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흑색화약의 용병대장-178화 (178/556)

24-20. 제2차 아넥시 방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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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이쪽으로! 네에, 거기가 딱 좋아요!”

첼레스티나가 열심히 뛰어다니며 대포를 배치하고 있었다. 대포의 숫자는 많지는 않다. 총 8문이다.

우선 제19 델레망드 보병 연대의 경야포가 2문이다. 트랑카벨 정규 연대는 모두 4문의 야포를 보유한다. 1문은 다른 지역의 수비군에 배치되어있으며, 1문은 전투 중 포가가 파손되었다고 한다.

당연히 연대장과 포술장들이 무척 미안해했지만, 무기야 소모품이니까, 미안해할 일은 아니다. 망가지면 고치면 되지 뭐.

그보다 적을 코 앞에 둔 가까운 거리에서 장전하고 쏘느라 포수도 세 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한다. 정말 어지간히도 치열한 전투였던 모양이다.

다음으로 이번이 첫 출전인, 제51 포르망제 의용보병 연대에 배치된 야포가 4문이다.

제51 연대는 포르망제 함락 이후, 뤼나메르 교차로 전투의 생존자들을 중심으로, 블랑독 북부에서 탈출해온 가문 출신들을 모아 만든 부대이다.

그래서 규모는 트랑카벨 정규 연대에 비해 좀 많은 1700명이다. 의용군들로 편성되었지만 트랑카벨 영지군 소속이었기에, 정규 연대처럼 4문의 연대포가 배속되었다.

마지막으로, 지빌링엔 ‘피 흘리는 흑곰’ 연대의 야포가 2문이다. 이 야포들에는 약간의 사연이 있었다.

블랑독 연맹군과 엘랑키아 국왕이 보낸 성전군 사이의 결전이었던 샹다메리 전투. 그 전투에서 지빌링엔 연대는 기습적으로 적진을 돌파, 국왕군의 포병 진지를 점거하고 전투가 끝날때까지 지켜내며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샹다메리 전투는 물론 우리 승리로 끝났다. 그리고 전투가 끝난 후, 지빌링엔이 점령한 포병 진지의 화포들은 모두 그들의 노획물로 인정되었다.

이는 지빌링엔 연대가 노획한 화포들에 대해 상당한 권리를 인정받았다는 것을 이미한다. 당연히 지빌링엔 연대는 당연히 노획한 대량의 화포들을 직접 운용하고 싶어했지만....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화포 운용의 노하우가 부족했고···. 결정적으로 노획한 화포들은 기동할 일이 많은 보병 연대가 가지고 다니기에는 너무나도 크고 무거웠다.

결국 샹다메리에서 노획된 화포들은 대부분 트랑카벨 가문이 가지기로 했다. 대신 지빌링엔 연대에는 노획품의 권리에 상당하는 금액만큼의 보급품이 약속되었으며, 노획품 중 가장 작은 대포 2문은 직접 운용하기로 했다.

이 2문의 야포는 트랑카벨 정규 연대의 견인포에 비하면 조금 크고 무거웠지만, 지빌링엔 포수들이라면 잘 다룰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가장 우측의 1번 포부터 사격!”

“발사!”

쾅, 쾅, 꽈앙! 쾅!

첼레스티나의 명령에 따라 포병들이 사격을 개시했다.

“흐으음···.”

첼레스티나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지, 팔짱을 끼고서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녀의 불편해보이는 표정도 이유는 분명하다. 적 방어선의 비스듬한 측면에서 발사된 포격은 명중률이 영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부분 너무 가까이 떨어지거나 너무 멀리 떨어졌고, 두 발은 아예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서 강물에 떨어지며 물보라를 일으켰다.

결국 성공적으로 명중한 것은 한 발도 없었다. 첼레스티나가 인상을 찌푸리는 것도 이해는 간다.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한 포병들이 민망한 표정으로 화약과 포탄을 옮기며 재장전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순전히 포수들만의 잘못은 아니다. 첼레스티나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기에 별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일단 지형이 너무 좋지 않았다. 조금만 강에서 멀어지면 돌투성이 비탈과 관목림이 나와 포대를 배치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리고 강변은 평평하기는 했으나 고운 흙으로 이루어져 역시 영 좋지 않다.

그냥 발로 걸어 다닐 때는 약간 푹신푹신하긴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포를 배치했을 때도, 무게 때문에 바퀴가 흙을 파고든다고 느끼기는 했지만....

첫 포격에서 지표면 상태가 생각보다 안 좋다는 것이 밝혀졌다.

