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화. 수색 (3)
산골 깊숙한 곳의 관제묘에 자리를 잡은 혈교도들은 비밀스러운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한데 얼마 전에 그들이 있는 곳에 불청객이 들더니, 잡스러운 흑도 무리가 칼잡이들을 보냈다.
몇 놈 안 됐기 때문에 쉽게 처리했지만, 상대가 노주삼흑이라면 만만하게 볼 수 없었다.
분타의 교도들을 이끌고 쳐들어가면 적잖은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그것은 교단이 명한 성스러운 책무를 저버리는 행위였다.
교령급의 전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판단한 교위는 사천 총타에 전서구를 날려보내고, 그 자신은 홀로 노주로 가서 무력시위를 했다.
‘됐다. 시간은 벌었겠지.’
양견인지 뭔지 하는 놈이 전전긍긍하는 동안 사천 총타에서 전력이 오면 양견회를 부술 것이다.
물론 양견회가 다른 곳에 도움을 청할 수도 있지만, 확인해본 결과 양견회를 도와줄 세력 따윈 없었다.
사사건건 훼방은 놓던 낭인전 역시 노주 분타엔 은지패는 있어도 은천패는 없었으며, 그 은지패도 다른 의뢰로 자리를 비운 상황.
‘그 귀영인지 뭔지 하는 놈은 숙정방을 틀어쥐었으니 관심도 없을 테고.’
이제 조만간 사천 총타의 고수가 와서 양견회인지 나발인지를 징치할 수 있으리라.
그런데 그때였다.
“교위님, 죄인 한 명이 죽었습니다.”
“뭐야?”
혈포를 입은 교도가 머뭇거리며 보고를 올렸다.
교위의 미간에 불편한 기색이 어렸다.
“이번엔 왜 죽은 거냐?”
“놈이 본교를 모욕해서 훈계를 했습니다.”
“적당히들 해라. 저들은 단순한 이교의 죄인이 아니다. 본교의 대업에 이바지할 산제물이란 말이다.”
“소, 송구합니다.”
교위가 관제묘 뒤편에 있는 동굴로 향했다.
제법 깊숙한 곳엔 창살 우리들이 가득했는데, 안에 있는 것은 짐승 따위가 아니었다.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이 피골이 상접한 몰골로 갇혀 있었다.
“죽은 놈은?”
“저기 있습니다.”
교도들이 피투성이가 된 사내의 시체를 끌고 나온다.
죽을 때까지 고문당한 흔적이 역력하게 남은 시체는 한눈에 보기에도 끔찍했으나, 시체를 보는 교위의 눈엔 어떠한 감흥도 일지 않았다.
“시체는 알아서 묻도록.”
“명을 받듭니다.”
여상하게 끄덕인 교위가 몸을 돌릴 때였다.
“이 천벌을 받을 놈들!”
우리에서 원독에 찬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강퍅한 인상의 노인이 눈에서 시퍼런 살기를 줄기줄기 흘린 채 혈교도들을 쏘아보고 있었다.
“이교의 죄인 따위가!”
격노한 교도들이 노인을 끌어내려고 하자 교위가 버럭했다.
“그만!”
교도들이 벼락을 맞은 것마냥 멈추고는 눈치를 살폈다.
노인이 갇힌 우리 앞에 쭈그려 앉은 교위가 비릿하게 웃었다.
“노인장, 이름이 뭐요?”
“퉤!”
노인이 가래침을 뱉었지만, 그가 입을 우물거렸다는 것을 알고 있는 교위는 손바닥을 들어 막았다.
그 손을 창살 너머로 뻗어 노인의 안면을 우악스럽게 틀어쥔다.
“으읍!”
“사람이 물으면 대답을 해야지. 침을 뱉으면 쓰나.”
늙고 병든 몸으로 교위의 힘을 뿌리칠 수 있을 리가 만무.
교위가 가래침으로 범벅이 된 뺨을 툭툭 치며 웃자 노인이 진저리를 쳤다.
“이놈들아!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이리 끌고 온단 말이냐!”
“혈교라고 들어보셨소?”
“뭐?”
노인이 주름살을 찌푸렸다.
그는 무림과 상관없는 약초꾼이었다.
여느 때처럼 약초를 캐러 산에 올라왔다가 혈교의 무리들을 맞닥뜨리는 바람에 영문도 모르고 끌려왔다.
“뭐, 모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이런 궁벽한 산골에 사는 사람이라면 말이오.”
“....”
“그것 아시오? 이 세상은 뭔가 잘못됐소. 근본부터 썩어빠졌지.”
“뭔 뚱딴지 같은 소릴...!”
