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화. 전향 (2)
유상문.
화산의 속가를 자처하는 한중의 유지가 공첩을 돌렸다. 한중의 백도 문파들에 알리는 초대장이었다.
-화산의 장문인께서 한중의 소요를 개탄하시어 매화검수의 수장을 내려보내셨소. 한중 무림의 명숙들께선 부디 시간을 내주셔서 본문에 내방해주시오. 함께 이 난국을 어찌 헤쳐나갈지 논해봅시다.
유상문주 한중일의 직인이 찍힌 공첩.
장중한 글씨체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공첩을 받은 문주들은 두 이름에만 집중했다.
검성, 그리고 매화검수의 수장.
섬서 무림에 막강한 영향을 행사하는 천하팔존과 정도십대고수가 언급된 것이다.
특히 후자는 한중에 왕림했다고 하지 않나.
이런 공첩을 받고 무시할 순 없다. 그 시간에 약속이 잡힌 자들은 나중을 기약했다. 상대가 언짢아하더라도 도리가 없었다.
그렇게 한중 무림의 문주들이 한낱 한시에 유상문에 집결해서, 속에 쌓인 불만을 토로했다.
“마교도들이 뛰쳐나와서 민가를 습격하고 무고한 양민들을 죽였소! 이 일을 어찌 그냥 넘어가겠소!?”
“맞습니다. 당문이 팔가의 일익이라지만 이번 일은 선을 넘었어요. 어떻게 한중에서 일을 벌이면서 저희한테 일언반구 없답니까?”
“사전에 언질이라도 줬으면 우리 역시 두 팔 걷고 나섰을 터. 상대가 마교도라면 어찌 거부하겠소이까?”
“휴, 갑자기 뛰쳐나온 마교도들 때문에 피해가 막대하네. 한중 사람들도 우리를 욕하고... 마교도들이 미쳐 날뛰는데 어디서 뭘 하고 있었냐는 거지.”
“야심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떻게 대응한단 말입니까? 저희로선 자다가 날벼락을 맞은 꼴인데....”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터졌다. 암시장에서 탈출한 일부 마교도들이 강도짓을 하면서 양민들에게 해를 끼쳤던 것이다.
한중의 민심이 나락에 떨어졌다. 뒤쫓아온 당문의 무인들이 마교도들을 참했으나, 한중의 문파들은 민심의 화살을 피해가지 못했다.
어딘가에서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한중의 무림 문파들이 암시장의 존재를 알고도 모른 척했다는 소문이.
‘괜한 소문이 나면 우리에게도 불똥이 튈지 모른다. 이렇게 된 이상 마교도들을 박멸해야 해.’
‘젠장, 흑상놈들한테 몇 푼 받고 입을 닫았던 게 이렇게 돌아올 줄이야....’
당연한 말이지만 한중 무림의 문주들은 암시장을 알고 있었다. 일부는 적극적으로 암시장을 이용했고, 대부분은 뇌물을 받고 그들의 존재를 눈감아주었다.
‘만약 검성이 이를 문제 삼는다면....’
‘마교와 엮일지도 모른다. 그럼 끝장이다.’
성토하던 문주들이 한 곳을 힐끔거렸다.
회당의 정중앙에 앉은 선녀처럼 아름다운 도고.
그 옆엔 유상문주가 부관처럼 선 채 어색하게 웃고 있었다. 처음엔 회의를 주관했으나 이젠 그 역시 옥청선자의 눈치를 보는 것이다.
용기를 낸 한 문주가 물었다.
“...당문을 압박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옳소. 마교도들을 저잣거리에서 참하여 한중 무림의 기상이 살아있음을 보여주어야 하오!”
마교도들을 처형하면 민심이 회복될 것이다.
한중의 무림 문파들이 암시장의 존재를 묵인했다는 소문 역시 자취를 감추리라!
“훗, 처형이라....”
차를 홀짝이던 옥청선자의 입술이 열렸다.
삐뚜름한 미소를 머금은 입매.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합니까?”
“예에?”
처형을 주장했던 문주들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여기 계시는 문주님들께서 오해하시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데, 본산이 마교도들을 사사로이 처형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런 망나니짓이나 하려고 산문을 나선 게 아니니까요.”
“.......”
망나니짓을 강조하는 언행.
숨을 죽이는 좌중을 쭉 둘러본 옥청선자가 옆을 돌아봤다.
“한 문주님께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그게....”
유상문주가 식은땀을 흘렸다.
옥청선자를 설득해달라는 문주들의 눈빛을 애써 외면하며 목구멍을 쥐어짜냈다.
