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9. 제2차 아넥시 방어전
###
“아넥시로부터 보고가 왔어요, 콘도티에레!”
“아, 그래? 설마 큰일은 없겠지?”
“네에, 콘도티에레! 잘 버티고 있다고 하네요.”
나는 첼레스티나로부터 보고서를 넘겨받아 자세히 읽어보았다. ‘아넥시로부터 보고’라고 해도 실제로 아넥시 수비군이 보낸 보고는 아니다. 애초에 힘들게 싸우는 수비군들이 그럴 여유는 없을 것이고.
대신 부근에는 상주하는 아군 정찰병들이 상당히 많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공방전의 상태를 관찰하고, 포위 공성중인 적군의 규모를 체크한다.
우리 군이 열심히 아넥시로 통하는 지원군을 막고는 있다. 하지만 유입되는 전력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고, 그럴 생각도 없다. 다만 공성병기를 보유한 것으로 보이는 부대는 철저하게 막아낼 뿐이다.
그리고··· 아넥시 포위군은 성전군의 주력이기도 하니까. 언젠가 블랑독에서 쓸어내야 할 적군이다. 병력을 상세하게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짧으면 열흘, 길어도 두 주 정도라 생각했는데···.”
“네에, 네에! 자기가 불리한지도 모르는 적이 나쁜 거예요!”
내가 한숨을 쉬며 혼잣말을 하자 첼레스티나가 고맙게도 맞장구를 쳐 준다.
벌써 아넥시가 포위된 지 두 주가 넘었다. 아넥시 공방전은 두 주는커녕, 한 달 가까이 계속될지도 모른다. 그 전에 구하러 가긴 하겠지만, 내가 원하는 형태는 아니겠지.
공성전은 초반에 승부가 나지 않으면 지구전이 된다. 마치 서로 드잡이질을 하는 주정뱅이 싸움꾼처럼, 맞서고 힘 싸움을 하면서 버티게 되는 것이다.
이 추한 드잡이질의 특징은, 서로 치명타를 날릴 생각도, 능력도 없다는 것이다.
당연히 전투 기간은 매우 길어진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무기가 부딪치고 포화가 교환되는 시간이 길지는 않다. 꼴사나운 멱살잡이가 아니라 진짜 난타전은 단 1분 하기도 힘든 것처럼. 진짜 소모전은 서로 하기 힘들다.
상대를 단번에 쓰러뜨리겠다고 체력을 쏟았다가는 내가 먼저 그로기에 빠지는 꼴이 된다. 수동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수비군이야 그렇다 쳐도, 공격군도 공격을 매일 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딱 어설픈 드잡이질과 비슷하게, 서로 결정타를 날리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간다. 외부 요인의 개입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게 한쪽을 도와주는 사람이든, 말리는 사람이든 간에 말이다.
이러한 공성전에서, 병력 우세에 있는 공격 측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다. 이쪽이 수적으로 우세하니, 로테이션으로 끊임없이 공격을 거듭하면 적이 지쳐 무너지지 않을까? 라는 것이다.
병력을 나눠 거듭 공격하는 제파 전술 자체는 전술적으로 가치가 있는 전술이기는 하다. 그런데 제파 전술과, 전술적으로 피해야 하는 ‘축차 투입’은 종이 한 장 차이이다.
그나마 평지에서 공평하게 서로의 정보를 알 수 있는 야전과 다르다. 공성중에는 성 안의 상황을 확실히 알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적이 얼마나 피폐해지는지 확인이 어렵다는 것.
자칫하면 끝없는 공격에 동원된 아군만 피폐해지고 피해가 누적되는 것이다.
군세의 전투력은 단순히 병사와 숙련도, 무기의 가치를 합해 숫자만큼 곱한 것이 아니다. 하나의 군대를 총지휘하는 사령관이든, 다섯 명의 보병을 지휘하는 분대장이든 잊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충분히 먹고, 충분히 쉬지 못해 지친 병사의 전투력은 절반까지 떨어진다.
싸울 이유를 찾지 못해 전의를 상실한 병사의 전투력은 제로에 가깝게 떨어진다.
무리한 공성전은 병사를 이렇게 피폐하게 만들기에 딱 좋은 함정이다. 막강한 군대가 오랜 공성전을 거치면서 급격히 약화하는 것은 역사를 살펴보아도 꽤 흔한 일이다. 그게 전방 요새의 가치이기도 하고.
