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자의 증권사 생활-202화 (202/650)

202화 북한과는 연결되고 싶지 않다

기풍증권과 멀지 않은 건물을 프라임리츠의 정병선 회장과 한진영이 살폈다.

“우선 여기 두 층을 쓰는 것은 어떠십니까? 6층과 7층이 딱 좋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생각보다 너무 큰데요. 게다가 한번에 두 층이나 쓰라니 너무 과한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건물만 놓고 보자면 기풍증권이 사옥으로 쓰고 있는 건물보다도 더 큰 규모였다.

지금도 한 개 층을 리서치센터와 같이 쓰고 있는 걸 생각했을 때, 두 층을 쓰는 것은 무리하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 한진영이었다.

“한 층만 써도 될 것 같은데요. 한 층만 해도 지금 있는 곳보다 더 큽니다.”

“아닙니다. 두 층을 쓰세요. 나중에 가서 규모를 늘리려 할 때 골치 아프지 않게 말입니다. 그리고 싸게 드리겠습니다.”

“싸게 주시겠다고요?”

한진영이 곁에 서 있는 정병선에게로 시선을 돌리자 정병선이 웃으며 대답했다.

“네. 저희 건물입니다.”

“아. 프라임리츠 건물이었습니까? 몰랐습니다.”

“알고 저에게 부탁하신 것 아니었습니까? 저희가 보유한 건물을 이어달라고 말입니다.”

“솔직히 아니라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하하하. 그게 좋습니다. 그러는 편이 저도 편합니다.”

정병선이 한진영의 등을 어루만지면서 안으로 안내했다.

“들어가서 보시지요.”

정병선이 한진영과 함께 건물로 들어가자 건물을 지키고 있던 보안요원들이 깜짝 놀란 얼굴로 정병선에게 다가왔다.

정병선은 가볍게 보안요원들에게 인사한 후 한진영에게 건물을 소개했다.

“지은 지 5년도 안 된 신축건물입니다. 시스템도 모두 최신식이고…… 결정적으로 쌉니다.”

“계속 싸다는 걸 강조하십니다. 설마 제가 임대료도 내지 못할까 봐 걱정하셔서 그러시는 건 아니시죠?”

“아니요. 설마 그걸 걱정하겠습니까? 단지 싸다는 걸 강조한 뒤에 제가 부탁할 게 있어서 그러는 것이죠.”

“부탁이요?”

한진영이 들어갈 층에 멈춰 선 엘리베이터에서 정병선이 먼저 내렸다.

“우선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시고…… 먼저 살펴보십시오. 어떻습니까?”

엘리베이터에 내리자마자 보이는 사무실은 여전히 사람들이 남아 일을 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보이는 간판에 한진영은 헛웃음을 터트렸다.

“회장님. 여기는 프라임리츠 사무실 아닙니까?”

“이사 갈 겁니다. 그러니 편안히 오셔서 지내기 어떤지만 보시면 됩니다. 어떻습니까? 이번에 새로 인테리어부터 시작해서 안에 들인 집기들까지 모두 새것입니다. 그냥 이대로 사람만 들어와서 일해도 될 정도로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집기요? 집기가 새거라는 말씀은 왜 하시는 겁니까?”

“모두 놓고 갈 생각이라서요.”

“놓고 가신다고요?”

한진영이 놀란 눈으로 정병선에게 말했다.

정병선은 그런 한진영을 향해 웃으며 안으로 한진영을 안내했다.

“어떠십니까? 지금이라도 당장 와서 사용해도 될 것 같지요? 남이 사용하던 거라 기분이 안 좋을 수도 있는데 사실 집기를 갖추고 인테리어부터 시작해서 사무실을 꾸미는 데 여간 귀찮은 일이 많은 게 아닙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렇게 다 갖춰져 있는 곳에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자 들어가시죠.”

정병선은 한진영을 사무실 한쪽에 마련되어 있는 회의실로 안내했다.

