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트랑카벨의 방문자들
에티엘 공작과의 식사가 있고 난 뒤 갑자기 바빠졌다. 전에 트랑카벨 핵심 멤버들 상대로 프레젠테이션한 계획에 있었던 제21, 제22 연대가 공식적으로 새로 창설되었고, 초안만 있던 정찰연대의 기간 인원들을 편성하느라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찰 연대는 완전히 새로운 구성이다.
현재 트랑카벨 영지군을 구성하는 보병과 기병 연대들은 모두 결전을 상정한 병력이다. 절대 무너지지 않는 전선을 유지하고 적의 주력을 타격하며, 종국적으로 적을 섬멸하고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부대이다.
물론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기간 병력이기는 하지만, 전쟁을 ‘제대로’ 하려면 이런 병력만 가지고는 조금 부족하다. 그래서 새로이 편성하는 부대가 정찰 연대이다.
정찰 연대는 전원 기병으로 이루어지며, 기본적으로는 우리 트랑카벨 영지군 기병의 주력인 총기병과 용기병들도 포함되어 있다. 신체 대부분을 덮는 중갑옷을 입고 두 자루의 권총으로 무장해서 근거리 사격전과 백병전 모두 강력한 총기병과, ‘말을 탄 보병’으로서 가볍게 무장하고 누구보다 빠르게 전술적 요지를 차지해 중거리 화력 지원을 하는 용기병의 조합은 여울목의 전투에서 그 효과를 발휘했으니까.
거기에 새로이 들어가는 병과가 ‘추격 기병’이다. 갑주로 온몸을 감싼 총기병과 달리 흉갑과 투구로만 간소하게 몸을 보호하고, 검 등 근접 무기와 권총 한 자루로만 무장했다. 몽세나 지역에서 기르는 덩치가 작지만, 지구력이 좋은 소형마들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무장이다.
무장한 기병들은 블랑독 전역에서 지원한 하급 귀족이나 지주 계급 출신들이 대부분이었다. 좋은 군마를 사들일 정도로 돈이 많거나, 전문적인 기마 전사로 훈련받을 만큼 여유롭지는 않았지만, 승마에는 익숙했고 블랑독 지리에 대해서도 잘 알았다. 대단히 열성적인 것이야 당연했고.
이들은 경쾌함이라는 장기를 살려서 아주 넓은 범위를 정찰하고 전력이 급히 필요한 전장에 누구보다 빠르게 달려갈 수 있다.
전투에서는 독자적으로 적진을 돌파하기는 어려워도 이미 뚫린 돌파구를 확대할 것이며, 전열이 붕괴하여 도주하는 적들을 끝까지 추적해 완전히 갈아버릴 것이다.
지휘관으로 누구를 임명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여울목의 전투에서 기병 분견대 지휘관으로 활약했던 로베르 드 나뵈프 중대장을 임명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전투에서 그의 기병 지휘, 특히나 1차 돌격으로 적을 격파한 이후, 총을 재장전하거나 명령을 기다리는 대신 즉시 적 주력 기사단의 후방을 공격했던 판단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연대장은 트랑카벨 가문의 가신 중에 뽑아쓰는 편이 맞지 않나 싶기는 했다. 그래서 아쥬흐나 아실에게 의견을 물어보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오히려 ‘복무 중 충성을 서약하고 영지군에 입대했다면 이미 트랑카벨의 가신이나 다름없지 않은가?’라는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줘서 나를 놀라게 했다.
“제가 적임자라 생각하셨다면 분명 그럴 것입니다. 임무를 주신다면 완수하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여울목의 전투에서도 상처를 입어 치료를 받고 있던, 항상 퀭한 눈의 청년 기사 로베르는 딱히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담담하게 승진을 받아들였다.
“로베르 경,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할게요.”
마침 전할 말이 있었다며, 전공에 대한 보상인 트랑카벨 쌍엽장을 챙겨서 따라온 아쥬흐가 그에게 훈장을 달아주며 말했었다.
“혹시 최근에, 특히 아침에 두통이 있거나, 시야가 좁아져 아찔해지는 경우가 없나요?”
“...간혹 그렇습니다. 하지만 임무에는···.”
항상 담담하고 표정을 드러내지 않던 로베르가 처음으로 당황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허어, 아넥시에서 온 몸에 붕대를 감은 파리한 얼굴로 찾아와서는 ‘총알받이나 버림 말이라도 좋으니 선봉에 세워달라’고 할 때도 담담했던 사람인데, 역시 기사로서 건강하지 못하다는 오해는 피하고 싶은 것인지.
