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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찢는 천재마법사-334화 (334/366)

334화 여지 (2)

납덩이 같은 피부를 가진 시체, 일말의 생기조차 없는 눈동자.

살짝 고개를 든 베르덴이 죽음 너머에 숨어 있는 흑마도사와 마주했다.

“나를 알고 있나?”

“그야 당연히. 에스티리아 왕국에서 활동하는, 가련한 비올라와 노사를 죽인 장본인이 아닌가.”

시체가 담담하게 말했다.

먼저 백골의 비올라.

“그녀는 주교들을 살해하고 교구마저 거의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으나, 끝에는 중력이 깃든 벼락을 피하지 못하고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노사.

“사령의 보주와 의식을 통해 그림 리퍼를 소환했지만 비올라와 같은 결말을 맞이하고 말았지. 결국 수많은 얼음 파편에 몸이 꿰뚫려 고통 속에서 목숨을 잃었다.”

두 흑마도사의 사망 원인.

시체는 눈 한 번 깜박이지 않은 채 그들의 죽음을 회상하듯 읊었다.

마치 직접 보기라도 한 것처럼.

“내 기억으로, 그곳에 남아 있던 잔당은 한 명도 없었던 걸로 아는데.”

“그래. 네 말대로 주검의 영광에 속한 어느 누구도 의식장에서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하지만 죽음은, 그 자체로 많은 걸 담고 있는 법이지. 안 그런가, 조제프 대주교?”

“묻지 마십시오. 대주교 된 몸으로서, 신성한 죽음을 조롱하는 당신의 물음에 한가로이 대답할 생각은 없습니다.”

화아아아악!

강대한 신성력이 들끓었다.

시장실에 있는 모든 어둠을 소멸시킨 빛이 서서히 잦아들며 형상을 이루었다.

조제프의 등 뒤에 놓인 거대한 빛의 고리, 위광(威光).

극소수의 신앙자만이 다다를 수 있는, 거룩한 경지의 증명.

“으으으윽……!!”

탐욕스럽게 식사를 하고 있던 서드밀의 시장이 얼굴을 감싸며 작게 몸부림쳤다.

두꺼운 팔꿈치와 부딪친, 겹겹이 쌓여 있던 그릇들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산산조각 났다.

아무래도 리버런그의 시장처럼 몸에 새겨진 저주가 신성력에 반응한 모양.

치지지직…….

그 반증으로 시체의 육신에서도 미약하게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단순히 마주한 것만으로도 죽음에 속한 개념을 소멸시키는 빛.

그것이 대주교란 존재였다.

“이제부터 질문은 제가 합니다.”

“오, 살벌하군.”

시체의 입가만이 기괴하게 비틀렸다.

단순히 어딘가에 숨어 있어서가 아닌, 대주교와 팔라딘을 포함한 루아스교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는 웃음이다.

그런 표정에도, 조제프는 일절 반응하지 않은 채 물었다.

“마땅히 빛을 피해 도망쳤어야 하는 그대들이, 감히 저희를 서드밀에 초청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일단 그 저희라는 단어는 정정하는 게 좋겠군. 내가 보낸 초청장에는 네 이름만을 적어 넣었으니. 아무튼 용건을 묻는다면, 간단히 말해 친히 몇 개의 답을 주기 위함이다.”

무엇에 대한 답일까.

그리고 그 저의 또한 무엇일까.

‘뭐가 됐든 간에 놈들의 목적에 부합한다는 건 분명하다.’

물론 아예 듣지도 않고 없애 버린다는 건 선택지에 없었다.

그렇게 하면 자칫 주검의 영광에 대한 유력한 단서 또한 완전히 사라지는 셈이니.

베르덴은 신중하게 상황을 살폈다.

“…….”

조제프가 신성력을 억눌렀다.

공간을 가득히 비추던 위광이 사라지자 시체가 입을 열었다.

“너희도 알다시피, 나는 이곳 카일리언스에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였다. 몇몇 아인종에게 [생명의 기둥]을 꽂아 넣어 더 큰 범람을 유도한 것도 그렇고, 피가 팽창해 터져 죽은 리버런그의 시장과 여기서 식사를 하고 있는 서드밀의 시장에게 협조를 받은 것도 그렇지.”

끼이이익.

시체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걸 알게 된 너희는 의심했을 거다. 과연 카일리언스의 상층부가 전부 내 손에 들어왔을까 같은…….”

팔꿉치가 굽어진다.

핏기 하나 없는, 주먹 쥔 오른손이 시체 앞에 놓였다.

