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흑색화약의 용병대장-6화 (6/556)

2-1. 카르카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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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카르카냑의 밤거리를 걷는다. 돌과 나무, 그리고 석회로 지어진 건물들은 마법으로 밝힌 창백한 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이틀 전, 리니 능선 전투가 끝난 이후에 트랑카벨의 군사 고문을 그만둔다는 말을 남기고 도망치듯 서둘러 떠나온 것이 마음에 걸렸다. 아침 식사 후, 눈물을 글썽이던 아실과 침통한 표정의 톨마르가 자꾸 마음에 밟힌다.

나도 아쉽긴 하지만··· 이미 결정한 일이다. 괜히 서로 마음만 불편하지.

잘 정비된 길에 깔린 포석을 디딜 때마다 신발 뒤축과 부딪혀 따각 따각 소리가 난다. 바로 얼마 전까지 질퍽거리는 숲길을 걸어온 나에게는 퍽 반가운 소리이다.

밤거리는 활기로 가득하다. 골목마다 가득한 후줄근한 가게들은 손님으로 가득 차 있었고, 끝없이 새로운 포도주병이 비어가고 있었다.

망토를 여미고 빠른 걸음으로 지나는 내 모습이 흥청대는 거리와 어울리지 않는 모양이다. 주점의 지저분한 담벼락에 기대어 선 ‘어깨’들이 내 쪽을 노려보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내 쪽에서 사양이다.

나 역시 아무 데라도 들어가 포도주든 맥주든 한 잔 들이켜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내 혀가 바짝 말라붙은 것은 엘랑키아 남부의 건조한 밤공기 때문만은 아니기에 그럴 수는 없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거리를 몇 개나 지나쳤다. 카르카냑은 오랜만이지만 다행히 거리는 거의, 어쩌면 전혀 바뀌지 않았다. 나는 수월하게 언덕 아래에 있는 돌로 된 오래된 건물에 도착했다.

‘돼지의 투구’

적어도 백 년은 넘어 보이는 낡은 사슬에 매달린 간판에 쓰인 이름이다. 돼지 형태의 투구인지, 돼지가 쓴 투구인지는 모른다. 주인도 모르더라고, 몇 년 전에 물어봤었는데.

육중한 참나무 문을 열고 들어가자 불쾌하지 않은 음식의 냄새와 약간 어두운 실내조명, 그리고 두런두런 나누는 말소리가 나를 맞이한다. 그래, 이런 가게였었지. 왁자지껄하고 어수선한 거리의 술집에 비하면 약간 고급스럽고 조용한 장소.

“약속이 있는데요.”

점원에게 말하자, 미리 이야기되었다는 듯 나를 안내한다. 2층 계단으로 오른다. 반질반질하게 닳은 나무 계단은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

하나의 큰 홀로 된 1층과 달리, 2층은 여러 개의 분리된 객실로 나누어져 있다. 이제 만날 사람의 취향에 딱 맞는 고립된 공간. 점원은 가장 안쪽 방을 열더니, 꾸벅 인사하고 돌아간다.

방 안으로 들어가려던 나는 흠칫 놀란다. 테이블 건너편에 앉아있는 상대는 전혀 내가 예상했던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뭐지, 웬 수녀가 앉아있네.

“어서 오세요, 에트.”

하지만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목소리는 내가 익숙한 그 목소리가 맞다.

“아, 예.”

나는 무심하게 대답하며 문을 닫고 테이블 건너편에 앉는다. 제법 넓은 실내에 비해 작은 2인용 테이블과 딱 두 개뿐인 의자를 보면 일부러 오늘을 위해 가구를 새로 배치한 모양이다. 괜히 가게에 민폐를 끼쳤군. 아닌가, 가게 입장에서는 방 하나 빌려주고 두둑하게 매상을 올렸을지도 모르지.

“제 모습이 의외인가요?”

“그야, 이 시간에 혼자 술집에서 포도주병을 기울이고 있는 수녀를 본 적은 없으니까요.

그녀가 입을 가리더니 쿡쿡거리며 웃는다. 흰색 선이 들어간 베일이 위아래로 찰랑거린다.

“정말 오랜만이네요. 델로나 대학 이후로. 1년 만인가? 2년?”

“만으로 1년이 됐군요.”

“벌써 그렇게 됐군요. 시간이 참 빨라요.”

