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6화 샘웰의 주점 (2)
샤를로트가 멍하니 카를로가 사라진 자리를 바라보다가, 그 시선을 베르덴에게로 향했다.
“카를로 님하고 무슨 일이 있으셨던 건가요?”
“딱히 떠오르는 게 없는데.”
베르덴이 모른 척 어깨를 으쓱였다.
왜 성직자가 도망쳤는지 대강 짐작은 가나 설명하기엔 너무 길었다. 베르덴이 곧장 화제를 돌렸다.
“그나저나 목은 다 나은 모양이군.”
“아, 네!”
샤를로트가 자신의 목을 어루만졌다.
처음에는 영영 목소리를 되찾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피부를 뚫고 성대를 난도질하는 그 고통은 지금도 잊을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루아스교의 기적은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았다.
시간을 들인 치료 끝에 성대가 회복되었을 뿐만 아니라, 보기 흉한 흉터마저 사라졌으니까.
“정말 감사합니다. 애셔 님이 아니었다면 저희는…….”
“신경 쓰지 마라.”
에이든과 샘웰을 포함해, 감사 인사만 벌써 십수 번째다. 이제는 반응하기도 지칠 정도였다.
‘마치 콘라드와 얘기하는 것 같군.’
상인 콘라드의 입담을 떠올리며, 샘웰이 만든 칵테일을 들이켰다.
여러 과일의 달콤한 과즙과 럼주를 섞은 뒤, 레몬과 설탕을 추가해 단맛과 신맛을 끌어올린 술이었다.
샘웰이 이름 짓길, 일명 ‘럼 에피타이’.
맛도 맛이지만, 자극적인 게 입맛을 돋우기에는 훌륭했다.
그때, 테이블을 본 샤를로트가 깜짝 놀랐다.
“어? 안주가 없네요?”
“그게, 네 요리를 대접해 드리려고…….”
“그건 진작 말했어야죠!”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한 샤를로트가 당장 주방으로 들어갔다. 샘웰이 요리를 돕기 위해 그녀의 뒤를 따랐다.
식재료를 꺼내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왔다.
그렇게 베르덴과 에이든만이 자리에 남았다.
술잔을 비운 베르덴이 에이든에게 고개를 향했다.
주점에 들어올 때부터 들고 있던 책이 상당히 눈에 띄었다.
“그 책은 마법 기초 도서 중 하나군.”
“네! 그동안 바빠서 정신이 없었는데, 이제 좀 여유가 생겨서요.”
에이든이 책을 보였다.
[오늘부터 너도 마법사]라는 제목.
마법학의 각종 기초 이론이 종합적으로 담겨 있는, 가성비를 중점으로 한 마법사 입문 도서였다.
물론 양만 많은 탓에 깊이가 깊지 않다.
베르덴처럼 마법 이론의 뿌리를 꿰뚫어 볼 줄 모른다면, 기껏해야 겉핥기식의 이론만을 배우는 게 전부겠지.
그렇다 해도 마법이 생소한 이들에겐 나름대로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었다.
베르덴이 물었다.
“너는 마법사가 될 생각인가?”
에이든은 마력을 다룰 줄 안다.
한참 미숙하지만 염력도 사용할 줄 알고. 엄연히 마법사의 범주에 들어간다.
당연하게도 베르덴이 말한 건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마법사로서 살아갈 거냐는 뜻.
에이든이 책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저……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요?”
“뭐지?”
“애셔 님 같은 마법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에이든은 줄곧 고민했다.
지금처럼 평범한 사람으로 살지, 아니면 마법사의 길을 걸을지.
하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선택을 내릴 수가 없었다.
특이 형질을 가진 에이든이었기에, 후자를 선택했다가 코스타와 같은 악인의 손에 걸려들지도 몰랐으니까.
하지만…… 쉽게 마법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암흑가 로아프라.
에이든은 그곳에서 절망을 깨달았다.
고통이 무엇인지.
사람이 얼마나 악한지.
죽이고 싶다는 게 뭔지.
죽고 싶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그리고 그날, 에이든은 보고 말았다.
잔인한 코스타와 그 부하들을 상처 하나 없이 몰살해 버리는 압도적인 마법을.
코스타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무서운, 빈테르트의 간부들을 대면하면서 물러서지 않던 그 강함을 말이다.
‘나도 강해지고 싶어.’
에이든은 베르덴을 동경했다.
물론 스스로도 그만큼 강해지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안다.
