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흑색화약의 용병대장-72화 (72/556)

15-1. 전쟁하기 좋은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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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높다는 표현은 보통 가을에 쓰지만, 3월의 하늘도 매우 높고 맑으며, 바람은 불지만, 한겨울의 칼바람과 달리 봄의 기운을 가득 담아 그렇게 불쾌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역시 봄은 전쟁하기 좋은 계절이다.

물론 좋은 계절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이고··· 솔직히 하기 싫은 행위이다. 용병에게 전쟁이란 수익 사업이니 모순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마 전쟁하고 싶다는 용병들도 목숨을 건 전투까지도 좋다는 자들은 별로 없을 거다. 그조차도 좋다면 그건 정신이 이상한 놈들이고.

“콘도티에레, 오늘은 차가 마음에 들지 않으시나요? 새로 내릴까요?”

“어? 아냐 아냐. 평소처럼 딱 좋아. 잠깐 뭐 고민 좀 하느라.”

“네에, 제가 도움이 된다면 뭐든 말씀해주세요오...!”

“그럼 서류 확인하는 것 좀 도와줄래?”

“네에, 네에!”

전쟁이 좋고 싫고와는 별개로, 지금은 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하는 김에는 당연히 이겨야 한다. 그것도 최소한의 피해로. 그걸 위해서, 나는 오늘도 서류를 뒤적거린다.

내 앞에 있는 서류 뭉치는 말 그대로 정보의 산이다. 사방에서 들어온 정보의 산. 부관 역할을 해주는 첼레스티나가 절반 정도 걸러서 정리해줬는데도 이 정도이다.

먼저 아쥬흐가 모아준 상인 정보 네트워크에서 축적된 정보들.

“타비뇽에서 발주된 대량의 밀가루와 절인 고기라··· 이건 올해 사용할 군수물자가 확실하겠네.”

“수량을 역산해서 병력을 추측해 볼까요?”

“으음, 그건 좀 힘들 것 같아. 이번 전쟁은 영역이 별로 넓지를 않아서 보급 지연이 거의 없잖아. 길어야 타비뇽에서 카르카냑인데. 게다가 타비뇽도 그렇고 주변에 상업 도시가 잔뜩이다 보니 그때그때 발주해서 써도 될 테니 말이야.”

“네에, 그렇겠네요! 어쩐지 양이 좀 적다 싶었어요···.”

통상 원정군의 싸움은 시간과 거리의 싸움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이번 싸움은 교단 세력이 일부 포함된 엘랑키아 정부군과, 엘랑키아 지방 정부가 다투는 전쟁이라 보급로가 가까워서 거리에 대한 이득을 보기는 좀 어렵다.

만약에 적의 보급기지가 되는 타비뇽 부근을 공격할 수 있다면 물론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후방 뚫리면 큰일이 나는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인데다 우회 공격이 말처럼 쉬운 것도 아니고....

“그리고, 겨울 동안 베르마유 부근에서 화약 수요가 많이 몰려서 일시적으로 화약값이 2배 가까이 올랐었다고 하네요오!”

“뭐? 아직 전쟁은 시작도 안 했는데 화약값이 왜 올라?”

“네에··· 흐음, 도련님들 사격 연습용으로?”

“아···.”

그게 있었네. 베르마유 대성전에서 무슨 신이 보는 책이니 뭐니 하면서 성전 참여자 명단을 봉헌하는 의식이 있었다고 들었었지. 거기가 젊은 처녀와 총각들이 불타는 연애의 장이 되었었다던가! 그럼, 거기서 여자 꼬시려고 출정하기로 서약한 얼간이들이 슬슬 총 쏘는 연습할 시기였겠구나.

베르마유 인근에 살면서 대성전 들락거릴 만큼 여유로운 귀족 집안 청년이라면 돈도 제법 있을 테고, 원래 화약 무기 발사는 소리도 그렇고 연기도 그렇고 임팩트가 있어서 구경거리로 꽤 좋은 편이다. 주디칼리에서도 용병이 참여하는 축제에는 서로 총알 없이 화약만 소량 장전한 부대가 가지런히 늘어서서 서로 총격전 벌이는 의식이 있었다. 거기에 번드르르한 갑옷으로 무장한 총기병들이 등장해서 쌍권총을 난사하면 그게 바로 영화고 연극이고 퍼레이드였지.

“그래도 지금 북방전쟁도 끝났는데··· 귀족 청년들 몇 명 총싸움 놀이 좀 한다고 화약 시세가 변할 정도인가?”

“네에, 화약 사재기 때문에 그래요!”

