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화 떠나기 전날
후작가의 사용인들이 코스 요리를 차례로 선보였다.
맛이야 당연히 있었지만,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건 적절한 시간에 맞춰 다음 요리가 준비되는 것이었다.
개개인마다 음식을 소비하는 속도가 다른데도, 모두에게 거슬리지 않는 시간 간격.
요리와 서빙.
둘 다 전문적인 걸 넘어서 최고의 영역이었다.
“…….”
후작, 에드몬, 베르덴.
위 세 사람은 식사 도중에 단 한 번도 입을 열지 않았다.
식사를 할 때는 식사에만 집중하는 것.
칼리아를 떠올려 봤을 때, 에스퍼렌사 후작가는 귀족의 정통 식사 예절을 고수하고 있는 듯했다. 베르덴은 익숙하다는 듯 그 분위기를 따랐다.
이어지는 조용한 식사.
식기가 달그락거리는 소리만이 들려오는 정적 속에서 베르덴은 곰곰이 생각했다.
‘왜 에스퍼렌사 후작은 마지막에 보수를 변경한 걸까.’
에드몬의 반응으로 보아, 미리 정해진 각본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는 건 도중에 후작의 생각에 변화가 있었다는 뜻이겠지. 생각해 보면 그럴 만한 기점이 하나 있기는 했다.
마법사의 회한에 담긴 이야기.
그것을 듣고 베르덴이 의견을 내비치자 가장 먼저 후작이 반응했다.
그렇다는 건.
‘내 생각을 물어본 것 자체가 하나의 시험이었나.’
이유야 간단했다.
바로 성향이 어떤지 파악하기 위해서겠지.
후작은 베르덴의 힘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어떤 인간인지는 자세히 모르고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이야기를 통해 심리를 직접 알아본 것일 터.
베르덴은 의도하지 않게 그 기준점을 넘어선 모양이었다.
‘대체 무슨 의뢰이길래 그렇게까지 하는 거지?’
왕가란 단어가 나온 걸 보면 상당히 중요한 사안임은 분명한 것 같은데.
생각에 잠겨 있자, 어느새 저녁 식사가 끝이 났다.
직후 사용인들이 찾아와 빈 그릇을 회수하고는 후식 메뉴에 대한 목록을 가져다주었다.
케이크나 커피.
그 평범한 이름들 사이에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었다.
“술……?”
그 반응에 후작이 답했다.
“나는 식사 뒤, 입안을 개운하게 하는 술을 즐기는 편이다. 그건 칼리아도 마찬가지지. 추천은 하지만 익숙하지 않다면 다른 걸 골라도 좋다.”
“각하, 저는 술을 마시겠습니다.”
두 사람이 같은 메뉴를 골랐다.
무언의 시선이 베르덴에게 향했다.
“……저도 같은 걸 고르겠습니다.”
“후회하지는 않을 거다.”
곧 사용인이 세 개의 유리잔과 한 병의 술을 가져왔다.
금과 보석으로 치장된, 크리스털로 만들어진 병.
마개를 개봉하자 달짝지근한 향취가 식당 안에 감돌았다.
사용인이 물러가고, 에드몬이 염동력으로 병을 들어 올렸다.
“이건 이형종 ‘그린 호넷’이라는 벌의 둥지에서 채취한 꿀과 최고급 위스키 원액을 혼합한, ‘롱 워튼’이라는 술일세. 워낙 만들기가 어려워, 이 한 병에 무려 5억 엘크가 왔다 갔다 하지. 각하, 한잔 받으시죠. 자네도 한잔 받게.”
“감사합니다.”
유리잔의 밑잔을 채운 위스키.
후작과 에드몬이 먼저 마시는 걸 확인한 뒤, 베르덴도 그 뒤를 따랐다.
‘……!’
꿀이 들어가서 그런지 약간 걸쭉한 느낌.
처음으로 느껴진 맛은 혼탁했으나, 쓴맛이 사라지자 은은한 단맛이 퍼지며 미각을 휘감았다. 이내 목 뒤로 넘기자, 언제 그랬냐는 듯 깔끔하게 사라졌다.
오히려 개운함이 느껴졌다.
‘놀랍군.’
마탑에 있던 시절에도 이런 술을 접한 적은 없었다.
이형종에게서 채취한 소재로 만든 술이라…… 누군가에는 꺼림칙함이 느껴질지도 모르겠으나, 이 맛과 향은 진짜였다.
술 한 병에 5억 엘크를 줘도 이해할 만큼.
“허허허, 표정을 보니 술이 꽤나 마음에 들었나 보군. 그래도 한 잔으로 참아 주게. 이건 각하께서도 아주 아끼시는 술이라 중요한 때가 아니면…….”