그렇지만 꿈은 꿀 수 있지 않은가.
에이든은 언젠가 같은 상황이 왔을 때, 제 손으로 자신의 사람들을 지키고 싶었다.
“…….”
베르덴은 조용히 에이든을 응시했다.
그 눈빛은 잘게 떨렸지만 한없이 진지했다.
‘지키기 위해 마법의 길을 걷고 싶다라.’
베르덴이 추구하는 바와 다르다.
그래도 썩 훌륭한 목표다.
동 등급 모험가 이리스.
미스릴 등급 파티의 겔톤.
특이 형질을 보유한 에이든.
베르덴은 이처럼 정석적인 배움을 바라는 마법사를 싫어하지 않았다. 몇 가지 조언을 해 주는 것쯤이야 간단한 일이다.
“마법사가 되는 방법은 많다. 너에게 가장 가까운 건 바로 모험가 양성소겠지.”
모험가는 범죄 경력이 없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지만 당연하게도 사망자가 많은 편이다. 그런 이유로 모험가 길드는 양성소를 설립했다.
보다 전문적인 모험가 교육을 통해, 사망자를 줄이고 베테랑 모험가를 키우기 위해서.
“그 대신 양성소에 들어가면 15년간 모험가로서 실적을 내야 한다. 즉, 투자를 받는 대신 강제성이 생기는 거지. 계약을 어기면 막대한 위약금을 물어야 하고.”
“위약금이요?”
베르덴이 액수를 말했다.
말 그대로 막대한 금액에 에이든이 눈을 크게 떴다.
“다, 다른 방법은 없나요?”
“비슷한 예로 아카데미에 입학하는 것도 있다.”
다만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
중앙 대륙에 있는 아카데미로 가는 동안 많은 여비도 필요한 데다가 등록금까지 마련해야 한다. 입학시험에서 장학금을 받는다면 모르겠지만…… 그것만 보고 도전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
“돈이 없다면 귀족에게 후원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그게 아니라면 어떤 마법사의 제자로 들어가거나.”
물론 마탑의 일꾼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당연하게도 베르덴은 절대로 추천하지 않기에 굳이 말하지도 않았다.
어쨌든.
“이 방법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그들이 눈여겨볼 만한 재능을 증명하면 되는 거지.”
에이든은 마력을 깨우쳤다.
남은 건 한계 위계를 확인하는 것뿐.
물론 검사 비용은 매우 비싸다.
거기다 아무나 해 주는 것도 아니기에 간단히 확인할 수는 없으나, 그 결과에서 한계 위계가 높게 나와야 한다.
5위계 이상이면 더할 나위 없겠지.
‘나처럼 한계를 벗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이건 드물다 못해 유일한 업적이었으니.
에이든은 물론이고, 베르덴을 제외한 모든 마법사에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었다.
“재능…… 제 특이 형질도 그런 재능이 될 수 있을까요?”
“너도 알다시피 위험한 재능이다. 특이 형질을 보유한 마법사를 노리는 자들은 많으니까. 가능하면 특이 형질을 제외한 재능을 인정받는 게 최선이겠지.”
으음…….
입술을 달싹이던 에이든이 물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건 내가 말해 줄 게 아닌 것 같군.”
샘웰, 에이든, 샤를로트.
라인즈에 도착한 후, 코스타의 재산을 나누어 치료를 포함한 자립 비용을 준 데다가, 안전하게 정착했는지 이렇게 확인까지 했으니.
베르덴은 책임을 졌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에이든, 네가 선택할 차례다.”
기회가 왔을 때 붙잡아 불확실한 미래로 향할지.
그게 아니면 지금의 삶을 영위하며 보다 안전한 삶을 살아갈지 말이다.
뭐, 애초에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만.
무엇이 되었든 간에 에이든이 선택하고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
타인에게 간섭당하기만 하면 결국 자립심을 잃어버리고 꼭두각시가 되어 버릴 테니까.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에이든은 입을 다물었다. 아니, 말을 할 수 없었다는 게 맞겠지. 선택과 책임의 무게는 쉽게 입에 담을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기에.
“자, 요리 완성되었습니다!”
그때, 샤를로트와 샘웰이 요리를 들고 나왔다.
샘웰이 미리 만들어 놨던 수제 소시지 구이와, 특제 양념을 바른 닭 오븐 구이. 그리고 곁들여 먹을 샤를로트의 야채볶음까지.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새로운 칵테일까지 나왔다.
