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한계 찢는 천재마법사-313화 (313/366)
  • 313화 아크 (3)

    기껏 목을 적셨던 물이 바깥으로 쏟아진다.

    한바탕 숨을 토해 낸 테온이 조용히 호흡을 가라앉히고는 슬그머니 시선을 되돌렸다. 여전히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상대를 보며 작게 헛기침을 했다.

    “크흠, 흠…… 오랜만이군, 애셔.”

    아무렇지 않은 척 답했지만 글쎄.

    굳은 표정 너머로 불안한 속내가 훤히 보인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 테온은 베르덴을 죽이려 했고, 베르덴은 그런 테온의 목숨을 몇 번이고 위협했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같은 집단에 몸을 담고 있다.

    그와 더해서 상하관계를 따지자면 베르덴이 상관, 테온은 그 아래였다.

    어색한 분위기는 불가피했다.

    물론 테온에게만 그러했다.

    베르덴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 문제였다.

    로크가 킥킥거리며 웃었다.

    “뭐야, 테온. 갑자기 어디 불편해?”

    “엄연히 말해 너희 둘은 같은 후보고, 나는 부외자니 불편할 수밖에. 그런 이유로 나는 먼저 가 볼 테니 느긋하게 대화를 나누길 바라지.”

    “언제부터 그런 걸 생각…… 어? 야! 테온!”

    로크의 부름에도 테온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벗어났다.

    발소리가 거의 나지 않는 부드러운 움직임. 마지막으로 공국에서 봤을 때와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몸놀림이었다.

    세 사람이 멀어져 가는 테온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베르덴이 말했다.

    “방주에서 임시로 받아들였다고 듣긴 했는데, 저렇게 잘살고 있을 줄은 몰랐군.”

    “워낙 적응력이 좋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임시가 아니라 어엿한 방주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주로 로크 님을 도와 글러트니에 대한 조사를 맡고 있죠. 나름대로 활약하고 있다더군요.”

    “전적으로 내 스승님인 렌 발하크 장로님 덕분이지. 그저 그런 암살자를 불과 몇 개월 만에 저렇게나 쓸 만하게 만드셨으니까. 몰래 잠입하거나 정보 수집하는 건 나보다 한 수 위야. 글러트니 출신이라 놈들의 움직임이나 사고방식에도 해박하고. 물론 정면으로 맞붙으면 내가 그냥 압도하지만.”

    로크가 당당히 가슴을 폈다.

    그 또한 겉모습이 달라져 있었다.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 청년이 되고, 신체가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근육과 기세 또한 강인해진 듯했다.

    ‘뭐, 재회는 이쯤 하고.’

    베르덴이 로크에게 물었다.

    “듣자 하니 서대륙에서 글러트니가 나타났다고 하던데.”

    “아, 네. 맞아요. 동대륙하고 중앙 대륙에 있던 놈들이 죄다 서대륙으로 몰려갔어요. 예상하기도 했지만, 실제로 조사를 해 보니 죽은 사람 몸에 손을 대고 있더라고요.”

    “몸이라면…….”

    “형님도 보헤미른 마탑하고 블랙 아워가 전쟁 중인 거는 이미 알고 계실 거예요. 그 안에서 죽은 마법사의 사체나, 흩어진 신체 부위를 글러트니가 암중에서 탈취하고 있어요.”

    곤란한 한숨이 이어졌다.

    “특히나 은밀성에 특화된 이형종하고 아인종 신체를 갖고 있는 이식자들 탓에 추적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에요. 도중에 발견했다고 해도 그런 놈들 다수를 상대하는 건 저로서 힘든 일이기도 하고요.”

    글러트니의 목적을 이해하는 건 쉬웠다.

    마탑에 종사하는 마법사의 신체는 그들에게 아주 뛰어난 소재로 보일 테니.

    ‘역겹기 그지없군.’

    베르덴은 강한 불쾌함을 느꼈다.

    마치 조립이라도 하는 것처럼 끔찍한 인체 실험을 자행하는 건 본질적으로, 생리적으로 거부감이 든다.

    다만 별개로 그가 궁금해하는 건 글러트니에 대해서가 아니었다.

    “보헤미른 마탑이나 블랙 아워도 그에 대해 눈치를 챘나?”