“후후, 괜찮아요. 아마 빈혈 때문에 그러신 것 같아요. 약을 처방해 드릴 테니, 조만간 카르카냑 군병원에 들러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연대장 임명 축하드려요. 활약 기대할게요.”
“물론입니다!”
완벽한 차렷 자세로 대답하는 그의 말투에 조금은 기쁨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나도 기대한다. 부디 활약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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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에, 아쥬흐가 나를 집무실로 불렀다. 가스텔 드 누아 백작의 요청에 따라 동맹인 드 누아 가문의 군대를 내년 봄까지 훈련할 교관단을 파견한 직후였다. 트랑카벨의 가신 출신과 용병 출신이 절반씩 섞인 교관단은 제10 연대의 선임 중대장 기즈 드 콜롬브가 이끌기로 했다. 여울목의 전투에서 부연대장으로 견고한 지휘를 보여주기도 했고, 카르카냑 경비대 조직을 오랫동안 운영하기도 했으니 적임자라 판단했다.
이 쪽에서 사람을 보내서 ‘이 수준에 맞춰라’라고 하기도 참 애매한 일이었으니, 먼저 요청해 주어서 참 다행이다. 드 누아와 그 영향력이 미치는 소영주들의 군대도 내년 봄에는 믿을 만한 수준이 될 것이다.
아무튼 아쥬흐의 호출은 기다리기라도 한 듯, 딱 바쁜 일을 마친 직후였다.
“오늘 아침 에티엘 드 크레이 공작이 떠나셨습니다.”
그녀는 단도직입적으로 호출 이유를 말해주었다.
“아아 그래요? 가문 사이의 이야기는 잘 되었나요?”
“가문 끼리··· 잘 됐다면 어떤 형태일까요?”
엇, 갑자기 기분이 싸하다. 요즘 계속 사이가 좋아서 긴장을 풀고 있었는데, 오늘따라 아쥬흐의 표정이 영 좋지 못하다. 이거··· 대답 잘못하면 지뢰 밟는 각이다. 오랜만인데 이 기분.
단어를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혹시라도··· 그··· 으음, 평화가 성립되었나요?”
“그건 어렵지 않겠어요? 참 아이러니하지만, 우리 측에서도, 에티엘 공작 측에서도 원하지만 선택할 수 없는 선택지네요.”
지뢰는 다행히 회피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인다. 결국 평화를 위한 조건 협상은 결렬이 된 것일까. 그럼 그녀의 기분이 나쁜 것도 이해는 간다.
“마음고생이 심하시겠습니다. 아쥬흐 양도, 아롱드 자작님이나 아실 자작님도요. 아니, 그 에티엘이라는 공작도 그랬겠네요.”
내 말에 아쥬흐는 조금 의외라는 표정을 짓는다.
“처음부터 서로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조건들을 가지고 시작하지 않았나요. 국왕과 법황은 서로 손을 잡기는 했지만, 그 속내는 완전히 다르고요. 그 외에도 참여한 북부의 귀족 가문들이 한둘이 아니고, 블랑독의 가문들도 마찬가지죠.”
서로가 하려는 일은 전쟁으로 같지만, 그 이유나 방식은 제각각이다. 얼마나 깊이까지 엮여있는지도 제각각이고. 이래서야 일부 주체들 사이에 평화가 합의되더라도 나머지는 여전히 전쟁을 이어갈 가능성조차 있다.
“결국 피를 보지 않고 끝나는 것은 어렵겠지요?”
굳이 내가 설명할 필요도 없이, 그녀도 내가 하려는 말은 잘 알고 있겠지.
“하지만 에티엘 공작의 사람됨은 괜찮아 보였습니다. 상대측에 그런 인물이 있다는 것은 다행이네요.”
신에게 바치는 성전이니 최후의 이단자가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 전쟁을 멈추면 먼저 간 가족들에게 면목이 없다, 최후까지 싸우겠다.
이런 미친놈들만 가득하다면 결국 파멸로 갈 수밖에 없다. 패자는 물론이고 승자 조차도 폐허와 시체더미 외에는 얻는 게 없을 것이다. 때문에 상식적이고 이성적인 지도자가 있다는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쥬흐는 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우물쭈물한다.
“그··· 결혼 동맹 건은 일단은 거절했어요.”
