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흑색화약의 용병대장-110화 (110/556)

20-8. 샹다메리 전투

적군이 다가온다.

내가 먼저 다가오도록 유인했기 때문이다.

가슴이 뛴다.

절반은 기대감 때문, 절반은 걱정 때문이다.

나는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크게 했다. 눈을 뜨고 있을 때의 잔상으로 어지러운, 닫힌 시야 속에서 하나씩 과거의 전투를 회상해 본다.

리니 능선 전투.

오지 말라고 일부러 좁은 능선 지역에서 우주 방어하고 있었더니, 어리석은 적군이 꼬라박을 해준 덕분에 이겼다.

아넥시 전투.

신생 트랑카벨 기병대의 데뷔전이었다. 적은 우리 기병의 존재를 전혀 모른 상태에서 병력을 분산시켰다가, 기병대의 카라콜 공격에 전멸당했다.

여울목 전투.

어찌 보면 병력 면에서 열세인 큰 위기였으나, 적의 지휘계통이 통일되지 않았기에 생각만큼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게다가 적절한 방어선 건설로 우위에 설 수 있었다.

브롱보카쥬 전투.

방심한 적에게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한 후, 매복 배치로 사기를 쳐서 이겼다. 앞뒤로 포위했는데 질 수가 없지.

뤼나메르 교차로 전투.

적도 아군도 아무것도 확신 못하는 혼란 속에서, 차례대로 도착하는 지원군을 잘 활용해서 이겼다. 다행히 두 개의 언덕을 다 점령했다는 유리한 포지션을 잡아 적의 공세를 막았다.

그 외에도 크고 작은 전투가 물론 많았지만, 공통점은 지형적으로 크게 유리한 지점을 잡았거나 적에게 아군 전력을 속였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번 전투에서는 둘 다 활용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물론 샹다메리 언덕은 상당히 유리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1만 단위의 대군이 격돌하는 개활지에서 수백 명 올라가면 가득 찰 작은 언덕이 승패를 뒤집을 만큼 의미가 있지는 않다.

서로 시야를 가리는 것이 거의 없는 데다가 굴곡조차 없는 개활지인지라, 비밀리에 병력을 매복시키기 어렵고 갑자기 도착할 지원군의 존재도 없다. 게다가 기병 전력에서 불리하다는 것은, 정찰을 통한 정보수집에도 적에게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기만전술, 즉 사기 치기의 기본은 적에게 이쪽의 의도나 규모를 속이는 것인데··· 평지에서 서로 다 보이고 하는 싸움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번에도 최대한 노력하기는 했다. 실제로 싸우기 전에 최대한 유리한 지점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뭐, 적을 샹다메리 언덕 부근으로 유인해서 우리가 언덕을 끼고 싸울 수 있는 점이나, 나지막하지만 돌담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점, 비대칭인 포병 전력으로 상당한 이득을 보고 시작한 점 등이 그것들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결정적으로 이기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이번 전투는 본질적으로 대군과 대군의 힘 싸움이다.

만약에라도 크게 패한다면, 아무리 부자인 트랑카벨 가문이라도, 아무리 의욕적인 블랑독 사람들이라도 이만한 군대를 재건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갑자기 압박감이 느껴지며 어깨가 부르르 떨린다.

나는 눈을 떴다.

온갖 망상을 했지만, 눈을 감고 불과 몇 초 정도 지났을 뿐이다. 눈을 감기 전과 세상은 별로 바뀌지 않았다. 적군은 몇 걸음 더 가까워졌을 뿐이며, 굳건히 선 우리 병사들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명령을 기다리는 듯, 부관인 아실과 에밀리아가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은 잠시 힘을 빼고 기다려도 돼··· 요. 우리 병사들은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고, 이변이 일어나기 전까지 잘 싸울 테니까요.”

하, 아실에게 반말 쓰기 힘드네. 지금은 전투 지시가 아니니 적당히 섞어 써도 괜찮겠지. 역시나, 아실에게도 트랑카벨 사람들 특유의, 한번 결정하면 함부로 반박하기 힘들게 하는 뭔가가 있다. 이거 무슨 혈통 기프트 그런 거 아니냐?

“대신 전장을 눈에 잘 담아 두고, 트랑카벨과 동맹국 병사들의 모습을 지켜봐야 합니다. 저들은 트랑카벨을 위해서, 블랑독을 위해서 기꺼이 목숨을 바친 이들이니까요.”