투명 유리벽에 둘러싸인 회의실은 바깥 풍경이 그대로 눈에 들어오는 모습이었다.

“이걸 누르시면…….”

정병선은 리모컨을 누르자 삽시간에 투명 유리벽이 불투명으로 바뀌었다.

정병선은 한진영 앞에서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놀라셨죠? 이번에 새롭게 나온 기술입니다. 어떻습니까? 귀찮게 블라인드를 쳤다 다시 거뒀다 할 것 없이 바로 이 리모컨만으로 모든 게 다 됩니다. 이것도 다 놓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자유롭게 사용하십시오.”

큰 선물을 하는 것처럼 정병선이 한진영을 향해 이야기하고 리모컨을 건넸다.

사실 한진영에게는 이런 유리벽이 특별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한진영은 어디에나 이런 유리벽이 쓰이던 시기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유리벽이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전이었다.

그래서 정병선이 이렇듯 자신 있게 선물처럼 한진영에게 내민 것이었다.

한진영이 리모컨을 받아 들자 한진영 앞에 천천히 앉으며 또 하나의 선물을 내밀었다.

“임대료도 세 달은 무료로 해드리겠습니다.”

“무료로요? 그게 정말입니까? 두 개 층이라…… 못해도 달에 2~3천은 될 텐데요?”

“2~3천이라니요? 여기 여의도입니다. 이 건물에 다른 층의 사무실들은 모두 한 층에 3천씩 받고 있습니다. 두 층이니 6천이 기본 임대료지요.”

“비싸네요. 하긴…… 워낙에 넓으니 그 정도 나오는 게 이상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그걸 세 달이나 무료로 내어주신다고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제가 억지로 두 층을 쓰시라 말씀드렸으니 두 층에 임대료를 3천만 받도록 하겠습니다. 보증금도 받지 않겠습니다. 우리 사이에 보증금 뭐 이런 건 의미가 없으니 편하게 쓰십시오. 그리고 나중에 돈을 많이 버시면 이 건물을 아예 인수하시도록 하세요. 땅값에 초기 건설비만 받고 넘겨 드릴 테니 말입니다.”

“회장님.”

한진영은 건물에 들어왔을 때부터 조금 전까지 선물이라며 자기에게 이것저것 안기는 정병선을 은근한 어조로 불렀다.

그리고 리모컨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저에게 무언가 부탁하실 게 있으신 것 같습니다.”

한진영의 말에 정병선이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티가 났지요?”

“말씀해 보십시오. 저에게 이렇게 선물을 안기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별건 아닙니다. 그저 사업 한 가지를 같이 해보자는 의미에서 드리는 겁니다.”

“사업이요? 저와 함께 말입니까? 저는 이제 새로 회사를 차리는 사람인데…….”

“이제 사업을 시작하실 분이지만 상당한 금액의 투자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정병선의 말에 한진영은 말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단순히 정병선이 사기꾼처럼 자기가 받아온 투자금을 노리고 이런다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병선도 자기가 말을 하고 나서 상대방의 귀에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황급히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이런. 오해하지 마세요. 한 부문장님의 투자금을 노리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천하의 프라임리츠가 코 묻은 돈을 노리지는 않을 테니 말입니다.”

한진영이 농담을 건네자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정병선이 이야기했다.

“오해하기 딱 좋은 말이지만 말 그대로 그게 사실이라 그렇게 이야기한 겁니다. 어쨌든 돈을 모았고 그 돈을 어딘가에는 투자해야 할 테니 말입니다.”

“그러니까 회장님의 말씀은 같이 무언가에 투자하자는 말씀이신가요? 그게 무엇입니까?”

한진영의 말에 정병선이 잠시 머뭇거리다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한 부문장님만 아십시오.”

정병선은 말을 하고 한진영을 쳐다보는 게 다짐을 받으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한진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정병선의 말에 대답했고 정병선은 그런 한진영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다음 말을 꺼냈다.

“지금 정부에서는 북한과의 교류를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닫혀있던 금강산 개발도 복구할 예정이고 개성공단과 평양 관광까지 확대할 생각이 있다고 합니다.”

