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화 워 로드 (1)
초월자의 격은 오직 각성을 손에 넣은 자들의 전유물.
각자가 가진 힘에 격이 깃들어, 다른 생명체에게 강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절대적인 존재감이다.
수준에 이르지 못한 자는 감히 의식을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
베르덴이 과거의 기억을 되살렸다.
두 초월자를 마주하고 압도당했던, 하나 끝내는 이겨 내어 격의 족쇄를 풀어낸 것까지 전부.
그러한 경험은 고스란히 체득하여 몸속에 녹아들어 있다.
물론 준초월자의 경지로 격을 얻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초월자에 육박하는 만큼의 마력량이라면 다르다. 온전히 재현할 수는 없을지언정 억지로 흉내 정도는 내는 게 가능했다.
다만 비교적 많이 거칠 뿐이다.
쩌적, 쩌저적……!
베르덴이 딛고 있는 투기장의 바닥이 버티지 못하고 갈라진다.
전신을 감싸는, 선명하게 일렁이는 푸른 마력. 이내 힘의 격류가 대기를 뒤흔들자 공간 전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미증유의 압력이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마력 위압.
기초 마력 조작.
마법사들이 마법을 직접적으로 맞대 보지 않고, 상대방에게 격차를 인지시킬 때 주로 사용하는 수단 중 하나.
───!
털썩.
방주 후보가 쓰러졌다.
4위계 중위를 넘어 상위를 바라보고 있는 자였음에도 의식이 날아간 건 한순간이었다.
그와 비슷한 수준에 있는 다른 마법사도 마찬가지.
2위계에 불과했던 테오도르는 이미 눈이 뒤집힌 지 오래였다.
마치 영혼을 강타당하는 듯한 충격.
겨우 정신을 붙잡은 마도사들이 식은땀을 흘렸다.
“측정 도구가 순식간에 박살이 나다니……! 최대로 치면 5위계 상위일 거라고? 저건 최소 6위계…… 그것도 6위계 상위가 아닌가?!”
“그렇다 해도 말이 안 돼……! 아무리 6위계라고 해도 이만한 마력량을 지녔다는 건 듣도 보도 못했다……! 저 마력량은 그 이상───”
화아아아악!
마력의 파동이 다시금 울려 퍼진다.
직후, 직전보다도 강대한 마력의 해일이 들이닥쳤다.
“커억……!”
그들마저 저항 끝에 기절했다.
당연한 결과였다. 경지의 차이는 물론이고 마력을 품은 그들이기에, 보다 <마력 위압>으로 인한 압박감이 클 수밖에 없었으니.
하지만 견디지 못한 건 기를 깨우친 자들도 마찬가지.
“끄으으윽……!!!”
한계가 찾아왔다.
억누르고 있던 비명이 터져 나왔다.
툭, 철그렁.
각자의 중심을 지탱하던 무기가 주인과 함께 나동그라졌다.
곳곳에서 정신을 잃은 자가 속출했다.
침을 질질 흘린 채 쓰러진 로크를 뒤로한 레이라가 깊게 신음했다. 검 끝으로 바닥을 짚고, 한쪽 무릎까지 꿇었음에도 떨림이 멈추지가 않았다.
아주 힘겹게 고개를 들었다.
투기장의 중심, 잿빛 머리의 사내 주변으로 헤아릴 수 없는 마력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이게…… 애셔가 가진 힘이라고……?’
직접 경험하고 있음에도 믿기가 어렵다.
재작년에 같이 시련을 행했던 마법사와는 아예 차원이 달랐으니까.
어떻게 2년도 안 된 사이에 저만한 힘을 거머쥘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까지는 닿지 않았다. 그녀로선 전심전력으로 버티는 게 전부였기에.
그러던 그때였다.
순식간에 위압감이 사라졌다.
“하아…… 하아…….”
힘이 풀린 레이라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막혀 있던 숨통이 트임과 동시에 폐가 요동쳤다. 다른 후보들도 마찬가지였다. 거칠어진 호흡 소리가 주변에서 들려왔다.
그 외에는 그저 침묵밖에 없었다.
마력을 거두어들인 베르덴이 고개를 들었다.
수십 명의 후보들 중에서도 극명하게 다른 극소수.
‘<마력 위압>에 당하지 않은 후보는 총 여섯인가.’
마도사가 둘.
레이라를 포함한 나머지가 넷이다.
전부가 힘겨운 기색을 보였으나 정도는 달랐다.
지쳐 쓰러져 있는 자가 있는 반면에, 휘청이기만 했을 뿐 중심을 유지한 자도 있었으니.
