도 멈추게 했습니다. 금융경색이 걱정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이야기입니다.

최석영의 말 하나하나가 아프게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카메라를 통해 바라보고 있는 시청자에게 꽂혀 들어갔다.

진행자조차 입을 다물게 만드는 말은 여기서 끝이 나지 않았다.

-여기서 끝이 난다면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문제는 이게 정치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치…… 문제요?

전혀 생각지 못한 말에 진행자는 힘겹게 입을 열어 최석영에게 물었다.

최석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사인노스의 문제는 미국 정계를 강타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인노스와 커넥션이 이어졌다는 양당의 의원들이 속속 밝혀지며 바람이 정치권을 향해 불기 시작한 겁니다.

-그게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이죠?

진행자의 말에 어둡기만 하던 최석영의 얼굴에 잠시 웃음기가 보였다.

그러나 그의 웃음기는 긍정적인 의미가 아닌 부정적인 의미가 담긴 웃음기였다.

-사인노스가 정치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면 어디와 더 깊게 관계를 맺었을 것 같습니까? 미국? 우리나라? 진행자분께서는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최석영의 말에 진행자는 감히 대답하지 못했다.

조금 전 이미 나온 이야기였지만 자기 입으로 직접 그 이야기를 꺼내기는 꺼려졌기 때문이다.

최석영은 그런 진행자의 모습이 우스웠던지 낮게 웃고는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다.

-미국 정치권은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걸 이대로 놔두다가는 선거는 물론이고 정치생명에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만 사인노스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투자금이 100억 달러를 넘는다고 알려졌습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금액까지 더해진다면 이보다 훨씬 많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기업가치가 300억 달러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실제 책정된 기업가치는 그보다 더 높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제가 가지고 있는 정보에 따르면 사인노스의 원활한 상장을 위해 투자금 대비 기업가치를 낮춰 잡았다고 합니다. 상장 전부터 커다란 몸집은 상장에 걸림돌이 되니까요.

최석영이 말을 마치고 센터장을 바라보자 센터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알고 있기로도 그렇습니다. 투자금은 알려진 것보다 더 많다는 것이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입니다.

최석영은 이야기를 받아줘서 고맙다는 뜻을 센터장에게 전한 후 다시 진행자를 바라봤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치권이 할 수 있는 건 딱 한 가지입니다.

-그게 무엇입니까?

-자기들이 면피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 자기들조차 속았다고 이야기하기 위해서 다른 가해자에게로 시선을 돌리려 할 겁니다. 그리고 이번 사건에는 유력한 가해자가 있습니다.

-동우 컨소시엄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아닙니다.

최석영은 뜻밖에도 진행자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진행자를 비롯하여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최석영이 동우 컨소시엄을 이야기할 줄 알았기에 최석영의 아니라는 말에 당황하고 말았다.

진행자는 의아한 표정을 숨기지 않고 물었다.

-어디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미국의 정치권이 가해자로 꼽을 수 있는 곳으로 동우 컨소시엄은 너무 작습니다. 그들은 최소한 자기들과 동격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존재에게로 이 책임을 전가하려 할 겁니다.

-그 말씀은…….

진행자는 최석영의 말에 사색이 되어 버렸다.

-대한민국.

최석영은 진행자를 잠시 바라본 뒤 카메라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대한민국에 책임을 물으려 할 겁니다.

짝짝짝짝.

한진영은 고개를 저으며 손뼉을 쳤다.

“저거 괜찮냐? 나는 걱정돼 죽겠다.”

한진영과 함께 화면을 바라보고 있던 이성우는 한진영을 돌아보고 말했다.

한진영은 그런 이성우를 바라보고 코웃음 쳤다.

“입에 팝콘 집어넣는 거 좀 멈추고 그렇게 말해라. 아니 너는 왜 우리 집에 와서 이렇게 다 흘려가면서 먹냐? 너는 집 없어?”

“어. 나는 집 없어.”

너무나 당연하게 한진영의 말에 대답한 이성우는 슬픈 눈을 한 채로 화면을 바라보고 말했다.

“나는 집 없어.”

“밑에 있는 집은 그럼 뭐야? 네 집 아니냐?”

“어. 내 집 아니야.”

“이거 또 왜 이래? 제수씨가 뭐라고 하냐?”

이성우는 고개를 돌려 슬픈 눈으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한진영은 그런 이성우의 눈빛에 짜증이 확 밀려오는 것을 느끼고는 이성우 품 안에 들려있는 팝콘을 들어 이성우 얼굴에 던졌다.

“너 나한테 그런 눈빛 쏘지 말랬지. 아주 내가 너를 이 집에 들이지를 말든가 해야지. 소름 끼쳐 인마.”

“진영아. 이참에 나랑 룸메이트 할래? 여기 방도 많은데 하나만 빌려줘. 여기서 조용히 살게.”