“에드몬.”
후작의 눈빛에 에드몬이 화제를 돌렸다.
“크흠, 그럼 후식까지 마쳤으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겠네. 먼저 물어보겠는데, 자네는 왕가의 파벌이 어떻게 나뉘어 있는지 알고 있나?”
“대충은 알고 있습니다.”
“대충이라. 그렇다면 내가 쉽고 간략하게 설명해 주겠네.”
아아. 에드몬이 목을 풀었다.
롱 워튼에 섞인 꿀 덕분에 목소리가 한층 부드럽게 흘러나왔다.
그가 세 개의 손가락을 펴 보였다.
“지금 차기 왕위에 가장 가까운 건 바로 세 명의 왕자들일세. 그들이 가진 세력을 요약하자면 이렇게 되지.”
1왕자, 발르그나 베인 디 에스티리아.
주요 지지 세력, 암흑가 로아프라의 빈테르트.
2왕자, 로트닐 렌버 디 에스티리아.
주요 지지 세력, 백작급 이상의 고위 귀족들.
3왕자, 에버스 브륀 디 에스티리아.
주요 지지 세력, 조합. 그리고 비공식적으로 흑마법사 집단, 주검의 영광.
“얼마 전까지는 이런 식으로 서로를 견제하며 왕위를 노리고 있었네. 그런데 이번에 아주 개판이 나 버렸지.”
왕국 남부에서 일어난 언데드 사태.
사망자 수는 이미 네 자릿수에 들어선 지 오래며 피난민은 수만에 육박한다. 그 피해자는 대부분 농민들이다.
하물며 왕국의 밥줄인, 곡창지대에 대한 피해가 매우 컸다.
언데드가 내뿜는 사기로 인해 죽어 버린 농작물과 땅.
그 피해를 회복하려면, 왕국만으로는 부족하고 루아스교의 힘을 빌려 최소 몇 년간은 정화에 힘써야 한다.
“왕국 남부는 비옥한 땅이었네. 그래서 1왕자와 2왕자가 기반으로 삼은 지 오래였지. 본래라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오히려 악재가 되었다는 겁니까.”
“그렇지. 이건 천재지변이 일어났다고 해도 마찬가지였을 걸세. 뭐가 됐든 영지가 피해를 입는다면 필연적으로 영주의 약화로 이어지니까.”
“거기다 시민들을 버리고 도망친 귀족이 꽤나 많다고 보고되었다. 이후의 정쟁에서 그 책임은 결코 피할 수 없지. 물론───”
후작이 이마에 핏대를 세웠다.
“그 사태를 일으킨, 빌어먹을 3왕자 또한.”
“그래도 그 빌어먹…… 아니, 3왕자는 지금 상황이 매우 안 좋네. 바로 자네와 칼리아 아가씨 때문에 말이야. 조합은 여기저기서 물어뜯겨 분해가 되었고, 그 주검의 영광이란 흑마법사 집단까지 사라지게 되었으니, 그 약세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걸세.”
그러니까, 즉.
“세 왕자가 전부 큰 타격을 받게 된 셈이지. 그럼 자네에게 묻겠네. 과연 이 상황에서 가장 이득을 본 자가 누구일까?”
베르덴이 왕가의 가계를 떠올렸다.
세 왕자 말고도 직계 혈족인 왕녀가 유력하긴 하지만…… 아마 그녀는 아닐 것이다. 예전에 이지를 상실해 인형 왕녀로 불리고 있다고 들었으니까.
“그럼 왕가의 친척들이겠군요.”
“그렇지! 그들도 서열은 낮긴 하지만 왕위 계승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은 있네. 뭐, 워낙 세력 차이가 커서 아직도 눈치를 보는 판국이지만,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지. 여기까지가 지금의 판도일세. 겉으로는.”
……겉으로는?
베르덴이 의문을 표하자 후작이 답했다.
“고위 귀족뿐만 아니라 다른 왕자들까지, 현재 왕위 다툼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일 뿐이지.”
“그 말씀은…… 이미 차기 왕위가 정해졌다는 겁니까?”
“그와 비슷하다.”
후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에스티리아 왕과 1왕자가 모종의 거래를 하고 있다고 하더군.”
* * *
1왕자, 발르그나는 암흑가를 배후에 두고 있다.
권력을 위해 온갖 불법적인 일을 자행하며 세력을 일구었다. 그 기반은 다름 아닌 왕국 남부였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세력이 일시적으로 붕괴가 되었다.
에스퍼렌사 후작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고.
곧장 암암리에 직속 기사들을 파견해 놈들의 흔적을 쫓았다.