내 말을 들은 아실이 화들짝 놀라며 전방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병사들의 어깨 위에 책임이 막대하다. 사실 그 책임은 내 것이다. 우리 병사들은 목숨을 내놓고 이 자리에 서 있다. 블랑독의 대의를 믿고, 트랑카벨 가문의 대의를 믿고, 또 지휘관인 나를 믿기에 이 자리에 섰다. 자신들의 미래를 담보로, 더 나은 미래를 믿기에 기꺼이 맡겨 준 것이다.

나는 저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전해줄 수 있을까. 아니다. 그건 건방진 생각이다. 그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보여주는 것은 트랑카벨 가문 사람들의 일이지. 나는 그렇게 거창한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 병사들을 위해서 좀 더 유리하고, 좀 더... 역설적이지만 ‘안전한’ 전장을 주기 위해서 노력하자.

퍼펑! 뻐버벙!

나에게 정신을 차리라고 꾸짖듯, 전방의 포병대가 다시 포격을 개시한다. 아군의 경야포들이 가까이 다가온 적에게 죽음의 비를 내린다.

아까는 전술적인 이유로 대포병 사격에 집중했었지만, 역시나 포병의 본질은 적 밀집 대형을 노리는 것이다. 가장 효율도 좋고. 그리고 작은 표적을 잘 노리는 우리 포병대는, 큰 표적은 더 잘 노린다.

콰쾅!

적 부대 바로 앞에 떨어진 포탄이 한 번 튕기더니, 그대로 빨려 들어가듯 적 사각 대형 안으로 들어가 죽음의 구슬치기를 시작한다. 끔찍한 비명과 함께, 숲처럼 서 있던 창대가 세로로 한 줄, 마치 누군가가 아래에서 휙 당기기라도 하듯 우수수 쓰러진다. 피와 망가진 갑주, 부러진 창대 등이 어지러이 날아올랐다가 떨어진다. 그야말로 신의 낫질이 따로 없다.

멀어서 보이지는 않지만, 포탄이 튀고 구르며 최소 대여섯 명의 창병을 쓸어 버린 것이다. 한번 구르기 시작한 포탄의 탄도는 예측하기 어렵다. 운 없는 희생자들은 정말 처참한 상처를 입고 죽거나 비명을 지르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적을 쓸어 버리는 포탄은 한두 발이 아니다. 그사이에 더욱 숙련된 아군 포병들이 첼레스티나의 빈틈없는 지휘에 따라 빠른 속도로 연사하고 있었다. 포격은 은근히 포병의 체력을 소모하는 작업이다. 아군 화포가 소구경 포라서 좀 작다고는 해도 말이다. 포탄과 장약을 옮기는 일, 기다란 장전봉으로 탄을 밀어 넣거나 포강을 청소하는 일이 우선 그렇다. 그리고 포탄을 쏠 때마다 밀려난 포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이 생각보다 진짜 힘들다. 그나마 여기는 건조하고 평평한 장소라서 그렇지··· 질척질척한 바닥에서 점점 땅을 파고드는 것 같은 대포를 원래 위치로 되돌려 놓다 보면 죽을 지경이다. 화약에 불을 지르고 콱 죽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1분마다 든다.

하지만 이 정도 속도로 연사한다면 곧 포신이 너무 뜨겁게 달구어져서 연사를 조절해야 하는 타이밍이 온다. 물과 젖은 천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냉각을 시도하지만 결국은 시간이 걸린다. 절대로 무리해서 사격하지 말라고 첼레스티나에게 신신당부하기도 했다.

한 번이라도 과열로 인해 포신이 폭발하는 것을 경험하거나, 눈으로 본 포병은 트라우마가 남아 다시는 전처럼 민첩하게 움직이지 못한다. 포탄 몇 발 쏘자고 귀중한 숙련 포수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것은 결코 남는 장사가 아니다.

그렇게 끊임없이 쏘아대는 아군의 포격을 흡수하면서도 끊임없이 다가오는 적 보병 대열. 포탄이 떨어져 여러 명이 몸통에 구멍이 뚫리거나 팔다리가 떨어져 나가는 중상을 입고, 창날이 부러지는 피해를 보아도 몇 초만 지나면 그 빈자리를 다른 병사가 채운다. 밖에서 보면 피해를 보았는지 티도 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된다.

