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 신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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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황이 임명한 성전군 사령관, 라모리 스텐던은 휘하의 용병 지휘관들과 마주 앉아있었다. 어딘가 불편한 분위기인 것은, 그들이 불과 30분 전에 명목상 성전군 전체의 책임자인 아르누아 루케 추기경과 회의하고 돌아왔기 때문이다.
아르누아 추기경은 나름 예의가 바른 사람이다. 항상 법황이 임명한 사령관 라모리를 존중하고 다른 용병들도 공정하게 대했다. 한 번도 천하다는 식으로 얕보거나 못배운 놈이라는 태도를 은연중에도 드러내지 않았다. 반대로 말하면 꽤 많은 고위 성직자나 귀족들이 그런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는 말이고··· 그래서 라모리 막하의 용병들 사이에서 아르누아 추기경의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기본적으로 대부분 대화가 ‘결정 후 통고’와 ‘상명하복’을 기본으로 깔고 들어간다는 것이다. 아르누아 추기경 자신이 미천한 집안 출신으로, 어린 나이에 거대한 교단 조직에 들어가 오로지 신앙심과 성실함만으로 한 계단씩 진급해 마침내 법황의 눈에 들고 현재의 지위에 오른 인물이라 그럴 수도 있었다.
“불만을 가질 일도 아니겠지요? 오히려 외곽을 돌면서 편한 일을 하게 될 것 같은데.”
기병 연대장, 울터 콜린슨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상석에 앉은 사령관, 라모리 스텐던은 팔짱을 끼고 눈을 감은 채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라모리 대장이 법황에게 임명받은 사령관 아닙니까? 병력 배치나 행군로 배정은 아주 중요한 문제인데 이렇게 아무 의견도 못 내고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기다리고만 있어야 합니까?”
보병 연대장, 기직스 미슈람 알메르타트가 발끈해서 말한다. 최근 후속 증원군을 이끌고 그룬발트에서 도착한 그는 자신이 속한 용병대가 받는 취급이 무척 불만인 것 같았다.
“기직스 경, 말이 심한 것 같군.”
또 다른 보병 연대장, 자프론 푸코데모스가 엄격한 목소리로 나무라자, 기직스는 목구멍까지 올라온 뭔가 ‘심한 말’을 억지로 삼키고는 씩씩거린다.
“저나 울터 경의 책임도 일부 있습니다. 교차로에서의 전투에서 확실한 전공을 보이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으윽···.”
자프론의 자성하는 듯한 말에, 울터의 얼굴이 구겨진다. 그런 점에서 보면 할 말이 없다. 초전에서 막중한 책임을 지고 나섰는데 결국 패퇴하고 말았으니.
“흠···.”
한참 부하들의 말을 경청하고만 있던 라모리가 눈을 뜨고 입을 연다.
“뤼나메르 교차로 전투는 내가 결정한 사항이다. 병력이 축차 투입된 것도 내가 판단을 잘못한 일이지. 너희가 책임질 일은 아니다.”
자프론의 표정은 여전히 화강암 반석처럼 변함이 없었으나, 울터는 감동한 듯한 표정이다. 라모리의 말은 느릿하지만, 힘이 담겨있는, 듣는 이로 하여금 집중하게 하는 목소리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트랑카벨 군의 본 모습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이군.”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며 보다 편한 자세로 고쳐 앉는다.
“울터, 자네가 가장 직접적으로 싸웠겠지. 트랑카벨의 기병대와 일전을 겨루어 본 경험은 어땠나?”
“헛, 네···.”
느닷없는 물음에, 울터는 다소 당황한 듯하다. 하지만 그 역시 십수 회의 전장에서, 그것도 빠른 판단이 요구되는 기병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상관의 질문을 듣는 순간 순식간에 당시 상황의 회상이 끝나고 적합한 대답의 리스트가 머릿속에서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럴 때조차 대범하지 못한 것은 그의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보통 저는 적에 대해서 알아볼 때 기만하기 위한 기동을 섞어서 반응을 유도합니다. 이번에도 첫 접근은 아군의 주공 방향을 예상하지 못하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페이크를 써서 적의 헛반응을 유도한다는 것. 잘 되면 여지없이 적의 허를 찌르는 것이며, 잘 안되더라도 적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
특히 전장에서는 판단력과 집중력은 무제한이 아니다.