아넥시가 지금 그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단순히 공격해오는 적을 쓰러뜨릴 뿐 아니라, 공격을 위해 아넥시로 집결하는 병력과 자원을 도시 외부에서 아군이 습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포함해서 말이다.
냉혹하게 말하자면, 아넥시가 함락당하도록 두는 게 단순 전략상으로는 이득일지도 모른다. 적이 한계까지 공격하다가 피폐해지도록 말이다.
하지만 당연히 그럴 수는 없다. 도저히 지켜낼 수가 없어서 잃는 것과, 구할 수 있었으나 구하지 않은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아넥시는 말하자면, 블랑독에 사는 정순파 신도들의 대표이다. 물자 지원은 있었다지만, 오롯이 자기 의지로 남은 사람들이다.
신앙과 이웃들을 위해 무기를 들고 강대한 적에 맞서는 사람들이란 말이다.
이들을 죽게 내버려둬서 얻을 알량한 전술적 이득이 얼마나 크건, 그건 블랑독을 지킨다는 트랑카벨 가문의 대의에 어긋나는 일이겠지.
애초에 선택할 수 없는 선택지는 생각하지도 말도록 하자.
“코, 콘도티에레, 급보예요!”
“어? 무슨 일인데?”
갑작스러운 전령의 도착을 알리는 첼레스티나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적군이··· 북부 로데브 강을 넘었어요! 수비군인 제19 델레망드 연대가 싸워서 격퇴했다고는 하지만, 피해가 컸던 모양이에요!”
“어··· 그랬구나.”
“네에··· 에엣! 설마 알고 계셨나요, 콘도티에레?”
“아니, 엄청 놀랐어. 지금.”
“전혀 안 놀라신 것 같은데요오···.”
놀랐다. 솔직히 피가 얼어붙을 것처럼 놀랐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지?
하지만 언젠가 올 것으로 생각한 한 방이다. 솔직히 지금까지 너무 쉽게, 대응 가능한 범위 내에서만 움직이긴 했지. 마치 클리어를 가정하고 일부러 약점을 보여주는 전략 게임의 AI처럼 말이다.
생각해보면 이쪽, 법황이 보낸 성전군과 교전하던 초창기의 적들은 상당히 예상 밖의 움직임을 자주 보여줬다.
강공을 쓰는 척 기만책을 사용해 가장 북부의 요새, 포르망제 성을 함락했던 일. 그때는 정말 놀랐었지.
전투 병력으로는 가치가 떨어지는 뜨내기 순례자들을 보내 블랑독 북부를 위협했던 일.
매섭게 추격해오는 적군을 뤼나메르 교차로에서 차단했던 일.
하나하나가 날카로운 공격이었고, 보이지 않는 사각에서의 공격이었다. 다행히, 아군이 잘 싸워주고 운도 좋아서 막아내긴 했지만 마치 아군의 대응력을 시험하는 듯한 공격이었다.
그런데 어째··· 최근에는 그런 공격이 보이지 않았다.
단순히 규모가 비대해져서 느려진 것인지, 혹은 그럴 필요가 없어서 그런 것인지. 왜 ‘대군에게 용병은 필요 없다!’ 이런 스타일도 있지 않은가.
엄밀히 말하면 예상 밖은 아니다. 다만, ‘이렇게 나오면 피곤해지겠는데···’라고 생각했던 범주이다.
그래서 갑자기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연대장들을 소집해 줘!”
“네엣, 콘도티에레!”
주력군이 아넥시 부근에 대놓고 집결하는 것처럼 보이게 해놓고, 실제로는 별동대를 빼서 강을 건너 남쪽을 공격해오다니.
심지어 아직 아군은 보병이 집결하지도 못한 상태이다.
지금으로서는 어느 쪽이 주공인지 알 수조차 없다. 일단 격퇴는 하였다니 다행이지만.
계속해서 강을 건너 공격해올까? 아니면 단순한 일회성 위력정찰이었을까?
수적으로 우세한 적을 상대로 병력을 나눠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전쟁 시작 이후 최대의 위기일지도 모른다.
###
“그렇다면 강철과 같은 의지로, 매일 공격을 거듭해 성벽을 돌파하면 되는 것 아니오? 주신께서 원하시는 일이오!”
“맞습니다, 추기경 예하! 제가 선봉에 서겠습니다!”
아넥시 외곽, 성전군 사령부 천막에서 아르누아 루케 추기경이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 대답한 것은 한명 뿐이다. 모스탈 요새수도회의 원장 네부카디 델 카스트로소가 상처투성이인 흉칙한 얼굴을 상기시키며 불끈 쥔 주먹을 치켜올렸을 뿐.
