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한계 찢는 천재마법사-344화 (344/366)
  • 344화 집결 (2)

    [크롸아아아아!]

    시뻘건 핏줄이 돋아난 흉포한 눈동자.

    금속조차 찢어발기는 강인한 발톱이 족적을 남긴다.

    사냥감을 향한 사나운 짐승 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사족 또는 이족 보행을 하는 갯과의 아인종, 놀(Gnoll).

    그중 상위종으로 진화한 개체들은 머리에 뿔이 돋아난다.

    뿔이 하나면 싱글 호른.

    뿔이 두 개면 더블 호른.

    뿔이 세 개면 트리플 호른.

    이들은 기본적으로 하위 놀들을 지배하는 상위 개체들이다.

    각각이 이끄는 무리 전체의 토벌 위험도는 은 등급, 금 등급 그리고 백금 등급. 뿔이 많을수록 덩치가 크고, 지능이 높으며 힘과 맷집이 강하다.

    그리고 뿔의 숫자가 이 이상이 되면 위험도는 무리가 아닌 개체별로 측정된다.

    뿔이 네 개면 쿼드라 호른.

    뿔이 다섯 개면 퀸터 호른.

    놈들의 치악력은 제련된 강철을 씹어 부수고 완력은 사람을 장난스럽게 찢어발긴다.

    사냥감의 냄새를 절대로 놓치지 않는 후각. 그를 쫓는, 각력에서 터져 나오는 속도는 하위 개체들과 궤를 달리한다.

    더불어 어지간한 검기로는 상하게 하기 힘든 질긴 가죽을 두르고 있기까지.

    말 그대로 포식자다.

    인적 없는 숲에서 놈들과 마주한다면, 노련한 백금 등급 모험가라고 해도 먹잇감이 되리라.

    그런 괴물들이 현재 레이라를 추격하고 있었다.

    등 뒤에 살기가 가득하다.

    감각을 높여 숫자를 파악하던 그녀가 눈살을 찌푸렸다.

    ‘예상보다 숫자가 많아.’

    주검의 영광이 아인종을 거느리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그리고 다크 워튼의 후계자에게서, 퀸터 호른 세 마리를 토벌했다는 것까지.

    그런데 여전히 놈들이 남아 있다.

    쿼드라 호른이 넷, 퀸터 호른이 하나. 이전의 것까지 합치면 상위종으로 진화한 놀만 무려 여덟 마리다.

    다른 잡스러운 아인종까지 합치면 세 자릿수는 가뿐히 넘는다.

    ‘카일리언스에서 본 아인종 급증 사태랑 비슷한 것 같은데…….’

    우연은 아니겠지.

    어쩌면 그 [생명의 기둥]이란 걸 또 사용했을지도.

    아무튼 원인은 차치하고 당장은 목적에 집중한다.

    ‘지금.’

    더 이상 따라붙는 개체가 없다.

    일명 몰이사냥.

    핏빛의 기운이 검을 감싼다.

    낮게 뛰어오른 그녀가 다리를 모으고, 땅 위로 돋아난 두꺼운 나무뿌리를 양발로 박차며 역방향으로 돌진했다.

    회전으로 인해 미풍이 이는 것과 동시에 칼끝에서 붉은 실이 흩날렸다.

    혈풍血風.

    상대속도로 인해 회피 불가.

    시각으로는 읽을 수 없는 검기의 궤적.

    콰과과과과!

    핏빛의 폭풍이 근방에 있던 쿼드라 호른 넷 전부를 갈가리 찢어 버리며 도륙했다.

    피와 살 조각이 소나기처럼 쏟아진다.

    레이라가 붉게 변하는 숲 한가운데 멈춰 서자, 포효와 함께 퀸터 호른이 뒤에서 달려들었다.

    [크롸아아아아아!]

    놈 또한 폭풍에 노출되었으나 치명상 하나 없이 가죽 곳곳이 찢어진 게 전부였다.

    놀랍진 않다.

    이미 그 방어력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었으니까.

    카가가각!

    사람 몸통만 한 손톱이 갑옷을 긁는다.

    미약한 불꽃이 튄다.

    명확한 감각으로 일격을 흘려 보낸 그녀가 검을 휘둘러 시야를 흐트러뜨리곤, 빈틈을 찾아 섬전처럼 팔을 내뻗었다.

    위극煒極.

    직선을 그은 붉은 도신이 퀸터 호른의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

    일격에 시야를 빼앗았다.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른 놈이 마구잡이로 날뛰며 숲을 파괴했다.

    그에 맞춰 기민하게 움직인 레이라가 빈틈만을 찾아 검기를 퍼부었다.