“자, 식기 전에 어서 드시죠.”
고개를 끄덕인 베르덴이 간단히 맛을 봤다.
입맛이 상당히 까다로운 그에게도 먹을 만한 정도였다.
“맛은 어떠신가요?”
“괜찮군.”
“아, 다행이다…….”
샤를로트가 안도했다.
혹시나 입맛에 맞지 않을까 봐 걱정했는데.
음식과 술 그리고 음료가 준비가 된 테이블.
네 사람이 한 테이블에 앉았고, 샘웰이 분위기를 주도하며 갖가지 이야기를 재밌게 풀었다. 로아프라에서 겪었던 일들에 대해서 말이다.
에이든과 샤를로트는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
아무래도 로아프라에 대한 트라우마는 없는 모양. 베르덴은 이따금씩 대화에 참석하며 술자리를 보냈다.
이윽고 시간이 흘러 날이 저물었다.
술잔과 접시가 완전히 비었다. 그제야 베르덴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 가시는 건가요?”
“그래야지.”
세 사람이 안타까워했지만 그를 붙잡지는 않았다.
베르덴이 돈을 꺼냈다.
“아, 안 주셔도 됩니다! 제가 대접해 드린 거니까요.”
“어차피 공돈이니 사양하지 않았으면 좋겠군.”
마침 어제 1억 엘크가 우연찮게 들어왔으니까.
베르덴은 억지로 값을 지불했다.
대충 봐도 음식값을 넘는 액수. 지폐를 손에 든 샘웰이 조심스레 물었다.
“라인즈는 언제쯤 떠나십니까?”
“글세…… 늦어도 일주일 안에는 떠날 것 같은데.”
“그렇군요. 그럼 떠나기 전에 한 번 더 들러 주시지 않겠습니까? 오늘 이상으로, 제대로 대접을 해 드리겠습니다.”
베르덴은 알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들이 잘살고 있는 것을 확인한 이상, 몇 번이고 찾아올 생각은 없었으니까. 샘웰의 칵테일과 샤를로트의 요리가 그립다면 또 모르겠지만.
“약속은 못 하겠군.”
“하하, 그럼 나중이라도 괜찮습니다. 애셔 님에게 이곳은 항상 열려 있으니, 편하실 때 언제든 방문해 주시길.”
“나중에 꼭 들러 주세요!”
그렇게 베르덴은 세 사람의 배웅을 받으며, 샘웰의 주점을 떠났다.
* * *
라인즈에 온 지 어느덧 나흘 가까이 지났다.
여전히 중상을 입은 자들은 요양을 하며 부상을 회복하는 데 전념했다.
먼저 로난데르크 주교.
신성력을 과도하게 사용한 그는, 의식이 잠깐 돌아오긴 했지만 이내 다시 정신을 잃었다. 상태를 보아 더욱 깊은 휴식이 필요했다.
단검에 등을 꿰뚫린 바이델르 주교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글로스 단장은 정신을 차리자마자 난동을 일으켰다.
하기야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그의 기억은 그림 리퍼를 상대하던 도중에 멈춰 있었으니까.
직후 상황을 전달받고는 안정을 되찾은 글로스.
그는 자신의 오른팔이 잘린 건 안타까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랑스럽다고 생각했다. 잘하면 루아스교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신체 결손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흑마법사 워렌스.
베르덴 덕분에 저주에서 벗어났지만, 정신이 너무도 망가져 있어 자연적으로 회복하긴 무리였다.
다른 도시에 파견되어 있던 데헤른 말다니아 주교가 면밀하게 치료를 진행했지만 차도는 거의 없었다.
그래도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다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게 그의 소견이었다.
그동안 베르덴은 칼리아의 저택에서 지냈다.
정해진 루틴을 반복하며 나날을 보내던 중, 마침내 기다리던 때가 찾아왔다.
“애셔, 너에게 줄 새로운 보수가 준비되었다. 가문 내부에서 길게 회의를 하느라 많이 늦었군.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괜찮습니다.”
“고맙군. 그런데 하나 문제가 있는데…… 내가 직접 너에게 보수를 줄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보수가 큰 만큼 나보다 권한이 높은, 가문 내의 다른 사람이 나서게 되었지.”
“그렇다면…….”
“그래.”
칼리아가 말했다.
“아버지가 널 직접 보자고 하시는군.”
* * *
남색의 하늘이 비치는 초저녁.
