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기병대 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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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반부에 다소 폭력적인 장면이 있습니다. 폭력적인 장면이 싫으신 분들은 중간 이후부터 보시길 바랍니다.]
용병 하비에르 바우티스타 푸에산토스는 눈을 찌푸렸다. 지도에 써 있는 글자가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처럼 상인에게서 지도를 빼앗았는데, 멍청한 부하 중 하나가 상인을 찌르는 바람에 피가 튀었기 때문이다.
“아네··· 아넥? 시발 보이지가 않네.”
가뜩이나 어둑어둑한 저녁 시간이라 잘 안보이는데, 하필이면 그 자리에 핏덩이가 뭉쳐 들러 붙어 닦아도 잘 보이질 않는다. 망할놈의 지도 같으니라고.
“꺄아악!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여자가 엉엉 울면서 사정하는 소리가 들린다. 또 시작이구나. 보세낙인가 뭔가 하는 이름의 대머리 사제 놈은 젊은 여자만 붙잡으면 저 지랄이다.
“아 도저히 안되겠다. 들어가기 싫은데.”
하비에르는 원래 마을 창고였던 건물로 들어갔다. 실내는 밝았기 때문이다.
“웁! 시발!”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자 불쾌한 열기와 역한 피냄새가 느껴졌다. 빌어먹을, 어차피 죽일 것, 그냥 죽이면 안되나 역겨운 사제 새끼.
바닥에는 여덟명의 남녀가 시체가 되어 널부러져 있었다. 남자 두 명은 머리가 깨져 내용물이 바닥에 쏟아져 있었고, 여자 한 명은 심하게 맞았는지 얼굴이 온통 상처투성이에 왼쪽 눈이 거의 빠져나와 있었다. 뻥 뚫린 눈 구멍 주위에 얼룩진 핏자국이 끔찍하다. 나머지는 목 뒤편을 칼로 찔려 즉사한 것 같다.
“즉사하는 편이 행복하지.”
하비에르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방 안에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지켜선 그의 부하 용병 몇 명과 ‘역겨운 사제 새끼’, 그리고 희생자인 젊은 여자가 하나 있었다.
“어리석은 악마의 자식아! 네 죄를 알렸다!”
스무살이 되었을까 말까, 아직 소녀 티가 남은 젊은 여자의 눈물로 얼룩 진 얼굴은 피투성이였다. ‘역겨운 사제 새끼’가 머리채를 틀어 쥐고 마구 때렸기 때문이다.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그녀는 아무래도 이단 숭배자가 맞는 모양이었다. 뭐, 아니었어도 똑같은 꼴을 당했겠지만.
작은 키에 마르고 창백한 얼굴. 커다랗게 치켜 뜬 눈에 비해 작은 눈동자는 항상 충혈된 눈을 이리저리 헤엄치며 희생자를 찾고 있는 것 같다. 하얗고 매끄러운 편인 피부는 이상한 흥분으로 인한 땀과 기름기에 젖어 항상 번들거렸기 때문에 인간보다는 파충류 같은 다른 생물의 아랫배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보세낙 드 리몽. 블랑독의 이단 토벌을 위해 법황이 파견한 사절단에 속한 사제 중 하나이다. 사절단의 책임자인 아르누와 루케 추기경을 포함한 나머지 멤버들은 이단 토벌 성전군 본부가 있는 타비뇽에 머물고 있었으나, 보세낙은 남들보다 빨리 자신의 신실함을 증명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래서 전재산을 털어 작은 용병군대를 고용, 이단들이 모여 사는 지역인 블랑독을 침공한 것이다. 하비에르는 보세낙이 고용한 용병대의 우두머리였던 것이고.
하비에르의 입장에서 뭐 고용 계약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어차피 하비에르는 고용처가 마땅치 않아 나우데사로 이동이라도 해야 하던 참이기도 했고.
처음에는 조금 긴장하긴 했으나, 여섯 곳의 마을을 파괴하고 ‘이단을 단죄’한 후 무사히 귀환했다. 열 명 정도 사망자가 나오기는 했으나 그들이 얻은 성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마을들은 호화롭지는 않아도 제법 부유했으며, 말리크인가 하는 남작 놈의 성도 털었으니까.
물론 저항이야 있었다. 시대에 뒤처진 멍청한 기사들. 용병들의 창방진에 불나방처럼 달려들었다. 적당히 창으로 막고 총으로 쓰러뜨린 뒤, 패잔병들을 이삭줍기 하듯 죽이면 되는 쉬운 작업이었다.