“답은 ‘그렇다’다. 카일리언스의 일곱 도시, 그를 다스리는 시장 전부에게 내 저주가 깃들어 있지.”

카일리언스는 독립된 도시국가들이 연합하여 만들어진 특수한 국가다.

각 도시가 가진 자립 능력은 뛰어날지언정 국가 자체가 지닌 통솔력과 규모 등은 주변국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

하나 그렇다고 해도 국가는 국가.

결코 일개 집단에 의해 근간이 흔들리다 못해 좌지우지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시체의 말을 불신하는 이는 여기에 아무도 없었다.

실제로 두 명의 시장이 당한 데다가, 거대한 영토인 왕국마저 거리낌 없이 암약한 전적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당장 시체를 조종하고 있는 존재 또한 세간의 기준으로도 현격한 강자인 건 분명하니.

시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흠, 그러고 보니…… 7인의 시장과 7인의 대주교라. 우연이긴 하지만 상당히 공교롭지 않은가? 과연 그 결과마저 같을지 몹시 궁금해지는군.”

“그 더러운 입, 다물어라.”

팔라딘, 레일버가 철퇴를 쥐었다.

한 번 더 대주교를 조롱한다면, 그대로 다져 버리겠단 의미였다.

“팔라딘 아니랄까 봐 예민하군. 좋다, 지금 이 몸이 망가지는 건 나 또한 원하는 바가 아니니.”

담담하게 말한 시체가 손을 움직였다.

뚜두두둑.

뼈가 뒤틀리는 소리와 함께 엄지와 소지를 제외한 세 손가락을 펴 훤히 보였다.

“이어서 말하자면, 지금쯤 너희들의 머릿속에는 세 개의 비슷한 의문들이 자리 잡고 있을 거다.”

시체가 발걸음을 옮겼다.

동시에 검지부터 차례로 구부러졌다.

첫째.

“수개월간 도시와 모험가 길드를 통해 운반된, 수많은 아인종의 사체는 어디에 있을까.”

둘째.

“그 사체 속에 감춰져 있던 죽은 인간들의 몸은 어디에 있을까.”

셋째.

“나는 어디에 있을까.”

손가락이 모두 접혔다.

직후 미약한 발소리가 멎었다.

일순간 흐르는 싸늘한 정적 속에서, 사자(死者)가 시장실에 놓인 카일리언스의 지도를 바라봤다.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눈길.

말 그대로 도시 연합의 중심을 가로지른 시선이 도시, 서드밀을 지나 지도에 속하지 않은 장소까지 닿았다.

카일리언스의 최남단.

그 너머에 어떤 지역이, 국가가 있는가.

‘설마…….’

베르덴이 미간을 좁혔다.

조제프는 물론이고 아드리안과 레일버도 곧바로 의미를 알아챘다.

그리고 시체는 답했다.

“우리는 벨디른 공화국에 있다.”

* * *

당연하게도 베르덴은 시체가 한 말을 곧이곧대로 신용하지 않았다.

대량 학살을 서슴지 않는 흑마법사 집단에게 신뢰를 품는 건, 그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니.

그보다는 상황을 근거로 삼았다.

‘아드리안이 목격한 아인종과 인간의 사체는 배에 실린 채 운반되고 있었다.’

왜 육로가 아닌 수로를 이용했을까.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마차로 운반하는 것보다 많은 양을 적재할 수 있기에 선택한 걸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목적지는 어디인가.

도시, 리버런그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헤인강.

한겨울에도 거의 얼지 않는 강줄기는 카일리언스에 속한 다른 도시의 자원이기도 하다.

‘여기 서드밀처럼.’

그리고 그렇게 뻗어 나간 헤인강의 끝에는 정확히 벨디른 공화국의 영토에 위치하고 있다.

물론 이것만으로 믿음을 갖기에는 부족하다.

기껏해야 여러 후보들 가운데 벨디른 공화국이 포함되는 게 전부겠지.

베르덴이 최소한의 확신을 품게 된 건 다른 이유 때문이었다.

“카일리언스가 아닌 벨디른 공화국이라. 순순히 자신들의 위치를 밝힌 이유가 무엇입니까?”

조제프가 어떠한 내색도 보이지 않은 채 질문을 더했다.

목소리는 분명하고 시선은 올곧다.

상대가 어떤 말을 하든 간에 휘둘리지 않는, 대주교다운 강인한 의지.

‘그런데 방금은…….’

스쳐 지나가듯 본, 조제프의 황토색 눈동자는 시체에게 향해 있지 않았다.

그보다 조금 위로 뜬 시야에 담긴 건 허공이었다.