    모험가 길드의 가장 큰 힘은 정보량.

    그들은 수백 년에 걸쳐 인류를 위협한 존재들의 습성, 약점 등의 수많은 정보를 축적해 온 세계적 집단이다.

    피식자에서 포식자로.

    모험가는 괴물을 사냥하는 자들이다.

    [카아……!]

    수십 초간의 격전.

    그 끝에 전신의 근육과 신경이 난도질당한 퀸터 호른이 쓰러졌다.

    “하아…….”

    적흑의 갑옷 위로 선혈이 가득하다.

    연속적으로 기예와 검기를 펼쳤더니 평소보다 반동이 조금 더 심했다.

    레이라가 심호흡을 하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대체 거점은 어디에 있는 거지?’

    일대를 샅샅이 뒤졌음에도 흑마법사는커녕 인간의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

    조제프 대주교가 준, 흑마법을 감지하는 정십자가가 반응하기는 했지만…… 주검의 영광의 은신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칵…… 카악…….]

    그건 현재 제압당한 퀸터 호른, 그 이마에 새겨진 흑마법진을 가리키고 있었으니까.

    생각이 깊어진다.

    이대로 수색 반경을 넓힌다고 해도 성과는 없을 것 같은데.

    ‘……애셔에게 맡길 수밖에 없나.’

    출발하기 이전 애셔가 부탁했다.

    흑마법진이 새겨진, 살아 있는 아인종을 확보해 달라고.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어떤 기가 막힌 방법이 있으리라는 건 분명하다.

    그래서 퀸터 호른을 곧장 죽이지 않고 살려 둔 것이다.

    ‘선택지가 없어.’

    여유는 많지 않다.

    자칫 늦어졌다간 모두의 발목을 잡게 될 테니.

    더군다나 이처럼 흑마법진이 새겨진 아인종을 언제 어디서 또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러설 땐 물러서야 하는 법.

    결정을 내린 레이라가 네 개의 가닥으로 이루어진 팔찌를 번뜩였다.

    미스릴 등급 이상의 고위 모험가에게만 지급되는 매직 아이템 [부유 결박].

    즉석에서 소재를 채취하기 어렵거나, 포획이 필요한 괴물을 손쉽게 운반하기 위한 특제품이다.

    팔찌에서 분리된 은빛 선 세 가닥이 비대해지며 퀸터 호른를 옭아맸다.

    레이라의 의지에 따라, 구속당한 놈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주르륵.

    상처에서 적지 않은 피가 쏟아졌지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퀸터 호른이 가진 자연 치유력이라면 죽을 일은 없을 절대로 없을 테니. 오히려 신체가 멀쩡하게 회복하기 전에 다시 손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이제 루아스교의 주둔 기지로 돌아가면 되는데…….’

    [카아아아아!]

    [키게게겍!]

    어둠 속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방향을 특정할 것도 없이 사방에서. 아무래도 피 냄새를 맡은 모양이다.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낸 레이라가 칼자루를 고쳐 잡았다.

    “……서둘러야겠어.”

    포위당하면 늦어 버리고 말 테니.

    퀸터 호른을 확보한 레이라가 서둘러 귀로에 올랐다.

    * * *

    문밖에서 들었던 대화의 편린을 보았을 때, 저 성격 나빠 보이는 사내는 루아스교가 구출했다고 했던 두 최고 의원 중 하나임이 틀림없다.

    앵그랑이란 이름의 최고 의원의 명령에 처형자들이 움직인다.

    각자의 무기에 손을 올리며 주저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이 새끼들이…….”

    격정을 드러낸 아드리안이 손가락을 풀었다.

    당장이라도 전부 때려눕힐 기세.

    그때, 베르덴이 옆으로 팔을 뻗어 아드리안을 제지했다.

    “주군?”

    “대화로 충분하다.”

    정황상 앵그랑은 베르덴과 아드리안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걸로 보인다.

    루아스교와 직접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최고 의원이 있다고 했는데, 그게 저자는 아니라는 건가.

    그렇다면 설명하면 그만이다.

    길게 말할 필요도 없이 간단히 자기소개 정도면 충분하고도 남을 터.

    베르덴은 지성인이다.

    “저는 루아스교의 조제프 대주교님과 함께 움직이고 있는 애셔입니다.”

    “대……주교님하고 말이오?”

    앵그랑의 표정이 바뀌었다.

    동시에 처형자들 또한 움직임을 멈췄다.

    상위 주교는 압박할 수 있어도, 7인의 대주교에게 불만을 표하는 건 아주 껄끄럽다는 거겠지.

    “그리고 에스티리아 왕국의 명예 백작이기도 합니다.”