알고 보니 블랑독이라는 곳은 밭뙈기 단위로 영주가 바뀐다고 할 정도로 영지가 잘게 나눠진 웃기는 지역이었다. 하비에르의 고향인 라솔 왕국의 경우라면 백작령이 몇 개나 들어갈 법한 넓은 지역에 자작령만 몇 개 있고, 나머지는 대부분 작위도 없는 소지주들이 경작하는 땅이라고 했던가. 그러니 하비에르의 보잘것 없는 용병들도 제대로 대처 못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렇게 첫 원정에서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2차 원정에 나서게 된 것이다. 고용주인 보세낙 사제는 군의 규모를 키울 것을 원했고, 용병단은 500여명 규모로 커졌다. 제대로 된 무기도 없고 훈련도 받지 못한 상태로 혹시 고용처 없나 이곳 저곳 기웃거리는 어중이떠중이였지만. 어차피 그들이나 하비에르나 약탈에 눈이 벌개서 찾아온 것은 별 차이가 없었다.
이번에는 한 데 뭉쳐 다니지 않고, 진격로를 세 개로 나누었다. 각자 알아서 ‘이단들을 단죄’하며 진격하다 정해진 날짜에 한 곳에 모이기로 한 것이다.
“꺄아아아악!”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하비에르를 상념에서 돌아오게 했다.
‘거 죽일거면 그냥 좀 죽이지. 아주 지랄이 끝이 없네.’
드디어 고문에 질린 것인지, 보세낙 사제는 여자의 옷을 찢고 있었다. 헐렁한 시골 처녀의 거친 옷은 비쩍 마른 사제의 가늘고 길다란 손가락으로도 쉽게 북북 찢겼다. 거칠게 치마를 끌어 올리고 보잘것 없는 속옷을 찢어 내자 여자의 하복부가 드러났다. 여자가 더욱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치자, 사제의 역겨운 폭행도 도를 더해갔다.
마침내 여자의 몸이 추욱 늘어졌다.
처음 봤을 때는 강간을 하려 한다 생각했다. 저런 역겨운 사제 놈도 성욕이 있구나, 혹시 강간을 하면 살려줄 생각인가··· 라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알고 보니 더더욱 미친 놈이었다.
“마귀의 종자를 뿌리는 더러운 악의 사도들아!”
보세낙은 그대로 여자의 하복부를 검으로 찔렀다. 아주 깊게, 손잡이까지.
“죽여주마! 죽여주마! 응? 응?!”
강렬한 증오와 징그러운 희열이 담긴 목소리. 하비에르는 귀라도 막고 싶었다. 이게 싫어서 밖에 있으려고 했던 것인데. 사제는 마치 그것이 자신의 신실함을 알리는 수단이라도 된다는 듯, 연거푸 여자의 배를 찔렀다.
“후우···.”
몸부림 치던 여자가 축 늘어지자, 보세낙이 숨을 고르며 자신의 수도사 복장을 정리했다. 이미 여기저기 붉은 피가 튀어 불쾌한 얼룩을 만들고 있었지만.
그는 붉은 피가 찐득하게 묻은 검을 시체의 옷에 닦아내더니, 마지막으로 명치 부근에 칼집을 내 신의 문양을 그렸다.
‘미친 새끼···.’
어지간한 전투보다 이 사제의 하는 꼴을 보는 게 더 힘들었다. 피투성이가 되어 축 늘어진 여자를 망가진 인형처럼 버려둔 사제가 몸을 돌리더니 입을 연다.
“이 정도면 다른 이단 놈들에게 경고가 되겠지. 시체들을 창고로 옮겨 불을 지르시오. 더러운 이단의 흔적을 정화해야 하오!”
“알겠습니다.”
사제가 밖으로 나가자 부하들이 느릿느릿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 정신나간 사제는 또 새벽까지 기도를 하겠지. 뭐 자기 성전의 지붕은 하늘이고 신의 융단은 거친 모래 바닥이라나 뭐라나.
“우리도 깨끗하게 살지는 않았지만, 저건 아주 돌아버린 새끼네요, 대장.”
“그래도 고용주다. 돈 받았으니 시키는대로 해야지.”
“에휴··· 일이 힘들지는 않지만 약탈품이 현물만 나오고 돈이 안나오니 좀 그렇네요.”
“걱정 마, 다음 목표는 돈이 좀 될 것 같아.”
“정말인가요?”
“이 근처 포도주 집산지라네. 상인들이 오갈테니 돈이 좀 있겠지?”
“휘유, 어딘가요?”
“음··· 여기야.”
