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화. 태화 (6)
성문에서 태화문까지 일직선으로 쭉 이어지는 대로.
사전에 약속이라도 한 듯 군중들은 사두마차를 가로막지 않은 채 멀찍이서 지켜보기만 했다.
대로 양옆에 있는 무장한 칼잡이들이 인파를 통제하고 있었던 것.
“소한방(燒汗幇)이군요.”
“거기가 어디요?”
“파중의 흑도 방파예요. 위지세가와도 친분이 있어서 대공자의 편을 들어준 방파죠.”
태화문의 영향력은 사천 전역을 아우르지만, 대공자의 세력은 북부에 편중되어 있었다.
반대로 조영옥의 영향력은 남부에 치중된 편.
따지고 보면 과거 혼섬잔도가 노주를 노린 것도 대공자의 세력을 늘리기 위한 방편이 아니었던가.
“누님, 더 이상은 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마부석에 있던 조영빈이 곤란해하는 어조로 말했다.
뒤에서 말을 타고 따라오던 하후진이 덧붙였다.
“어이쿠, 흉악한 면상들 쫙 깔린 거 보소.”
사실 험악한 것만 따지면 하후진도 만만치 않았지만, 일행을 막은 자들은 당장이리도 달려들 것처럼 살벌한 기세를 토하고 있었다.
“내려야겠군요.”
“주인공은 마지막에 나타나는 법이오.”
조영빈이 마차문을 열자 강엽과 백서희가 차례대로 내려섰고, 마지막에 조영옥이 나왔다.
“.......”
무겁게 내려앉은 대로의 침묵.
흑도의 칼잡이들은 물론 군중들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마른침 삼키는 소리만 꿀꺽 울린다.
주변을 쭉 둘러본 조영옥이 작게 웃었다.
“강 무사, 손 좀 잡아줄래요?”
“...그럽시다.”
호위대주인 동생을 놔두고 왜 자신한테 이런 부탁을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강엽은 일단 조영옥의 손을 잡고 마차에서 내려주었다.
[쳇, 하는 짓이 완전 여우네.]
눈꼬리를 치켜뜬 백서희가 전음으로 툴툴거렸다.
강엽이 쓰게 웃으면서 손등을 어루만지자 그제야 약간 풀어진다.
“전에도 말했지만 대공자와의 생사결은 우리가 도와주지 못하오. 설령 공녀가 죽더라도.”
“각오는 됐어요.”
대공자에게 패한다면 끝이다.
설사 강엽이 태화문을 뒤집고 팔대교왕을 잡아죽인다 한들 문주위에 오를 명분이 사라지리라.
일행은 그녀를 호위하듯 둘러싼 채 나아갔다.
“멈추시오, 이공녀!”
소한방의 칼잡이들 중 유독 거친 기도를 풍기는 초로인이 도갑을 감싼 칼을 내밀자 조영옥이 멈춰섰다.
“소한방의 방주님을 뵙네요.”
“살아있는 걸 보니 기쁘구려. 하지만 대체 왜 다시 나타난 거요?”
“몰라서 여쭈시는 건 아닐 텐데요.”
“이미 다 끝난 싸움이오.”
“아니요. 싸움은 끝나지 않았어요. 전 문파의 배신자에게는 승복할 수 없습니다.”
“신임 문주가 태화문을 팔아넘겼다고 주장하고 싶소?”
“아니라고 하고 싶나요?”
“그저 동맹을 맺었을 뿐이오.”
“차기 문주를 가리는 싸움에 팔대교왕을 앞세우는 걸 동맹이라고 하나 보군요.”
“무어라?”
“전 오라버니와 칼 한 번 맞대보지 못했습니다. 언제부터 문주의 권좌가 외세를 끌어들여 경쟁자를 쳐내는 게 되었습니까? 그런 식으로 차기 문주를 정할 거면 경쟁은 왜 합니까? 그냥 살수 고용해서 천하제일암살대회나 열면 되지 않을까요?”
물론 후계 경쟁엔 암살도 따른다. 조영옥도 살수를 시켜 정적을 제거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문주의 자리를 정하는 것은 그런 식이어서는 안 된다.
“아직도 똑똑이 기억합니다. 스스로를 혈안사군이라 밝힌 여자의 치맛자락 뒤에 숨은 오라버니의 모습을!”
“닥치시오-!”
소한방주가 당황했다. 그 역시 문주의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내전에 참여한 인사였다.
혈안사군의 무위도, 조영옥의 세력이 어찌 으깨졌는지도 똑똑이 봤다. 대공자에게 실망한 것과 별개로 그를 저버릴 생각은 없었다.
“어리석구려, 이공녀. 제법 영민하다고 여겼거늘 순진한 구석이 있었어. 그딴 도발로 문주님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요?”