“하지만··· 적 지휘관은 예상대로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마치··· 이쪽이 패를 보이면 그때 대응해도 늦지 않다는 태도였습니다.”
이쪽의 ‘이러면 어떻게 나올래?’라는 질문에, 숨겨두었던 대포 8문의 산탄 사격으로 나왔었지. 단순한 전초전의 피해뿐 아니라, 심리전에서 완전히 지고 들어갔다는 불쾌한 기억까지 생겨버렸다. 귀중한 베테랑 부하들을 잃어버린 것도 물론이고.
“그렇군. 그럼 자프론 경은 무엇을 느꼈나?”
“적장은 노련했습니다. 흔들어보려고 여러 가지 시도하였지만 무엇 하나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증원이 제때 도착하지 않았다면 위험한 상황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자프론의 말에 울터 역시 얼굴을 찡그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싫은 기억이지만, 명백한 사실이다.
“그렇군···.”
부하들의 말을 들은 라모리는 다시 고민에 빠져들었다.
역시 그때, 언덕에 한 번은 공격했었어야 했나. 직접 병력을 부딪치지 못해 아직은 알 수 없는 게 많았다.
물론 당시 언덕 위의 군을 지휘하는 것이 적군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 모를 인물이라는 변수가 있긴 하지만. 단순한 전방 지휘관일 수도 있고, 군에서 상당한 지위가 있는 인물일 수도 있다. 적어도 그 움직임은 뚜렷한 지휘관 없이, 어정쩡한 단위 부대끼리의 협력으로 나올 수 있는 느낌은 아니었다.
“적어도 트랑카벨의 군대가 화력에 집착한다는 것은 확실하겠군.”
“큭··· 기병이 대포 8문이라니! 무슨 정신 나간···.”
울터가 또 트라우마를 자극당했는지 분통을 터뜨린다.
“그렇다면 우리가 최전방에서 빠진 지금 상황은 나름 기회일지도 모른다.”
“기회라니요···?”
“준비된 트랑카벨의 군대와 처음 격돌하는 군대는 분명 심각한 피해를 보겠지. 아마 그 부대는 선봉의 종교 기사단들이 될 것이고.”
“아, 그렇습니다.”
“아군이 이긴다면 우리는 그 뒤를 따라가면서 관광이나 하면 된다. 어차피 용병료는 들어오니까.”
회의는 끝이라는 듯, 라모리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순간, 그의 눈빛이 예리하게 빛나는 것은 그의 측근들조차 알아채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 이기지 못하고 좋든 싫든 우리 차례가 올 것이다. 그때 피폐해진 트랑카벨을 우리가 격파한다.”
“오오오! 그렇군요!”
새로 참여한 연대장 기직스가 주먹을 불끈 쥐며 외친다. 후발대에 속해 초전에 참여하지 못했던 그로서는 다소 소외감을 느끼던 참이었다.
“그런데, 추기경께서 거듭해서 말하던 이 도시는 대체 뭔가요? 무슨 일이 있어도 함락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던데···.”
“아, 거기는 성전 초기에 군을 이끌던 사제가 순교한 장소라고 하더라. 곧 성인 추존이 있을 거라던데?”
“엇 그런가요? 이런··· 외딴 도시에서?”
기직스의 손가락이 지도의 한 지점을 짚는다.
“이름이··· 아넥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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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랑키아 국왕이 임명한 성전군의 사령관, 에티엔 드 크레이 공작은 지끈지끈 아파오기 시작한 관자놀이를 손가락 관절로 누르고 있었다.
“아니 대체 어떤 놈들이 그런 사고를?”
“그게··· 아마도 개인으로 지원한 자들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돌로뉴 연대의 전위부대였는데··· 연대장 로데펭 드 돌로뉴 소 공작께서 사죄의 전령을 보내셨습니다.”
“하아··· 사죄는 내가 받을 일이 아닌 것 같네.”
한숨이 끊이지를 않는다. 이 일을 대체 어찌해야 하는가. 브와이유를 출발한 지 이제 며칠이나 되었다고. 이런 일이.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졌지?”
“20여 명의 탈영병이 행군로 인근에 있던 마을을 약탈했습니다. 주민들과 다툼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건물 몇 채가 불에 탔다고 합니다.”