“이게 하다 하다 못하는 소리가 없네. 내가 왜 너하고 같이 살아? 그리고 너는 와이프까지 있는 놈이 왜 나하고 산다고 그러는 거야? 네 자식까지 가진 와이프를 놔두고 말이야.”

“그래서 내가 너하고 산다고 하는 거야. 나 진짜…… 너무 힘들다.”

이성우는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지만, 그의 입은 쉬지 않고 있었다.

한숨이 떠나간 그의 입을 팝콘으로 채우고 있었던 것이었다.

한진영은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이성우를 바라보고 뒤통수를 때리려 손을 들었다가 참았다.

이성우가 힘들다고 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 것도 같았기 때문이다.

“에휴. 그래. 배 속에 있을 때까지만이라도 계속 주접떨어라. 아기가 배에서 나오고 나면 그 주접도 떨 수 없을 테니까.”

“그럴까? 아기가 나오면 더 힘들까?”

“아휴. 더러워. 다 먹고 말해.”

팝콘을 먹던 도중에 말을 하자 이성우의 입에서 잘게 쪼개진 팝콘들이 튀어나왔다.

한진영은 그런 이성우의 모습에 기겁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성우를 향해 쿠션을 던졌다.

이성우는 능숙한 모습으로 쿠션을 받아 내려놓고 팝콘이 떨어져 내린 곳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야 이 씨. 그걸 왜 바닥에 쓸어내고 있어?”

“그러면 여기에 앉을 거야?”

“치워야지.”

“어차피 치우는 건 내일 아주머니가 오셔서 할 거 아냐? 그냥 우선 여기에 앉아.”

이성우는 마치 자기가 깨끗이 치우기라도 했다는 듯이 옆자리를 손바닥으로 두드렸다.

이성우가 두드릴 때마다 소파에 이성우 손자국이 그대로 찍혔다.

팝콘을 맨손으로 집어 먹느라 팝콘에서 묻은 기름기가 손에 묻어 있었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그런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 내가 참아야지. 그래야 복 받지. 하나님. 오늘도 천국 입장권 스택 하나 쌓았습니다. 잊지 마세요.”

“너 무교잖아. 이참에 교회 다니려고? 그래 잘 생각했다. 너 교회 나가서 회개해야 해. 저거 어쩔 거야?”

한진영은 이성우가 손바닥을 찍은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앉으며 대답했다.

“너 때문에 교회 다니려고 그런다. 신에게 의지하지 않으면 내가 너를 어쩔지 모를 것 같아서 말이야. 그리고 내가 회개를 왜 해? 내가 저렇게 만들었나? 지금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저렇게 된 건데 말이야.”

한진영은 턱짓으로 TV 화면을 가리켰다.

그곳에서는 오늘 주식시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환율과 신용등급 하향 전망에 따라 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폭락과 깊은 연관이 있는 사이드카라든지 서킷브레이커는 나오지 않았지만 12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이며 어느새 고점 대비 10%가 넘게 빠져 내려온 상태였다.

“내가 돈 튀겨주면 빈 곳간 채우고 남는 돈은 주식 사.”

“어?”

이성우는 먹던 것을 멈추고 한진영을 돌아봤다.

“남는 돈으로 주식 사라고?”

“그래. 싸게 디스카운트해 주니 지분 매입하기 얼마나 좋은 때냐? 지분 모아서 그룹 지배권이나 강화해. 나중에 엄한 곳한테 당해서 죽니 사니 거리고 도와달라고 하지 말고…….”

“어디서 우리 공격한다고 그래?”

이성우는 놀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진영을 바라봤다.

한진영의 말에서 지분 매입하기 좋을 때라는 말보다 나중에 당할지도 모른다는 말이 더 강하게 이성우의 귀를 때린 것처럼 보였다.

한진영은 당황한 표정의 이성우를 바라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아니다. 됐다. 그냥 너 하고 싶은 대로 지금은 살아라. 어차피 이러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왜 꼭 죽을 날 받아놓은 사람 대하듯이 말해? 설마 나 어디 아프냐?”

“어. 너 어디 아픈 거 같아. 그러니 이제 집에 가.”

“왜~~~? 나 여기서 더 있을래.”

“아니. 너 가야 해. 지금은 갈 시간이야.”

한진영은 억지로 이성우를 일으켜 세우고 등을 밀어 현관 쪽으로 몰았다.

그리고 잘 가라는 말도 하지 않은 채 이성우의 엉덩이를 차 문밖으로 쫓아내 버렸다.

한진영은 이렇게 쫓아내도 다음날 이성우가 집에 찾아올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한진영에게 친구가 이성우밖에 없듯이 이성우에게도 친구라고 자신 있게 부를 사람이 자기밖에 없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진영은 이성우를 쫓아내 시원하다는 표정으로 손을 털고 거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돌아본 TV 화면에는 대통령의 긴급 기자회견이 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었다.