    베르덴이 스스로 타국의 귀족임을 밝혔다.

    이렇게 된 이상 직전과 같은 태도는 보이지 못하리라.

    압도적인 힘이야말로 최고의 수단이라는 건 부정하지 않으나, 때론 말 몇 마디가 쓸데없는 마찰을 없애는 최선의 수단이기도 하다.

    그런 베르덴의 생각을…… 앵그랑은 보란 듯이 깨부쉈다.

    “에스티리아…… 왕국이라고……?”

    그의 눈에 핏발이 섰다.

    “감히! 어디 감히 비열하고 악랄하기 짝이 없는 에스티리아의 귀족 따위가 이곳에 발을 디뎌?!”

    “?”

    “루아스교, 당신들한테 여태껏 기부한 게 얼만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소! 벨디른 공화국의 내정에 간섭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저열한 왕국까지 끌어들이다니!! 전쟁이 끝난 지 반백 년도 안 지났건만!”

    과거 벨디른 공화국은, 에스티리아 왕국이 주변국에 행하는 압력과 횡포에 맞서 전쟁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공화국이 승리할 뻔했으나…… 갑작스럽게 전선에서 패퇴를 거듭하게 된 것도 모자라 영토를 침공당했다.

    전황이 역전된 것이다. 되레 공화국의 수도가 함락될지도 모르는 상황.

    ───뚫린 입이라고 마구 지껄이더니. 다시 한번 말해 보시오, 앵그랑 의원!

    ───그, 그게……!

    당시 막강한 집안을 배경으로 신출내기 의원이 된 앵그랑은, 합리적인 분석을 통한 전력 비교로 압도적인 승리를 장담하다가 크나큰 낭패를 보았다.

    훗날 전쟁이 종식되고 가까스로 수습하여 이렇게 최고 의원이 되긴 했지만…… 그때 느꼈던 당혹스러움과 분노는 여전히 선명하다.

    사실 왕국의 반격에는 글러트니의 인체 실험이란 배경이 존재했으나, 당연하게도 앵그랑은 그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

    그저 이런저런 이유로 왕국을 혐오할 뿐.

    “이건 벨디른 공화국에 대한 큰! 아주 큰! 모욕이오! 레나 주교, 최고 의원으로서 결코 이 일은 좌시하지 않겠소!!”

    “저, 저 일단 진정을…….”

    “아까부터 진정, 진정 하는데 그딴 건 저 악독한 왕국 놈부터 투옥한 뒤에 할 일이지!”

    앵그랑이 분노를 표출하며 힘껏 날뛰었다.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만큼 왕국에 대한 증오심이 깊다는 의미였다.

    물론 베르덴이 이해할 바는 전혀 아니었다.

    불쾌하다.

    상대방의 무분별한 적의가 거슬린다. 특히나 쩌렁쩌렁 방 안을 울리는 목소리는 시끄럽기 짝이 없었다.

    “내가 틀렸군.”

    베르덴이 미간을 좁혔다.

    “대화론 부족하겠어.”

    “당장 닥치게 하겠습니다.”

    아드리안의 신형이 흐려졌다.

    몇몇 처형자가 반응했지만 그뿐, 끝내 막지는 못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앵그랑에게 다가 선 아드리안이 가볍게 팔을 휘둘렀다.

    “감옥에 보내기 싫다면 당장 애셔인지 뭔지를 국경 바깥으로 추방───억!”

    스치듯 턱을 맞은 앵그랑이 잠을 자듯 스르륵 앞으로 고꾸라졌다.

    “엇.”

    최고 의원이 턱주가리를 얻어맞았다.

    그 사실에 레나 주교조차 할 말을 잃었다.

    잠시간 정적이 일었다.

    직후 상황을 파악한 처형자들이 당장 태세를 갖추었다. 앵그랑을 보호하고 상대를 제압할 심산.

    그중 처형자의 리더, 마도사 세르인이 마법을 연산하려던 순간 베르덴과 눈을 마주쳤다.

    “……?! 쿨럭, 쿨럭!”

    “세르인 님?”

    세르인이 연거푸 기침을 내뱉으며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오싹한 느낌이 든다. 저도 모르게 손끝이 미약하게 떨렸다.

    ‘대, 대체 무슨…….’

    뭐라 형용할 수 없지만…… 위험하다. 대적해서는 안 될 것 같은 그런 본능적인 감각.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한 반응이었다.

    예기치 못한 세르인의 명령 부재에 기묘한 대치가 이루어졌다.

    “여, 여러분. 싸우지들 마시고 일단 진정하세요……! 네?”

    하나 역시 듣는 이는 없었다.