상상 이상으로 훌륭하게 기강 잡힌 군대이다. 지금까지 싸웠던 성전군 태반이 나사 빠진 군대였기에 나도 모르게 방심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여울목 전투에서 싸웠던 기사도 연합인가 뭔가 하던 놈들의 오합지졸 보병 정도를 생각했는데. 역시 썩어도 왕이 소집한 군대. 병사들은 귀족들의 지원을 받든가 해서 새로 뽑았을지 몰라도 교관이나 장교들은 왕실군 출신들이 여럿 있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이 신병인 트랑카벨 보병대는 이 정도로 잘 훈련된 정예군은 익숙하지 않다. 브롱보카쥬 전투에서 맞상대했던 알코라즈 남작의 군대, 네그라타 용병단 정도밖에 만나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때도 아주 잘 싸웠었다. 그 네그라타 용병단은 현재 아군이 되어 이 샹다메리 전투의 우측 끄트머리를 견고하게 지키고 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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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레스티나는 어느 대포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서 적과의 거리를 재고 있었다. 이번에는 정말 미터 단위까지 확실해야 한다.

“아직이야··· 모두 준비···.”

근처에는 포병들 모두 긴장한 표정으로, 대포 부근에서 적진을 노려보고 있었다. 특이하게도, 포수 한 명은 장전을 위한 물이 담긴 양동이를 들고 두 개의 장전봉을 어깨에 걸치고 있었고, 포반장들은 점화를 위한 화승 꾸러미가 달린 긴 막대기를 들고 있었다. 화승 끝은 화포의 점화구에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위치에 있다. 금방이라도 발사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포구는 거의 수평으로 맞춰져 있었다.

적이 차츰 다가온다. 빛나는 갑주를 입고, 가지런하게 장창을 세워 잡은 모습이 위압적이다. 숫자도 얼마 되지 않는 포병들이 저들과 맞서 싸우게 된다면, 잠시도 견디지 못하고 포를 버리고 도망쳐야 할 것이다.

“아직 대기···.”

첼레스티나의 말은 마치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 같았다. 100미터 쯤 되면 비교적 적의 모습이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하지만 큰 동작이 아니면 움직임을 알기는 어렵다. 이제 점점 팔다리가 구별이 되기 시작하고 얼굴의 이목구비가 보이기 시작한다.

조금 더 기다릴까? 첼레스티나는 고민한다. 모름지기 모든 사격 무기는 가까울수록 명중률이 높아진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포구를 대고 쏘면 명중률은 100퍼센트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이쪽도 위험해진다. 사실 이미 소총 사거리에 들어왔다. 적이 지금이라도 사격을 개시하면 포병들 사이에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10미터 정도만 더 가까워지면 분명 발사할 것이다. 위험하다.

첼레스티나는 결단을 내렸다.

“발사!”

“쏴!”

꽈과과과광!

문자 그대로, 세상이 뒤집히는 소리가 들렸다.

12문의 야포가 일제히 불을 뿜었다. 개인용 화승총과는 비교도 안 되는 기세로 뿜어져 나온 화염과 연기가 눈앞을 온통 가렸다. 포탄에 장전되어 있었던 것은 통상적인 장약과 포탄이 아니라, 화승총용의 납탄 수십 발이었다.

발사 직후, 포병들이 포가의 뒷부분을 들고 후방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미리 물통과 장전봉을 들고 있던 병사나 포반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들이 빠른 속도로 지나치자, 더 후방에서 비슷하게 준비하고 있던 나머지 12문의 야포가 불을 뿜는다.

꽈과과광!

첼레스티나는 얼마 전, 뤼나메르 교차로의 전투에서 산탄 사격의 위력을 본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언덕을 지키고 있던 제8 기병 연대는 견인포를 숨기고 있다가, 적 기병이 돌격해오는 순간 모습을 드러내 일제히 사격했었다.

이번에는 그때처럼 가깝지도 않고, 지대가 높아 산탄을 뿌리기 딱 좋지도 않다. 하지만 포문의 수가 무려 24개이다. 보병연대에 소속된 포라 좀 더 구경도 크고, 배치도 안정적으로 더 강한 압력이 더 많은 숫자의 탄환을 흩날렸다.

파파파파팍!

허공을 가르고 날아간 납탄들이 땅바닥에 박히는 요란한 소리가 흙먼지와 함께 일어난다.

“끄아아아악!”

병사 하나가 얼굴을 움켜쥐고 끔찍한 비명을 지른다. 그의 흉갑에는 구멍이 뻥뻥 뚫려있다. 신체의 정면이 온통 피로 범벅이 되어 끔찍한 모습이다.

“어헉··· 크흑!”

“아아악! 살려줘!”