잠시 의식이 어딘가로 향했던 것처럼.

잘못 본 게 아니다.

오히려 누구도 눈치채기 어려운 찰나의 순간이었기에 의심이 깃들었다.

결정적으로.

“이유야 대주교인 너에게는 그다지 상관없는 요소가 아닌가. 내가 공화국에 있는 이상, 너는 반드시 공화국으로 와야 할 테니. 멀리서 죽음을 방관할 것이 아니라면.”

조제프는 공화국으로 자신을 유도하고 있는 까닭에 대해서 시체에게 묻고 있을 뿐, 놈들의 목적에 대해서는 일절 입에 담지 않았다.

말인즉슨 그럴 필요가 없다는 뜻일 터.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루아스교는 주검의 영광이 궁극적으로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 인지한 상태고, 놈들이 카일리언스만이 아닌 벨디른 공화국에서도 암약하고 있을 거라 짐작하고 있었다?’

정황만으로 내놓은 결론이긴 해도 얼추 앞뒤는 맞다.

주검의 영광이 벨디른 공화국에 있다는 사실이 보다 명확해진 셈.

그때, 시체가 말했다.

“내가 답해 줄 수 생각이 있는 건 여기까지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직접 공화국에 와서 확인하면 되겠지. 믿지 않겠다면 그것대로 나쁘지 않고.”

서로의 용건이 끝나 간다.

하나 베르덴은 아직 놈에게 볼일이 남아 있었다.

벨디른 공화국이 언급된 이상, 도저히 그냥은 넘어갈 수 없었기에.

“하나 묻겠다.”

그러자 시체가 살며시 고개를 틀었다.

“더 이상 답할 생각이 없다는 건 못 들었나, 애셔?”

“얼마 전 벨디른 공화국에서 최고 의원이 살해당했다. 네가 한 짓인가?”

베르덴은 아랑곳하지 않고 대답을 종용했다.

잠시 입을 꾹 다문 채 침묵하던 시체가 목소리를 내었다.

“그렇다면?”

“이유가 뭐지?”

“글쎄, 왜일까…….”

시체의 몸이 앞으로 기울었다.

“내 대답은 아까와 같다.”

앞다리에 체중을 실은 놈이 갑작스레 자리를 박찼다.

앞에 있던 탁상을 밟고 뛰어오른 시체가 네 사람에게 달려들었다.

동시에 아드리안이 움직였다.

난무亂舞.

마검으로부터 쏟아져 나온 기예가 뼈와 살을 무자비하게 갈랐다.

무수한 검기를 견디지 못하고 눈 깜짝할 사이에 조각으로 변해 버린 시체.

이어서 레일버가 돌진하며 신성력이 깃든 거대한 방패를 위로 쳐올렸다.

콰앙───촤아아아악!

튕겨져 나간 잔해들에 의해 새빨간 흔적이 일직선으로 주욱 이어졌다.

바닥과 천장 그리고 벽이 피와 육편으로 더럽혀졌다.

놈은 산산조각이 났다.

더 이상 시체를 조종하는 흑마도사의 존재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예기치 못한 만남은 이것으로 일단락이 되었다.

다만…… 아직 대화는 끝나지 않았다.

“저런 식으로 퇴장할 줄이야. 정말로 끔찍하기 짝이 없는 작자였소. 모두들 그렇지 않소?”

서드밀의 시장이 웃으며 말했다.

* * *

탁상 아래에는 깨진 그릇들의 조각이 널브러져 있다.

지금 시장 앞에 놓인 건 그릇 하나와 그 위에 놓인, 다 식어 버린 스테이크 한 조각.

그리고 잔을 절반 정도 채운 레드 와인이 전부였다.

“벨디른 공화국으로 향하는 빈 선박은 이미 준비해 두었소.”

쥐고 있던 식구(食具)를 움직였다.

포크로 마지막 요리를 찌르고, 나이프로 고기를 큼지막하게 자르기 위해 힘껏 두툼한 손끝에 무게를 실었다.

그것만으로도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는지 숨소리가 불편해졌다.

“물론…… 후욱…… 조치는 취해 두었으니 나가는 길까지 누구도 방해하지 않을 거요. 수배령이 걸려 있든 뭐든 상관없이 승선할 수 있겠지. 리버런그에서도 배를 훔쳐 달아났다고 했으니 조타수는 따로 필요 없을 것이고.”

썰어 놓은 고기 두 점을 찍어 덥석 물었다.

입안 가득 퍼져 나가는 고기의 맛을 음미하며 등받이에 몸을 누였다.

어딘가…… 홀가분하면서도 단념한 모습이었다.