“후우··· 죽은 사람은? 혹시··· 강간 사건도 있었나?”
“약탈을 막는 주민 몇 명이 심하게 얻어맞았는데, 그중 한 명이 이후 사망했습니다. 마을의 촌장이라고 합니다. 다행히 강간 사건은 없었습니다.”
“...그렇군.”
죽은 사람이 없었다면 돈으로 물어주고 싹싹 빌어서 어떻게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인명피해가 생긴 이상 원만하게 해결되는 것도 물 건너갔다.
“드 레뮤즈 측에서는 아직 아무 말이 없나?”
“아직은 없습니다.”
“아직은··· 말이지. 일을 저지른 놈들은 어떻게 됐지?”
“6명이 붙잡혀 교수형 되었습니다. 나머지는··· 도망쳐서 현재 추적하고 있습니다.”
“으음··· 알겠네.”
출전하자마자 민간인 약탈 사건이 터졌다. 그것도 명목상 ‘성스러운 전쟁’을 위한 성전군이다. 에티엔이 절대로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신신당부했고, 불순한 목적을 하고 있다면 즉각 군을 떠나라고 했었는데···. 이런 일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북방 전쟁 당시에도 아무리 단속하고 경고해도, 즉결 처형을 반복해도 저지르는 놈들은 있었으니까.
그런데 이 미친놈들은 아직 적지에 들어가기도 전에 저질러 버렸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하필이면 라몽 드 레뮤즈 백작의 영토를 약탈한 것이다.
“이 어리석은 놈들, 하필 신성한 전쟁의 출정 직후에 이런 짓을! 몽땅 잡아다가 목을 잘라 버려야!”
원정군의 어른인 프레니히 드 루블랭 백작이 하얀 수염을 떨며 외쳤다. 목을 자르진 않았지만, 몽땅 목을 매달기는 했다. 그래도 이미 벌어진 사건이다. 이걸 대체 어떻게 수습한다.
“모셸, 라몽 백작에게 편지를 써야겠다.”
“네, 공작님! 받아쓸까요?”
“음··· 아냐 직접 쓸게.”
"알겠습니다. 종이와 펜을 준비하겠습니다."
분명 난리가 날 테니, 그 전에 자진 납세하는 것이 낫다. 에티엔은 마음을 굳게 먹었다. 블랑독 남부를 침공하는데 보급로를 유지하려면 드 레뮤즈 가문의 협력은 필수 불가결이다. 아니··· 당장 드 레뮤즈나 그 가신들의 영토를 지나지 않고는 블랑독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지 않을까?
...이래서는 전쟁을 계속할 수 있게 해달라고 빌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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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망제 성이 함락된 이후, 졸지에 블랑독 연맹군의 최전선이 된 소도시 아넥시의 저녁은 분주하다.
오후 6시가 되면 성벽의 모든 문을 닫고, 부득이한 경우는 아주 엄격한 검문을 통해 쪽문으로만 다닐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성벽의 보수공사를 포함해서, 도시 밖으로 나가 있던 주민들은 서둘러 도시로 돌아오는 것이다.
물론 도시 밖에서의 시간이 끝날 뿐, 도시 안쪽에서는 방어시설을 개축하고, 무기를 추가로 만들거나 수리하는 등, 여전히 바쁘게 돌아간다.
그렇게 굳게 닫힌 아넥시 정문 앞에, 두 명의 말을 탄 남자들이 새롭게 도착한다. 짐을 실은 나귀 몇 마리를 끌고.
“여기가 아넥시가 맞습니까!”
그중 한 명이 외친다.
“여기가 아넥시는 맞소만, 당신은 누구요!”
성문 위에서 경비병이 외친다. 과거, 보세낙 드 리몽이 이끌던 용병대가 공격하던 당시에 비하면 주민들도 훨씬 침착해지고 여유가 생겼기에, 경비병들은 긴장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무작정 배척하지는 않는다.
“저는 멀리 그룬발트에서 찾아온 사제, 요한 린데만 폰 아인푸르트라고 합니다! 여기, 이 어린 친구는 저의 제자인 아르옌 그로반 수사입니다!”
“멀리서 오셨군! 미안하지만 우리 마을은 오후 6시 이후는 통행금지요!”
“법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겠지요! 허나 저는 아넥시에서 여러분과 함께 타락한 교단의 군세와 싸우기 위해 왔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겠습니까?!”