“사재기? 누가 화약 사재기를 해?”

“네에, 에엣? 그야 트랑카벨 가문이지 누구겠어요오···.”

“아, 맞네.”

이런 멍청하게, 당연한 생각을 못 했네. 트랑카벨 가문의 주요 화약 수입처는 주디칼리와 라솔이기는 하지만, 평소 거래하던 상인들을 통해서 소량이지만 꾸준히 화약을 사들였다. 게다가 화약의 재료가 되는 초석도 많이 사 모았다고 한다. 북방전쟁이 끝난 직후에 자칫 공급 과잉이 될 뻔한 초석이나 화약 제작자들은 신나서 물건을 팔았다고···.

내가 화약이 부족할 일은 없으면 좋겠다고, 좀 여유 있게 마련하고 전쟁을 시작하고 싶다고 말하긴 했었는데··· 역시 아쥬흐가 지갑 여는 스케일은 다른 레벨이다. 막 혹시 화약 제조 업체 주식도 산 거 아닐까? 하하, 이건 그래도 너무 간 것이겠지···.

“아무튼, 엘랑키아 왕실 정예군이 직접 나서지는 않더라도, 왕실의 소집에 응한 귀족군이 상당수 참여한다는 것은 기정사실로 봐야겠네.”

“네에, 그렇죠오···. 엘랑키아 귀족 집안 자식들을 쥐 잡듯이 잡아 죽여도 될까요? 그 부모나 형제들이 트랑카벨에 원한을 가지게 될 텐데···.”

“윽, 벌써 그런 걱정을 하는 거야?”

나는 당연히 농담이라 생각하고 웃음을 터뜨렸으나, 첼레스티나는 진지한 모양이다.

“네에, 하지만 콘도티에레의 군대에 맞서는 걸요, 분명 처참한 꼴을 당할 거예요···.”

“흐음.”

“전쟁은 이야기로밖에 들어본 적 없는 새파란 청년들이, 꽃처럼 예쁜 비단과 깃털로 만들어진 장식이 달린 갑옷을 입고 전장에 나설 거예요. 승리하고 전공을 세워 가문의 이름을 높이고 사랑하는 그녀와 사랑하겠다는 달덩이 같은 꿈을 안고 전장에 나서겠죠?”

“아니 첼레스티나··· 그 뭔가, 좀··· 어, 너무 구체적이지 않아?”

“하지만 전장에서 만나는 것은 콘도티에레가 훈련한 피도 눈물도 없는 트랑카벨의 살인 기계들인 것이에요! 직면한 것은 몰아치는 화약과 납의 폭풍! 동료들이 갑옷도 의미 없이 몸에 구멍이 펑펑 뚫려서 나가떨어지고, 요행히 적진에 도달해도 빈틈없는 창날의 벽에 부딪혀 말을 잃는 것이에요!”

“어우··· 무섭잖아 그렇게 말하면.”

“그대로 진흙투성이 땅바닥에 나뒹군 귀족 청년은 그 진흙이 비가 내려서 생긴 것이 아니라, 동료들의 몸에서 나온 피 때문에 질척해진 것을 알게 되는 것이에요! 공포에 질려서 새끼 돼지처럼 불쌍하게 울부짖어 보지만 아무도 듣지를 않는 것이에요! 천천히 투구의 면갑이 열리고 보이는 것은 땅에 떨어진 기사의 숨통을 끊고자 찔러지는 무자비한 단검의 칼날···!”

“으윽, 지금 소름 돋았어 첼레스티나···.”

뭐야, 첼레스티나가 이야기를 왜 이렇게 잘하지? 농담 아니고 진짜 소름 돋았다. 뭔가 곱고 여성스러운 목소리, 귀여운 말투와 무시무시한 내용이 대비되어 더 그런지도 모르겠고.

“후후, 첼레스티나는 시인이네요.”

“네에, 앗! 아쥬흐 양···!”

“순간, 저는 그런 전장에 나서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이라는 비겁한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대신 싸워주는 병사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게 되네요.”

“네에, 헤헤헤, 저희가 열심히 싸워요!”

“...아니 진짜로 베르마유 어디 극장에서 구연 행사라도 하면, 정신 빠진 귀족 애들 지원율을 좀 낮출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인데.”

잠시 첼레스티나의 스킨쉽을 받아 주던 아쥬흐는 우리에게 종이 한 장과, 봉인된 편지 하나를 내밀었다.

“라니오타 항구 관리자가 보내온 서신이네요. 엄청난 숫자의 사람과 말을 실은 수송선들이 접안 요청을 했어요. 그리고 콘도티에레 에트를 수신자로 하는 편지가 같이 왔어요.”