“중생들은 고통과 번뇌에 빠져서 죄를 범하고, 죄를 범하고, 또 범하지. 그래서 사바 세계의 악업은 결코 끊이지 않소.”
약초꾼 노인에게는 어려운 말.
하지만 교위는 아랑곳 않고 떠들어댔다.
“그래서 본교를 창건한 위대한 시조, 혈신께서는 다시 한번 미륵불로 강림하시어 악업을 범한 모든 중생들을 심판하시기로 하셨소.”
그로써 혼란과 죄가 흐르는 세상은 무릉도원처럼 맑고 깨끗한 정토(淨土)가 되리라.
“이 세상의 모든 중생은 죄인이니 마땅히 그분을 위해 죽어야지. 본교가 천하를 제패하면 그분께서 강림하실 터. 노인장이 그분을 위해 죽는다면 생전의 악업이 씻길 것이오.”
“이, 이런 미친 악귀놈들...! 사이비 마교로구나!”
“진리를 모르는 중생들이 그렇게들 말하지. 참으로 슬픈 일이오.”
애석함을 드러내듯 한숨을 쏟아낸 교위가 물러났다.
“당신들은 본교의 대업을 달성하기 위한 산제물이 될 것이오.”
충격을 받은 사람들을 뒤로한 그가 낮게 웃으며 허리춤의 혁대에 걸린 주머니를 매만졌다.
엄지손가락보다 조금 더 큰 가죽주머니는 크기는 작았지만 모래가 찬 것마냥 묵직했다.
‘그래, 이것만 있으면 본교는....’
혈교는 천하를, 방해가 되는 강호 무림을 정벌하기 위해 여러 일들을 꾸며왔다. 교위의 허리춤에 매달린 주머니도 그중 하나.
‘누구도 교의 대업을 방해하지 못하리라.’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동굴을 나갔다.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들이치는 햇볕을 손으로 막은 그는 문득 이상한 광경을 발견하고 멈칫했다.
“...저게 뭐냐? 박쥐?”
깊고 험준한 산골짜기니 박쥐가 있는 게 당연했다. 무심코 밤산책을 나왔다가 사냥 나온 박쥐 떼를 본 적도 몇 번인가 있었고.
하지만 해가 중천에 걸린 이때에 박쥐 떼라니?
“살다 보니 별일도 다 있군.”
교위는 희한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대수롭게 여기진 않았다. 피식 웃으며 관제묘로 돌아갔다.
이 산골짜기에 처박혀서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그의 무료함을 달래줄 유희를 즐기기 위해서.
그리고....
하늘이 어둑해졌을 무렵, 사람의 형상을 한 재앙이 떨어졌다.
* * *
교위는 눈을 번쩍 떴다.
“저, 적이다!”
“불경한 놈들! 여기가 어디라고... 크악!”
바깥에서 들리는 외침에 그는 반사적으로 애병인 각궁을 향해서 손을 뻗었다.
‘아, 이런... 정신이....’
불과 몇 시진 전까지 환각 효과가 있는 약에 절어 있었지만, 몸 속의 마기가 들불처럼 끓어오르며 몽롱했던 정신을 확 날려버렸다.
“대체 어떤 잡놈들인지 몰라도 용서치 않겠다!”
화살통까지 챙긴 그는 나가기 직전 바닥에 널브러진 무언가를 돌아보았다.
거기엔 백짓장처럼 창백해진 소녀가 간헐적으로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다.
채찍을 맞아 찢겨진 옷자락 사이로 낭자한 피가 코끝의 점막을 자극한다.
피비린내를 맡은 순간, 내면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셔라....’
‘저 아이의 피로 목을 축여라.’
정신이 몽롱해진 그는 분타가 공격받았다는 사실도 잊고 소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다 다시 한번 쾅 울려 퍼지는 굉음에 화들짝 정신을 차리고 비틀거렸다.
‘이런... 지금은 때가 아닌 것을.’
다른 때 같았으면 내면의 목소리가 시키는 대로 따랐겠지만, 지금은 적들을 격퇴하는 일이 더 중하다.
들끓어오르는 충동을 참으며 바깥으로 나갔다.
거센 피바람이 경내를 한바탕 휘젓고 있었다.
무심코 적의 숫자를 세어본 교위가 눈을 의심했다.
“달랑 세 명밖에 안 된다고?”
놀랍게도 단 세 명의 적이 수십은 되는 교도들을 학살하다시피 쓸어버리고 있었다.
빠득 어금니를 간 그가 활시위를 겨누었다.
무림인들은 활을 우습게 보지만, 그는 이 화살로 일류를 자부하는 고수들을 죽인 적도 많았다.