성문 위에서 갑자기 웅성거림이 있었다. 그리고 모자를 쓴 누군가가 고개를 불쑥 내민다.
“이름이 뭐라고 하셨소? 당신 사제라고 하지 않았소? 우리는 당신이 받드는 그 잘난 법황 성하에게 반역한 이단자들이란 말이오! 사제가 여긴 무슨 일이오?”
“모든 사제가 법황과 교단을 받드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그중 하나인 방어 교회의 일원입니다.”
“방어 교회? 그게 뭐요?”
“방어 교회는 현재의 타락한 교단을 개혁하고자 하는 사제들의 모임입니다! 점진적 개혁을 위해, 법황청에 탄압당하는 종교 공동체의 자립을 돕고 있습니다! 네, 저희는 아넥시의 ‘방어’를 돕기 위해서 왔습니다!”
“허어···.”
또렷하고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사제, 요한 린데만 폰 아인푸르트의 목소리가 호소력이 있었기 때문인지, 성문 위에는 주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방어를 돕는다니··· 지금 법황이나 엘랑키아 국왕이 보낸 군대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고 있소?”
“물론입니다!”
“우리는 죽을 각오로 여기에 있는 거요! 물론 싸울 생각이지만, 지켜내지 못한다면 살아서 요새를 떠날 생각은 없소. 가벼운 마음으로 온 것이라면 떠나시오!”
“저 또한 결심하고 왔습니다! 저를 믿어 주십시오. 방어 교회의 사제들은 평생 교단의 토벌군을 상대하는 것을 연구해 왔습니다!”
“허허, 거 참···.”
다시 위에서 뭔가 의논하는지, 말이 끊긴다. 사제 요한은 참을성 있게 기다린다.
“저기 사제님, 짐이 많으신데 무엇을 가져온 것이오?”
“물론 방어에 도움이 될 물건들입니다!”
“우리도 사제님을 마을에 들여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지만, 그 전에 짐을 살펴도 괜찮겠소?”
“물론, 마침 짐도 많았는데 대환영입니다!”
조심스럽게 성문이 열리더니, 방어 책임자 중 하나인 루옹이 10명의 병사들을 이끌고 나왔다. 요한과 종자 아르옌이 옆으로 물러서 있는 사이, 짐을 뒤지기 시작한다.
“화약이 포함되어 있으니 조심하십시오!”
“...정말 화약인데?”
“양이 꽤 많네요.”
수비병들이 조심스럽게 기름종이로 포장된 화약통을 옆으로 옮겼다. 그 아래에서 나온 자루에서는 쇠가 부딪히는 찰칵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건··· 뭐요?”
“수성전에 아주 유용한 갈고리 창의 촉 부분입니다. 손잡이로 사용할 장대만 구할 수 있다면 즉각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어, 와··· 이거 꽤 많은데요?”
짐에서는 실제로 꽤 많은 양의 무기, 혹은 무기처럼 생긴 것들이 나왔다. 대체 무슨 용도인지 모르게 생긴 것들이 나오면 요한이 모두가 들으라는 듯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설명해준다.
“정말 단단히 준비해서 오셨군, 사제 나으리.”
“저희 방어 교단의 결의를 믿어 주시겠습니까?”
“...생각보다 너무 대단해서 오히려 겁이 나는구려.”
“하하하! 아넥시를 침범하고자 하는 자들은 더 무섭게 느낄 것입니다!”
루옹은 경악한 표정으로 이 괴상한 사제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이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 그들을 구해주었던 아넥시의 성녀와 콘도티에레가 찾아왔던 때가 기억났기 때문이다. 그때는 불안해서 며칠 잠도 제대로 못 잔 상태에서 신경질적으로 맞이했었지.
“좋소, 마을로 들어가 이야기를 해봅시다. 그리고 미안하지만 가지고 오신 짐은 저희가 좀 관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습니다. 어차피 주민 여러분들이 쓰실 무기니까요!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환대는 무슨, 차려줄 것도 없소이다.”
피식 웃으며, 루옹은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사제 요한이 당당한 걸음으로, 수도사 아르옌이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뒤를 따른다. 나머지 민병들은 다시 짐을 잘 챙겨서 짐을 싣고 있는 말과 나귀들을 이끌고 성문 안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