    “정체는 모르고 있을 테지만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걸요? 하지만 딱히 조사할 만한 낌새는 없는 것 같아요. 블랙 아워는 다수의 마탑을 상대해야 하는 터라 그럴 여력이 없고, 보헤미른 마탑은 죽은 시체에 대해 별 관심이 없어 보이니까요. 글러트니가 시체를 빼 가면서 두고 간 매직 아이템 챙기는 것만 신경 쓰는 게 전부죠.”

    아.

    “그런데 보헤미른 마탑주의 직속 부대 하나가 그럴듯한 대처를 보이고 있긴 해요. 주변에 있는 시체를 불태운다든가 해서 말이죠.”

    “직속 부대?”

    “음, 그러니까…… 최근 화제인 보헤미른 마탑주의 제자, 로벨린이 속해 있는 섬멸 부대요.”

    * * *

    같은 고아원에서 자란 로벨린.

    그녀의 이름을 타인에게서 직접 듣는 건 오랜만이었다.

    내심 반응했지만 찰나에 불과했다.

    베르덴은 아는 척 티 내는 일 없이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로벨린이라면 마탑주의 네 번째 제자인가.”

    “오, 역시 애셔 형님도 알고 계시네요. 들어 보니까 이번 전쟁으로 인해 가장 유명해진 마법사라는 게 과언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영원의 절벽에서 블랙 아워의 수장, 다히트를 만나고도 살아 돌아왔다는 것도 한몫했고요.”

    블랙 아워과 보헤미른 마탑.

    각 집단을 대표하는 두 초월자 간의 마법전이 일어날 당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자가 되기 이전에 4위계였는데, 그 이후로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5위계에 발을 디딘 게 가장 영향력이 컸죠. 화형(火刑)이라는 이명이 붙을 정도로 블랙 아워와의 전쟁에서 여러 살벌한 전공을 올린 게, 그다음이고요.”

    ……벌써 5위계라고?

    자연적인 성장이라고 하기에는 급격하다.

    그렇다는 건.

    “마핵을 복용한 건가?”

    “여느 마탑의 제자가 그러하듯이 마찬가지겠죠. 마탑은 만드레이크 추출액을 연마다 최소 하나씩은 보유할 수 있으니까요. 거기다가 체질적으로 마핵의 효과를 잘 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그리 이상할 것도 아니긴 하죠.”

    마법사의 보물, 마핵.

    공국의 괴짜 연금술사, 리토 바르슬란이 말했었다.

    ───하지만 마핵의 의미는 단순히 마법적인 능력을 상승시키는 게 아니다. 보다 본질적인…… 마법사의 육체 중 마법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한층 더 성장시켜 주는 역할이지. 육체와 하나가 되어서 말이야.

    그 결과 베르덴은 마안을 얻었다.

    역천을 통해 재구성한 육체로 인한 뜻밖의 작용이었다.

    ‘하지만 나와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마법적 역량 상승에서 그친다.’

    그리고 개중에서 소수의 복용자만이 위계 상승으로 이어진다. 아마 로벨린은 그런 경우에 속한 것일 터.

    “……5위계라면 마도를 개척하는 것도 멀지 않겠군.”

    “세간에서도 그렇게 말하더라고요. 그 성장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마도로 닿을 거라고 평가된다고. 말 그대로 천재라는 거겠죠. 물론 애셔 형님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로크가 볼을 긁적였다.

    그렇게 천연스럽게 말하기는 했지만 사실 최소한의 눈치는 채고 있었다.

    과거와 현재.

    눈앞의 마법사에게서 느껴지는, 그동안 현격하게 달라진 무언가를.

    ‘리스너, 형님한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저도 자세한 건 모릅니다, 로크 님.’

    두 사람이 눈짓으로 대화를 나눴다.

    그러다 로크의 배가 미약하게 울렸다.

    “아하하, 제가 식사를 안 한 지 꽤 돼서 배가 좀…… 혹시 식사 안 하셨으면 같이 식당에 가실래요? 방주에 오신 것도 처음이실 텐데. 솔직하게 말하는데 여기 음식 맛 장난 아니에요.”

    “그건 나중으로 미루지. 지금은 가 볼 데가 있어서.”

    “아, 그런가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서대륙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이면 됐다.

    글러트니를 포함해서 듣고 싶은 건 들었으니까.

    로크와 길이 갈라졌다.

    두 사람이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도 이만 가지.”

    “알겠습니다, 애셔 님.”

    목적지는 방주의 도서관이었다.

    * * *

    베르덴은 책과 인연이 아주 깊었다.

