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화 면접 자리
한진영은 가죽 소파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둘러봤다.
익숙한 얼굴의 정병선과 안혁규 의원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뒤를 이어 한진영을 여기까지 안내한 서주한이 보였다.
“젊으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생각보다 더 젊으시군요. 우리 아들보다도 더 젊겠어요.”
말을 걸어온 이는 동우 로펌에서 임원직을 맡은 이의경 변호사였다.
전 정부의 청와대 민정수석을 역임하였으며, 현 정부에서도 여러 차례 장관급 인사에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지난 정부 때 자신의 실책들을 뒤돌아보겠다는 말로 들어오는 제안을 고사했다고 한다.
그리고 택한 것이 동우 법률사무소로의 귀환이었다.
이의경 변호사에 이어 한진영을 향해 말을 건 사람은 현 정부에서 경제수석을 맡은 채영석이었다.
“아무래도 이쪽 계통은 나이가 젊을수록 머리가 팽팽 잘 돌아가서 일을 잘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한 대표처럼 젊은 사람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한 대표. 기풍의 이 사장과 친구라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역시 젊은 친구들이 두각을 많이 나타내요. 좋겠습니다. 저도 젊음이 그리워요.”
채영석이 아쉬운 듯이 한탄하자 가만히 이야기를 듣기만 하던 현봉국 기재부 차관이 우스운 듯이 말했다.
“채 수석님. 여기 계신 다른 분들이 들으면 욕하십니다. 채 수석님이 여기 한 대표를 제외하고는 제일 젊지 않습니까?”
“뭐 그래도 젊음이 그리운 건 사실이니까요. 안 그렇습니까? 이 장관님?”
채영석이 이의경을 돌아보고 웃자 이의경이 손을 휘저었다.
“어허. 이 사람. 다른 사람이 들으면 오해하네. 장관이라니?”
“이제 그만 들어오십시오. VIP께서도 기대가 크십니다.”
채영석이 주제를 돌려 이의경의 내각 참여를 은근한 어조로 부탁했다.
이의경이 그런 채영석의 부탁에 불편한 듯이 고개를 돌려 안혁규를 돌아봤다.
자기를 대신하여 안혁규에게 나서달라는 뜻이 담긴 눈빛이었다.
안혁규는 그런 이의경의 뜻을 모른 척할 수 없어 천천히 채영석에게 이의경 대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 변호사님께서는 차기 정부에서 참여하셔야지요. 그래야 보기 좋지 않겠습니까? 아무래도 현 정부는 이제 거의 끝나가는 시점인데, 여기서 내각에 들어가시기에는…… 이 변호사님의 위신도 생각해 주십시오.”
“쩝…… 아쉽습니다. 그럼 저희는 이번에 누구를 올려야겠습니까?”
“어차피 해양수산부 장관 자리는 누구를 앉히든 상관없는 자리 아닙니까?”
안혁규는 잠시 팔짱을 끼고 생각하더니 채영석을 향해 말했다.
“장 의원 어떻습니까?”
“장성구 의원이요?”
“네. 그분이면 무난하게 인준도 통과할 겁니다. 두루두루 친분이 있는 분이니 무리가 없을 겁니다.”
“장성구 의원이라면 그럴 만하지요. 하지만 그분이 해양수산부와 무슨 인연이 있다고…….”
“언제는 인연이 있어서 자리에 앉히던가요? 자리에 앉히고 나면 인연이야 자연스럽게 생기겠죠. 그리고 어차피 말기 장관 아닙니까? 기존에 진행하던 사업만 잘 유지하고 새로운 사업은 꺼리는 시점이니 어떤 사람을 앉혀도 괜찮을 겁니다.”
안혁규의 말에 채영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말씀을 들으니 그럴듯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장성구 의원이 허락할까요?”
채영석이 걱정하는 듯한 눈으로 안혁규에게 묻자 안혁규는 웃으며 대답했다.
“채 수석님. 그래도 장관입니다. 장관 자리를 장 의원이 마다할 리가 없지요. 안 그래도 다음 선거까지 자기 이름을 어떻게 알려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분인데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겁니다. 물어보십시오. 만약 싫다고 한다면…… 제가 한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 의원님께서 직접 나서주신다니 무조건 성사가 된다고 생각해도 되겠군요. 감사합니다.”
