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흑색화약의 용병대장-102화 (102/556)

19-5. 신의 이름으로

“감시탑 위에 적이다! 적이다!”

“배신이야?”

“아악!”

순식간에 마을 입구를 막고 있던 창병들이 지리멸렬해진다. 중간중간 총을 맞아 픽픽 쓰러지고, 누구는 앞으로 나가려 하고, 누구는 뒤로 물러서려 하고, 누구는 몸을 돌려 감시탑 쪽을 바라보려 한다. 그래서 창은 반드시 수직으로 세워야 하며, 명령받은 움직임 외에는 하면 안 되는 것이 기본이다. 창병 양성에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것도 이 때문이고.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병사들은 이를 몰랐거나, 알았어도 혼란이 닥치자 잊고 말았다.

탕!

“읏!”

총알이 바로 귓가를 스쳐 지나갔다. 후웅 하고 공기가 떨리는 느낌이 뺨에 남았다. 정말 조금만 머리가 옆에 있었으면 머리뼈가 박살이 났을 것이다. 아래쪽에 있던 적 총병들도 반격을 시작했다.

파팍! 팍! 총탄이 난간에 부딪히는 소리가 연달아 들린다.

“젠장, 적이 반격해온다. 우리도 계속 쏴!”

알론소는 쪼그린 자세로 개머리판을 바닥에 두드려 화약을 대충 다졌다. 제대로 꽂을대로 다지는 것에 비해서 화력이 떨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지금은 속도가 문제다. 납탄을 총구로 굴려 넣고 꽂을대로 쑤셔 넣는다. 내부 청소를 하지 않아서 잘 들어가지 않는다. 아마 그냥 쏘는 건 이번 한 번이 한계일 것 같다.

탕!

살짝 고개를 내밀어 조준도 하지 않고 대충 쏜다. 어차피 아래쪽 큰길 쪽에는 적 창병들이 바글바글 몰려있다. 어지간히 재수 없는 놈 하나가 맞았겠지 뭐.

탕탕! 팍! 파팍!

다시 난간을 총알이 때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제 슬슬 올 때가 됐는데···.

“이야아아아!”

“돌격! 네그라타 연대, 앞으로!”

“우와아아아아!”

딱 좋은 타이밍이다. 근처 숲 그늘이나 언덕 뒤편에 숨어있던 알론소의 중대원들이 돌격을 개시했다! 창병들도 반 이상 창을 놓고 단검이나 곤봉 같은 근접 무기를 들고 달려오고 있었다. 선두에는 총병들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감시탑 위의 알론소와 특공대원들이 적 총병들의 총탄을 상당수 빼놓았다는 것이고!

“어어어?”

“야, 물러서지 마!”

“으아아아아!”

지금까지 그럭저럭 대열을 지키고 있던 창병들 사이에서 공포와 혼란이 퍼져나가기 시작한다.네그라타 연대의 총병들이 그들 코앞에 태연하게 대열을 이루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너희들 총 다 쐈지? 와 같은 태도로, 불과 30여 미터 정도 거리에서 총구를 나란히 하는 총병들.

“쏴라!”

타타타타타탕!

공포에 질려 도망도 못 치고 엉거주춤한 엘랑키아 군의 창병들의 코앞에서, 네그라타 연대의 화승총들이 불을 뿜는다. 순식간에 하얀 연기가 그들의 시야를 덮어버리고 뭔가가 바람을 가르는 휙휙 소리를 내며 날아온다.

첫 출전이 많은 엘랑키아 병사들 상당수가 생애 마지막으로 본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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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격렬했던 전투가 무사히 끝났다. 알론소 요페로 페레데즈는 검에서 피를 닦아냈다.

전투는 10분도 되지 않아서 끝났다. 벼르고 벼르던 아군 총병들의 초 근접 사격이 결정타였다. 적 중앙의 대열이 흔들리고 창병들이 대열을 벗어나 도망치기 시작한 이상 전투는 끝난 것이다. 아무리 위험해도 대열을 유지하는 것이 그나마 살아남는 방법이라는 것을 몰랐으니까.

적들은 나름 기강이 잡혀있고 장교들도 용감하기는 했다. 그러나 병사들은 경험이 적어 일단 패닉이 시작되자 걷잡을 수 없어졌다. 무장도 대부분 새것임을 보면 어딘가의 귀족 영지에서 최근에 소집된 군대가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지휘하는 놈들이 더 문제였는데, 알론소가 보기에 그들은 천상 귀족 기사이지 장교나 지휘관이 아니었다. 병사들이 대열을 이탈하기 시작하자 그저 윽박지르기만 해서는 지휘를 한다고 할 수 없다. 대신 기사답게 검술은 상당하더라. 알론소 자신도 팔과 옆구리에 얕지만 길게 베인 상처를 입고 말았다. 갑옷이나 장갑을 끼고 있었다면 입지 않았을 상처지만··· 탑을 기어오르느라 모두 벗어놓고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크으으윽! 이단자 놈들에게 지다니···.”