“사람과 말이라, 아! 작년에 고용한 용병들이 도착했나 보네요.”

“네, 그런 것 같기는 한데 어떤 준비를 하면 될까요?”

나는 봉인을 부수고 편지를 펼쳤다.

“에··· 짧군요. ‘우리 도착 예정, 환영 필요 없음’ 끝입니다.”

“호오? 말수가 적다는 점은 일단 호감이 가네요.”

“실력도 아마 괜찮을 겁니다. 환영은 하지 말랬지만 준비를 하긴 해야겠네요. 첼레스티나, 주둔지는 준비가 됐지?”

“네에, 준비했어요!”

“뭐, 야지에 천막만 있어도 만족할 친구들이지만 그래도 첫 식사는 좋은 인상을 주고 싶네.”

차근차근 늘어나는 전력을 보며, 이들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나도 모르게 상상하게 된다. 결국 나도 천상 용병이라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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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렇게나 주시면 곤란합니다···.”

“어차피 돈 되는 포도주는 우리도 다 팔았고, 싸구려만 좀 남았으니까 총각들이 마셔 줘. 이게 다 돕는 거라고.”

“하하··· 그럼 감사히 마시겠습니다.”

슈토르히 연대 소속의 돌격병 중대 신병, 고프릭 벨장은 식사를 가져다주러 온 마을 할머니가 따라주는 포도주를 마셨다. 적당한 노동으로 달아오른 몸에 낮은 도수이지만 시원한 술이 들어가자 말도 못 할 쾌감이 온몸을 감쌌다. 주변에서 동료들도 꿀꺽꿀꺽 잘도 마시고 있었다.

“캬, 최고네요!”

“잘 마시는구먼 총각, 한 잔 더 하시겠는가?”

“아, 그럼 저야 좋죠! 하하하!”

“포도주는 얼마든지 있으니 천천히 마시게. 그래도 높은 분한테 혼나지 않게 적당히 마시라고?”

“제가 중대장인데 누가 혼낸답니까? 푸하하하!”

옆에서는 중대장 크레시미르 두브람이 호쾌하게 두잔 째를 마신다. 고프릭 역시 잔을 깨끗하게 다 비웠다. 휴, 이제야 살 것 같다.

그들, 슈토르히 연대 돌격병 중대는 동계 행군 훈련 및 체력 단련을 위해 현재 아넥시에 머물고 있었다. 아침에는 아넥시 주민들을 도와 방어 시설을 보강하는 일을 하고, 저녁에는 기본적인 진형 연습이나 이론 교육을 받는다. 꾸준한 체력 단련은 당연한 것이고.

“그래도 총각들이 도와준 덕분에 성벽을 다 고쳤구먼···.”

자신이 가져온 음식과 포도주를 덩치가 산만 한 병사들이 신들린 듯 퍼먹는 것을 보자 흐뭇한 표정을 짓던 할머니의 눈길이 성벽을 향한다.

부분 부분이 무너져 있던 고대의 성벽은 적어도 외부에서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깨끗하게 단장되었으며, 그 앞에는 해자와 나무 울타리까지 생겨 적의 접근을 막을 수 있게 되었다. 대형 공성포의 공격에 견딜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도 정교하게 잘 끼워 맞춘 벽돌 성벽을 포격만으로 부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피난민 무리가 다시 움직이고 있는데, 할머니께서는 남쪽으로 피난 안 가시나요?”

“나는 평생 여기서 살았는데, 가긴 어딜 가. 나는 뭐 싸울 수도 없고 쓸모가 없는데, 다행히 지켜준다는 사람들이 있으니 계속 밥이나 해야지.”

구부정한 허리를 편 할머니는 씨익 웃는다. 고프릭은 묘한 책임감을 느꼈다. 자신도 아넥시를 지키며 싸워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하지만 얼마 후 소집령이 내려오면 슈토르히 본대에 합류하기 위해 돌아가야 한다.

“이봐, 고프릭, 지금 아넥시 지키고 싶다는 생각 했지?”

“어··· 네, 맞습니다···.”

“너는 얼굴에 생각이 다 드러나니까. 아넥시는 말이야, 우리 콘도티에레가 이미 한 번 지킨 적 있는 도시야. 그렇게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라는 거지.”

“네···.”

“게다가 우리가 다른 데서 나쁜 놈들을 썰어 버리면 그만큼 더 안전해지니까, 함께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런 생각은 하지 말라고?”

“알겠습니다, 중대장님.”