그녀는 유리잔에 포도주를 채우더니 내 앞으로 밀어주었다. 나는 침을 꼴깍 삼키며 잔에 절반쯤 찬 루비색 액체를 내려다본다. 이걸 지금 마시는 편이 나을까. 내가 망설이는 모습을 본 그녀가 입을 열어 한 마디를 더한다.

“살로슈 14년 빈티지인데요.”

나는 2초쯤 더 고민하고는 냉큼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 살로슈 14년 빈티지라면 독이 들었어도 마셔야지, 어쩔 수 없다. 돈을 줘도 못 먹는 술인데. 살로슈라면 저 북쪽 사와르 강가에서 나는 포도로 만든 술로, 왕과 궁정 귀족들이 마시는 포도주로 유명했다.

풍부한 향긋함이 혀 위에 머물다가, 코를 지나 목구멍 너머로 사라진다. 아주 살짝 혀 위에 남는 깔끔한 탄산의 자극은 그 다음 차례.

나는 싸구려 술도 잘 마시는 입맛이지만 그 뭐냐, 구시대와 신시대의 느낌이 탱고를 추고 어쩌고... 그런 감상이 나올 만한 독특하고도 고급스러운 맛이다.

그냥 갈증을 채우는 용도로 마시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완벽하며 사치스러운 향.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잔향을 즐긴다.

카르카냑 부근에서 나는 훌륭한 포도주도 얼마든지 있는데 일부러 북부산 명품을 주문하다니, 이 아가씨 못 보던 사이에 취향이 사치스러워 졌구만.

...이러면 안 되는데. 정신을 차리자. 오늘은 만나기로 한 이유가 있었으니.

“제가 오늘 뵙자고 한 이유는···.”

내가 잔을 내려놓고 입을 열자마자, 문이 열리면서 식사가 들어온다. 아마 그녀가 먼저 시켜놓았겠지.

“드시면서 이야기하세요. 그룬발트식 족발은 카르카냑 전체에서 이 식당 말고는 먹을 곳이 없거든요.”

그녀가 포크와 나이프를 집어 들며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얼굴은 정말로 행복해 보인다.

내 앞에 놓인 바닥이 깊은 접시를 내려다본다. 기름이 지글거리는 바삭바삭한 표면의 돼지고기. 심지어 먹기 좋도록 어슷하게 썰려 있다.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킨다.

먹다 뒈진 귀신이 때깔도 좋다잖아. 살로슈 포도주에 그룬발트식 족발을 참아? 둘 다 카르카냑에서는 먹기 어려운, 아니 그냥 먹기 어려운 귀한 음식들이다. 나는 참지 못하고 포크를 집어 들어 잘 익은 돼지고기를 입으로 밀어 넣는다.

“주디칼리에서 공부하던 시절에는 함께 많이 먹었었는데 말이죠.”

“그랬던가요.”

우걱우걱.

“집에서 족발 먹고 싶다고 하면, 할아범이 그룬발트 야만인이나 먹는 음식이라고 기겁해요.”

“앞뒤가 꽉 막힌 양반이네요.”

허겁지겁.

음식은 생각보다 맛이 좋았다. 나는 접시까지 먹어 치울 기세로 열중하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야, 거의 이틀을 이동하면서 먹은 것이라고는 맛대가리 없는 여행용 비스킷 한 쪽뿐이었으니까.

그런 놈 앞에 진수성찬을 들이밀면 이렇게 게걸스러운 아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나는 조금 부끄러움을 느끼며 머릿속으로 자기 합리화를 했다.

“그, 제가 드리고 싶은....”

나는 그녀가 먹는 모습을 보며 말을 멈추었다. 조금씩 입으로 가져가 꼭꼭 씹어 삼킨다. 아직 식사 중인 그녀의 모습을 보자, 혼자 처먹을 대로 처먹고 내 볼 일만 꺼내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일단 입을 다문다.

아쥬흐 트랑카벨. 내 앞에 앉은 소녀의 이름이다. 이름처럼 선명한 푸른색 눈과 티 없이 하얀 얼굴은 얌전한 검은 수녀복에 잘 어울린다. 리니 능선 전투에서 함께했던 남동생, 아실 트랑카벨을 끔찍이도 아끼는 친누나.

그러고 보니 아실이 자라면서 아쥬흐를 닮아가고 있는 것 같다. 아쥬흐가 남자처럼 생겼다는 것은 아니고, 반대로 아실이 선이 가늘고 앳된 미소년이라는 이야기지만. 부디 성격은 닮지 않았으면 좋겠다.