알론소에게 베인 상처를 입힌, 그리고 알론소에게 허벅지를 찔려 쓰러지고 항복을 표시한 적 기사는 정신이 나간 듯한 표정이다. 출혈을 멈추기 위해 알론소의 부하들이 붕대를 감는데도 반응하지 않는다. 저거 꽤 아플 텐데도.

“걱정하지 마시죠, 아시는 이야기 다 해주시면 조만간 집에 가실 수 있을 겁니다.”

“내가 이단 놈들에게 정보를 줄 것 같으냐! 나는 드 도르다쥬 자작가의 계승자이다! 비록 힘이 약해 너희에게 붙잡히기는 했으나 그런 치욕까지 당하지는 않겠다!”

“...뭐 저희 임무는 아니니까요. 저희는 최대한 안전히 모실 겁니다. 신변을 저희에게 맡기는 맹세를 하신 게 맞지요? 그러니 일개 병사처럼 일부러 포박하지는 않겠습니다. 믿어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지. 도르다쥬 가문의 남자는 한 입으로 두말을 하지는 않는다.”

얼마나 유명한 가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서둘러 철수해야 하는 용병들 처지에서는 저항하지 않고 따라주기만 한다면 서로 좋은 일이다. 곧 마을 구석구석을 뒤져 소탕전을 끝낸 네그라타 용병들이 무리를 지어 돌아오고 있었다.

알론소는 피를 다 닦아낸 검을 칼집에 집어넣으며 소대장들에게 질문한다.

“포로의 숫자는?”

“여기 ‘도르다쥬 기사님’을 포함해서 총 12명입니다. 시체 수를 생각하면··· 한 스무 명 정도는 어디로 도망친 것 같습니다. 건물 안에 숨었을 수도 있고요.”

“어차피 다 잡을 순 없었지. 그렇다고 괜히 불 지르지는 말고.”

포위하지 않은 상황에서 아무리 성공적으로 기습했다지만 적을 섬멸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적의 태반을 쓰러뜨리거나 포로로 잡은 지금 상황이 기적적인 전과에 가까웠다. 다른 용병단이나 영지군에 비해서 검이나 할버드 등 근접 무기로 무장한 병력이 많은 편인 네그라타 용병단의 특징이 빛을 발했다.

알론소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초조함을 느꼈다. 그를 포함한 네그라타 용병단은 트랑카벨 가문과 계약한 입장이기는 하나, 확실히 입지가 좀 약했다. 알론소부터가 전 단장과 함께 트랑카벨 가문의 군대와 싸우다 브롱보카쥬에서 포로로 잡혔던 입장이다. 거기다가 지금은 쫓겨난 전 단장이 몸값 지불을 거절했었다!

물론 트랑카벨 가문 측에서는 상당히 공정하고 관대하게 대해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용병들 처지에서는 또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과거에 덤볐다가 포로로 잡힌 적 있다는 ‘원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빨리 활약해서 평범한 자신들을 증명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중대장 알론소도 마찬가지이고, 그를 파견한 네그라타 용병단의 단장 미카토도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이번 공격에서는 제법 공을 세웠다. 적의 선도 보병부대와 교전하여 2/3 이상을 쓰러뜨리거나 포로로 잡았고, 특히 지휘관급 기사도 붙잡았다. 트랑카벨의 콘도티에레는 정보가 필요한 모양이었으니, 이번 전리품은 괜찮은 평가를 받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아군도 피해가 없지는 않았다. 모두 18명이 부하들이 전투 중 사망했다. 앞으로도 사망자는 계속 늘어나고 어쩌면 알론소 자신도 포함될지도 모른다. 결국 용병 밥을 먹기로 한 이상, 감수해야만 하는 일이다.

“포로 다 챙겼지? 돌아간다!”

알론소의 중대는 서둘러 병력을 수습해 마을을 빠져나간다. 목표를 달성했으니 혹시라도 다른 적과 마주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꽁무니에 기병이라도 붙으면 귀찮아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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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첼레스티나는 블랑독 동북부에서 회군해온 병력을 재배치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적의 진군이 멀리 동쪽으로 우회해서 늦어지게 된 것은 좋지만, 그만큼 방어 계획도 새로 세워야 했다. 나름 어디쯤에서 적을 유인하고, 어디에서 시간을 벌고, 어디에서 결전을 시도하고 등등··· 나름 여러 가지 상황을 가정해서 세워 둔 계획이 죄다 휴지 조각이 되었다.