채영석은 답을 알려준 것에 관해 안혁규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안혁규는 그런 채영석의 인사에 별것 아니라는 얼굴로 가볍게 인사를 받고는 한진영을 돌아봤다.
“이런 죄송합니다. 손님을 모셔놓고 저희 이야기부터 해서 말입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나라의 중요한 일을 이야기하고 계시는데 그게 당연히 먼저여야지요. 저는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습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역시 한 대표님이십니다.”
안혁규는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돌아보며 한진영에 관한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제가 몇 번 이야기 드렸지요? 대단한 친구입니다.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 보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요. 이번 일뿐만이 아닙니다. 몇 번의 사건으로 엄청난 돈을 번 것을 본다면 이건 우연이 아니라 필연에 가까운 일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한 대표에게 참으로 큰 도움을 받았고요.”
안혁규는 한진영을 향해 똑바로 앉은 채 살며시 고개를 숙였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건네는 바입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아닙니다. 이러지 마십시오. 예가 과하십니다.”
한진영이 반쯤 소파에서 일어나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얼굴까지 살짝 상기된 것이 안혁규의 이런 모습에 감동하는 듯한 얼굴이었다.
안혁규는 이런 한진영의 얼굴을 보고 웃으며 자리에서 살짝 일어났다.
그리고 한진영의 손을 잡은 채 다시 소파에 앉게 하며 말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덕분에 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닙니다. 저는 그저 방법만 말씀드린 것뿐입니다.”
“그것만으로 얼마나 큰 도움이 됐는지 모릅니다.”
안혁규는 말을 마치고 술병을 들어 한진영에게 내밀었다.
한진영은 두 손을 모아 공손히 안혁규의 술을 받았다.
안혁규는 이런 한진영의 모습에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거만하지 않고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요즘 시대의 보기 드문 예의 바른 청년이라는 생각이 안혁규의 머리에 강하게 심어졌다.
한진영이 안혁규가 내어준 술을 단숨에 들이키자 다시 잔을 안혁규가 채워줬다.
“이번 잔은 천천히 마시도록 하세요. 이번에도 단숨에 들이키다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쓰러져 실려 갈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하하하.”
“하하하.”
안혁규의 말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트렸다.
한진영에게 미리 확인받았던 정병선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웃음을 터트렸다.
이곳에 오기 전에 한진영을 통해 주의받았기에 다른 사람들과 같은 행동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었다.
웃음이 멈춘 뒤 간단하게 담소를 나누는 자리가 계속 이어졌다.
대부분 기존 멤버들이 이야기하고 한진영에게 무언가 질문을 던질 때만 대답하는 방식으로 자리는 계속됐다.
“그래서 무슨 어떤 기업이 좋은 겁니까?”
“저에게 코스피에 상장되어 있는 모든 기업의 실사를 맡겨주신다면 제가 찬찬히 뜯어본 뒤에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은 한 대표님도 잘 모른다는 말인가요?”
“네. 사실 저도 투자하는 입장이지만 어디가 좋은 회사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 뭘 보고 투자를 하는 겁니까?”
“감입니다.”
“감이요? 하하하. 농담도 잘하십니다. 알겠습니다. 더는 묻지 않을 테니 한잔하시죠.”
가벼운 농담 같은 말들이 자리에서 오갔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건질 거라고는 별것 없어 보이는 동네 친구들과의 이야기 자리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은 조지훈이었다.
그렇게 약 1시간여 간의 시간이 흐른 뒤 한진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볼일이 있어 이만 가보겠습니다.”
“먼저 가시는 겁니까? 너무 일찍 가시는 거 아닙니까? 오신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그러게 말입니다. 한 대표님. 서운합니다. 더 앉았다 가시지요.”
“죄송합니다. 오늘 새벽에 미국 FOMC 회의가 있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직원들과 확인하기로 했거든요.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뵙기로 하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한진영은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향해 크게 인사를 한 후 자리에서 정병선을 향해 눈인사를 건넨 후 자리를 떠났다.