“잘 하셨습니다.”
“네에?”
내 시원시원한 대답에, 그녀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뜬다. 내 대답이 의외였나? 결국에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평범한 상속권 다툼도 아니고 결혼으로 해결될 전쟁이 아니지 않습니까. 오히려 블랑독 연맹 내적으로도 결속이 흔들리는 원인이 될 수 있고요.”
“그렇죠··· 맹주 가문이 혼자 살겠다고 왕가와 통혼한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겠네요.”
블랑독 연맹은 갈수록 규모가 커져가고 있었다. 전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으니, 눈치만 보던 이들도 어쩔 수 없겠지. 그들 입장에선 정말 이상하게 받아들여지기는 하겠다.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결혼 동맹에 반대입니다.”
“호오, 왜 그렇죠?”
“얼마 전에 철면 은행의 빈첸조 지점장과의 대화에서 저평가받은 상태에서 주식은 팔지 않는다고 하셨지요?”
“그랬었네요.”
“저는 아쥬흐 양이, 아니 다른 누구라도 심리적 부채를 안고 팔려가듯 시집가는 것에 반대합니다.”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하면 몰라도, 확정되지도 않은 어정쩡한 평화에 대한 약속만 가지고 결혼한다? 말도 안 되는 일이지.
“흐응··· 그러시군요.”
어라, 아쥬흐의 기분이 갑자기 좋아진 것 같다. 조금 전까지 살짝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었는데. 역시 그녀도 썩 내키지는 않았던 모양이지.
“후후, 그러시단 말이죠?”
“네?”
“아, 아녜요, 혼자말이었어요.”
의자에 깊게 몸을 묻으며 살짝 미소를 짓는 것이, 확실히 기분이 풀린 것 같다. 다행이네.
“그나저나, 에티엘 공과 개인적으로 만나셨다면서요? 어떤 이야기를 했나요?”
“아···.”
살로슈 22년 빈티지에 정신이 팔려서··· 가 아니라 정보도 살피고 사람도 살피기 위해서 돼지의 투구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었지.
나는 대충 둘 사이에 나누었던 이야기를 간단하게 전해주었다. 찬찬히 이야기하면서 혹시라도 자체 검열이 필요한 내용이 있을까 싶었는데, 그럴 내용은 없었다. 와 진짜, 술까지 마셨는데 서로 되게 건전한 이야기만 했구나.
“어, 얼음 공주라니···.”
듣기만 하던 아쥬흐는 자기가 델로나에서 불리던 별명이 어이가 없는 모양이다.
“제가 진짜 그렇게 차갑게 보였나요?”
“아, 아닙니다. 델로나 대학 다니던 팔자 좋은 학생들 보기에 그렇게 보였나 보죠.”
“흐음···.”
조심스럽게 말했는데, 다행히 지뢰 하나 회피한 것 같다.
“그 때는··· 정말 주변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어요.”
아련한 기억을 더듬는 듯한 표정이다. 당시의 아쥬흐는 그랬을 만도 하다. 애초에 의학을 공부하려던 것이 할아버지인 아롱드가 갑자기 제대로 걷지 못하게 되면서부터였으니.
“게다가 저도 미숙해서 친구도 사귀지 못했고··· 같은 과 선후배 몇 명 말고는 말을 트고 지냈던 사람도 얼마 없었네요.”
그랬구나··· 하기는, 아무리 꼿꼿한 소녀라도 10대 후반을 외딴곳에서, 공부만 하면서 보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지금 생각하면, 나도 그녀가 처한 상황을 제대로 알아주지 못했던 것 같다.
“후후, 그래도 콘도티에레 에트가 곁에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저야 뭐 한 게 없는데요.”
나는 정말 한 게 없지만. 한 게 없는 것 치고 정말 훌륭하게 자랐지. 지금 트랑카벨의 절반은 그녀가 지탱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정말 다행이야. 그녀가 잘 자라서. 그리고 내가 지뢰를 안 밟아서.
“흐으음··· 벌써 저녁 시간이 늦었네요. 저녁 식사 같이 하실래요?”
“그럴까요? 아, 에티엘 공이 가시기 전에 선물로 주신 좋은 포도주가 있네요.”
“호오, 진짜요? 그래도··· 제가 마셔 버려도 돼요?”
“당연하죠.”