결국 중부 지역은 평원이 많으니, 그냥 아무 데서나 만나서 싸우면 되지 않는가? 라는 생각도 했지만··· 이게 또 서로 주력부대가 만나서 벌이는 대규모 회전은 성립되는 게 만만치가 않은 법이다.

이론상, 양 군이 격돌하는 회전은 서로가 원하기만 하면 시작될 수 있다.

하지만 한 쪽이 원치 않으면 정말 어지간해서는 벌어지기 힘들다. 아니 싸우기 싫다는 적을 억지로 붙잡아서 싸우면 그건 추격전이지 회전이 아니지. 서로가 회전을 원하려면 각자가 나름대로 계산을 해본 결과 ‘충분히 승산이 있다’라는 결론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면 한쪽이 완전히 오판했다거나 말이다.

거기다가 서로 유리한 상황에서 전투를 시작하고 싶어 할 테니 실제로는 더 따질 조건이 많아진다. 내 경우도 지금 평야 지대에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고지대를 점유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으니.

가령, 내가 트랑카벨 영지군을 맡은 이후 벌였던 대규모 전투를 되짚어 보아도···.

“콘도티에레? 전령이 왔어요! 북쪽의 네그라타 연대에서 온 보고입니다!”

“네그라타 연대에서? 설마 전투가 시작된 것은 아니겠지?”

“네에··· 위력 정찰에 나선 보병 중대가 약 100명 정도의 국왕군과 교전해 60여 명을 쓰러뜨리고 12명의 포로를 잡았습니다! 그중 자작 가문 출신 기사가 있어서 호송 중이라는 보고네요.”

“오, 자작을 잡은 건가? 아니면 뭐 자작 아들인가? 대단하네.”

좋은 소식이다. 자작급 장교라면 어느 정도 지식은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으니까. 나는 요약 보고를 기다리는 대신, 첼레스티나에게 보고서를 받아 읽기 시작했다.

- 본 연대는 정찰대 3개를 북쪽으로 파견해 적정을 살피던 중, 알론소 중대가 약 100명 규모의 적과 조우

- 알론소 중대는 마을을 점거한 적을 기습하여 승리, 60여 명을 죽이고 12명을 포로로 잡음

- 그 중 도르다쥬 자작의 친척이라는 기사가 있어 간이 신문 후 사령부로 호송 중

- 간이 신문 중, ‘국왕군은 트랑카벨을 두려워해 진격로를 바꾸지 않았느냐’라고 도발하자 아래 내용을 언급했음

- 믿음 없는 자들이 드 레뮤즈 가문의 영토를 몇 차례 약탈했고, 분노한 현지 주민들이 국왕군 보급부대를 습격함

여기까지 읽으니 갑자기 머리가 띵해진다. 이게 무슨 소리지? 영토 약탈? 보급부대 습격?

그러니까··· 드 레뮤즈 가문의 영토를 행군하던 국왕군 일부가 ‘자기네 편 귀족의 영토’를 약탈했다고? 한 번도 아니고 몇 차례나? 위치로 따지면 브와이유에서 출정하고 사흘도 안 됐을 시점인데 말이지. 대체 얼마나 약탈을 하고 싶었으면 그새를 못 참은 거냐.

...그것도 모자라서는 열받은 주민들에게 보급부대가 털렸어? 물론 부대 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될 정도로 많은 양을 잃어버리거나 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적지도 아니고 동맹 가문의 영토를 지나면서 벌어진 일이란 것이 문제지. 아니, 국왕군 진짜···. 당신네들 뭐 하는 거야?

이거 혹시 우리를 어처구니없게 만들어서 경계심을 낮추려는 역정보 공작 아니냐? 나는 별생각을 다 하며 보고서의 남은 두 줄을 읽는다.

- 때문에 드 레뮤즈 백작에 대한 예의로, 더 이상 백작의 영토를 지나지 않기 위해서 ‘명예롭게’ 진군로를 변경

- 빠르면 이틀 내로 적 주력이 가시권에 들어올 것 같아 본 연대는 느리게 남쪽으로 이동 중, 추가 명령을 기다립니다

아무튼 네그라타 연대가 일을 잘하고 있다는 것은 알겠다. 연대장인 미카토는 드 누아 영지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상당히 까다로운 지휘관이었지. 역시 일 처리가 꼼꼼하다.