‘혈신이여, 이 미욱한 중생을 보우해주십시오!’
위대한 시조에게 기도를 드리면서 활시위를 놓는다.
그러나 허공을 가른 화살은 사자머리 청년의 손에 맥없이 잡혔다.
“뭣이...?”
“앗뜨뜨!”
화살을 내던진 사자머리 청년이 마찰열로 벌겋게 익은 손을 털며 교위를 노려봤다.
“허, 새끼. 네가 혈령교위인지 뭔지 하는 놈이냐? 화살 좀 맵다? 손바닥 찢어지는 줄 알았네.”
“쯧쯧, 그러게 왜 그딴 짓을 하냐? 독 묻었으면 어쩌려고.”
칠흑처럼 시커먼 장삼을 입은 청년이 한심하게 보자 사자머리 청년이 뻘쭘했는지 뒷목을 긁적였다.
“뭐, 그래도 호신기로 막아서 상처는 안 났잖냐.”
“...네놈들은 뭐냐?”
두 사람의 시선이 모였다.
속절없이 무너진 분타의 참상에 분노를 느낀 교위의 목소리가 심하게 흔들렸다.
“대체 뭔데 본교를 방해하냔 말이다!”
그 말에 공처럼 구겨진 종이가 발치로 떨어졌다.
시선을 내린 교위가 움찔했다. 종이의 정체는 그가 양견회 칼잡이들의 피로 쓴 혈서였다.
“대답이 됐나?”
“양견회... 더러운 흑도 잡것들의 사주를 받은 놈들이었구나. 천벌을 받을 놈들이 주제도 모르고...!”
사자머리 청년, 하후진이 푸핫 폭소했다.
“웃기는 놈일세, 이거. 짓밟겠다고 협박한 주제에 뭐라고 씨불이는 거야?”
“마교한테 양심을 바라면 안 되지. 제 놈들이 한 짓은 생각도 안 하고 남탓만 하는 놈들인데.”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강엽의 입가에도 가소롭다는 웃음기가 맺혀 있었다.
격분한 교위가 다시 한번 시위에 화살을 겨누려고 할 때였다.
“나한테만 일 시키고 니들은 노냐?”
새하얀 경장 무복을 입은, 눈부시게 아름다운 미녀가 교위의 배후를 점하면서 핀잔을 준다.
그녀의 품에 자신이 학대한 소녀가 안겨 있다는 것을 깨달은 교위가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
“어, 어떻게...?”
그가 관제묘의 입구 앞에 서 있었는데 언제 들어가서 소녀를 꺼내왔단 말인가?
강엽과 하후진도 의아해했다.
“그 아이는?”
“정신을 잃었길래 데리고 나왔어.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위험할지도 몰라. 저 개... 아니, 개만도 못한 새끼가 학대한 것 같거든.”
굳이 초음으로 살피지 않아도 알 수 있을 만큼 심각한 용태였다. 소녀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냄새를 맡은 강엽이 목함을 꺼내 던졌다.
교위의 머리 위를 지나쳤지만 그는 막지 못했다.
빈틈만 보이면 하후진이 곧바로 칼을 휘두를 기세였기 때문.
그 틈에 목함을 낚아챈 백서희가 물었다.
“요상약이야?”
“단목 방주가 준 거다. 도움이 될 거야.”
강엽은 요상약이 필요없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단목정이 혹시나 하는 사태를 염려해서 최상급의 요상약을 구해준 것이다.
소녀를 데리고 떠나던 백서희가 아차 하며 외쳤다.
“참, 안에 별다른 건 없었어! 그냥 낡은 관제묘야.”
그녀가 숨어든 것은 혹시나 공격받는 동안 적들이 중요한 기밀을 파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아무것도 없다는 말에 강엽이 엉거주춤 서 있는 교위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럼 저놈을 생포해야겠군.”
“심문하려고?”
강엽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하후진이 절레절레 흔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쉽지 않을걸. 마교도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아. 일월신교 놈들도 죽었으면 죽었지 굴복하진 않았어. 혈귀놈들도 비슷할 거다.”
“.......”
교위는 자신이 살아남을 가망성이 전무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하후진의 예상과 달리 자결하진 않았다.
“흥, 쉽게 잡힐 줄 아느냐!”
그가 허리춤의 가죽주머니를 훑었다.
적게 흡입하면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쾌락을 누릴 수 있지만, 일정 이상 흡입하면 미증유의 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교의 비약.
“혈세천하 만마앙복(血世天下 萬魔仰伏)!”
-세상이 피로 물들면 온 세상 마귀들이 우러르리라!
혈교의 구호를 외치며 허리춤의 혁대로 손을 가져간다.