긴 탁자에 둘러앉은, 성전군의 간부들은 침통한 분위기로 아무 반응도 하지 않는다. 그저 심각한 얼굴로 서로 눈치만 살필 뿐.
“아아, 저 간악한 이단들이 차지한 갈망의 도시여! 저 도시를 되찾고 주신의 깃발을 휘날릴 용사는 진정 없다는 말인가!”
좌중의 침묵이 불편했는지, 아르누아 추기경이 다시 한 번 하늘을 바라보며 외친다. 하지만 전쟁을 기세만으로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여전히 호응은 없었다.
“추기경 예하, 드라멜른 기사단에서 한 말씀 올려도 되겠습니까?”
“말씀해보시오, 발란트 경.”
드라멜른 기사단은 이번 정순파 토벌 성전에서 법황의 소집에 가장 먼저 응했던 종교 기사단이다.
이미 작년에 선발대를 보내왔으며, 패배하기는 했어도 여울목의 전투에서 트랑카벨 군과 교전하기도 했었다. 지금 발언 중인 발란트 디아모프 폰 잘렌펠트는 당시 지휘관이기도 했다.
때문에 법황의 대리인인 아르누아 추기경 입장에서는 상당히 좋게 보고 있었던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후로는 영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 실망했던 참이다.
그러던 자들이 이번에 다시 한번 공세의 선봉을 맡아 줄 것인가? 아르누아 추기경이 기대감을 가지고 묻는다.
“만약 공격 명령을 내리신다면, 저희 드라멜른 기사단 전원은 성벽에 오르다 죽을 각오로 공격에 나설 것입니다.”
대륙 북방인 답게 흰 피부를 가진 발란트는 다소 음울한 표정으로 천천히 말한다. 원래 성격도 침착했지만, 혹시라도 추기경을 자극하지 않도록 말을 고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자리의 거의 전원이 원하지만 차마 말하지 못했던 말을 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아넥시의 성벽 아래에 신실한 성도들의 시체를 쌓는 것이 이번 전쟁을 이기는 길은 아닐 것입니다.”
적이 생각보다 강하다.
공성병기를 대부분 잃었으며, 새로 준비한 후속 물자는 언제 올지도 모를 상황이다.
아넥시 도시 자체에는 아무 가치도 없다.
모두가 알지만, 차마 말하지 못했던 의견.
“현재 1만 5천이 넘는 아군이 아넥시 공격을 위해 묶여있습니다. 하지만, 이 도시가 반드시 점령해야 하는 도시일까요?”
“무, 무슨 말씀이시오!”
“패배를 인정하고 떠나자는 말은 아닙니다, 추기경 예하. 다만, 소수의 병력으로 포위를 유지하면 됩니다. 나머지 병력은 더 중요··· 이단자들을 벌하는 신의 사역을 계속하는 것이 어떨까 건의드립니다.”
드라멜른 기사단의 지행관인 발란트는 항상 침착하고, 주변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는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럼에도 아넥시에 집착하는 추기경에게 직언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의 얼굴과 목덜미에는 어느새 식은땀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
“으으으음!”
“성 보세낙께서 순교하신 갈망의 도시를 포기하자는 것입니까!”
“우선순위를 따져보자는 의견을 드렸을 뿐입니다.”
네부카디 수도원장이 벌컥 화를 내자 발란트는 침착하게 한발 물러난다.
직언을 들은 아르누아 추기경 역시 심기가 몹시 불편한 모양이다. 하지만 그래도 대륙을 지배하는 주신 교단의 정점에 가까운 자. 바로 사적인 분노를 터뜨리는 일은 없었다.
비록 분노로 눈살을 찌푸리고 얼굴이 벌겋게 변하기는 했으나,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아넥시 공성은 약 2주째. 거의 이틀에 한 번 꼴로 공격을 가했으나 눈에 띄는 성과는 아무것도 없었다.
성전군에 참여한 제후들이나 기사단, 용병단의 지휘관들 분위기도 일변했다. 초반에는 공을 탐하여 선봉을 다투더니, 이제는 공격 참여를 꺼리는 분위기가 완연한 것이다.
이쯤 되면, 특별한 준비 없이 아넥시 성벽을 넘을 수 없다고 모두가 암묵적으로 판단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아르누아 추기경도 장님은 아니다.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바이다.