보병 연대와 함께 움직이는 경야포들은 육중한 공성포 따위에 비하면 훨씬 작긴 하다. 그래도 주먹만 한 쇳덩이를 수백 미터나 날려 보내는 강렬한 폭발을 일으키는 장치다. 당연히 그 엄청난 기세의 반작용을 받아내는 포가는 상당히 무겁고 견고하며 기능적으로 만들어진다.

그래도 발사 순간에는 크게 진동하며 뒤로 밀린다. 그런데 땅을 이루는 흙이 너무 부드럽다 보니 그 기세를 제대로 받아주지 못한다.

바퀴가 부드러운 땅을 파고 들어가 박혀버린다. 역으로 땅에 닿은 부분이 일정하게 힘을 받아내지 못하다보니, 뒤집힐 듯이 껑충 뛰어오르기도 한다.

당연하지만, 이렇게 사격후 포신이 심하게 움직이면 영점 조절이 안 된다! 게다가 바닥이 부드러워 흙을 파내는 바람에 아까와 똑같은 위치에 배치해도 각도가 바뀐다. 결국 매번 쏠 때마다 새롭게 조준해야 한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제19 연대나 제51 연대 소속의 포병들이나, 역시 전문성은 아직 부족한 지빌링엔 연대의 포병들에게는 어려운 사격이다.

"자아, 1칸 내려요오... 네에, 딱 맞네요!"

"넵, 여기 맞추겠습니다!"

첼레스티나는 다시 8문의 포마다 가면서 새롭게 조준을 지시한다. 첼레스티나는 훌륭한 포술장이지만 힘든 작업이다. 일단 8회의 탄착을 다 기억하고 있다는 것 아냐... 그렇지 않더라도 일일이 포마다 조금씩 다른 탄두의 특성을 기억해야 하는 일이니 나는 엄두도 안 난다.

나도 소규모 포대 지휘 정도는 해본 적 있지만, 포가 다섯 문을 넘어가고 각자 특성도 구경도 다른 포라면 영 자신 없다. 포 특성이 다르면 사격제원이 같아도 영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고 마니까.

그녀의 태도는 시종일관 침착하다. 어려운 일이니 짜증이 날 법도 한데, 훌륭한 태도이다. 이런 상황에서 괜히 성질을 부리면, 아직 초보인 포수들은 괜한 실수나 하겠지.

스트레스 받는 신병 포수가 자칫 실수해서 화약을 두 번 넣는다거나... 하는 일이 가끔 있다. 포병을 아무나 뽑지 않는 이유기도 하고 말이다.

그나저나 적은 왜 강을 건너지 않고 이쪽 편에 대기하고 있나 했더니, 이제야 이유를 알겠다. 도망쳐오는 낙오병을 기다리는 모양이다.

처음에는 별다른 전과 없이 강을 건너기 싫어서, 물러가기 전에 한번 싸우고 싶어하나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아니었다.

적이 주력을 수습해, 좁은 농장 사이의 골목을 통해 재빨리 퇴각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역시 복잡한 지형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병력이 적지 않았겠다. 지금 속속, 녹색 미로를 탈출해 적진에 도달하는 낙오병들이 꽤 있었다.

아니 그런데... 상당한 숫자의 순례자 보병, 즉 '잡병'들을 버림 말로 던져놓은 주제에... 이건 좀 이중적인 모습은 아닌가. 어쩐지 좀... 개자식이라고 욕을 하고 싶다는 반감이 드는데.

결과적으로는 마지막까지 부하들을 기다려 준 뭐 그런 놈으로 평판 세탁되는 것 아닌가? 덤으로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부하를 희생시킨다는 그런 평가도 붙고 말이다.

아니 이거 생각해보니까 막 화나는 데. 으음... 용병 지휘관이라면 평판 작업도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으으, 내가 잘 못하는 일이라 더 화가 나는 것이다.

아무튼 내가 싫어하지만, 상당히 똑똑한 자식이다. 기분 나쁠 정도로 말이다. 이런 기분 나쁜 녀석은 뜨거운 포탄으로 참교육하는 수밖에 없지.

"발사!"

퍼엉! 뻐벙! 뻥! 콰앙!

다시 사격제원을 수정한 포병대가 불을 뿜는다. 화약 장전량이 바뀌었는지 소리가 바뀐 포도 있다.

차례대로 포구를 떠난 포탄들이 무서운 속도로 허공을 가른다. 사격 중인 포대 뒤에서 보면, 발사된 포탄의 꽁무늬가 까맣게 보인다. 그렇게 들이마신 숨을 내쉬기도 전에, 포탄은 탄착지점에 도달한다.