객관적으로 그녀를 못났다고 말할 인간은 세상에 아무도 없으리라. 하지만 그녀의 본 모습을 알고 있는 나에게는 마치 경고를 뜻하는 독버섯의 선명한 색상처럼 느껴진다.

마치 전장에서 나를 겨누고 있는 총병 대열의 앞을 걸어갈 때와 비슷한 감각에 소름이 돋는다. 이 또한 생존본능이라 해야 할지.

카르카냑과 그 주변 영지들을 다스리는 트랑카벨 가문의 큰딸. 과거에 내 고용주이기도 했고, 지금도 뭐 임시로 그녀의 할아버지의 요청을 받아 훈련 고문으로 와 있으니 고용주 비슷한 관계일지도 모르겠다.

“하고 싶은 말씀이 많으신 모양이에요?”

나이프를 내려놓고 유리잔을 들어 올리며, 그녀가 묻는다.

“그게요, 으음···.”

정작 판이 깔리자 우물쭈물한다. 빌어먹을, 이래서 얼른 할 말만 하고 갔어야 했는데··· 살로슈 14년산은 무시하기에는 너무나 명품 포도주였다. 그녀가 이럴 줄 알았다는 듯 씨익 웃는다.

내 마음을 읽은 듯, 그녀가 먼저 말을 꺼낸다.

“저희 트랑카벨 가문에서는 에트 님과의 추가 계약을 요청하고 싶어요.”

“그 건은 제가 좀 곤란합니다.”

“조건이라도 들어 보시지 그래요?”

“정말로 조건이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이제 용병, 군인 실격입니다.”

나는 비어버린 유리잔을 쥔 오른손을 살짝 들어 올린다. 투명한 유리로 된 잔이 부르르 떤다. 반들반들하게 닦인 참나무 탁자와 부딪혀 탁탁탁탁 소리를 낸다. 그녀의 얼굴에 놀라움이 번진다.

“제 손이 이렇습니다. 권총 한 발 장전하는 데도 3분이 넘게 걸려요. 조만간 밥을 입으로 넣는 것도 힘들어질까 걱정이네요.”

“하지만··· 리니 능선 전투에서는 쌍권총으로 적장을 쓰러뜨리셨다면서요?”

“...그건 어떻게 아셨습니까?”

“아실이 편지를 보냈죠. 아실이 당신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세요? 편지마다 에트 경, 에트 경, 아주 질투가 날 지경이에요.”

“하하···.”

사랑스러운 동생을 생각하는 아쥬흐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정말 의좋은 남매다. 아쥬흐야 그렇다 치고, 아실은 나도 어떻게 성장해서 어떤 귀족이 될지 참 궁금하긴 하다. 여러 가지 면에서 한 번 주인으로 모시고 싶은 장래가 기대되는 소년이긴 하지만···.

“수전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중독으로 인한 금단 증상인데요. 혹시 술을 너무 드신 것 아녜요? 담배는 안 태우시던 걸로 기억하고.”

“크으, 사실은 저도 그런 게 아닌가 싶어서 술을 줄이기는 했습니다만, 아닌 것 같습니다.”

“다른 원인이 있을지도 몰라요. 제가 봐 드릴까요? 미덥지 않으시다면, 다른 의사를 수소문해서 가장 훌륭한 치료를···.”

그녀의 말을 중간에 끊고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그녀는 학문으로 유명한 주디칼리에서 의학을 전공한 수재이다. 주디칼리에서 그녀의 호위를 맡기도 했으니 잘 알고 있지.

중세풍의 주먹구구식 의학이 기프트와 접목되어 전문성을 가지고 폭발적으로 발전하는 시기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의학 박사를 그녀는 남들보다 훨씬 빨리 어린 나이에 해냈다. 물론 그녀가 가진 기프트의 덕을 보기도 했겠지만, 그래도 대단한 일은 분명하다.

분명 그녀가 나를 진료해 준다면 믿음직하겠지. 하지만 나 역시 수없이 의사를 찾아다니며 치료할 수 없음을 확인한 상태이다.

“원인은 정신적인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정신이요?”

“예. 이제 전장에 나가는 것이 무섭습니다. 적을 죽이는 것도, 동료를 잃는 것도요. 물론 제가 죽는 것도 그렇고요.”