아니 그보다··· 대체 적이 왜 행군로를 바꿨나 고민한 것이 억울할 정도로 어이가 없는 이유였구나. 포로로 잡은 기사를 제대로 신문해보면 더 명확해지겠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

적의 치부는 적의 약점이고, 아직 약점이 아니라면 그렇게 만들어주면 된다.

“첼레스티나, 네그라타 연대에 전령을 보내줘.”

“네에, 콘도티에레! 전령 말씀해주세요오?”

“적과 교전하지 말고 신속하게 철수해서 사령부에 합류할 것. 이상! 아, 현재 임무 훌륭하게 완수했다, 수고했다도 추가.”

“네에, 현 임무를 훌륭히 수행한 것을 치하한다, 적을 피해 신속히 철수해서 사령부에 합류할 것!”

“좋아, 그렇게 보내줘.”

“네에, 콘도티에레!”

첼레스티나가 전령을 보내러 간 사이, 나는 열심히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지도를 보며 두 개 정도 시뮬레이션을 굴려본다.

기왕 적의 진격로 변경에 별다른 이유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이대로 최단 거리에서 적을 가로막고 결전을 강요할까?

빠르게 승부를 낸다는 점에서 나쁜 선택지는 아니지만, 정말 힘 대 힘 싸움이 될 것이다. 나는 솔직히, 이번 전투는 ‘적당히 이기는 수준’의 승리가 가장 좋다고 본다. 서로 죽기 살기로 싸워서, 이기더라도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면 그건 패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지형적으로도 유리한 지점에서 싸우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하지만 이 계획대로 간다면 마땅한 전장이 생각나지 않는다.

아니면 여울목 쪽으로 가서 철저한 방어 준비를 하고 적을 기다릴까? 어차피 적이 로데브 강을 건너려면 이쪽으로 와야 한다.

으음, 이건 아니다. 나는 곧 머릿속 선택지에서 지웠다. 여울목에서는 이미 한 번 전투를 한 적이 있지만, 방어하기에 괜찮은 지형이다. 미리 가서 야전축성을 통해 방어선을 구축한다면 분명 유리한 상황에서 전투를 시작할 수 있다.

...그런데 적이 공격해주지 않는다면? 이러면 문제가 생긴다.

무시하고 벨모제 방향으로 진격하거나, 로데브 강의 다른 곳에서 강을 건너려고 시도할지도 모른다. 대군이 한꺼번에 건너지 못할 뿐이지, 소수 병력이라면 여울목이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건널 방법은 많다. 뗏목을 만들어 건너도 되고 말이다. 소수의 병력이라도 로데브 강 이남으로 들어가 카르카냑 부근이 시끄러워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단계에서 적에게 주도권을 넘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주도권은 항상 이쪽이 가지고 있고, 적에게는 손해를 보는 선택지만 제시하는 것이 철칙이다.

그럼 적에게 주도권도 넘기지 않고··· 로데브 강도 건너지 못하도록 압박할 수단이···. 있을까?

으음, 내가 너무 맛있는 부분만 먹으려고 하는 것인가.

“콘도티에레, 전령 보내고 왔어요!”

“그래, 수고했어.”

“헤헤헤!”

얼른 내 곁에 와서 앉더니, 첼레스티나는 탁자 위에 널브러진 종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방금 네그라타 연대에서 보낸 보고서도 섞여 있었다.

“첼레스티나, 잠깐 보고서 좀 줄래?”

“네에, 여기 있어요.”

내 눈은 보고서의 내용 중 한 문장에 집중되었다.

- 때문에 드 레뮤즈 백작에 대한 예의로, 더 이상 백작의 영토를 지나지 않기 위해서 ‘명예롭게’ 진군로를 변경

이거다. 이걸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마음을 정했다.

“첼레스티나, 각 연대에 전령을 보낼 준비를 해 줘. 서쪽으로 이동한다.”

“네에··· 네엣! 저, 그런데 콘도티에레, 적군은 북쪽에서 행군해오고 있는데 괜찮을까요오···.”

“으음, 괜찮을 거야. 적이 우리를 따라오게 만들어야지.”

“네에··· 그럼 목표가 어디인가요?”

“우선 여울목 쪽에 집결해서···.”

“네에.”

“드 레뮤즈 백작의 영지로 진격한다!”

“네에, 엣? 네엣?”

첼레스티나가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다. 그래, 첼레스티나도 이렇게 놀라는데, 적장 에티엔 드 크레이 공작은 눈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라겠지?

아아, 이제 곧 여울목 쪽에 주둔 중인 아실 경과 모리츠를 만나겠구나. 진짜 오랜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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