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삼개군 전역
아치요라는 전령이 도착한 이후로, 나는 고민에 빠졌다. 아니 정확히는 아치요가 가져온 일 자체는 그럭저럭 해결 됐다고 해야겠지. 그 다음이 문제지만.
레뮤즈 동쪽 어딘가에 있다는 랑두제라는 곳의 멍청이 남작이 자기 영민들 중 정순파를 색출한다고 난리를 부린 모양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뭔가 잘되지 않았다. 내가 보기에는 어차피 몇 명 안 되니 대충 잡아다가 조리돌림 하면 되겠거니 싶었는데 생각보다 많았던 게 아닐까 싶다. 하여간 못된 놈들이 일도 어설프게 해요.
결국 탄압받던 정순파가 반란을 일으켰고 트랑카벨에 구원 요청을 했왔다. 그래서 탈출해오는 주민들을 수습했다. 랑두제 영지의 정순파 뿐 아니라, 본인이 정순파는 아니지만 가족을 따라온 이들이나 신변에 위협을 느낀 주변 지역 정순파들 까지 합쳐져 그 숫자는 무려 2천 명에 이르렀다.
즉시 트랑카벨 본성에 여기 대해서 알리고 대응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혹시라도 성가신 교섭 요청이 오면 가문에 물어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시간을 끌 생각이었는데, 그게 이렇게 역으로 돌아와 버리는구나.
멍청이 남작인 소베트르 드 랑두제는 반란자들을 용서할 수 없는지, 화가 나서 기병들을 이끌고 도망친 정순파들을 추격해 왔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연히’ 평소보다 북쪽에서 훈련 중이던 트랑카벨의 군대를 보고 돌아갔다. 그냥 돌아간 것은 아니고, 쌍욕을 하다 돌아갔지만.
혹시라도 미친 척하고 달려들면 어쩌지 싶었는데 다행이었다. 외부 세력도 아니고 블랑독의 귀족인데다 레뮤즈 백작의 가신이라는데, 상대하기가 껄끄러운 것은 사실이다. 레뮤즈나 랑두제가 블랑독 연맹 소속이 아닌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먼저 적대하지 않는데 공격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어쨌든 블랑독의 귀족 중 절반 가까이가 형세를 관망하고 있으니, 아군 아니면 적이다! 라는 태도는 위험하지.
그리고 여기서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씩씩대며 돌아간 드 랑두제 남작이 블랑독 경계 너머의 친척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내가 이쪽 귀족들 사이의 관계를 잘 모르긴 하지만, 이건 모르긴 몰라도 레뮤즈 백작 입장에서도 무척 열을 받는 일이 아닐까 싶은데··· 자기 세력권에 다른 지역 귀족이 영향력 미치는 것을 좋아하는 놈들이 어디 있겠나. 사실 지금 블랑독 귀족 상당수가 트랑카벨의 아래에 뭉친 것도 이 이유가 클 텐데.
하여간 귀족들 하는 짓에는 항상 명분이 중요한데, ‘구원을 요청한 친척을 돕는다’거나 ‘구원을 요청받은 지인을 돕는다’ 따위의 명분으로 넘어올 놈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온다. 그거야 명분에 불과하고, 본격적으로 국왕이 주도하는 성전이 시작되기 전에 맛이나 보고 한 입 먹으려는 떨거지들이 대부분이겠지. 빌어먹을 한입충들!
“콘도티에레, 전령이 왔습니다!”
“윽, 어디서? 또 무슨 일이지?”
“블랑독 북동부에서 국경을 넘은 군대가 있답니다!”
“으으, 뭐 하는 놈들이래?”
“그건 아직 잘···.”
헬 난이도의 기운이 스멀스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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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웠던 여름이 가고 비교적 시원한 가을이 시작될 무렵이다. 하늘은 높고 청명하며, 다소 건조한 블랑독 초원에는 가장 아름다운 시기가 시작된다. 시기에 맞춰 포도를 수확하고 이를 포도주로 만들 준비를 하기 때문에, 술을 생산하는 마을마다 향긋한 과즙 냄새가 떠나지 않는 시기이기도 하다. 포도주 사업은 트랑카벨 가문의 주요 자금원 중 하나이기도 하고. 이럴 때 느긋하게 여행하면서 여기저기 방문하면 한참 인심 좋아진 사람들에게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이 빌어먹을 전쟁만 아니라면 말이다.