허나 쉽게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다.
단순히, 자신이 소중하게 여겼던 제자인 보세낙 드 리몽··· 이제는 ‘아넥시 광영의 성자 성 보세낙’이 순교한 도시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
아넥시는 사령관이자 추기경인 자신이 반드시 함락해야 할 갈망의 도시로 지정했다. 엘랑키아에서 가장 성대한 성사도 치렀다. 법황청의 소집에 응한 내로라 하는 이들이 모인 대군으로 포위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죄다 집어치우고 병력을 뺀다는 것이···. 실질적인 문제로서는 모르지만 신성한 사역을 하는 성전군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자아, 추기경님, 신의 기사이신 여러분.”
마치 깨지기 직전의 빙판 같은, 팽팽하던 실내 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나선 것은 추기경의 보좌주교, 페르곤이었다.
“저는 신을 섬기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보잘것없는 사제라 군사에 대해서는 문외한입니다만.”
항상 분쟁을 조정하고, 성전 참여자들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노력해온 사람이다. 추기경을 포함한 좌중 모두와 두루두루 잘 지내는 그가 나서자 한결 분위기가 좋아진다.
“아넥시 공격을 ‘잠시 미루기’ 위해서는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 말이 맞나요, 드라멜른 기사단의 발란트 경?”
“그렇습니다, 페르곤 보좌주교님.”
“그렇다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추기경님.”
“으으음···.”
페르곤 보좌주교가 나선 덕에, 분위기가 한결 진정되었다. 이 사람 좋은 성직자는 우선 추기경에게 암묵적인 동의를 얻자 차근차근 말을 이어간다.
“우리 성전군은 숭고한 뜻을 위해 모였습니다. 이단으로 물든 블랑독을 정화하고 교단의 가르침을 전한다는 신성한 의무가 있지 않겠습니까?”
“예, 맞습니다.”
“그렇지요.”
“온당하신 말씀입니다.”
트랑카벨의 부를 약탈한다, 법황령 내의 지위를 확보한다, 주인이 없어질 영토를 미리 점거한다 등등. 불순한 의도가 있었을지는 모르나 일단은 모두가 그렇다 대답한다.
“좋습니다. 이러한 ‘대의’가 있으니, 저희가 고민해야 할 것은 그 ‘수단’입니다. 우선은 지휘관 여러분께서 회의를 통해 중지를 모아 주시지요. 어떤 대안이 있을지 말입니다.”
아넥시 공격을 멈추고 싶다면, 우선 너희 일선 지휘관들이 대안을 제시하거라. 페르곤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치에 어긋나는 말은 아니다.
“그렇다면 여러 대안들을 추기경께서 검토하시면 되겠군요. 그 후에 우리 신성한 군대의 다음 행보에 대해 결정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 의견이 맞네, 페르곤 주교.”
“좋습니다. 추기경께서도 동의하셨으니, 그럼 내일 이 시간에, 다시 회의를 진행하면 어떨까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자칫 감정싸움이 촉발되어, 해묵은 원한이 튀어나오며 불편한 상황이 될 수도 있었다. 인격자로 알려진 페르곤 보좌주교의 중재로 문제는 해결된 듯 보인다.
하지만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내일까지, 지휘관들은 추기경이 만족할만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도 일단은 시간을 벌었다. 다들 약간은 홀가분한 마음이 된다. 분위기 좋게 회의가 끝나려는 그때, 갑자기 막사 밖이 어수선해진다.
젊어보이는 사제 한 명이 전령과 함께 들어온다. 먼 거리를 급히 달려온 전령의 몰골은 말이 아니다. 추기경이 우선 귓속말을 보고를 듣더니 놀라움과 분노로 눈이 커진다.
“이 무슨! 전 병력은 이곳, 갈망의 도시로 집결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부, 분명 그렇게 전령을 보내기는 했습니다만···. 동쪽 끝에 있어서 미처 전령을 받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크흐으으음! 소식을 모두에게 전달하게!”
추기경의 허락을 받은 전령이 숨을 들이쉬더니 큰 목소리로 입을 연다.
“라모리 스텐던 경이 이끄는 용병단이 북 로데브 강을 건너 남쪽으로 진격하셨습니다!”
조용해졌던 회의실 안이 갑자기 시끄러워진다.
분명 전 병력에 내려진 명령은 아넥시 집결이었다.
각자가 진격로야 달랐지만, 더 남쪽으로 진격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걸 누군가가 시원하게 실행해 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