“...일부 문주들께서 마교도들을 징치해야 한다는 의협심이 지나치게 앞섰던 것 같습니다.”
사방에서 원망하는 눈빛이 쏟아졌지만 유상문주는 이를 악물고 외면했다.
‘호가호위를 하려다 닭 쫓던 개가 됐구나.’
검성의 성품과 화산의 기조라면 마교도들을 즉참할 줄 알았건만, 이토록 이성적으로 나설 줄이야.
이러면 화산의 힘을 빌려 당문을 내쫓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본산은 마교도들을 무림맹으로 압송할 겁니다. 당문이 여러분의 요구를 거부한 것도 맹규 때문이지요. 그러니 당문을 욕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겁니다.”
“험, 어험!”
“커흠...!”
대놓고 욕하진 않아도 은근한 말로 비꼬았던 문주들이 헛기침을 했다.
“한 문주님은 당문에 사람을 보내시지요. 제가 직접 찾아가겠다고 전해주시면 됩니다. 여러분의 불만은 그때 얘기해보겠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어쨌든 화산이 마교도들을 데리고 사라진다면 나쁠 게 없었다.
최선은 아니나 차선은 되는 바.
그때였다.
“문주님.”
“음? 무슨 일인가?”
별안간 총관이 등장하자 유상문주가 의아해했다.
총관이 자리한 내빈들, 특히 옥청선자의 눈치를 살피며 귓속말로 속삭였다.
“당문의 공녀와 아미의 소창후가 왔습니다.”
“뭣이?”
작게 말했지만 귀 밝은 고수들이 못 들었을 리 만무했다. 옥청선자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갸름한 턱을 어루만졌다.
“당문의 공녀는 그렇다 치고 아미의 소창후라... 그 아이가 사절로 왔다는 겁니까?”
“그, 그렇습니다, 선자님.”
“재밌군요. 한 번 만나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총관의 시선이 유상문주에게 향했다.
“선자의 말씀대로 사절들을 들이게.”
잠시 후 회당에 두 여인이 들어왔다.
문주들은 말로만 듣던 사천삼미의 자태에 감탄하면서도, 눈썹을 세우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묘정과 소창후는 아랑곳하지 않고 포권의 예를 취했다.
“당가 묘정이 삼가 매화검수의 수장을 뵙습니다.”
“아미의 혜심이 인사드립니다.”
세 사람은 구면이었다.
과거 무림맹을 방문했을 때 인사를 나누었던 사이.
특별한 사이는 아니나, 옥청선자 역시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는지 흐뭇한 미소를 머금었다.
“오랜만이네, 두 사람. 당문의 공녀는 해가 갈수록 꽃이 만개하듯 아름다워지는군.”
“과찬이십니다.”
“소창후의 기도도 깊어졌고. 출중한 인재가 두각을 드러내니 아미의 홍복일세.”
“받잡기 어려운 말씀입니다.”
그렇게 적당히 덕담이 오간 뒤.
옥청선자가 기습적으로 발검하듯 물었다.
“그 청년은 잘 돌아갔는가?”
“예...?”
“귀영이라고 했던가. 전날 한중 북쪽에서 만났지. 약관이 갓 넘은 나이에 엄청난 성취를 이뤘던데.”
“...강 무사라면 편히 쉬고 있습니다.”
“좀 더 대화를 해보고 싶었는데 도망치듯 가버리지 뭔가. 다음엔 진득하게 얘기 좀 하자고 전해주게.”
“꼭 전하겠습니다.”
“좋아, 변죽을 울리는 건 이쯤하면 충분한 듯싶고... 무슨 일로 왔는지 들어볼까?”
옥청선자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만약 당문이 마교도들의 신병 인도를 거부한다면 두 대문파 간의 충돌을 야기하리라.
“본문 활명원주님께서 보내신 서찰입니다.”
당묘정이 공손하게 서찰을 받들자 유상문의 총관이 서찰을 받고, 유상문주에게 전달했다.
이후 유상문주가 옥청선자에게 전달했다.
“이건....”
옥청선자의 눈빛이 깊이 가라앉았다.
“이게 정녕 당 원주의 뜻인가?”
“그렇습니다.”
“공개 비무에 초대한다... 뜬금없군. 누가 겨루는지 언급도 안 하고 말이야.”
그제서야 서찰에 적힌 내용을 안 문주들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당묘정을 쳐다보았다.
마교도들의 처우 문제로 시끄러운 시국에 비무라니?
“당 소저, 본산이 어째서 머나먼 한중까지 왔는지 모르진 않으리라 생각하네. 대관절 이런 서찰을 보내는 저의가 뭔가?”
“활명원주님께선 마교도들의 처우 문제는 비무가 끝난 뒤에 논하자고 하셨습니다.”