하비에르가 부하들에게 지도를 보여주며 피로 얼룩진 한 구석을 짚었다.
“여기, 아넥시라는 도시야.”
“오오, 하루 정도 머물면서 술 좀 빨 수 있을까요?”
“그거야 모르지. 자, 사제님 기다리신다 나가서 불 피울 준비 해.”
“예이, 예이.”
부하들이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로 밖으로 나가자, 하비에르는 지도를 다시 둘둘 말았다. 피가 말라 붙는 바람에 똑바로 말리지 않고 자꾸 가루가 떨어졌다. 빌어먹을, 어디서 새 지도를 구하던가 해야지.
그는 짜증을 부리며 옆에 놓인 상자를 걷어 찼다. 시발! 상자가 부서지면서 딱 발목까지만 안에 들어가 걸렸다. 욕을 하면서 발을 빼려고 했지만 잘 빠지지 않는다. 칼자루로 상자를 두드려 조각내자 그제서야 발을 뺄 수 있었다.
그리고 나가려 하는데···.
“...어라?”
상자 안에 뭔가가 빛을 반사했다. 큰 갈색 눈.
뚜껑 부분을 치워내자, 어슴프레한 빛에 비친 소녀가 드러난다. 짙은 갈색 머리에 옅은 갈색 눈을 한 소녀가 창백한 얼굴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나이는 열 다섯? 일곱? 보통 이런 농가의 비쩍 마른 여자애들은 정확한 나이를 알기 힘들었다.
참 잘도 숨어 있었구나. 아니, 하비에르의 부하들이 제대로 일을 못 했기 때문일수도 있다. 뭐 상관 없다. 잠시 후면 이 건물은 화염에 휩싸일 것이다.
“이리 나와!”
“꺄아악!”
하비에르는 소녀의 목덜미를 잡고 끌어냈다. 소녀는 저항도 못하고 건물 밖의 어둠 속으로 그대로 끌려 나온다.
“아니, 그게 뭡니까 대장?”
“안에 숨어 있었다. 수색을 어떻게 한 거야!”
“허어, 진짠가요. 죄송합니다 어차피 태울 건물이라 생각해서 대충 해서···.”
“뭐 됐다. 내가 처리할테니까, 사제 열받지 않게 준비나 빨리 해.”
“알겠습니다.”
하비에르는 소리도 못내고 눈물만 뚝뚝 흘리는 소녀를 어둠 속으로 끌고 갔다. 방금 용병들이 수색을 끝낸 버려진 집들이 어둠 속에 웅크린 짐승처럼 지나갔다. 마을 뒤편 공터가 나오자 거기 소녀를 내팽개쳤다.
“히이이···.”
소녀는 뭔가가 얼굴에 부딪히자 비명도 신음도 아닌 소리를 냈다. 눈을 꾹 감았으나, 아픈 무언가는 아니었다.
“그거 가지고 남쪽으로 가라. 그거뿐이니 아껴 먹어. 최대한 남쪽으로 멀리 가라. 그게 살아남을 방법이야.”
하비에르가 거칠게 말했다. 소녀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흔들리는 눈으로 올려다 본다. 소녀가 바닥에 떨어진 빵 조각을 집는다. 그리고 그가 가리킨 남쪽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이제 보니 맨발인데 잘도 달린다 싶다.
“후우··· 좆같네 이 짓거리도.”
그 뒷모습을 한참 지켜보던 하비에르는 돌아선다.
선행의 자기 만족도 뿌듯함도 뭣도 없었다. 그냥 오늘은 죽음을 충분히 봤으니 더 보기 싫다는 생각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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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며칠동안 천천히 시간을 들여 마을들을 들러 정보를 모았으나 유용한 것은 없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파괴와 약탈, 각종 잔혹행위에 대한 소문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어디서는 농작물을 약탈하던 군인들에게 저항한 농부가 벽에 못 박혔다, 어디서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이단으로 몰려 불태워 졌다, 어디서는 신도들을 탈출시키고 홀로 남은 정순파 인도자가 잔인한 고문 끝에 참살당했다 등등.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전쟁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어 간다는 것은 확실했다.
내가 말한 용병의 방식이란, 바로 선무공작이다.
지방을 돌며 치안을 안정시키고 트랑카벨의 정책을 알리며 민심을 우리 쪽으로 돌리는 일이다.
이게 의외로 용병들이 잘 한다. 특히 내가 있던 용병대는 모리츠와 같은 친화력 만렙인 친구들이 있어서 아주 전문가나 다름 없었지.