봄과 여름 사이에 있는 계절의 바람이 선선하게 흘렀다.
베르덴이 바깥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자, 에스퍼렌사 후작에게 안내해 줄 사람이 찾아왔다.
“허허허, 며칠 만이군. 애셔.”
에드몬 로드리너.
그가 직접 마중을 나왔다.
“안녕하십니까, 에드몬 님.”
“아니, 안녕하지 못했네. 자네에게 밑천을 털리고, 1억 엘크까지 뜯긴 터라 마음이 너무 아팠거든. 그런 와중에 각하에게 직접 보고하는 것이 얼마나 참담한지 아나?”
에드몬이 우는 시늉을 했다.
하지만 그 말과 반대로 그는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었으며 눈빛은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신비한 무언가를 발견한 마법사처럼 말이다.
“뭐, 장난은 여기까지 하고. 잡담은 나중에 해도 되니 당장 날 따라오도록 하게. 각하께서 기다리시니까 말이야. 허허허!”
에드몬이 웃으며 앞으로 향했다.
베르덴은 조용히 그 뒤를 따랐고, 잠시 후 고층 건물 앞에 도착했다. 주변으로 시선을 향하자 후작가의 문장을 짊어진 기사들이 미동도 없이 도열해 있었다.
‘후작 직속의 기사단인가.’
상당한 기세다.
칼리아의 백결 기사단보다도 한층 더.
“후작가에서 가장 강한 기사단인 ‘붉은 신념’일세. 왕국에서 서열을 따지면, 왕가의 근위 기사단하고 비슷한데, 특히 단장은 나라고 해도 느슨하게 대했다가 큰코다칠 정도지. 자, 들어가세.”
베르덴과 에드몬이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복도를 거닐던 끝에 정교한 장식이 가미된 문이 나타났다. 에드몬은 노크를 하지도 않고 곧장 문고리를 잡아 앞으로 밀었다.
기다란 식탁이 있는 걸 보아, 식당인 모양.
고개를 앞으로 향하자 식탁 반대편에 낯선 사내가 앉아 있었다. 칼리아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 외모.
당대의 에스퍼렌사 후작.
그에 대한 베르덴의 첫인상은 한마디였다.
‘강하다.’
귀족에는 총 세 부류가 있다.
권력자이자 위정자로서만 살아가는 귀족.
가문이라는 배경을 등에 업고 스스로의 강함을 단련하는 귀족.
아니면 둘 모두에 해당하는 귀족까지.
에스퍼렌사 후작은 세 번째임이 분명했다.
단순히 느껴지는 분위기만 따지면, 진심을 드러낸 마도사 에드몬과 우열을 가릴 수 정도. 그리고 그의 눈빛에는 드높은 권위가 담겨 있었다.
후작의 눈동자가 베르덴을 훑었다.
이내 눈썹을 씰룩인 그가 가볍게 턱짓했다.
“맞은편에 앉도록 하게.”
에드몬의 말에 따라 의자에 앉았다.
잠시간의 침묵 뒤에 후작이 입을 열었다.
“칼리아가 너에게 꽤나 신세를 졌더군. 먼저 그에 대해 감사를 전하지.”
서로가 누군지 알고 있으니 자기소개는 필요 없다.
후작은 바로 본론을 원했고, 베르덴은 이에 응했다.
“의뢰의 일환이었습니다.”
“네가 한 일은 의뢰를 넘어선, 정확히 의뢰자인 칼리아가 바랐던 결과 이상을 냈다. 그러니 보수 또한 약속된 것을 넘어선 것을 주는 게 도리겠지.”
베르덴과 후작의 시선이 서로 교차했다.
“마법사 애셔, 에스퍼렌사 후작가에서 너에게 세 가지 보수를 하사하겠다. 이건 그중 첫 번째다.”
후작이 손가락을 까딱였다.
그러자 에드몬이 자신의 공간가방에서 기다란 금속 상자를 꺼내 식탁에 올렸다.
에드몬이 손끝에 마력을 흘려 입구에 갖다 대었다.
아티슨 마탑에서 제작한, 특수한 마법진에 개인의 마력을 등록하여 사용하는 고도의 보안 장치. 이내 마법진이 기동하며 굳게 닫혀 있던 상자가 열렸다.
‘저건…….’
에스퍼렌사 후작가에 보관되었던 마법 물품.
‘기묘한 장식이 새겨진 회색의 가죽 방어구’가 베르덴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