그 결과, 그 세력의 간부 격 되는 인물을 아무도 몰래 확보할 수 있었다.
그리고 후작가의 가보인 ‘진실의 천칭’을 사용해 정보를 뽑아내는 데 성공하기까지.
“그러던 중 에스티리아 왕과 1왕자가 비공식적으로 몇 번이나 만남을 가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무언가를 1왕자에게 전달했다는 것까지. 그 정황만으로도 1왕자가 남다른 총애를 받고 있다는 건 유력하지. 그러니…….”
후작이 눈짓했다.
그러자 에드몬이 백색 가면을 꺼냈다.
이것이 세 번째 보수, ‘기만의 얼굴’.
착용한 순간, 다른 얼굴로 위장하는 것이 가능하며, 일정 이하의 마력을 은폐할 수 있는 희귀한 마법 물품.
“이 소유권을 너에게 양도하마. 그걸로 1왕자의 성에 잠입해 ‘어떤 거래’가 이루어졌는지 알아 오는 게, 내가 너에게 요청하는 의뢰다.”
의뢰 배경은 이해했다.
하지만 의문인 점이 있었다.
“그 가면을 통해 잠입하는 게 가능하다면, 다른 이들로도 충분하지 않습니까?”
“잠입하는 건 그렇겠지. 그러나 그 내부가 문제다.”
1왕자는 과거의 수도에 자리를 잡았다.
다시 말해 왕국의 옛 왕성을 거처로 삼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왕성의 은밀한 장소는 고도의 마법진과 마법 물품으로 보호되어 있어 접근이 불가능하다.
후작가 내의 인물들 중에는 그러한 마법진을 파훼할 수 있는 자가 없었다.
하지만.
“의식장. 그 입구에 있던 고대의 마법진을 파훼한 너라면 다르겠지. 안 그런가?”
베르덴은 부정하지 않았다.
왕성의 마법진을 부수는 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그의 장애물은 될 수 없을 테니까. 이건 자만이 아닌, 그저 사실이었다.
“보수는 무엇입니까?”
후작이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 가볍게 던졌다.
정확히 베르덴의 앞에 멈춘 것은, 고대에 사용하던 동전이었다.
“후작가의 힘이 필요하다면 그걸 보여라. 그럼 줄 것이다. 그게 돈이든 무엇이든.”
보수는 선불.
무엇을 받을지는 직접 정하라는 건가.
참으로 귀족다운 자신감이었다.
그런데 그와 별개로 궁금한 게 있었다.
“실례지만 질문해도 되겠습니까?”
“말해라.”
“어째서 왕자들을 견제하시는 겁니까?”
“어째서냐라…… 실로 간단한 이유지.”
후작이 단언했다.
“지금의 왕자들은 왕이 되어서는 안 된다.”
1왕자는 오만하기 짝이 없고
2왕자는 성욕에 미쳐 있으며.
3왕자는 탐욕이 끝도 없다.
전부 제 능력보다 욕망을 우선시하는 어리석은 자들이다.
그들이 왕위를 이어받는다면 왕국의 근간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후작은 확신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왕가의 친척들 또한 나은 인물은 없지만…… 누가 왕위를 받든 간에 왕권을 최대한 약화시키는 게 선결이다. 에스티리아 왕국이 국가로서 존속하려면.”
“그렇다면 왕은 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단순히 피를 이어받은 것이 아닌, 보다 적합한 자가 왕위를 이어받아야겠지. 그나저나 아직 대답을 듣지 못한 것 같은데.”
검붉은 시선이 베르덴에게 향했다.
그에 답했다.
“수락하겠습니다.”
베르덴은 망설임 없이 동전을 챙겼다.
의뢰를 받지 않을 이유는 없었으니까. 왕가와 직접 관련되어 있긴 하나, 그 사실은 베르덴에게 어떠한 부담도 줄 수 없었다.
“좋아. 그럼 세부 계획은 너의 정보상을 통해 전달하겠다. 오래 걸리지 않을 테니 아세른에서 대기하도록.”
그렇게 후작과의 첫 만남은 끝이 났다.
* * *
“허허허. 조심히 가게나, 애셔. 다음에 보도록 하세.”
에드몬의 배웅을 받은 베르덴이 건물을 나섰다.
잠시 돌이켜 보니 하나같이 생각을 벗어난 일이었다. 보수도 그렇고, 왕가와 직접 관련된 의뢰를 받은 것도 말이다.
‘뭐, 나야 좋은 일밖에 없군.’
마법사의 회한, 룬 문자 세트, 기만의 얼굴.
당장 전부 쓸 수는 없었지만 아무튼 간에 베르덴의 전력이 더욱 높아지게 된 셈이다. 후작이 준 동전을 제외한다 해도.