“흐음…….”

짧은 한숨을 내쉰 한진영이었다.

정병선은 그런 한진영을 바라보고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압니다. 한 부문장님께서는 주식과 채권 혹은 상품시장을 염두에 두고 계시겠지요. 하지만 지난 바로크 호텔 건을 함께 겪으며 결코 부동산에도 감각이 떨어지는 분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어떠십니까? 저희와 함께해보는 것은 말입니다.”

한진영은 정병선의 말을 가만히 다 들은 뒤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지금 닫혔던 북한 투자 사업을 저희와 함께하고 싶다는 말씀이신가요?”

“파트너로 함께 하고 싶어 드리는 말씀입니다. 물론 한 부문장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파트너를 모집하여 하나의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입니다. 금강산 호텔과 개성공단 그리고 평양에 새롭게 호텔 등을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을 진행할 컨소시엄입니다.”

“대규모 사업…….”

“불안한 거 이해합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아는 정부 라인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정부는 확고한 의지가 있고 구성한 컨소시엄에 특혜와 다를 바 없는 지원을 해줄 용의가 있다고 합니다.”

정병선은 한진영을 설득하기 위해 열렬히 설명했다.

“특혜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번 일은 해볼 만한 일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특혜까지 더해진다면…… 정말 해볼 만한 일이 되는 것이지요. 받은 투자금 전체를 넣으실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한 부문장님과 함께하고 앞으로 더 많은 일을 같이하고 싶어 드리는 제안입니다. 성의만 보여주시면 됩니다.”

정병선은 가만히 팔짱을 끼고 고개를 숙인 채 이야기를 듣고 있는 한진영의 옆얼굴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떠십니까? 괜찮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혹시 저희 말고 어디에 이야기하신 곳이 있으십니까?”

아무 말 없이 이야기를 듣기만 하던 한진영이 드디어 입을 열자 정병선이 반가운 마음에 큰 소리로 대답했다.

“아니요. 없습니다. 한 부문장님께 처음으로 이야기드린 겁니다. 이건 극비 중의 극비라 여러 사람이 알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받아서 저도 어디 다른 곳에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다행입니다.”

한진영이 숙였던 고개를 들고 정병선을 향해 말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십시오.”

한진영의 말에 정병선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한진영이 자기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북한 투자에 발을 들여놓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진영의 다음 말에 웃고 있던 정병선의 얼굴이 굳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북한은 생각도 하지 마십시오.”

“네? 생각도 하지 말라고요?”

“가능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북한에 투자하고 말고 할 상황이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큰 사건들 때문에 그렇다면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그 일을 진행했던 북한의 군 수뇌부들은 숙청됐다고 합니다. 오히려 지금은 우리나라와 화해 모드로 가야 한다는 쪽이 정권을 쥐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북한 관광을 비롯한 개방정책에 드라이브를 걸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미 북한에서 정부에 투자할 곳을 물색해달라는 이야기를 해왔다고 하니 믿어도 될 겁니다.”

정병선은 한진영이 작년에 있었던 커다란 사건들이 걱정되어 그런다고 생각했다.

자기도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일들이 찝찝하여 몇 번이나 확인하고 또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어진 몇 차례의 정부 관계자의 설득에 정병선은 안심하게 됐다.

정병선은 자신이 안심한 사항을 한진영에게 알려 한진영의 걱정도 풀어주려 했다.

그러나 한진영은 과거의 일이 걱정되어 그러는 것이 아니었다.

미래가 걱정돼 정병선을 만류하는 것이었다.

“정 회장님.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잠시만 여유를 두고 생각하시지요.”

“한 부문장님. 걱정하고 계시는 것 이해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일을 두고 여유 있게 시간을 가지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안 된다면 다른 곳을 찾겠다고 마감 시한을 걸어놓고 제안을 건넨 것입니다. 한도 끝도 없이 정부가 우리를 기다려주지는 않을 겁니다.”