다리에 맞았는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병사가 자기가 흘린 피 위에서 몸부림친다. 거듭된 타격에 견디지 못한 투구의 옆면이 쩍쩍 갈라져 있었다. 덕택에 당장 목숨은 건졌으나, 고통스러운 삶이 얼마간 늘어났을 뿐이다.

중앙의 성전군, 루블랭 연대의 선두 전열은 끔찍한 꼴을 당했다. 무려 24문의 산탄을 맞았다. 그나마 다행은, 거리가 좀 멀었다는 것이다. 중간에 힘을 잃은 납탄들은 명백하게 살상력이나 관통력을 잃고 있었다. 허나, 인간의 몸 따위는 충분히 찢을 수 있는 정도의 위력이다.

“으아아아아!”

“끄으으, 아파아아!”

“엄마! 으흐흐흑! 살려줘!”

낮아진 위력은 치명률도 낮췄다. 수많은 전열의 병사들이 미처 죽지는 않을 정도의 상처를 입고 사방으로 피를 뿌리며 바닥을 구른다. 바로 후열, 조금 더 운이 좋았던 병사들은 동료들의 피와 신체 일부를 뒤집어쓰고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끊기지 않았던 행군이 여기서 멈추고, 대열이 엉망으로 어그러진다.

전장을 가로질러 여기까지 오면서, 지금까지의 집중 포격으로 입은 피해가 훨씬 클 것이다. 하지만 마치 스프레이로 뿌린 것처럼 사방으로 피를 뿌린 산탄 사격만큼 큰 충격을 주지 않았다. 강도 높은 훈련과 높은 사기로 공포를 억누르고 있던 병사들의 가슴 속에 본능적인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적과의 거리는 이제 50미터하고 조금 더 남았을 뿐이었다. 곧 백병전이 시작되겠거니 하며 마음의 준비를 하던 찰나 벌어진 일이었다.

“대열을 유지해!”

“여기서 멈추면 안 돼! 또 대포에 맞는다!”

“멈추지 마! 훈련을 기억해라!”

아비규환 속에서 병사들을 통제하고, 다시 부대로서 통제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이 시도된다. 냉정하게 따져서, 방금의 산탄 사격으로 죽거나 전투 불능에 빠진 병사들은 백명이 되지 않는다. 24문의 산탄 사격이라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생각하면 오히려 그렇게 파멸적인 결과는 아니었다. 너무 멀리서 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도 충격적인 비주얼이 병사들의 발을 붙잡고 놔주지 않았을 뿐이다.

“전진! 멈추지 마!”

대열이 어그러지긴 했으나, 곧 전진이 재개된다. 공포와 혼란 와중에도 병사들은 깨달았다. 이 꼴을 또 당하지 않으려면, 빨리 적과 붙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 어마어마한 장면을 만들어낸 장본인인 첼레스티나는 정작, 자욱하게 피어오른 포연 건너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포를 끌고 허겁지겁 퇴각하는 병사들을 인솔해 후방으로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어! 끝내주는 포격이었어! 콘도티에레의 부관님!”

“아앗, 모콜리 남작님!”

정신없이 물러나던 첼레스티나는, 후방에서 대기하던 드 누아 북부 연대의 모콜리 드 디망투완을 만나 조금 마음을 놓았다. 포대가 퇴각하면, 드 누아 북부 연대가 그 자리를 채우게 되어 있었다.

“정말 수고했네! 적을 절반은 줄여 놓은 느낌이구만! 이제 우리에게 맡기게.”

“휴우, 맡길게요! 고마워요오··· 남작님.”

첼레스티나는 정말 힘들었는지 치렁치렁한 머리카락 사이로 흐르는 땀을 닦으며 한숨을 내쉰다. 드 누아 북부 연대의 병사들이 포병들이 후퇴할 길을 내준다.

“북부 연대! 듣고 있나!”

“예엣!”

“콘도티에레의 여자 부관님이 포병으로 적의 절반을 쓰러뜨렸다! 남은 절반은 우리 차례다! 전원 위치로!”

미리 계획대로, 드 누아 보병들은 일사불란하게 조금 전까지 포병 진지였던 곳으로 나아가 대형을 짠다. 창병들이 줄을 맞추는 사이, 느슨한 사격 대형으로 엽병들이 여전히 대포들이 쏟아낸 포연의 흔적이 남은 선두로 나선다. 이제 막 혼란에서 벗어난 적 보병들의 얼굴이 보이고 있었다.

“발사!”

타타타타탕!

총탄이 쏟아져 나가며, 포격을 뚫고 여기까지 도달한 적병들을 쓰러뜨리기 시작한다. 이제 이들의 전투는 막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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