나는 무슨 죄를 저질러서 이런 좋은 날에 나를 죽이겠다고 덤벼드는 적군과 대치를 하고 있는가....
랑두제 영지의 정순파 탄압과 그에 이은 소요사태로 시작된 분쟁은 더럽게 꼬여가고 있었다. 내 앞에는 무려 세 개의 군세가 존재하고 있다.
우선 로카르 드 바르니에라는 이름의 귀족이 이끄는 군대가 블랑독에 들어왔다. 현재 문제가 발생했던 랑두제 부근에 주둔하고 있다는데 정확한 병력은 모르지만 한 3~4천 정도로 추정된다. 계속 블랑독 경계를 넘어오는 자들이 있어서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드 바르니에 가문은 알아보니 중부지방의 그저 그런 자작가라고 하는데, 로카르는 현 가주인 드 바르니에 자작의 아들로 랑두제의 영주 소베트르의 사위라는 모양이다. 아내의 고향을 구하러 달려가는 기사라니... 귀족들의 심금을 울리는 내러티브가 완성됐다. 모양새가 좋다 보니 어정쩡한 귀족 나부랭이들이 달라붙어서 꽤 큰 세력을 이루게 된 상태.
아마 성전이 시작된다니 허겁지겁 왔는데, 왕실이 주도하는 성전군은 아직 보이지 않다 보니 몸이 달아오른 어설픈 놈들이 많겠지만 그래도 그 세력은 절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오합지졸이라 해도, 타고난 전투병기인 기사가 근접전에서 얼마나 강한지는 지금까지 뼈 아프게 느끼고 있으니까.
다음으로 레뮤즈의 군대도 소집된 모양이다. 내가 라몽 드 레뮤즈 백작을 좋아하는 편은 절대로 아니지만, 오늘 이 상황에서는 라몽 백작도 피해자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정순파 추방도 외부 세력들 더 이상 개입하지 말라고, 알아서 처리하겠다는 퍼포먼스였을 터였다. 하지만 가신이라는 남작 놈이 사고를 쳐서 그 '외부 세력'을 끌어들였고, 지금 수천은 되는 외부 귀족들의 군대가 백작의 세력권인 랑두제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성전이네 뭐네 해봤자 자기 영토에 남의 군대가 허락도 없이 들락거리는 것을 좋아할 통치자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가신의 영토에서 소요 사태가 발생했으니 그걸 그냥 둘 수도 없을 테고.
잘은 모르지만, 이 사달을 낸 소베트르 남작은 라몽에게 쪼인트를 까이고 있지 않을까?
마지막, 세 번째 군세는 상상도 못했던 드라멜른 기사단이다. 저 멀리 북쪽, 그룬발트 기준에서도 북쪽으로 치우친 해안가에 자리 잡은 종교 기사단이다. 내가 알기에는 신성 그룬발트 제국의 황제에게 충성하는 기사단인데, 대체 이 남부 변경에서 뭘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설마 따뜻한 날씨를 찾아 내려온 것은 아닐 테고, 차기 황제를 선출하지 못하고 있는 선제후 가문들과 사이가 안 좋다더니 법황 쪽에 줄을 대려는 것인가.
한가지 확실한 것은, 북방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고, 내전 중인 그룬발트의 제후들과 부대끼면서 성장해온 드라멜른의 기사들은 강철같은 전사라는 것이다. 최소한 왕실군에 지원하지 않으면 굳이 전투에 나갈 일은 없었던 엘랑키아 중부의 말랑말랑한 귀족 기사단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은 기억해 두어야 한다.
드 바르니에의 귀족 연합군.
레뮤즈 가문의 군대.
드라멜른 기사단의 파견대.
이들을 앞에 두고 내가 선택한 것은....
"철수 준비는 됐지?"
"예, 콘도티에레! 찢어진 천막 쪼가리 하나, 부러진 말뚝 하나 남기지 않고 싸그리 챙겼습니다!"
"잘했다! 우리도 갈까?"
"예, 콘도티에레!"
도망이다.
누가 불리한 지형에서 수가 더 많은 적과 싸워줄 줄 알고? 절대 안 싸운다. 꼬와? 꼬우면 따라와 보시던가.
정순파 피난민들을 받아들이느라 어정쩡한 위치에 있느라 불편했다. 원래라면 더 남쪽에서 훈련이나 하고, 주변 영주들 보라고 퍼레이드나 하면서 비교적 한가하게 보냈을 텐데, 각 잡고 대기했던 병사들도 고생이 많았지.