“졸자는 빠져라.”
“뭐요?”
“대 태화문의 후계자들이 문의 앞날을 논하는 자리다! 어찌 졸자 따위가 끼어드는가!”
“이익...!”
발끈한 소한방주가 도파에 손을 얹었지만 감히 나서지는 못했다.
태화문의 대문. 간부들을 거느리고 나온 은색 장삼의 사내가 엄중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기에.
조영옥 또한 사내의 등장에 시선을 돌렸다.
“오라버니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
배다른 누이의 도발에도 대공자는 답하지 않았다.
대로 양옆을 빼곡이 메운 군중들과 주변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태화문의 무인들, 그리고 계단 아래의 대로에서 이쪽을 올려다보는 적들을 심유한 눈으로 바라볼 뿐.
잠시 뜸을 들인 그의 입에서 목소리가 나왔다.
“기어이 기회를 차버렸구나, 동생아.”
나직한 육성이 공기를 타고 멀리 퍼져나간다.
목소리에 담긴 장중한 공력을 느낀 무인들과 군중들이 움츠러들었을 때, 대공자의 말이 이어졌다.
“네가 도망쳤을 때 쫓는 시늉만 했을 뿐 진심으로 찾진 않았다. 아무리 태어난 배가 다르다고 해도 누이를 내 손으로 죽이기는 싫었으니까. 차라리 네가 멀리 도망치기를, 내 눈에 닿지 않는 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기를 바랐었다....”
대공자의 입가에서 한숨이 나왔다.
“하긴 세상사가 언제나 내 뜻대로 되는 건 아니지. 당장 내 일만 해도 그러할진대, 어찌 가족의 일이라고 내 마음대로 되겠느냐?”
“그래서 결판을 내러 왔습니다.”
“...그래, 결판. 결국 우리는 가족의 피를 묻혀야 할 운명인 거지. 우리 아버지가 그랬듯이 말이다.”
번천광야 조광해. 두 오누이의 아비도 선대 문주가 죽자마자 형제의 난을 일으켜서 배다른 형제들을 모두 참살하고 권좌를 차지했던 효웅.
선대부터 이어진 피의 수레바퀴는 멈추는 법이 없었고, 자식들도 아비의 전철을 밟게 됐다.
“하지만 칼을 맞대기 전에 하나만 묻자꾸나. 너는 내가 혈교의 힘을 빌린 걸 탓하지만, 너 역시 외부인들의 힘을 빌리지 않았더냐? 호위대주를 제외하고 네 사람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던가?”
“이들은 낭인입니다. 그리고 저와 오라버니의 생사결엔 끼어들지 않을 겁니다.”
엄밀히 말해 백서희와 전강은 낭인이 아니지만, 사소한 점을 지적하는 사람은 없었다.
대공자가 피식 웃었다.
“들어와라. 암만 우리가 서로를 죽일 운명이라도, 사람들 앞에서 골육상쟁을 보여줄 참은 아니겠지?”
“누님, 저 말을 따르시면 안 됩니다.”
조영빈이 말렸다. 군중들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경내라면 혈교가 무슨 짓을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때 강엽이 말했다.
“장원에서 술법진의 힘이 느껴지는군. 하지만 밖에서 싸워도 영향을 받을 거요.”
안에서 싸우나 밖에서 싸우나 상관없다는 얘기였다. 조영옥이 시선을 올리자 대공자가 어깨를 으쓱였다.
“감이 좋은 친구로군. 그쪽이 귀영인가?”
“그러는 그쪽은 태화문의 대공자고.”
“그렇지. 그대 같은 인재가 내 곁에 왔었어야 하는데... 하필 저 아이와 연이 닿았군. 둘이 무슨 사이인지 물어봐도 되겠나?”
“고용주와 피고용인.”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담백한 대답에 대공자의 눈이 잠시 커졌다.
곧 그가 폭소를 터뜨렸다.
“그래, 낭인이라 이건가? 돈만 주면 뭐든지 하는? 그럼 내가 천만 냥 정도 줄 테니 오겠나?”
“아쉽게도 그쪽이 붙은 놈들하고 싸우는 중이라서. 예전이었다면 몰라도 지금은 어렵겠어.”
“아, 그런가. 실로 아쉽군. 한편으로는 다행이기도 하고. 둘이 가까운 사이였다면 그대에게는 아주 슬픈 날이 되었을 테지.”
결국 조영옥을 죽일 거란 뜻.
조영옥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몸을 돌린 그가 은색 장삼을 휘날리며 들어가자 간부들이 따랐다.
“들어올지 말지는 마음대로 하거라. 하지만 들어오지 않으면 넌 권좌에 앉을 자격이 없다, 동생아.”