베르덴의 발걸음이 한결 더 가벼워졌다.
그때, 마차 한 대가 옆에 멈춰 섰다.
자그마한 창틀에서 칼리아가 손을 흔들었다.
“아버지와 얘기는 잘 끝났나 보군. 보수는 잘 받았나?”
“덕분입니다. 그런데 칼리아 님이 왜 여기에……?”
“너는 내일 아침 라인즈를 떠날 테니까.”
확실히 베르덴은 라인즈에 더 볼일이 없었다.
보수와 의뢰를 받은 데다가 장비마저 수리를 마쳤으니. 이른 아침에 아세른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나는 한동안 부상을 회복하고, 너는 앞으로도 바쁠 테지. 그러니 당분간 못 보게 될 텐데, 이참에 송별회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
송별회라.
“뭐, 싫다면 어쩔 수…….”
“가겠습니다.”
어차피 오늘 저녁은 할 일이 없기도 하거니와…… 애초에 바쁘다고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성문이 닫힌 지금, 오늘 밤까지는 칼리아의 자택에 머물러야 했으니까.
베르덴이 마차에 올라탔다.
“어디로 가실 겁니까?”
“워낙 넓은 도시니 갈 데야 많지만…… 네가 뭘 좋아할지 모르겠군. 아, 혹시 자네 지인이 하는 주점은 어떤가?”
“흐음…….”
베르덴이 고민했다.
이렇게 불쑥 찾아가도 되는지.
‘아니, 상관없나?’
샘웰은 인테리아 작업을 제외하면 개점할 준비가 끝났다고 했으니까. 그리고 라인즈를 떠나기 전에 한번 방문해 달라고 하기도 했고.
오히려 샘웰에겐 좋을 기회가 될 것이다.
그가 만든 칵테일은 칼리아의 마음에도 들 테니. 홍보 효과로는 더할 나위 없겠지.
‘에이든이 직접 드러내지 않는 한, 특이 형질이 발각될 일도 없을 테고.’
베르덴은 결정했다.
“아직 개점을 하지 않았지만, 소수의 인원이라면 괜찮을 겁니다.”
“술맛은 어떻지?”
“헛걸음하지는 않으실 겁니다.”
“호오, 그런가. 그거참 잘됐군. 베슬리, 샘웰의 주점 앞으로 부탁하지.”
“여부가 있겠습니까, 아가씨.”
칼리아의 마차가 움직였다.
그렇게 외곽에 도착하자, 어두운 거리에서 샘웰의 주점이란 간판이 마석등으로 은은하게 빛났으며, 문 옆에는 며칠 전에 보지 못한, 야외 테이블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바람을 쐬고 있는 샘웰.
이내 마차가 멈춰 서고 베르덴이 그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어? 애셔 님?”
“떠나기 전에 오라고 해서 왔는데, 괜찮은 건가?”
샘웰이 화색을 띠었다.
“하하하! 물론입니다. 어서 들어오시죠, 안 그래도 왠지 오실 것 같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차를 타고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이번엔 동행이 있거든.”
“동행이요?”
베르덴의 뒤로, 마차에서 한 사람이 더 내렸다.
검붉은 머리칼과 아름다운 외모.
본 적 없는 사람이었지만 너무도 익숙하게 느껴졌다.
‘잠깐, 설마…….’
라인즈는 샘웰이 살아갈 도시.
암흑가에서 지내 왔던 버릇대로 정보를 수집했고, 저 여성의 저 인상착의 또한 들어가 있었다.
‘에스퍼렌사 후작가!’
칼리아 드 에스퍼렌사.
귀족 중의 귀족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
그 정체를 눈치챈 샘웰이 즉각 허리를 숙였다.
“샘웰이 에스퍼렌사의 고귀한 영애를 뵙습니다!”
그 인사에 칼리아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고귀하다니. 오랜만에 들어 보는 거창한 인사군. 고개를 들어라.”
“넵!”
샘웰이 곧바로 허리를 폈다.
“아직 개점을 안 했다고 들었는데, 찾아와서 미안하군. 그런데 애셔가 추천을 해 줘서 말이야. 나도 같이 들어가도 되겠나?”
생각은 짧았다.
“바로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샘웰이 바닥을 박차며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어, 형? 무슨 일이에요?
───귀한 손님이 오셨다! 그러니 당장 널려 있는 거 치워, 에이든!
───손님이요? 혹시 애셔 님이 오셨나요?
───샤를로트, 질문은 나중에 하고 일단 불부터! 빨리!
건물 안에서 소란이 들려왔다.
창문 너머로 보자 세 사람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칼리아가 피식 웃었다.
“참으로 재미있는 지인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