트랑카벨 영지군에 지원한 날, 크레시미르에게 스카웃 된 고프릭은 겨울 동안 힘든 훈련을 거쳤다. 고프릭 외에도 체력과 덩치 좋은 병사들이 제법 지원하거나 추천받아서 합류했었는데, 기초 훈련이 끝났을 때 남아있던 것은 열 명 중 일곱 명 정도로 혹독했다. 고프릭 역시 몇 번이나 육체가 한계에 도달했었다. 온몸이 고통스러워 말을 듣지 않고,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골백번은 들었다.

그를 지탱해준 것은, 처참한 꼴을 당해 죽어간 아내와, 시체조차 찾지 못했던 자식에 대한 기억이다. 그리고 크레시미르 중대장이 해주었던 말.

‘가장 앞에서, 가장 증오스러운 놈들을 찢어 죽일 수 있는 특권이지.’

그것이 다소 덩치가 클 뿐, 평범한 농부였던 고프릭이 고된 훈련을 이겨내고 슈토르히 연대의 일원이 될 수 있었던 까닭이다.

아넥시는 온종일 소란스럽다. 벽돌로 사용할 돌을 깨는 소리, 대장간에서 쇠를 두드리는 소리, 방어용으로 사용할 말뚝을 두드리는 소리 등등.

게다가 온종일 마차가 들락거리고, 피난민들도 오간다. 트랑카벨 가문에서 오는 보급 물자가 있는가 하면, 아넥시 주민들이 따로 마련한 돈으로 구매한 물자들도 수시로 도착한다. 멀리 북쪽에서 오는 피난민들이 와서 잠시 쉬다가, 안전하게 여럿이서 무리를 지어 남쪽으로 다시 출발시킨다. 숫자가 많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끊이지는 않는다.

그런 와중에 아넥시에 남은 이들은 떠날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다. 농부, 상인, 각종 기술자. 대부분은 군인이 아니다. 애초에 아넥시 주민들 대부분이 지난 전투 이전에는 무기를 잡아본 적도 없었고, 그 후에 도착한 이들은 더욱 그랬고. 하지만 ‘성녀가 한 번 지켰던 신성한 도시’라는 이름은 많은 정순파 신도들에게 머물 이유를 제공한 모양이다.

고프릭이 알기로, 원래 귀족이 통치하던 이 도시는 통치하던 가문이 도망친 이후 소유권을 포기했다고 들었다. 트랑카벨 가문의 중재로 가문의 재산 약간을 청산하고 모든 권리를 포기하게 되었다던가. 그래서 지금은 명목상 트랑카벨 가문의 산하이기는 하나 세금을 거두는 일은 없었고, 주민 대표와 트랑카벨 가문이 협의하여 만들어진 자치 헌장에 따라 통치되고 있었다.

평생 산골짜기에서 살아온 고프릭이 평생 본 도시라고는 카르카냑과 아넥시 딱 두 개가 전부였다. 물론 명실상부한 거점 대도시인 카르카냑과 비교하면 성벽으로 둘러친 마을 정도이지만, 그래도 굉장히 활기차 보이고, 강해 보였다.

“중대장님, 전쟁이 언제 시작될까요?”

“글쎄, 그건 저 북쪽에 신성한 똥을 싸는 분들 마음에 달렸겠지? 하지만 최소한 다음 달에는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군요···.”

“긴장되나?”

“부끄럽지만 그렇습니다.”

“그거야 긴장되겠지! 나도 그렇거든!”

크레시미르는 고프릭의 어깨를 탁탁 쳤다.

“그래도 내가 장담하는데, 너 상대해야 하는 적이 훨씬 긴장해야 할 거다. 아주 오줌이라도 지릴걸?”

“허어···.”

“네 덩치 보고 안 쪼는 놈 있으면 내가 중대장 자리 넘겨준다 진짜.”

껄껄거리며 웃는 중대장을 보며 고프릭은 어쩔 줄 몰라 한다.

마음이 약해질 때가 되면, 자신이 저질렀던 처음이자 유일한 살인, 보세낙 드 리몽을 기억한다. 마지막까지 악에 받쳐 소리를 지르다 죽었던 소름 끼치던 인간.

그런 자를 죽였으니, 자신도 그만한 업을 짊어지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 자동으로 눈이 부릅떠지는 것이다.

“충분히 쉬었으니, 다시 일 시작하겠습니다.”

“어어, 조금 더 쉬지?”

“먼저 시작하겠습니다.”

고프릭은 다시 돌을 나르기 시작한다. 복잡한 기분은 일로 날려 버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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