    측정된 한계 위계는 최악의 1위계.

    한낱 마탑의 어린 일꾼인 그에게는 아주 기초적인 배움의 기회밖에는 제공되지 않았다.

    남들처럼 누군가가 마법을 가르쳐 주는 건 물론이고 마법에 대해 논하며 토론을 하는 건 감히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래서 책을 스승으로 삼았다.

    마법사들이 어지른 방을 청소하고 또 정리하며, 틈틈이 책에 담긴 지식을 머릿속에 욱여넣었다.

    단어 하나라도 잊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이유는 오직 하나였다. 마법사가 되고 싶었으니까.

    베르덴의 비상식적인 기억력은 타고난 것이기도 하며 비공식 인체 실험으로 인한 부작용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꿈을 향한 발버둥이기도 했다.

    조금 더 빨리 읽었다. 조금 더 많이 떠올렸다.

    그걸 토대로 이론의 뿌리까지 거슬러 올라가 마법을 이해했다. 육체 노동은 고되었지만 그럼에도 보람찬 나날이었음을 기억한다.

    그때는 마법사가 되기 위한 갈망과 소망, 열망만이 전부였으니까.

    지금은 사뭇 달라졌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었다.

    무수한 책들이 잠들어 있는 도서관을 보면 절로 술렁이는 마음이다.

    “이곳 방주의 도서관, 라이브러리(Library)는 동화책부터 시작해 최고위 마법 서적까지, 현존하는 서적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가짓수는 감히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죠.”

    리스너의 설명을 들으며 베르덴은 소리 없는 감탄을 자아냈다.

    아득한 천장.

    넓은 복도와 다양한 층으로 이루어진 공간에는 수많은 책장이 있었고, 그보다 훨씬 많은 서적이 꽂혀 있었다.

    이 자리에서 단언할 수 있다.

    라이브러리의 규모는 10개의 마탑이 보유한 도서관을 합친 것을 아득히 상회한다고. 물론 여기 있는 모든 책이 전부 마법에 관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말이다.

    멍하니 내부를 살펴보던 베르덴이 겨우 동요를 억눌렀다.

    “……마법 서적은 어디에 있지?”

    “애셔 님을 안내하는 건 제 역할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만큼은 제 권한 밖의 일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도서관장님?”

    “그럼, 물론이지.”

    책장 너머에서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두 개의 단추가 잠겨 있는 진녹색 상의와 어두운 갈색의 하의. 가죽 부츠.

    정강이까지 오는 길이, 소매와 깃에 기하학적인 마법 장식이 새겨져 있는 어두운 녹색의 로브를 두른 정갈한 노인.

    뒷짐을 진 그가, 동그란 안경을 쓴 채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

    “그간 평안하셨습니까, 도서관장님.”

    “보다시피 아주 평안하네. 자네도 척 보니 그런 것 같군. 그보다 이자는 누구인가? 아크에서는 못 보던 얼굴인데.”

    “새로운 방주의 후보입니다.”

    “아, 그렇군. 나는 아크의 도서관을 관리하고 있는 도서관장이라고 하네. 그냥 리스너가 부른 것처럼 그렇게 부르시게. 적어도 이곳 라이브러리에서는.”

    “애셔라고 합니다.”

    베르덴도 작게 고개를 숙이며 예를 갖추었다.

    “보기보다 예절이 바르군. 그리고 아크에 처음 왔는데 도서관부터 찾는 걸 보면 역시 마법사답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묻겠는데, 어떤 책을 찾고 있는 겐가? 느긋하게 도서관을 둘러보고 싶은 게 아니라면 도움을 줄 수 있네만.”

    “마법 관련 서적을 찾고 있습니다.”

    “그거라면 저기 안쪽에 있네. 내 직접 안내해 줄 테니 따라오시게.”

    리스너는 도서관의 입구 근처에 남았다.

    그를 뒤로한 베르덴은, 거대한 책장 사이에 늘어선 복도를 거니는 도서관장에게 따라붙었다. 슬쩍 시선을 옮기며 생각했다.

    ‘아크의 도서관장이라…… 마법사인 건 맞는 것 같은데.’

    그 경지를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마력이든 존재감이든 마찬가지로, 달리 무언가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만약 의도적으로 힘을 숨기고 있는 거라면…… 결코 얕볼 존재가 아니라는 건 자명했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도서관장이 걸음을 멈췄다.