“그럼…….”

한진영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희는 빼고 진행하시지요.”

“네?”

“그리하고 싶다는데 제가 말리는 것에도 한계가 있으니 진행하십시오. 그리고 저에게 주기로 하셨던 선물들도 안 주셔도 됩니다.”

“부문장님.”

“이것만 기억해주십시오. 제가 회장님을 말렸다는 것. 저는 이 일로 우리 사이가 나빠지는 것을 원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정병선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이야기하는 한진영을 향해 눈살을 찌푸렸다.

“정말이십니까?”

“정말이고 말고 할 것도 없습니다. 저는 북한에 투자하는 그런 무모한 짓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진영은 정병선을 말리려다 말고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리고 불투명하게 보이는 유리벽으로 고개를 돌려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을 보였다.

사실 한진영이 서둘러 기풍증권을 떠나 새로운 회사를 세우려는 것은 얼마 뒤 벌어질 이벤트 때문이었다.

짧은 시간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릴 이벤트는 북한과 관련되어 있었다.

한진영은 바로 이 이벤트를 통해 새롭게 세운 회사의 기틀을 탄탄하게 잡으려 했다.

단시간에 이 정도로 큰 이득을 볼만한 이벤트는 당분간 없었고 한진영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이벤트는 정병선이 말하는 화해 모드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이벤트가 터지면 화해 모드는 고사하고 북한과의 관계가 아예 차단될 게 분명했다.

돈을 집어넣어 일부 회수가 아니라 아예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한진영의 눈에 정병선의 이야기는 시궁창에 돈을 쑤셔 박겠다는 이야기와 같게 들릴 뿐이었다.

하지만 이런 것을 남들에게 섣불리 이야기할 수가 없었다.

다른 것들과 달리 이건 설명을 하기 모호한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한진영의 표정을 살피던 정병선은 말을 하다만 한진영의 표정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무언가 있군요?”

“글쎄요. 그저 북한과 연결되고 싶지 않아 그런 것이니 그렇게만 알아주십시오.”

정병선의 말에 대답을 회피하는 한진영을 보고 정병선은 직감적으로 이상이 있음을 감지했다.

“그냥 연결되고 싶지 않아 그러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분명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군요? 혹시 북한에 관련된 정보를 입수하셨습니까?”

“정부에서 모르는 것을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정부가 모르는 것도 아시지 않으셨습니까? 저는 정부보다 한 부문장님을 더 신뢰합니다.”

“아닙니다. 그저 주식쟁이가 정치적으로 엮이고 싶지 않아 그런 것입니다.”

정병선은 한진영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저 한진영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정병선은 고개를 빠르게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알겠다는 말에 한진영은 가만히 웃기만 했다.

정병선은 그런 한진영의 웃음을 보고 마주 웃으며 말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도 별로인 것 같이 느껴집니다. 아무리 정부에서 밀어준다고 하지만 갑작스럽게 어떻게 정세가 바뀔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냥 찝찝하게 계속 사업을 끌고 가는 것보다 이쯤에서 정리를 하는 편이 나은 것 같습니다.”

정병선은 아무 말 없이 웃기만 한 한진영을 보고 직감적으로 상황이 안 좋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빠르게 태도를 바꾼 것이었다.

그리고 한진영을 향해 회의실 책상을 두드리며 말했다.

“아까 이야기한 대로 이곳을 사용하십시오. 조건은 처음 이야기한 대로 해드릴 테니 말입니다.”

“그래도 되겠습니까?”

“괜찮습니다. 아무리 봐도 제가 더 많이 받은 것 같으니까요.”

“제가 값을 치렀던가요?”

“네. 치르셨습니다. 더 많이요. 그러니 개의치 말고 사용하십시오.”

“그럼 감사히 잘 받겠습니다.”

한진영의 말에 정병선이 크게 웃었다.

지금의 말에 북한과 한동안 엮이면 안 된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회의실에서는 한동안 정병선의 웃음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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