“일단 비무를 보러 오라는 건가?”
옥청선자가 미간을 좁힌 채 서찰을 뚫어지게 노려봤다. 마치 서찰에 적히지 않은 진의를 헤아리는 듯이.
이윽고 소창후에게 시선을 돌리며 묻는다.
“소창후, 그대는 사마외도를 용납하지 않는 강직한 성정을 지녔다고 알고 있네. 그대도 당문의 뜻에 동참하는가?”
“...네, 그렇습니다.”
머뭇거리는 기색이 완연했지만 대답을 망설이진 않는다.
“흐음, 알겠네. 비무라... 잡스러운 구경거리를 보여주진 않겠지. 한데 여기 계시는 문주님들도 초대받은 건가?”
“물론입니다.”
“어쩌시겠습니까?”
옥청선자가 공을 돌리자 문주들의 낯빛에 일순 당혹감이 스쳐지나갔다.
“우, 우린 선자의 뜻에 따르겠소이다.”
“그렇군요. 그럼 다 같이 가는 걸로 하지요. 당 원주께 그리 전해주시게.”
당묘정과 소창후가 감사를 표하고 물러나자 옥청선자는 짓궂게 웃으며 턱을 괴었다.
“재밌군. 하필 귀영이 돌아간 날에 이런 일을 벌인다... 당 원주의 생각인지, 그 청년의 생각인지....”
* * *
유시(酉時) 말.
해가 서천을 향해 기울어지는 시간이다.
당문이 자리한 옛 표국의 장원으로 향한 옥청선자와 문주들은 대문 앞에서 문전성시를 이룬 군중들을 발견하고 걸음을 우뚝 멈추었다.
“한중의 양민들이 대체 왜?”
잠시 후 사정을 알아낸 유상문의 무인이 방문(榜文) 한 장을 들고 돌아왔다.
“한중의 거리 곳곳에 이런 방문이 붙어 있다고 합니다. 비무를 고지하는 내용입니다.”
“양민들까지 초대했다는 건가?”
“...그런 것 같습니다.”
유상문주가 방문을 빼앗아서 읽어봤다. 어처구니없게도 비무를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은전 한 냥씩 나눠준다는 말까지 적혀 있었다.
마침 대부분의 양민들이 생업을 내려놓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었다.
아마 밤장사를 하는 자들도 이런 방문을 봤다면 호기심에 와볼 것이다. 비무를 보기만 해도 돈이 생기는데 어찌 안 오고 배기겠는가?
기가 막힌 사태에 문주들이 입을 함지박 만하게 벌릴 때였다.
“어서 오십시오, 화산파와 한중 문파의 문주님들.”
태극 문양의 도복을 입은 청년이 쾌활하게 그들을 반겼다.
허리춤에 송문고검을 패용한 행색.
이번엔 옥청선자도 아연해졌다.
“무당제일검의 제자... 자네도 있었는가?”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선자. 제가 길안내를 맡았으니 이쪽으로 오시지요.”
“한데 이쪽분은...?”
청수는 혼자 오지 않았다. 칠척 거구를 자랑하는 근육질의 거한이 흑곤을 든 채 반장을 치켜들었다.
“무량수불, 낭인전의 야차마곤이라 하오.”
“잠깐, 이 기질은 설마...?”
구파의 중심에 있는 옥청선자다. 야차마곤은 초면이나 그가 은연중 흘리는 기파는 바로 알아보았다.
“혹시 불문 출신입니까?”
“껄껄, 오래전에 파계당한 몸이외다.”
“....”
야마차곤이 웃음으로 얼버무렸지만 옥청선자는 그가 어디에서 무공을 사사했는지 깨달은 눈초리.
머리가 아프다는 듯 이마를 짚었다.
“맙소사, 이게 무슨....”
당문뿐 아니라 소림, 무당, 아미까지.
거물들이 연달아 나타나자 뒤에 있는 문주들은 환난을 당한 것마냥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심지어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보게, 청수 도장. 저 여인은 누구인가?”
“태화문의 조영옥 공녀입니다.”
“그럼 옆에 있는 노인은?”
“풍도마장 노사이십니다. 암시장의 싸움에서 크게 다치셔서 활수명의께서 보살피고 계십니다.”
태화문의 문도들을 대동한 채 늠름하게 서 있는 조영옥과 청려장을 짚은 풍도마장의 모습.
옥청선자는 풍도마장이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한눈에 알아봤지만, 그녀를 따라 장원에 들어온 문주들은 태화문이라는 이름에 눈이 튀어나올 듯이 경악했다.