함정이 있다는 걸 뻔히 아는데도 들어갈 수밖에 없는 처지. 그러나 조영옥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조영빈이 무어라 만류하려는 찰나.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굴로 들어가야지.”
그 한마디로 동생의 입을 다물린 그녀는 일행을 돌아보며 눈인사를 했다. 생사를 걸고 싸우는 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경의였다.
백서희가 쯧하고 혀를 찼다.
“호굴로 들어가자면서요? 어서 들어가요.”
“고마워요, 백 소저.”
조영옥이 입가를 올리자 백서희가 눈을 흘겼다.
[고마우면 내 남자 꼬실 생각은 마시죠?]
[흠흠....]
대답 대신 곤란해하는 미소만 짓고 성큼 나아가버리는 조영옥의 모습.
멍하니 있던 백서희는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눈을 부릅떴다.
“저, 저 되바라진...!”
“...안 들어가시오?”
전강이 가다 말고 묻자 백서희가 빽 소리쳤다.
“가요! 간다고요!”
“...?”
전강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 * *
문턱을 넘은 조영옥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
한쪽에 도열하듯 늘어선 장대들.
그곳엔 썩을 대로 썩어서 원형을 알아볼 수 없는 수급들이 서너 개씩 걸려 있었다.
까마귀에게 살점을 쪼이고, 파리와 구데기가 들끓어서 처참한 몰골이었으나, 짧게는 몇 년에서 길게는 십수 년을 함께한 사람들을 어찌 못 알아보겠나.
“호법님....”
끝자락의 장대에 걸린 수급.
다른 사람들과 달리 홀로 걸린 수급의 주인을 입에 담았을 때 대공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풍도마장은 널 무척이나 아꼈지. 회유하려고 안 한 게 없는데 하나도 안 먹히더군.”
“본문의 원로를 이렇게 대하다니....”
죽일 때 죽이더라도 시신까지 욕보여선 안 되었다.
이전에 풍도마장을 만났던 백서희와 하후진도 착잡함을 느꼈고, 조영빈은 충격을 받고 말문이 막혔다.
강엽 역시 놀라기는 매한가지.
“그쪽의 생각인가?”
“음?”
“당신을 잘 모르지만 이런 자충수를 둘 인물로 보이지는 않는데. 죽일 때 죽이더라도 예를 갖춰 장사지내야 문도들의 마음을 살 수 있지 않나?”
“....”
비록 조영옥의 편을 들어주었다지만 풍도마장은 선대의 최측근이자 문도들의 존경을 받았던 원로.
이런 식으로 욕보이는 것은 내전으로 두 쪽이 났던 태화문을 화합시키는 데 도움이 안 된다.
“당신이 아니라 혈안사군이라는 교왕이 멋대로 저지른 짓 아닌가?”
“...천만에. 내게 끝까지 대항하는 자들의 말로를 보여주려는 것뿐이다. 하찮은 낭인 나부랭이가 날 함부로 재단하다니 어처구니가 없군.”
“하...!”
조영옥의 입에서 헛웃음이 터졌다. 모든 걸 잃고 몰락했을 때도 감정을 다스렸던 그녀가 처음으로 들끓는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
손톱이 살갗을 파고드는 것도 개의치 않고 대공자를 노려본 그녀가 등 뒤의 대도를 꺼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군요. 오라버니와 나, 둘 중 하나는 내일 태양을 못 볼 겁니다.”
“그렇겠지. 아무도 나서지 마라.”
부하들에게 보검을 받은 대공자가 한쪽에 시선을 주며 당부했다.
“부인도 나서지 마시오.”
“흥.”
좌안에 안대를 찬 여인. 곱슬거리는 머리를 흩날린 그녀가 신경질적으로 입을 열었다.
“이제야 부인이라고 불러주나?”
그녀가 멋대로 낭군이라고 부르긴 했으나 한 번도 그녀를 부인이라고 부른 적 없는 대공자였다.
대공자가 설핏 웃었다.
“정식으로 문주위에 취임하는 날 그대에게 청혼하겠소. 나 역시 교왕이 된다면 그대의 반려로 합당한 자격을 갖추겠지. 그렇지 않소?”
“...진심이냐?”
“진심이오. 그러니 지금은 응원해주시오. 당신의 부군이 처음으로 하는 부탁이니....”
“...하여튼 말은 참 잘해. 얼굴이나 상하지 마.”
“노력해보리다.”
엷은 미소를 지은 대공자가 고개를 돌렸을 때, 입가의 미소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조영옥의 앞에 선 그가 검을 뽑자 스산한 은빛이 출렁였다.
“전력을 다해라, 동생아.”
그 역시 삼화취정의 고수.