올 때는 서주한이 안내를 했지만, 갈 때는 안내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들어갈 때와 마찬가지로밖에 자리하고 있는 사람들은 룸에서 나오는 한진영을 살피기 바빴다.
한진영은 그런 시선을 태연하게 받으며 걸어갔다.
그렇게 두 사람은 건물 밖에까지 그대로 왔던 길을 따라 나갔다.
“후우~”
한진영은 동우 법률사무소의 건물에서 나와 주차장에 세워진 차 앞에 서자 어깨를 늘어뜨렸다.
조지훈은 차에 타려던 것을 멈추고, 깊은 한숨을 내쉬는 한진영을 향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대표님. 괜찮으세요?”
“어? 어. 괜찮아. 잠시 좀 열 받아서 그런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
“열 받으셨다고요? 전혀 그렇게 안 보이셨는데요?”
“그래? 연기 괜찮았어?”
“연기셨다고요? 그럼 그 자리에서 보인 것들이 다 연기셨다는 말씀이세요?”
조지훈은 너무나 자연스러웠던 분위기에 한진영이 연기를 했다고 믿지 못했다.
한진영은 그런 조지훈의 반응에 만족스러운 듯이 어깨를 털어내고는 차에 올라탔다.
조지훈은 그런 한진영의 모습에 한진영을 따라 운전석 문을 열고 차에 탔다.
차에 올라탄 한진영의 얼굴은 자연스럽게 일그러졌다.
“개새끼들.”
“대표님?”
생전 욕이라고는 하지 않던 한진영의 입에서 욕지거리가 나오자 조지훈은 깜짝 놀란 얼굴로 뒷좌석을 돌아봤다.
그리고 무섭게 변한 한진영의 얼굴에 조지훈은 재차 한진영을 불렀다.
“대표님. 괜찮으세요?”
“아니. 안 괜찮아.”
“어디 아프세요?”
“아프지는 않아. 대신 재수 없는 것들을 봐서 기분이 나빠졌을 뿐이야.”
조지훈은 놀란 표정으로 한진영을 바라봤다.
자리에 가기 전에 조지훈도 바짝 긴장하기는 했다.
한진영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잘 기억하라고 한 말에 오늘 있을 자리가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자리는 너무나 평이했다.
오가는 이야기도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들뿐이었고, 한진영에게 보내는 관심이나 한진영이 그들에게 보이는 관심도 다른 자리와 다른 것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조지훈은 한진영의 걱정과 달리 자리가 자연스럽게 잘 흘러간 게 아니냐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이 들 만큼 특이한 것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번들번들 기름기가 올라온 그것들의 상판대기를 보니까 기분 잡쳤어. 집에 가다가 어디 가볍게 뜨거운 국물이라도 먹을만한 곳에서 세워줘. 올라온 속이라도 좀 풀고 들어가게 말이야.”
“회사로 들어간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회사?”
“네. FOMC 회의…….”
“아, 그건 자리에서 빠져나오려고 괜히 핑계를 댄 거지. 회의는 무슨 회의. 내가 언제 FOMC 회의 지켜본 적 있어? 새벽 3시에 하는 회의를 어떻게 지켜봐? 자야지.”
조지훈은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눴던 것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이 거짓이었음을 깨닫고 한진영의 얼굴을 다시 살폈다.
한진영이 이렇게 연기를 잘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기 때문이다.
“그럼 일부러 자리에서 일찍 일어나신 거예요? 혹시 얼굴을 더는 마주하기 어려워서요?”
“아니. 보면 토악질이 나오는 상판대기들이라고 하더라도 봐야 한다면 10시간이고 마주하고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나는 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해.”
“그러면 왜 일찍 일어나셨어요? 가지 말라고 붙잡기도 했잖아요.”
조지훈의 말에 일그러졌던 한진영의 표정이 조금씩 풀려나갔다.
조지훈과의 대화가 한진영의 마음을 조금씩 부드럽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늘 자리가 무슨 자리인 줄 알아?”
“아니요.”
“오늘은 면접 자리였어.”
“면접이요?”
“그래. 면접. 앞으로 자기들과 함께해도 되지 않을지 확인하기 위한 자리.”