나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치만··· 전장에 나가는 것이 무서운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 아닐까요? 물론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외람되지만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지휘관은 무서운 티를 내면 안 됩니다. 병사들을 적의 포화 속으로 밀어 넣는 입장인데, 손이나 덜덜 떨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

그녀는 한참 말이 없다.

“그럼 지금처럼 군사 고문으로 가문을 도와주시는 것은요? 전장으로 나가시지 않도록 제가 손을 쓸게요.”

“제안은 감사드리지만 제 결심은 확고합니다.”

“하아···.”

아름다운 하얀 손가락이 탁자를 똑똑 두드린다. 잠시 둘 사이에 무거운 침묵이 자리한다. 맛있는 음식과 훌륭한 술. 좋은 분위기의 식당. 그리고 반대편에는 수녀복 코스프레를 한 미녀가 앉아있다. 심지어 그녀는 나에게 우호적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리 불편할 수가 있지?

“정말 고집불통이시네요.”

“하하···.”

한참 만에 그녀가 어쩔 도리가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젓는다. 그리고 비어있는 내 잔과 그녀의 잔에 각각 포도주를 반쯤 채운다.

“대체 아쥬흐 님은 왜 저를 고용하시려는 겁니까? 믿을 만한 다른 이들도 있을 텐데요.”

“그야 당신이 제가 유일하게 알고, 믿는 콘도티에레이니까요.”

“허어···.”

좀 의외였다.

“콘도티에레··· 그건 그냥 용병대장입니다. 특별히 대단한 의미는 없잖아요.”

“의미가 왜 없어요? 왕과 법황, 공작과 군벌들과 대등한 계약을 맺어, 전장에 관한 모든 권한을 한 손에 쥐는 ‘전쟁의 전권 대리인’인데요! 저도 의사가 되지 않았다면 콘도티에레가 되고 싶었다고요.”

“그건 그냥 주디칼리가 수많은 작은 나라로 분할되어 있어서 그렇게 되는 거죠. 막말로 그쪽 왕들의 권위가 엘랑키아의 백작만도 못하지 않나요?”

“그리고··· 당신은 지금까지 제 비밀을 지켜주고 계시니까요.”

“음···.”

우리 둘 다 잠시 침묵했다.

그녀의 비밀.

확실히 나는 그 누구에게도, 심지어 그녀 자신에게도 말한 적 없다. 아예 입에서 꺼낸 적이 없으니까.

둘 다 마치 그런 사실이 없는 것처럼 행동해왔지.

“이제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저는 당신이 그 사실로 저를 협박할까 봐 한참 두려워했어요.”

“네? 설마요!”

“정말이에요! 잠도 못 잘 정도였으니까요.”

나는 쓰게 웃었다. 거의 2년을 함께 지냈는데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는지는 몰랐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씀을 드렸었는데요.”

“그렇죠. 그렇게 1년을 공포로 떨다가···.”

그녀가 포도주잔을 내려놓고 두 손을 모으더니, 상체를 탁자 위로 기울인다. 그 바람에 풍성한 검은 수녀복이 접히면서 상당히 큰 편인 가슴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만둬! 눈을 돌릴 수가 없잖아!

“당신에게는 무엇을 맡겨도 되겠구나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의미심장했고, 미소는 아름다웠으나 어딘가 위험함이 느껴졌다.

“그래서, 저에게 가장 소중한 트랑카벨 가문을, 동생 아실을 맡기고 싶어요.”

와··· 거의 설득당할 뻔했다. 전쟁 준비를 도와주는 정도··· 라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역시 미녀의 진심 어린 부탁 어택은 무섭구나.

내가 망설이는 기색이자, 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럼 마지막으로 부탁 하나 할게요.”

“....”

“며칠 후에 아실이 돌아올 거예요. 작게 개선식도 하고, 할아버님께 정식으로 트랑카벨의 후계자로 인정받겠죠.”

“그렇군요.”

“그때까지만 머물러 주세요. 설마 인사도 하지 않고 가실 생각은 아니겠죠?”

“...알겠습니다.”

“고마워요.”

이미 작별 인사는 하고 왔지만, 이 정도는 들어 줘도 좋겠지. 두 남매의 할아버지인 현 트랑카벨의 주인은 은인이기도 하고.

“자, 이제 마셔요. 비싼 포도주 남기면 아깝잖아요?”

“그건 동감입니다.”

다시 잔을 들었다. 검붉고 달콤한, 그리고 약간은 아린 액체가 혀에 닿는다.

빌어먹을, 아까처럼 맛있지는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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