"명중! 명중!"

"맞았다!"

포수들이 펄쩍펄쩍 뛰며 좋아한다. 여덟 발 중, 세 발이 맞았다. 확연히 높아진 명중률이다!

포탄이 적진으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진다 싶더니, 적 몇 명이 줄에 걸려 당겨지기라도 하듯, 훽 하고 대열 안쪽으로 사라진다.

그런가 하면, 땅에 떨어져 튕겨 오른 포탄에 머리가 투구 째로 삭제된 적병이 고장난 인형처럼 주저앉기도 한다. 어색한 자세로 무릎이 꿇리더니, 그대로 상체가 앞으로 엎어진다. 위쪽이 사라진 목의 단면에서 피가 콸콸 흘러나와 작은 웅덩이를 만든다.

포탄에 쓸려 팔다리를 잃은 쪽은 그나마 운이 좋은 편... 인가. 잘려나간 상처 부위를 붙잡고 절규하며 땅을 구른다. 끔찍한 장면이지만, 적이니까 어쩔 수 없지.

포탄이 명중하기 시작하자, 적진이 눈에 띄게 술렁인다. 그럴 수밖에 없지. 포격은 보병끼리의 접전에 비해서 실질적인 사상자는 더 적을지라도, 심리적인 충격은 훨씬 큰 법이니까.

"장전! 장전!"

"포탄 준비해!"

첼레스티나와 포병들이 서둘러 다음 포탄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또 다른 문제를 알게 되었다. 하... 이건 미리 알 수도 있었던 건데. 나도 참, 포격을 한 두번 해본 것도 아닌데 미리 알아채지 못했다.

바닥이 부드러운 흙바닥이다 보니, 포격하고 나면 대포의 아래가 심하게 파이는 것이다. 이건 아까 파악했듯 사격제원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조준을 힘들게 하는 것 외에 한가지 더 문제를 일으킨다.

바로 포를 원래 위치로 되돌리는 데 더 힘이 드는 것이다! 제대로 고정이 되지 않는다에, 바닥이 흙에 파묻혀 버린다가 더해진다. 수백 킬로그램의 무게에 막대한 발사 에너지가 더해지니....

포격 직후 뒤로 밀려난 포를 원위치로 밀기 위해 포수병들이 끙끙대며 힘을 주고 있었다. 포신과 포가의 구조상, 포를 원래 위치로 밀어내기 위해 달라붙을 수 있는 인력은 한정된다.

이건 바닷가 뻘밭이나, 비가온 이후 진흙 바닥 등에서 포격할 때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일이다. 그런데 여기 강변은 겉으로 보기에는 바닥에 말라 있었기에 예상하지 못했다.

또 바닥이 부드러운 것은 일단 바닥에 떨어진 후 튕기거나 구르면서 적을 살상하는 운동 에너지 탄의 위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부드러운 흙더미가 충격력을 상쇄하는 바람에, 흙먼지만 사방으로 튕길 뿐 위력이 반감되는 모양이다.

뭐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항상 적이 포격하기 좋은 위치에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그래도

크... 다음부터는 현지 답사할 때마다 걸어 보는 것뿐 아니라 땅도 파 봐야 하나.

그나저나 이거 생각보다 큰일인데... 이걸 어쩐다.

"콘도티에레에... 북 로데브 강 남쪽 강변은 포병 배치에는 그다지 좋지 않은 장소임을 보고드려요오.... 계속 포격을 명령하시면 진행하겠지만 명중률이... 50퍼센트 아래쪽이 됩니다...."

"그래, 수고했어 첼레스티나. 포격은 잠시 멈추게 하자."

"네에... 포술장 역할을 다 하지 못해서 죄송해요, 콘도티에레."

"그게 아니야 첼레스티나. 포격은 계속 할 거야."

"네에? 콘도티에레?"

나는 뒤로 돌아 창백한 얼굴인 제51 포르망제 의용보병 연대의 지휘관, 로이작 드 포르망제 연대장을 부른다. 연대장으로서 이번이 첫 출전인 이 청년 귀족은 잔뜩 긴장한 얼굴이었다.

로이작 연대장은 뤼나메르 교차로 전투에서 언덕 방어선을 용맹하게 지켜냈던 전적이 있다. 조금은 자신감을 가져도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쾨트 발도 중대장을 불러주세요."

"과, 광부 중대장 쾨트 말씀이십니까?"

"맞습니다. 땅파기의 달인 솜씨를 보고 싶네요."