혁대에 걸린 주머니를 본 강엽이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저건...?”
주머니에서 흘러나오는 피냄새.
심상찮은 조짐을 직감한 하후진이 냅다 교위의 팔을 잘랐다.
‘뭔지 모르지만 위험하다.’
높이 떠오른 가죽주머니가 가루를 쏟아내기 직전.
그전에 태극반의 경파를 두른 강엽이 흡자결의 묘리로 쏟아지는 가죽주머니를 끌어당겼다.
하지만 교위가 가루를 흡입하는 것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다.
“으아아아아아!”
전신이 대춧빛처럼 붉어진 교위는 팔이 잘린 상황에서도 저항했다.
절정고수처럼 전신으로 기파를 폭발시켜 공기를 터뜨리자 하후진도 속절없이 튕겨나갔다.
볼썽사납게 구르기 전에 몸을 뒤집어서 망신살이 뻗치는 건 막았지만, 어이없어하며 외쳤다.
“젠장, 뭔 빌어먹을 약을 처먹고 발광하는 거야!”
“잠깐!”
하후진이 당장 교위를 죽일 기세로 튀어나가려고 할 때 강엽이 손을 들어서 제지했다.
“뭐야? 아직도 생포할 생각이냐?”
“약이 몸 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려고.”
“그걸 본다고 알아?”
“난 알 수 있어.”
하후진을 말리기 전부터 초음으로 교위의 체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하고 있었다.
놈이 붉은 가루를 들이킨 이후부터 경맥이 묘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게 마치....
‘혈공진기?’
어느 순간부터 교위의 진기가 살아 움직이는 생명처럼 맥동하고 있었다. 마치 별개의 의지를 지닌 영물처럼 경맥을 돌았다.
‘어떻게 된 거지?’
교위는 흡혈귀가 아니다. 운기 경로도 다르다. 한데도 혈공진기과 놀라우리만치 흡사했다.
그러자 강엽의 혈공진기도 비슷한 존재를 알아봤는지 용틀임할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진정해라.’
의념으로 혈공진기를 가라앉히고는 교위의 체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좀 더 자세히 관찰했다.
위장 속에 들어간 약이 빠르게 소화되는가 싶더니, 진기와 섞이면서 잘린 팔목으로 향했다.
“설마?”
단면에서 흘렀던 피가 급속도로 줄면서 새하얀 뼈가 칼처럼 날카롭게 자라난다.
하후진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
“씨발, 일월신교 새끼들도 저딴 짓은 못했는데...!”
강엽도 묘한 표정이 됐다.
‘...재생력은 아닌데?’
흡혈귀가 된 건가 싶었는데, 상태를 보면 그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잠력을 격발했거나 주화입마에 든 것과도 거리가 멀었고.
“일단 시험해봐야 할 것 같군.”
강엽이 나설 조짐을 보이자 하후진이 기겁했다.
“고수는 나한테 넘겨준다며!”
“무슨 소리냐. 그런 약속 한 적 없다. 널 상대할 만한 고수가 없을지 모른다고 했지.”
“아니, 그래도...!”
마치 장난감 받았다 빼앗긴 애처럼 배신감에 떠는 모습에 강엽은 어쩐지 한숨이 나왔다.
“후우, 그래. 다음엔 꼭 양보한다. 됐냐?”
“약속한 거다.”
“오냐.”
그렇게 힘들게 협상(?)을 치르고 붉게 변한 교위의 앞에 섰다.
교위가 이죽거렸다.
“큭큭, 죽을 차례를 정했나 보군. 걱정하지 마라. 너와 저놈을 죽이고, 그 여자도 죽일 테니까. 아, 그래. 그 여자는 특별히 귀여워해주마. 그 예쁜 입에서 얼마나 끔찍한 비명이 나올지 상상만 해도....”
꽈앙!
말이 끝나기도 전에 교위의 볼따구니를 찰지게 후려갈기는 일권.
“......!”
비명도 못 지르고 나가떨어진 교위를 향해 강엽이 목을 뚜둑 꺾으며 차갑게 뇌까렸다.
“어디 얼마나 약빨을 잘 받았는지 볼까?”
“크억, 이놈...!”
“감사하게 여겨라. 특별히 네놈 눈높이에 맞춰서 채점해줄 테니까. 방금 전엔 내공도 안 썼다.”
들어와볼 테면 들어와보라는 듯이 손가락을 까딱거린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교위의 면상이 악귀처럼 썩어문드러졌다.
“크어어어엉!”
포효하며 달려드는 교위를 향해 강엽이 호쾌한 일권을 날렸다.
빠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