이제 피난민들도 남쪽으로 피난 보낸 지 하루 이상 지났으니, 철수해도 되겠다. 그러면 어쩌다 보니 한 장소에 모이게 된 '이단 토벌 성전군 지망생' 군세들도 목적이 없어졌으니, 다들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그냥 농민 수백 명 소요 사태에 다른 동네 귀족 군대 수천 명이 몰려드는 것부터가 코미디니까.
설마 쫓아오지는 않겠지.... 어차피 서로 싸울 준비가 안 된 것은 마찬가지일 텐데.
그리고 몇 시간 후에, 찡그린 표정의 모리츠가 보고하러 찾아왔다.
"적이 추격해 옵니다."
아 오지 말라고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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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두제의 영주, 소베트르 드 랑두제 남작은 안절부절못했다. 가장 좋은 전투복 아래로 식은땀이 찐득하게 흘렀다. 그가 생각하기에도 일이 너무 커졌다.
그가 파악한 사태는 이랬다. 이단자 놈들이 선량한 백성들을 선동해 폭동을 일으켰다. 자신의 영지에 정순파인지 뭔지 하는 이단자가 수백이나 될 리가 없었다. 일단 물러난 것도 이길 수가 없었기 때문은 아니었다. 다만 폭도의 숫자를 정확히 알 수 없었고, 이단자와 단순히 선동 당한 백성을 구분하기 어려우니 잠시 후퇴했을 뿐인데... 그 사이에 어리석은 백성들이 더 늘어날 줄은 몰랐다.
소베트르는 젊은 시절에 비해 넓어진 이마의 땀을 조심스럽게 닦아냈다. 라솔과의 전쟁 당시, 적이 쏜 포탄이 지척에 떨어질 때도 이렇게 긴장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가 원했던 사태의 진행은 이랬다. 어차피 폭도들이 기세를 올리는 것도 겨우 하루 정도일 것이고, 그 후에도 다소 혼란은 있겠으나 진정 될 것이다. 며칠 내로 도착할 사돈의 군대와 함께 토벌군을 편성한다. 랑두제 자신의 병력과 합쳐서 병력은 500명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 예상했고. 이걸로 폭동이 재발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이단자들을 색출해 처벌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밤사이 이단자를 비롯해 생각보다 많은 백성들이 도망가 버렸다. 심지어 기사나 수비병들 사이에서도 도망자가 생겼다. 생각보다 하루 정도 일찍 도착한 사돈의 군대는 사위가 직접 이끌고 있었는데, 그 병력이 2천명에 이르렀다. 지원군의 천막이 랑두제 영지를 뒤덮었고, 사위를 포함하여 열 명이 귀족들을 대접하느라 그의 술 창고가 텅텅 비어 버렸다. 게다가 그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뒤늦게 도착한 드 레뮤즈 백작은 심기가 몹시 불편해 보였다. 심지어 그도 적지 않은 병력을 이끌고 있었다. 적당히 술에 취해서 벌써부터 승리분위기인, 마치 점령군처럼 행세하는 귀족들의 모습을 본 백작의 얼굴이 시뻘겋게 물들었다. 라몽 백작은 가신들에게 자주 화를 내는 사람은 아니다. 그렇기에 소베트르는 더더욱 두려웠다. 그의 주군이 그처럼 화를 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더니 드라멜른인가 하는 저 북쪽 언저리의 빡빡한 발음을 쓰는 기사단도 도착했다. 법황 성하의 명이라고 한다. 다행히 그들은 교외에 철통 같은 숙영지를 짓고 지휘관들만 찾아왔기 때문에 큰 부담은 되지 않았지만, 주군인 라몽 드 레뮤즈 백작의 살집 좋은 얼굴이 붉어지다 못해 보라색이 되고 말았다. 그대로 터져 버리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였다. 다행히 더 이상의 '지원군'은 없었기에, 라몽 백작의 얼굴은 보라색을 넘는 무언가가 되지는 않았다.