물론 경악이 어린 표정은 매한가지였다.
교류전의 상대는 이 중에서 고르는 게 당연하겠지.
다만 안타깝게도 그럴 생각은 없었다.
베르덴이 자신의 경지를 드러낸 건, 방주의 후보들을 가늠하는 것과 더불어 방주의 전력을 자극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어쩌면 그들과 대면할 수 있을지 몰랐기에.
계획은 성공했다.
그 결과 의심이 확신이 되었으니까.
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후보는 여섯 명이지만, <마력 위압>을 견딘 사람은 총 일곱 명이다.
베르덴이 말했다.
“분명 여기 모인 이들 중에서 교류전 상대를 지목하라고 들었는데.”
고개를 돌린 그가 환희에 가득 찬 눈동자와 마주했다.
“그렇다면 후보가 아닌 사람과 교류전을 치러도 되는 겁니까?”
교류전의 안내를 맡은 여인만이 무대 위에 태연하게 서 있었다.
그녀가 문득 손을 문질렀다.
묻어난 땀을 지운 그녀가 입가를 비틀었다.
“흐하핫……!”
곧 희열을 드러냈다.
“보통의 후보들과는 궤를 달리할 거라고는 생각했는데, 설마 제대로 된 교류전을 치르지 않고도 후보들을 저 지경으로 만들 줄이야. 생긴 것과 다르게 대범한 것도 그렇지만 좋은 의미로 기대를 완전히 배신하는 마력량이라니……! 아주 마음에 든다.”
여인이 한 발자국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너는 내가 누군지 알고 있는 건가?”
“모릅니다. 선장, 장로 아니면 방주가 숨긴 전력 중 하나라는 것 외에는.”
“범위가 너무 넓은데. 뭐, 그래도 제대로 된 정답이 있기는 하군.”
어깨를 으쓱이며 입술을 떼었다.
“나는 방주의 선장 중 하나, 레그리트 나르실리아.”
노란빛이 감도는 백발.
베르덴의 벽안을 응시하는 황금의 눈빛이 명멸했다.
“레그리트라고 부르도록.”
* * *
방주의 선장에 대해선 후보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얼굴은 물론이고 이름도 마찬가지였다. 애초에 그들과 마주할 일이 없기에 알고 싶어도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 눈앞에 있다.
교류전을 치르는 투기장의 중심에.
“저 사람…… 아니, 저분이 선장이라고……?”
여섯 후보의 시선이 몰렸다.
베르덴의 마력에 의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금 놀라움에 휩싸였다. 그럼에도 레그리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베르덴이 물었다.
“선장은 외부에서 활동하기에 가급적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상관없는 겁니까?”
“응? 누구에게 그렇게 들었지?”
교류전이 시작되기 전, 로크가 그렇게 말했었다.
“아, 로크. 렌 발하그 장로님의 제자인가. 뭐, 생각해 보면 그럴듯하기는 하지만 그 정보는 완전히 틀렸다. 우리가 만나지 못하는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지. 무슨 방주가 친목 도모하는 집단도 아니고.”
레그리트가 시선을 높였다.
“당연하게도 밝힐 수 없는 게 있기는 하나, 적어도 선장과 후보 사이에 신비주의는 없다. 지금처럼 기회가 되면 마주하게 될 뿐이지. 후보들을 대부분 제압한 네가 교류전의 상대로 나를 지목까지 한 상황처럼.”
“조건이 까다롭군요.”
“그걸 충족시킨 게 너지. 하핫, 그나저나 선장과 후보와의 교류전이라니. 내가 알기로 방주 역사상 이런 일은 처음인데…….”
그녀가 입술을 할짝댔다.
“먼저 네 요청에 대답부터 하자면, 가능하다. 애초에 나는 후보들만을 선택하라고 하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지목을 받은 상대는 거절할 수 없는 게 교류전의 원칙.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환영하는 바다.”
환영한다고?
“너에게 궁금한 점이 많았거든. 대표적으로는 고대의 시…….”
───레그리트.
느닷없이 투기장 내부에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티 없이 맑은 여성의 목소리.
어딘지 모르게 화가 난 듯한 음색이었다. 교류전에 모인 후보들의 것은 아니었다.
예상했다는 듯 레그리트가 답했다.
“이런, 반응이 생각보다 빠른데.”
───탐색자. 당신이 후보들의 교류전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는 건, 이미 회의로 결정된 거니 문제는 없어요. 아무리 막무가내로 우겼다고 해도. 하지만 후보와 직접 교류전을 치르는 건 별개죠. 협의된 사안이 아니니 불허합니다. 그러니 당장 엑소디움으로 돌아오시길.