“삼화취정만 세 명이라... 놀랍군. 용담호혈이 따로 없지 않은가?”
풍도마장이야 내상을 입었으니 없는 셈 쳐도 강엽과 당우경만으로도 막강한 전력이었다.
여기에 강엽 일행과 태화문의 전력까지 합치면, 어지간한 대문파가 와도 꿀리지 않을 터.
“한중에 구파가 하나 들어선 셈이군.”
꿀꺽.
덤덤한 평에 뒤쪽에서 문주들이 목울대를 움직이는 소리가 연달아 울렸다. 장원의 전력만으로도 한중 무림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
심각한 낯빛이 된 문주들이 주변을 둘러봤다.
그리고 죄인처럼 두 팔을 포박당한 채 한쪽에 앉아있는 자들을 발견하고 고개를 기울였다.
“청수 도장이라고 하셨지요. 저들은 누구요?”
“마교, 아니, 흑룡교도들입니다.”
“뭣...!?”
“저들도 비무를 구경할 겁니다.”
“청수 도장, 제대로 설명하게. 좀 불쾌해지려는 참이야. 마교도가 어찌 비무를 참관한단 말인가?”
“그건....”
청수가 설명하려던 때에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내가 대신 설명하겠소.”
취색 장포를 걸친 청수한 중년인.
그를 알아본 옥청선자가 신음처럼 중얼거렸다.
“활수명의....”
“반가운 얼굴을 만나서 기쁘기 한량없구려. 그간 잘 지내셨소, 선자?”
“염려해주신 덕분에요. 새해에 보내주신 불침단은 요긴하게 썼습니다. 덕분에 강호에 보낸 제자들이 독살당할 걱정을 크게 덜었지요.”
“그렇다니 참으로 다행이오.”
“한데 마교도들이 왜 여기에 있는 겁니까?”
“왜냐하면....”
잠시 말꼬리를 흐린다.
당우경의 시선이 향한 곳에 비무대가 있음을 깨달은 옥청선자가 고개를 돌렸다.
본디 표국의 대연무장으로 쓰이던 곳.
바람결에 검은 외투를 나부끼는 냉막한 인상의 청년이, 뒷짐을 진 채 서 있었다.
옥청선자가 고운 아미를 찌푸렸다.
“귀영...?”
“귀빈석을 마련해놨소. 같이 올라가서 봅시다.”
“....”
옥청선자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당우경의 제안을 못내 따르면서 관중석으로 올라갔다.
공교롭게도 흑룡교도들과 대치되는 자리.
그녀를 비롯한 한중 무림의 문주들이 차례차례 자리에 앉자 강엽 일행이 주변을 에워쌌다.
하나같이 군계일학이라 할 만한 기도를 풍기는 고수들의 면면에 문주들이 내심 긴장했을 때.
강엽의 맞은편에서 한 사내가 허리춤엔 검을, 손엔 방천화극(方天畵戟)을 들고 걸어왔다.
* * *
“이런 게 통할까?”
비무대로 올라온 백서희가 물었다. 귀빈석의 옥청선자를 힐끔거리면서 말을 이었다.
“저 얼굴만 젊은 아줌마 외골수라며. 그 뒤에 있는 검성이란 영감탱이는 꽉 막힌 꼰대고. 이런 걸로 설득할 수 있겠어?”
“상관없어.”
설득할 사람은 옥청선자도, 한중 무림의 문주들도 아니다.
머나먼 화산에 있는 검성은 더더욱 아니고.
“우린 민심을 움직인다.”
이 자리에 있는 자들은 무림인만이 아니다. 그보다 비무를 구경하러 나온 양민들이 훨씬 많다.
설득할 대상은 이들이다. 마교, 정확히는 미쳐 날뛰는 혈귀들에게 피해를 입었던 사람들.
“뭐, 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조심해.”
엷게 웃은 백서희가 몸을 돌렸다. 서로의 몸이 스쳐지나갈 때 손등이 맞닿았다.
그렇게 백서희가 내려가고 대전 상대가 올라왔다.
크고 작은 흉터를 새긴 각진 얼굴. 치렁치렁한 머리카락을 대충 묶은 사내가 살짝 고개를 숙였다.
“무리한 부탁을 들어줘서 고맙다.”
“방천화극이 원래 병장기인가?”
“우리 무맥의 보물이지. 강기를 맞아도 끄떡없는 신병이기다.”
“그건 좋군.”
강엽이 손을 풀고 검파를 쥐었다.
장원에 돌아와서 되찾은 자성검을 뽑아들자, 자줏빛 광채가 밤하늘을 몽환적으로 물들인다.
“그럼 한바탕 연극을 시작해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