아무래도 지배계급 출신인 귀족 기사들이 선무공작을 해 봐야, 결국은 ‘포고문 선포’ 이상을 벗어나기 힘들다. 벽에 종이 한 장 붙이는 것만 못하다 이거다. 그렇다고 평민 출신 병사들을 시키자니, 잘 먹히지도 않는데다 평민들은 이런거 잘 모르더라.
따라서 산전수전 다 겪고, 귀족 평민 가릴 것 없이 온갖 출신이 뒤섞인 실력 우선주의 사회인 용병단이 그런 측면에서 유리했다. 그리고 아마도, 평소에 약탈이나 하고 분탕질이나 하는 무리들이라 긴장했는데, 알고 보니 착한 놈들이었어 하는 효과도 있긴 하지 않았을까?
실제로 우리가 거쳤던 마을들은 초반의 경계심을 금방 풀었고, 말로만 듣던 트랑카벨 가문이 직접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니 대부분 우호적인 반응을 보여주었다.
그것도 오늘까지의 일로, 이번 마을은 뭔가 심상치 않았다.
아군이 접근하려고 하자 오지 말라는 고함 소리와 함께 위협사격으로 화살이 날아왔기 때문이다. 모리츠의 목청을 이용한 의사소통 역시 시도해 보았으나 이대로 떠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어휴 이 마을은 뭐지?”
“...굉장히 조심성이 많아 보이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
“혹시 이미 토벌군에게 점령당한 것은 아닐까요?”
모리츠가 의견을 제시했다.
“그건 아닐거야. 만약 그랬다면 우리를 도시 근처로 끌어들여서 기습 공격했겠지.”
...생각만 해도 두려운데. 도시 근처에 잘못 다가갔다가 일방적으로 저격당하면, 권총으로만 무장한 이런 기병대는 반격도 어렵고, 그렇다고 말이 성벽을 오를 수 있는것도 아니니 방법이 없겠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시간도 없고, 방법은 하나겠네요.”
나는 말에서 내려 허리띠를 풀고 갑옷을 벗기 시작했다.
“콘도티에레께서 직접 가시려고요! 위험합니다!”
“나도 다른 방법을 찾아보고 싶기는 한데 시간이 너무 없어. 달리 다른 사람이 갈 수는 없잖아. 자, 무기 받아.”
“그럼 저도 가겠습니다!”
“그··· 고맙기는 한데 너는 그 뭐냐, 덩치가 너무 커서 위협적이라 안 돼.”
“너무하십니다 콘도티에레!”
나는 낄낄대며 갑옷을 잘 정리했다. 오랜만에 갑옷을 벗으니까 가뿐하고 좋네. 홀가분해진 기분으로 다시 말에 오른다.
“잠깐, 저도 갈게요.”
“네? 아쥬흐 공··· 안됩니다. 위험해요.”
“위험하다는 것에 대한 대답은 방금 말씀하신 것과 같아요. 그리고, 여기서 가장 덜 위협적으로 보이는 사람은 제가 아닐까요?
“으으음···.”
맞는 말이긴 하다. 아쥬흐도 무기를 맡기고, 모자를 벗어 한데 묶고 있던 머리를 풀었다. 아름다운 금발 머리카락이 자연스럽게 물결친다. 마치 흐르는 황금 처럼.
“별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우리가 저격당해서 쓰러지는 상황 아니면 움직이지 마.”
“아, 걱정되는데요! 콘도티에레와 영주영애께서 함께 가신다는 것은···.”
“얼른 다녀 올게.”
두 중대장도 걱정된다며 말리려고 했지만, 역시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지금은 다소 위험하더라도 급하게 움직이는 수 밖에.
우리는 아주 느긋하게, 천천히 말을 몰기 시작했다. 거의 사람이 걷는 속도로.
...이렇게 가려니 생각보다 마을이 좀 멀긴 하네.
“제가 앞에 서겠습니다. 제가 몸을 반 쯤 가릴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그건 기각이에요. 명색이 고용주 가문인데, 나란히 서야죠.”
“아니, 저는 그런 의미로 드린 말씀이 아니라···.”
“후후, 알아요. 하지만 지금 트랑카벨 가문에 더 중요한 사람은 제가 아니라, 콘도티에레 에트라는 생각도 드네요.”
“어휴 그런 말씀 마십쇼. 전쟁이란 건 말입니다, 돈 떨어지면 못해요.”
“호오, 제가 돈줄이라는 이야기인가요?
“아니··· 또 그런 뜻은 아니구요.”
우리는 시답잖은 농담을 나누며 점점 마을로 다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