“이미 선택을 받은 뒤다, 주시자. 설마 나보고 교류전의 규칙을 위반하라는 건가?”
탐색자와 주시자.
어떠한 역할을 맡은, 선장들만의 칭호인 걸까.
‘흥미롭군.’
베르덴은 조용히 대화를 엿들었다.
───알다시피 지금까지 후보들끼리 이외에 교류전을 치른 적은 없어요. 그리고 오늘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그러니 선례를 만들지 마세요.
“이 세상에 절대적인 규칙이라는 건 없는 법이지.”
───그럼 끝났네요. 당신이 말한 교류전의 규칙을 어기면 되니까. 징계를 받고 싶은 게 아니라면 사고 치지 말고 얌전히 돌아오시는 게 좋을 거예요.
레그리트가 움찔거렸다.
표정을 일그러뜨리고는, 풀 죽은 듯 고개를 숙였다. 동시에 베르덴에게 다가가며 아주 작게 속삭였다.
“이대로 가면 흐지부지 끝날 거다. 무시하고 여기서 교류전을 치른다고 해도 곧 방해가 들어오겠지.”
“무슨 말을…….”
“그러니 장소를 옮기는 게 좋을 것 같군.”
레그리트가 베르덴의 어깨를 잡았다.
그녀의 팔찌가 기동하기 시작하자, 보랏빛 룬 문자들이 떠올라 주변을 맴돌았다.
───탐색자, 당장 멈추세요! 지금 교류전을 관전하는 건 저희들뿐만 아니라 장로님과 주인께서도……!
“미안한데 이미 늦었다.”
우뚝, 허공에 정지한 룬 문자들.
그것들이 일제히 수직으로 낙하하자, 어둠으로 가득 찬 원형의 틈새가 만들어졌다.
그 안으로 레그리트와 베르덴, 두 사람이 빨려 들어가듯 눈 깜짝할 사이에 모습을 감췄다.
───레그리트!!!
콰앙!
책상을 후려치는 소리와 함께, 미지의 목소리도 사라졌다.
…….
투기장에 정적이 내려앉았다.
덩그러니 남겨진 후보들은 멍하니 아래를 바라봤다.
서로 어색한 침묵을 이어 나가던 도중, 중앙 대륙에서 명성이 높은, 종군 마도사로 활동하는 후보가 로브 안쪽을 뒤적거렸다.
손수건을 꺼내 식은땀을 닦아 냈다. 금세 축축해졌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손바닥을 들여다보자 가늘게 떨리고 있다.
“설마 내가 <마력 위압>에 이런 기분을 느낄 줄이야…….”
다른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기와 마력, 신성력으로 상대를 유의미하게 압박할 수 있는 건 어느 정도 격차가 났을 때의 이야기다.
강자와 강자.
둘 간의 대립에서는 통하지 않는 수단이다.
그렇다는 건, 이번 신입 후보가 그만큼 강대한 존재라는 뜻.
다른 건 모르겠지만…… 적어도 마력량 하나만큼은 모두를 압도하고도 남았다.
마치 초월에 이른 존재처럼.
“참, 세상은 넓군.”
아주 가끔씩 나타나는 규격을 벗어나는 존재.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보게 되니, 이 세상이 아주 생소하게 느껴졌다.
시곗바늘이 천천히 움직인다.
아직 여섯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의식을 찾지 못했다.
마치 폭풍이 지나간 듯 삭막한 풍경.
……피곤하다.
* * *
구름이 짙게 깔려 있는 창공 한가운데 떠 있는 넓은 섬.
그 위는, 아크와는 다르게 건축물은 물론이고 사람의 인기척이나 흔한 나무도 없었다.
오로지 바위 지대와 푸른 이끼만이 전부였다.
베르덴이 레그리트에게 물었다.
“여기가 어디입니까?”
“내 개인적인 공간이다. 특수한 방법으로 공간에 고정시키고, 지반의 밀도를 최대한 높여서 내구성을 극도로 강화했지. 어지간한 충격으로는 박살 나지도 부서지지도 않기에, 훈련이나 대련의 무대로 삼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어때, 멋지지 않나?”
하늘섬을 훈련장으로 삼았다라.
단순히 멋지다고 표현할 수준이 아닌 것 같은데.
뭐, 어쨌든.
“후보와 교류전을 펼친다면 문제 삼겠다고 하는데. 괜찮은 겁니까?”