혈교의 도움을 받긴 했으나 문주를 자처할 만했다.
조영옥도 대공자의 기도를 읽고 있었기에 처음부터 전력을 다했다.
까악-!
문주전의 처마 위에 앉은 까마귀가 우는 소리.
그 소리가 신호라도 된 듯 두 오누이가 서로를 향해 살초를 뿌렸다.
* * *
캉! 투앙-!
대도와 보검이 불꽃을 튀긴다.
정기신 합일을 이뤄 기가 융통무애하게 흐르는 초고수답게 둘 다 끊임없이 진기를 내뿜었다.
격공이 얽히고, 부딪쳐 튕긴 경파가 바닥의 청석을 으깨고 거미줄 같은 실금을 그려냈다.
서걱!
검풍에 장대가 잘려나가면서, 꼭대기에 걸린 수급들이 바닥에 철푸덕 쓰러지는 모습.
그에 놀란 조영옥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려 할 때, 싸늘한 목소리가 귓전을 파고들었다.
“다른 데 한눈 팔 여유가 있나?”
“큭!”
반 박자, 아니 그보다 더 빠르게 피해낸 검격.
머리카락 일부가 우수수 잘려나갔으나, 조영옥은 신경 쓸 새가 없었다.
마치 수백 마리의 뱀이 그녀를 동시에 노리고 쏘아지는 듯한 검격.
대도와 호신강기로 막고 있으나, 그녀의 감각으로도 다 잡지 못할 만큼 빠르고 집요했다.
본디 대공자가 익혔던 무공과는 결이 다른 검법. 음울한 은색의 장삼 위로 시뻘건 불꽃이 재처럼 튀었다.
“단혼교아검(斷魂蛟牙劍). 몇 년 전부터 연마했던 검법이지.”
“...본문의 무공을 저버리고 얻은 힘이군요.”
카앙!
겪다 보니 점점 적응이 되어간다.
벽을 넘은 지 얼마 안 되는 그녀는 같은 경지를 이룩한 고수와 싸운 경험이 적었다. 비교적 최근의 경험이 혈안사군에게 몰릴 대로 몰렸던 끔찍한 패배였다.
그렇기에 강엽은 그녀가 조금이라도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이틀간 대련을 치렀다.
대공자의 검은 빠르나, 강엽의 검과 비교하면 굼벵이처럼 느렸다.
대공자의 검은 강하나, 강엽의 검과 비교하면 솜털처럼 가벼웠다.
콰아아아앙!
격발된 공력이 거세게 부딪쳤다. 부서진 돌 파편이 사방으로 튀는 가운데, 섬광이 번뜩이고 삭풍이 불었다. 멀리 있던 전각의 문설주에 깊은 자상이 남았다.
사방 수십여 장이 농밀한 기파로 가득 채워졌다.
“하수들은 들어가기만 해도 죽어.”
일행 중 가장 가까이 있던 조영빈이 움찔 떨었다.
“그게 무슨....”
“가까이 있다가 봉변당한다고. 여기 있는 사람들이랑 달리 댁은 호신강기 못 쓰잖아?”
하후진의 지적에 조영빈의 얼굴이 똥 씹은 것처럼 구겨졌지만, 부정하지는 못했다.
호신기만으로는 절세고수들의 경파를 막지 못한다. 스치기라도 하면 치명상을 면치 못할 것이다.
물론 강엽 일행은 예외였다. 조영빈을 빼면 전원이 삼화취정을 이룬 그들은, 딱히 호신강기를 운용하지 않아도 기파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대공자가 생각 외로 강한데. 문주의 자리를 노릴 만해. 저렇게 강한데 왜 저번엔 안 싸운 거람?”
“싸우지 않은 게 아니야. 나설 기회가 없던 거지.”
강엽은 그렇게 말하면서 구석에 우두커니 선 곱슬머리의 안대 여인을 향해 시선을 멀리 향했다.
팔대교왕의 일좌인 혈안사군.
커다란 대겸(大鎌)을 지팡이 삼아 기대고 있던 그녀는 강엽을 알아보고 콧잔등을 구겼다.
“뭘 꼬나봐?”
“궁금해서. 당신은 혈음마군과 혈산패군보다 강한가?”
“이 새끼가 그걸 말이라고...!”
반사적으로 울컥한 혈안사군이 쌍욕을 내뱉을 때, 두 사람 사이의 공간에서 굉음이 울렸다.
쿠우우우우웅!
흐릿한 흙먼지가 하늘을 가리고 섬광이 번쩍이면서, 낭패한 기색이 역력한 조영옥이 솟아올랐다.
혈안사군이 입꼬리를 올렸다.
“흡성대법(吸星大法)을 익힌 성과가 나오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