한진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미 한번 경험해본 것이었기에 한진영은 오늘 자리의 멤버를 본 것만으로 오늘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한 번에 눈치챌 수 있었다.
그래서 시시껄렁한 농담에도 궁금해하는 것 없이 그들의 대화에 맞장구를 치며 시간을 보냈던 것이었다.
“면접 자리라서 별다른 이야기가 없이 대화가 진행됐던 거야. 나한테 물어보는 것도 평이한 것들뿐이었고…… 그들이 이야기했던 것들도 별 볼 일 없는 것들이었고…….”
“그러기에는 해양수산부 장관을 누구에 올릴 거냐는 이야기가 오가지 않았습니까?”
“그것도 테스트야.”
“테스트요?”
“그래. 자기들이 하려는 일에 어떤 반응을 앞으로 보일 건지 알아보기 위해서 미끼를 던진 거지. 난 물론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야기를 던졌는지 알고 있었으니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던 거였고…… 근데 뭐 몰랐어도 상관없었어. 누가 장관이 되는지 나는 그런 거에는 관심 없으니까.”
한진영의 말에 조지훈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관심을 보인 사람들에게는 패널티를 부과하겠네요.”
“그렇지. 오늘 만났던 인물들 같은 경우에는 자기들 이야기가 밖으로 새어 나가는 걸 싫어하거든. 그래서 자기들이 앉히지도 않을 사람을 거론하면서 이야기를 흘린 거야. 내가 과연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해하면서 말이야. 그리고 돌아가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지도 확인할 거다.”
“앉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요? 그럼…….”
“그래. 확인해보기 위해 말을 꺼내 본 거야. 하여튼 쓸데없는 곳에 무지하게 신경 쓰는 놈들이야.”
한진영은 자신의 머리를 만지며 등받이에 기댔다.
“번잡스러워. 무지하게 골치 아픈 놈들이야. 신경 쓰는 것도 많고 맞춰줘야 할 것도 많아. 하긴 뭐 우리나라를 좌지우지하는 놈들이니 왜 안 그러겠어. 자기들의 위치를 아니 그러는 거겠지.”
한편으로 그들의 이런 행동이 이해가 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해가 간다고 해서 화가 나지 않는 건 아니었다.
같은 이유로 한진영의 회사를 날려버리기도 했던 놈들이었기 때문이다.
“대표님.”
“어?”
한진영은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여전히 걱정스러운 눈을 하는 조지훈을 바라봤다.
“왜?”
“이제 어쩌실 생각이십니까?”
“어쩌긴? 시작했으니 그들 깊숙한 곳까지 파고 들어가야지. 그런 이야기 들어봤지?”
한진영은 조지훈을 향해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들어 올린 손으로 주먹을 쥐고 그 손을 조지훈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자그마한 폭탄이라도 손안에서 터지면 손이 날아가 버린다고 말이야.”
“동우 법률사무소를 날리시려고요?”
“동우를 날리기까지는 어렵겠지. 벌써 업력이 40년 가까이 된 곳이잖아? 우리나라 최초의 선진국형 로펌이기도 하고 동우를 거쳐 간 사람도 많으니 동우를 날려버리는 건 거의 불가능해.”
“그럼…….”
“대신 사지를 잘라내는 것까지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쌍으로 달린 팔과 다리를 하나씩만 잘라내도 움직이는데 불편해지지 않겠어? 그렇게 되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말라 죽을 거야. 난 그편이 더 좋아. 말라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더 즐거울 것 같아서 말이야.”
깨끗이 터트리는 것은 그들에게 축복을 내리는 거라는 생각이 든 한진영이었다.
살아날 수 있는 희망을 품은 채 바닥에서 아등바등하며 서서히 말라비틀어져 죽어가야 할 놈들이라고 생각했다.
한진영은 두려움을 느끼는 조지훈을 향해 지시했다.
“그러기 위한 첫 번째 발걸음으로 오늘 본 사람들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아 와. 시간을 충분히 줄 테니까. 정 회장님을 제외하고 오늘 조 비서하고 인사를 나누었던 사람 모두. 알았지?”
“네.”
“그럼 이제 가자. 좀 쉬고 싶다.”
한진영은 조지훈에게 지시를 내린 뒤 다시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