“분명 징계로 이어지긴 하겠지. 하지만 그런 거에 얽매여서 행동을 제한당할 수가 있나. 그리고 이건 너도 바랐던 상황 아닌가?”
맞는 말이었다.
공간 이동에 저항할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았으니까.
‘탐색자, 레그리트.’
방주의 선장.
숱한 시련을 극복한 끝에 도달한, 아크의 최고 전력.
초월자를 제외한, 이제까지 만난 어느 누구보다도 수준을 가늠하기가 어렵다. 외적인 강함도 그렇고 내적인 정신력도.
안팎으로 극한에 도달한 존재, 그렇게 느껴진다.
레그리트가 앞으로 걸어 나갔다.
“애셔, 나는 네가 예상한 것 이상으로 너에게 관심이 깊다. 이유야 많지만, 특히 테렌스도 이겨 내지 못한, 마도왕의 무덤에서 극복한 것과 관련해서.”
“테렌스라면…….”
“과거 방주의 선장이었던 마도사다. 선장을 기존의 다섯에서 여섯 명으로 늘리려고 했을 때, 자리에 올랐던 후보였지. 우리처럼 정식으로 오른 것이 아니기에, 여러모로 미숙하긴 했지만 언젠가 같은 위치에 오를 거라고 믿었기도 했고……. 그 녀석이 마도왕의 무덤에서 죽은 지 벌써 7년인가. 착했는데.”
몸을 돌린 그녀가 싱긋 웃었다.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몹시 궁금하더군. 마도조차 이르지 못한 5위계 마법사가 어떻게 고대의 시련을 극복했는지, 그리고 거기서 무엇을 얻었는지. 뭐, 개인적인 호기심이라는 거다. 그게 나, 레그리트라는 사람이니까.”
거리가 벌어졌다.
두 사람이 서로 대치했다.
“따로 준비가 필요한가?”
“필요 없습니다.”
화악.
아공간이 개방된다.
소환한 오리엔트를 쥔 베르덴이 정면을 주시했다.
‘과연 어떤 마도를 사용할까.’
상대가 가진 힘은 미지.
방심은 없다. 집중력을 높이면서 마력을 끌어모았다.
그때였다.
콰아아앙!
레그리트가 지면을 박찼다.
잔상을 남길 정도의 속도로 돌진하는 것과 동시에 베르덴이 즉각적으로 오리엔트를 들었다.
쩌어어어엉!
스태프와 충돌하는 주먹.
그 충격에 베르덴이 뒤로 주욱 밀려났다. 금속의 울림이 손끝으로 전해졌다.
현재 레그리트에게서 마력이 느껴진다.
그뿐만이 아니라 마도사 특유의 존재감까지도.
‘그런데 방금의 일격, 마법이나 마력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자연스레 의문이 솟아오른다.
그런 베르덴의 반응에 레그리트가 말했다.
“너도 느끼고 있다시피 나는 염연한 마도사다.”
그리고.
“기를 깨우친 존재이기도 하지.”
기와 마력.
서로 상충되는 힘을 단련한 자.
“애셔, 네 전법(戰法)에 대해서는 들은 게 있다. 원거리에서 원소 마법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근접전에서는 스태프를 휘둘러 그에 못지않은 움직임을 보인다고.”
레그리트가 목걸이를 두드렸다.
“교류전은 말 그대로 교류(交流)의 장. 스스로를 증명하면서 상대로부터 배우는 게 목적이지. 그런 의미에서 나는 네 상대로서 적임자임이 분명하다.”
환한 빛이 흘러나온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신체에 딱 알맞은, 황금빛 무구가 그녀를 감쌌다.
서대륙의 지배자, 아르나크 제국.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강자들 중에는 특별히 ‘로드’라 칭해지는 존재가 있다.
레그리트는 그중 하나였다.
마법사단 중, 마법과 체술을 합하여 특이한 전투법을 구사하는 워 메이지(War Mage)의 정점.
“전력을 다해라. 죽이지는 않을 테니.”
워 로드(War Lord), 레그리트 나르실리아.
황금빛 스태프를 든 채 기와 마력을 폭발시키며 달려드는 기세는 그야말로 가공할 만했다.
하지만 베르덴 또한 강대한 존재 중 하나.
‘죽이지는 않겠다라.’
베르덴이 오리엔트를 내려찍었다.
“나도 마찬가지다.”
재앙의 전조.
<대격변>
스태프와 맞닿은 지면이 들썩인다.
직후 어두운 빛이 폭발하며 베르덴과 레그리트를 집어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