***

회의실의 커다란 화면 앞에 한진영과 조지훈만이 TV를 바라보는 중이었다.

TV 화면에서는 기자가 나와 조금 뒤 있을 대통령 기자회견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조금 뒤 청와대에서는 특별 기자회견을 열릴 예정입니다. 특별 기자회견에서는 사인노스 사태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자의 이야기에 조지훈이 앉아 있는 한진영을 향해 물었다.

“어떻게 될까요?”

“조 실장은 이번 대통령에게 기대하고 있어?”

한진영이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지만, 조지훈은 한진영의 질문에 성의껏 대답했다.

“사실 투표에서 저도 지금 대통령을 향해 한 표 던지기는 했습니다. 저희 할머니가 많이 좋아하시거든요.”

“그럴만해.”

한진영이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자 조지훈이 계속 이야기했다.

“그리고 사실 일을 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주변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생각이 바뀌었다?”

“네. 사장님과 함께 다니며 느낀 바로는…… 생각보다 아주 무능력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기 측근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무슨 일을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것이 대통령 자리가 버겁게 보였습니다.”

한진영은 조지훈의 말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한 표현이야.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버겁게 느껴지는 사람이지. 그런데 그 사실을 조 실장은 나와 함께 다니며 깨달았다고 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모르고 있을까?”

“그 말씀은 가까이서 보지 않아도 알 수가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본래 사람의 장점은 가까이 다가가야 보이지만 약점은 멀리서도 보인다고 했어. 굳이 꼭 들여다봐야지만 조 실장이 느끼고 있는 것들을 아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지.”

한진영은 이제 막 시작하려는 기자회견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이야기했다.

“이런 자리만으로도 사람들은 충분히 조 실장이 느낀 감정들을 알게 될 거야. 어쩌면 실망감이 더 클 수도 있어. 조 실장 같은 경우가 오히려 간접적으로 느낀 것이고 지금은 직접적으로 느끼는 것일 테니까.”

“그렇다면 오늘 마지막 남아있던 기대까지도 꺾이게 되는 건가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한진영이 말을 하고 화면을 바라보자 화면에서는 안혁규 비서실장이 먼저 모습을 비쳤다.

-조금 뒤 대통령께서는 사인노스 사태에 대해 담화를 하실 예정입니다. 오늘 자리는 질문을 받는 자리가 아니니 기자 여러분께서는 이점 명심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한진영이 조지훈을 보고 어떠냐는 표정을 지었다.

대통령이 특별 담화를 하는 자리에서 질문을 받지 않는다.

지금과 같이 큰일이 벌어졌음에도 소통이 아닌 일방적인 주입식 발표만을 하겠다는 것에서부터 냄새가 나지 않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조지훈은 헛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았다.

심각성을 모르는 것이 아닐 텐데 질문을 받지 않는다는 모양새 자체가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었다.

“보통은 기자들과 짜고 질문과 답변을 만들어 놓고는 하는데 그조차도 하지 않겠다는 거지. 지금의 상황이 대통령에게 얼마나 불편하게 느껴지는지 잘 보여주는 모습이다.”

한진영의 말이 끝나자 안혁규가 들어갔다.

그리고 조금 뒤 대통령이 등장했다.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잠시 말을 멈춘 대통령은 목이 잠긴 목소리로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인노스의 투자 실패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의학계를 넘어 세상을 바꾼다는 말에 전 세계가 속았다는 사실에 저도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충격은 충격일 뿐. 투자와 정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이 자리를 빌려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투자는 컨소시엄이 진행한 것으로 정부는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았습니다. 정부 차원에서의 영향력도 없었습니다. 정부도 국민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언론과 방송을 통해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전부였다는 것을 알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조지훈은 놀란 얼굴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한진영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엉덩이를 털었다.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한진영이 대통령의 담화문이 반가운 듯이 웃는 사이에도 화면 속의 대통령은 변명을 멈추지 않았다.

일각에서 재기한 정부 차원의 제안은 루머에 불과한 것이라며 선을 그어 이야기했다.

동우라는 이름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투자는 동우 컨소시엄이 개별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정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 담화의 요지였다.

-사인노스는 정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점을 밝히고자 오늘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그럼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대통령이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

기자들은 너무나 황당하게 느껴지는 담화문에 비서실장의 말에도 손을 들어 질문을 던지려 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고, 안혁규는 대통령이 떠나간 자리에 대신 서서 오늘 기자회견이 끝이 났음을 알렸다.

기자들은 황당함을 넘어선 당혹감까지 느끼며 대통령이 사라진 곳을 바라보며 웅성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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