아까울리가 있나. 아마 그녀가 마셔주는 쪽이 선물을 준 에티엘에게도 기쁜 일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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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누아 추기경 예하, 처음 뵙겠습니다.”
“어서 오시지요, 에티엘 드 크레이 공.”
트랑카벨 가문과의 회담을 마치고 카르카냑을 출발한 에티엘 드 크레이 공작은 북동쪽으로 향해 목표를 타비뇽으로 잡았다.
타비뇽은 법황에 의해 이단 토벌 성전이 선언된 이후, 성전군의 집결지로 지정된 장소였다. 원래 엘랑키아 동부의 조용한 지방 도시였던 타비뇽은 성전군의 사령부로서 전에 없이 북적대고 있었다.
“다소 늦었지만, 엘랑키아 왕실이 지금에라도 법황 성하의 소집령에 응해 주신다니 기쁘게 생각합니다.”
“늦게라도 신성한 전쟁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단 역시, 내년에 있을 신성한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하고 있지요.”
둥글둥글한 얼굴을 가진 아르누아 루케 추기경은 사람 좋게 웃고 있었지만, 그 말투에는 가시가 돋혀 있었다. 요약하자면, ‘니들이 진작 왔으면 진작에 시작했을 전쟁이다, 니들이 늦었기 때문에 내년으로 밀렸지 않느냐’는 말을 돌려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오늘은 늦은데 대해서 사과도 드리고, 먼저 소집에 응해주신 용맹한 기사분들의 진용을 이 눈에 담고자 방문했습니다.”
에티엘 역시 예의 바르게 대답했다. 하지만 그의 말 역시 행간에는 어느정도 의미가 담겨있다. 정확히는 에티엘 자기 뜻이라기보다는 엘랑키아 국왕 다고베르 2세의 뜻이겠지. ‘엘랑키아 왕실 없이는 수행도 어려운 전쟁 뭐하러 일찍 시작했냐?’ 정도의.
실제로 타비뇽 부근에는 성전에 참여한 병력이 상당히 모여있었으나, 최근 여울목의 전투에서 트랑카벨 군대에 패배한 드라멜른 기사단의 선견대 말고는 어중이떠중이 캠프에 가까웠다.
“허허허, 마침 오셨으니, 성하께서 군권을 위임하신 우리 성전군의 사령관을 소개해 드려야겠군요.”
“라모리 스텐던이라 합니다.”
짙은 갈색 곱슬머리와 콧수염이 인상적인 남자가 인사를 하며 손을 내민다. 복장은 제법 그럴듯하지만, 갈색으로 탄 피부와, 얼굴과 손등에 난 자잘한 상처를 보면 지위가 높은 인물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에티엘 드 크레이 공작입니다. 스텐던이라는 이름은 혹시 알디온의···.”
“할아버님이 알디온, 위젠터의 귀족이셨습니다. 아버지 대부터 엘랑키아를 섬기는 기사로 살고 있습니다.”
“그러셨군요. 지휘를 잘 부탁드립니다.”
에티엘은 라모리의 손을 맞잡았다. 서로 단단하고 굳은살이 있는, 전사의 손임을 알 수 있다. 아무리 봐도 법황청에 소속된 성기사로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전장에서 잔뼈가 굵은 군인으로 보인다.
“라모리 스텐던 경은 북방과 동방의 여러 성전에서 큰 공을 세우신 분이시오. 때문에 법황 성하께서 특별히 이번의 교단군을 맡아 달라고 요청하셨지.”
“보잘것없는 군인일 뿐입니다.”
라모리가 부끄러운 듯 쓰게 웃는다. 하지만 그 순간, 에티엘은 상대방의 탁해 보이는 눈동자에서 빛나는 잔인함을 놓치지 않았다.
“자, 그럼 내년의 계획에 관해 이야기해 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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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는 손님? 누구지?”
성문에서 연락이 왔다. 성문에서 방문자를 막아놓고 연락을 따로 했다는 것은 별로 좋은 징조는 아니다. 어지간히 수상한 인물이라는 이야기니까.
호기심도 있고, 걱정도 돼서 부랴부랴 연락이 온 성문으로 향했다.
“콘도티에레!”
약간 째지는··· 감동한 목소리.
“어? 어어?”
누더기가 다 된 망토로 온몸을 감싼 누군가가 나를 보고 달려오려다 경비병들에게 제지당한다. 왠지 경비병들은 얼굴을 찡그리고 손등으로 코를 막고 있다.
“첼레스티나? 정말 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