"아! 옛, 즉시 불러오겠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쾨트 발도는 몰라보게 달라져 있다... 고 하기에는 그대로였다. 물론 중대장이 되면서, 제대로 된 군복과 갑옷을 챙겨 입기는 했지만. 덥수룩한 수염 너머로 씨익 웃으며 쳐다보는 것이, 뤼나메르 교차로의 언덕에서 적 기사의 머리통을 곡괭이와 쇠망치로 박살을 내던 에크테인 산맥의 광부 느낌 그대로이다.

"콘도티에레! 북쪽 뤼나메르에서 뵙고 처음입니다! 뭐든 시키시면 목숨을 걸고 해내겠습니다!"

"목숨까지 걸 필요는 없지만, 신속히 할 필요가 있어요. 우선 지빌링엔 연대의 보급대가 가진 나무판자들을 이용해서...."

나는 바닥에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했고, 다행히도 베테랑 광부인 쾨트는 한 번에 이해를 한 모양이다.

"...이렇게 하면됩니다. 20분 내로 가능할까요?"

"20분은 무슨! 10분만 주십쇼! 곧바로 준비하겠습니다!"

"힘 내 주세요."

쾨트는 곧 사람을 뽑아 포병대 방향으로 이동했다. 모두들 땅을 팔 도구를 한두 개씩 가지고 있다.

포병들이 끙끙대며 포를 뒤로 옮기자, 광부 중대가 곧바로 작업을 시작한다. 대포 위치 하나당 딱 8명씩, 순식간에 부드러운 땅을 파내더니 지빌링엔 연대로부터 받은 나무판자를 바닥에 차곡차곡 쌓고 흙을 다진다.

쾨트 중대장이 장담한 대로, 10분 만에 작업은 끝났다. 네 군데 모서리에 나무 판자를 겹쳐 쌓아 발판 겸 외곽 틀을 만들고, 가운데 공간에는 흙을 부어 넣고 단단하게 다졌다. 좀 작은 규모이지만, 평범한 포대 건설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래도 바닥은 패일 겁니다! 혹시 모르니 두 명씩 남아서 삽질로 포대를 지원하겠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첼레스티나와 포수들이 곧바로 순식간에 다져진 임시 포대 위에 야포들을 올리고 재사격 준비에 들어갔다.

"7번포 사격 준비 완료!"

"8번포 조준 완료!"

"사격 준비 완료!"

“가장 우측의 1번 포 부터 사격!”

뻐엉! 뻥! 뻐엉!

다시 순차적으로 포탄이 발사된다. 하얀 연기와 화염이 만들어낸 화력에 의해 밀려난, 매끈한 표면의 쇳덩이가 포구를 박차고 나온다. 그렇게 맹렬한 기세로 허공을 날아간 포탄은....

"으아아악!"

"컥!"

무서울 정도로 정확하게 적진으로 빨려 들어갔다. 너무 앞에 떨어져서 부드러운 흙에 운 없게 파묻힌 두 발을 제외한, 여섯 발이 모두 적진 어딘가에 떨어졌다.

"흐으윽!"

"악!"

촤좍! 빠각, 빠가각! 흙먼지와 함께 바닥을 튀어 오른 포탄이 창병 대열 한 줄을 끝장냈다. 멀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장창 몇 개가 부러져 사방으로 나무 조각이 튀는 것이 확연하다. 저 구간에 서 있던 창병들은... 굳이 말 할 필요도 없는 꼴이 되었겠지.

그런가 하면, 적진 가운데쯤에서는 훑고 지나간 포탄이 정확하게 맨 앞에 서있던 기수를 뚫고 지나가 버렸다. 멀리서도 허공으로 피와 살점이 튀어 주변 병사들이 기겁하는 모습이 보인다.

주인을 잃고 적의 깃발이 쓰러졌다가 다시 세워진다. 어쩐지 깃대가 떨리는 듯한 느낌이다.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자신들의 전과에 흥분한 포병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뒤로 밀린 대포를 원위치로 돌린다. 아까 광부 중대에서 포대 바닥을 다져 준 덕분에, 아까와 같은 문제는 없다. 신속하게 포들이 원위치로 돌아간다.

바닥이 심하게 파인 부분은 옆에서 삽을 들고 대기하던 광부 중대원이 재빨리 채워준다. 이러면 사격제원은 지난 사격과 거의 비슷하니, 연사 속도가 확연하게 향상된다. 첼레스티나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포격을 지휘한다.

"사격 준비 완료!"

"전 포대, 일제히 사격한다! 발사!"

꽈과과광!

이번에는 아까와 다르다. 관측과 조준을 끝낸 8문의 포대가 일제히 불을 뿜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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