조제프가 시장과 마주했다.

그리고 물었다.

“그 선박을 준비한 건, 그대에게 저주를 심은 장본인입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내가 지금까지 살 수 있었겠소? 위대하신 대주교님에게 이동 수단을 안내하는 것까지가 내 역할이니.”

그 역할이 끝나면 어떻게 될까.

굳이 묻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었다. 시장 본인 또한.

“서드밀 시장, 당신은 이미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였군요. 그런데 어째서 마지막까지 사악한 자의 지시를 따르는 겁니까?”

“협박이냐, 타협이냐. 둘 중 하나를 묻는 거라면…… 협박이자 스스로에 대한 타협이오.”

시장이 포크를 내려놓았다.

직접 손으로 스테이크 조각을 집고는 꿀꺽 삼켰다.

이제 고기는 한 점 남았다.

“돌이켜 보면 내 인생은 그리 녹록지 않았소. 특히나 상인 출신으로, 여러 귀족을 밀어내고 서드밀의 시장으로 선출되는 건 지극히 힘겨운 일이었지……. 그렇지만 결국에는 이루고 말았소.”

툭툭.

시장이 지방으로 가득 찬 배를 두들겼다.

“지금이야 몸이 이렇지만, 당시에는 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소. 상인의 경험과 특기를 살려 도시를 금전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삶을 바쳤지. 그리고 여기까지 왔고.”

이윽고 남은 고기를 털어 넣고 질겅질겅 씹었다.

고기는 없다.

그릇은 텅 비었다.

“서드밀은 내 자부심이오.”

“…….”

“그런데 수개월 전, 그자가 와서 서드밀의 수호자를 눈도 깜짝하지 않고 죽이고는 내게 묻더군. 서드밀과 벨디른 공화국,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시장의 손이 잘게 떨렸다.

“나는 주저 없이 서드밀을 택했소. 이웃 국가보다는 이 도시가, 시민들이 훨씬 더 소중했으니까. 혹시라도 그자의 마음이 바뀔까 봐 아주 열심히 도왔지.”

회의를 빌미로, 다른 시장들을 불러 모아서 저주에 당하게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서드밀에서 발생한 사체를 선박에 실었고, 카일리언스에서 출발한 모든 배를 공화국으로 보내는 데 일조했다.

그는 피해자이자 공범이었다.

“당신들처럼 대단한 사람들이라면 저항이라도 했겠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소. 약하니까.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켜서 이 도시를 지키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으니까.”

시장이 헛웃음을 지었다.

“그자가 벨디른 공화국에서 무엇을 꾸미고 있는지는 모르오. 죄책감인지 뭔지, 두려워서 감히 생각하는 것조차 싫었지. 그래서 먹는 데만 집중했소. 식사를 할 때는 그나마 다른 것들이 옅어지니까……. 후우, 드디어 이 지방 낀 굴레를 벗어나게 되는군. 지금까지 도시도 지켰고.”

힘겹게 손을 뻗었다.

유리잔을 잡아 자신에게로 이끌며 가파른 숨을 내쉬었다.

“조제프 대주교 은하.”

끝이 다가온다.

꾹 참아 왔던 감정이 들썩였다.

“그래도 나를, 이런 나를 너무 욕하지는 말아 주시오. 그저 내게 닥쳐 온 어둠이 여신의 빛보다 깊었을 뿐이니…….”

벌컥벌컥.

남은 와인을 단숨에 들이켰다.

손에서 떨어진 잔이 아래로 곤두박질치며 박살 났다.

시장이 한숨을 뱉었다.

한차례 침을 삼키고 나지막이 목소리를 내었다.

“나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소.”

눈꺼풀이 여닫힌다.

아른거리는 눈시울에서 피눈물이 쏟아졌다.

“그나마 내게 가족이 없어서 다행이구려…….”

───쿠웅.

시장이 탁상 위에 쓰러졌다.

얼굴 아래 깔린 그릇에 피가 고이기 시작했다.

“…….”

대주교는 조용히 그를 바라봤다.

신성력을 모아 빛의 기적을 일으키지도 않았다.

이곳에 들어오기 전부터…… 아니, 그 한참 전부터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었으니까.

당장 독을 섭취한 거라면 해독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나 전날부터 중독되어 천천히 장기가 녹아내리기 시작한…… 이제는 원형이 남아 있지 않은 육체는 아무리 대주교라고 해도 되돌릴 수 없었다.

곧이어 숨이 완전히 멎었다.

시장의 죽음을 인식한 저주가 발동했다.

폭발과 함께 날아가는 잔해.

피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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