    낡은 책장에 낡은 서적들이 채워진, 막다른 골목이 눈앞에 있다.

    그때 도서관장이 가볍게 손짓한 순간, 책장과 책이 수백 조각으로 나뉨과 동시에 숨겨져 있던 장소가 드러났다.

    거대한 원형이 하늘 위로 쭉 뻗어 있다.

    책장으로 이루어진 벽에는 서적들이 빼곡했다.

    ‘바깥에서 본 것보다 공간이 넓다.’

    착각 따위가 아니었다.

    분명 공간 마법으로 내부 공간을 넓힌 것일 터.

    마탑 또는 일부 강대국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마법 기술 중 하나였다. 아예 찾아볼 수 없는 건 아니지만 보기 드물기는 했다.

    유지비로 어마어마하게 소모되는 마석을 감당할 수 있는 자들은 그리 많지 않으니.

    “자네가 보고 있는, 이 안에 있는 책들은 원한다면 뭐든 골라 볼 수 있네. 저 높이 있는 건 <비행> 마법으로 올라가 찾으면 될 것이고. 다만 열람이 불가능한 마법 서적에 대해서는 따로 보관하고 있네.”

    “열람 불가라면 어떤 종류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7위계 이상의 마법 혹은 공간 마법과 같은 최상위 속성 마법이라네. 방주의 후보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권한 중 하나이지. 혹시 왜 그런지 알고 있나?”

    “과욕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베르덴이 즉답했다.

    마법사는 탐구하는 존재.

    그렇기에 호기심을 따르고 미지를 추구한다.

    하지만 그것을 절제하는 자제력, 다시 말해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객관화할 필요가 있다.

    ‘감당할 수 없는 마법은 치명적이니까.’

    애써 역사서를 훑어볼 필요도 없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 마법의 남용과 오용으로 인해 다치거나 죽은 마법사는 현재에도 드물지가 않으니.

    “예리하군. 자네 말이 맞네. 상위 속성 마법이나 6위계 이상의 마법에 관한 지식은, 관련 마탑이 아니면 접하기 매우 어려우니까. 그걸 자유로이 볼 수 있게 풀어 둔다면 대부분의 마법사는 그것에만 몰두하게 되겠지. 제대로 쓰지도 이해하지도 못할 텐데.”

    물론 그런 점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향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네. 언젠가 여러 시련을 극복하여 후보를 벗어날 때, 비로소 볼 수 있게 말일세.”

    시련의 보상 중 하나라는 건가.

    베르덴은 방주의 의도를 이해했다.

    ‘뭐, 7위계는 생각도 안 했지만…… 공간 마법은 아쉽군.’

    그것도 상당히.

    재료만 있다면 당장 공간 이동 마법진을 작성할 수 있을 정도로 조예가 깊은 베르덴이다.

    다만 공간 마법 자체에 대한 이론은 부족한 편이었다. 이유랄 것도 없이, 단순히 보헤미른 마탑에서 접한 적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다음으로 미룰 수밖에.’

    막무가내로 얻어 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공간 마법 서적이 이곳에 있음에 만족할 뿐이다.

    어쨌든 1순위는 사라졌다.

    그럼 차선인 2순위를 고르는 수밖에.

    “그럼 6위계 부여 마법에 대한 서적은 볼 수 있겠습니까?”

    “6위계라…… 물론이네. 저기 위쪽에 있는 I-F-48번 층대로 가면, 자네가 원하는 서적을 찾을 수 있을 걸세. 없는 건 빼고 다 있으니.”

    “감사합니다.”

    “하하하, 아닐세. 이게 바로 나의 일이니. 따로 대여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아크에 머무는 동안 자유로이 드나들어도 좋으니 언제든 찾아오게. 혹여 찾지 못하는 책이 있다면 나를 부르고. 그럼 좋은 공부 되시게.”

    * * *

    라이브러리의 중심.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 도서관장은 푹식한 의자 위에 몸을 누였다. 어딘가 피곤한 기색으로 깊게 숨을 내쉬었다.

    기다리고 있던 리스너가 말을 걸어왔다.

    “직접 보니 어떠십니까? 확실히 다르지 않습니까?”

    “어떠냐라…… 그보다 먼저 내 물음에 답하게.”

    도서관장이 안경을 벗었다.

    마력이 깃든 특유의 눈동자가 빛났다.

    “자네, 대체 뭘 데려온 건가?”

    그건 경악이자 호기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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