그렇다 해도, 랑두제의 작은 영지에는 수천의 병력이 바글거리는 상황이 됐다. 최초의 문제는 해결되었다. 이제 랑두제에는 정순파가 없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생겼다. 소베트르는 이대로 가면 파산할 지경이고, 그의 주군은 눈빛으로 자신을 죽일 기세다. 무엇보다, 이 수 천의 신앙심과 자부심, 호승심이 넘치는 무리를 상대로 '목표가 달성됐으니 이제 돌아가 주세요'라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신께 맹세코, 그는 주와 영과 대리인을 위해 목숨을 바칠 의지는 있었다. 한 때 신의 부름을 받아 그림자의 군세를 향해 돌격하는 성기사의 꿈을 꾸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손자까지 본 나이가 된 지금 와서, 이단 토벌 성전군의 선봉에 서게 될 줄은 몰랐다. 미치고 환장하겠는 것은 이제 와서 뺄 수도 없다는 것이고.
"저희 이단 토벌 기사도 연합의 맹주이자 이단 토벌의 검을 처음으로 뽑으신, 저의 장인이신 소베트르 드 랑두제 남작님을 소개드릴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오오오, 소베트르 경의 용기를 찬양하오!"
"기사도 연합에 영광을!"
...추천도 추대도 아니었다. 이미 결정된 사항의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기사도 연합인지 뭔지, 이름도 처음 들었다. 사위를 포함한 젊은 귀족들끼리 뭔가 쑥덕쑥덕하더니 어느새 결정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물론 딸을 끔찍이도 사랑하는 사위가 장인의 체면을 지켜주고자 하는 살뜰한 마음 씀이었겠지만....
주군의 얼굴이 다시 시뻘겋게 변했다. 당연하다. 다른 귀족들이야 엘랑키아 전역에서 찾아온 이들이라고 하더라도, 명백하게 상위 군주인 드 레뮤즈 백작이 있는데, 그 가신이 맹주로 추대되면 모양새가 좋지 않으니까.
"라몽 공! 저희 장인어른께 축하의 말씀을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제발 멈춰! 소베트르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그는 보았기 때문이다. 이 애매한 상황에 부닥친 주군의 얼굴이 붉은색도 보라색도 아닌 오묘한 색으로 변하는 것을. 방금 주군이 삼킨 것이 그냥 침인지, 쌍욕인지 확신이 가지 않았다.
"음... 좋겠지요. 그가 시작한 일이니, 그가 결자해지하리라 믿습니다."
"오오오! 역시 좋은 말씀이오!"
"블랑독의 신실하신 지도자, 라몽 드 레뮤즈 각하께 만세 삼창을!"
"만세!"
"만세!"
"만세에!"
주군의 뼈가 가득한 말을 들으며, 열광하는 귀족들 사이에서 소베트르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을 느꼈다.
"기사도 연합의 동지 여러분!"
막사 밖에서 전령이 들어와 자신의 주군에게 뭔가 보고했고, 보고를 받은 귀족이 외쳤다.
"이단자들의 수괴, 트랑카벨의 무리가 남쪽으로 도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트랑카벨이? 이제와서!"
"도망치게 둘 수는 없소!"
"갑시다! 우리의 의기를 보여 주자고요!"
지시 할 틈도 없었다. 기사도 연합의 귀족들이 우르르 몰려나간다. 야전 지휘 막사 안에는 소베트르와 라몽, 그리고 몇몇 급사만 남아있다. 정말 죽도록 무서웠지만, 자신이 원해서 된 것도 아니지만, 맹주가 된 입장에서 소베트르가 할 일이 있었다.
"저어 주군, 요청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무엇이오."
"성전군의 병량이 필요합니다. 부디 지원을.... 영지를 팔아서라도 꼭 갚도록 하겠습니다."
라몽 백작은 잡아먹을 듯한 표정으로 한참 노려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그건 맡기도록 하시오."
"감사합니다, 주군."
눈물이 앞을 가린다. 한편으로는 그래도 자신을 챙겨주는 사람은 상위 영주인 라몽 백작밖에 없다는 점 때문에, 한편으로는 앞으로의 미래가 걱정되어서.
미안하다 아들아, 이대로면 앞으로 남겨줄 재산이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소베트르는 속으로 생각하며 아들에게 용서를 빌었다.
"소베트르 경! 출격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출정의 명령을!"
"아, 알겠다!"
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의 사위가 돌아와 재촉한다. 소베트르는 주군에게 마지막으로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따가운 시선을 느끼며 천막을 나섰다.
원치는 않았지만 이미 급류에 올라타 버렸다. 억지로 내리려고 하다가는 빠져 죽을 것이다. 끝에 뭐가 있든, 가 보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