    중간에 끼어 있던 레나 주교가 에라 모르겠다는 듯 신성력을 일으켰다.

    말로 안 된다면 기적으로 막을 수밖에.

    본의 아닌 삼파전이었다.

    그때였다.

    “……!”

    여러 기척이 다가온다.

    굳게 닫혀 있던 문이 활짝 열렸다.

    “여기 있었습니까, 애셔. 예상보다 훨씬 일찍 돌아왔다고 들었는데, 두 분 모두 먼 길 고생 많았습니다.”

    조제프 대주교, 레일버 그리고 레이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무슨 일입니까?”

    조제프가 아주 볼품없는 모습으로 쓰러진 앵그랑을 보며 물었다.

    레나 주교가 퍼뜩 대답했다.

    “이 사람들 싸워요!!!”

    대주교를 향한 고자질.

    순식간에 상황은 일단락되었다.

    * * *

    “설마 돌아오자마자 최고 의원의 아래턱을 후려갈길 줄이야……. 대담하다 못해 이제는 막 나가네요?”

    레이라가 어처구니없다는 듯 일침을 가했다.

    아드리안이 뭐라 반박하기도 전에, 그녀가 재차 물었다.

    “혹시 서던피트에서도 그런 거 아니죠? 막 호위 찾는답시고 수배령이고 뭐고 다 때려 부쉈다든가.”

    “…….”

    이 여자, 날카롭다.

    서던피트에서의 일이 여기까지 들려오려면 아직 멀었을 텐데.

    아드리안이 입을 다물었다.

    다른 말이 더해지기 전에 베르덴이 화제를 돌렸다.

    “그나저나 거점은 찾았습니까?”

    “대답 안 하는 걸 보니 설마…… 후우, 아니요. 사실대로 말하자면 찾지 못했어요. 나름대로 열심히 수색했는데 말이죠.”

    레이라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기존에 정했던 지역 전체를 뒤졌음에도…… 이건 능력 부족이 아닌, 애초부터 계획이 잘못됐다는 걸 뜻했다.

    “그래도 당신이 부탁한 대로 흑마법진이 새겨진 아인종은 확보했어요. 산 채로. 그걸 도시 안으로 옮기느라 조금 늦게 도착했죠.”

    그녀의 모습은 퍽 사나웠다.

    덕지덕지 묻어 있던 핏자국은 대체로 잘 닦아 냈지만, 갑옷 곳곳에 긁힌 자국이 여전히 선명했기에.

    “많이 바빴나 봅니다.”

    “덕분에요.”

    어깨를 으쓱인 레이라가 베르덴과 아드리안을 아인종에게 안내했다.

    쿼레일의 중심 성채, 그 지하 창고로 향했다

    다수의 성기사가 직접 지키고 있는 내부로 들어서자, 다섯 개의 뿔을 가진 아인종이 구속되어 있었다.

    레이라가 말하길, 이 괴물은 퀸터 호른.

    놀의 상위종 중에서도 개체 위험도가 백금 상위 혹은 미스릴 하위에 속한다고 한다.

    [크르르…….]

    울음소리에 살의가 가득하다.

    베르덴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가가 이마를 살폈다.

    주검의 영광이 새겨 넣은 흑마법진.

    직접적으로 아인종에게 연결되어 정신, 아니 본능에 개입하고 있다.

    베르덴이 가진 특유의 통찰력이 그 전체를 단숨에 파악했다.

    “어때요, 이 정도면 만족하나요?”

    “충분합니다.”

    베르덴이 내심 미소를 지었다.

    마법진의 수준이 상당하다.

    구조적인 복잡함은 둘째 치고, 깃들어 있는 마력으로 미루어 보아 최소 6위계급 흑마법사가 작성한 것이 분명하다.

    ‘이 흑마법진의 주인은 카일리언스에서 마주했던 네 번째 하인의 것일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여기 있는 마력을 추출하여 마석에 이식한 뒤, [블랙 아워의 나침반]을 쓴다면 단숨에 놈이 위치한 방향을 알 수 있게 된다.

    왕국에서 비올라와 노사를 추적했을 때와 같은 방식.

    가장 유력한 단서를 잡은 것이다.

    “고생했습니다, 레이라.”

    “뭐, 그 정도야…….”

    “그럼 이제 자리 좀 비워 주시겠습니까.”

    아드리안을 제외하고 나침반의 존재를 밝힐 생각은 없다.

    레이라를 내보낸 베르덴이 곧장 추출 및 이식 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나 할디른이 쿼레일에 도착했다.

    이로써 각자의 임무를 끝마친 주검의 영광 토벌대의 수뇌부 전체가 집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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