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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화. 벗어봐 (73/367)

73화. 벗어봐2020.11.08.

꼭 거울을 보는 기분이다.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자신을 빤히 보다니. 이런 이상한 일이 있을까. 흔히들 ‘두 눈으로 절대로 볼 수 없는 것’이 자신의 얼굴이라고 한다. 거울을 통해 보는 얼굴이 아니라, 실제로 마주 보는 얼굴 기준으로. 그런 경험을 지금 라틸은 하고 있다.

16551086628134.png“안녕하세요.”

하지만 신기하다고 해서 마냥 얼굴만 구경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라틸은 쑥스러운 척 배시시 웃고서 일부러 가짜 황제에게 가장 먼저, 그리고 담당 관리와 조수 순서대로 인사를 올렸다. 그러자 가짜 황제가 턱을 괴더니 이상하단 듯 물었다.

16551086628139.jpg“왜 나한테 가장 먼저 인사하지? 내가 누군지 알아?”

시험하는 듯한 질문. 아니, 실제로 시험하려고 일부러 저런 질문을 던졌을 거다. 하지만 라틸은 그 질문을 듣자, 가짜가 아직 자신이 진짜 황제란 걸 모르고 있단 걸 알아차렸다. 일부러 저렇게 도발하듯 묻는다는 건 알아내고 싶은 게 있단 거니까.

16551086628134.png‘안다고 대답할까, 모른다고 대답할까. 일단 평민 대다수는 황제 얼굴을 모르기는 한데…….’

라틸은 잠시 고민하다가 빠르게 결정을 내리고 대답했다.

16551086628134.png“황제 폐하가 아니십니까.”

라틸의 대답에 가짜가 입술 끝을 한쪽으로 당겼다.

16551086628139.jpg“내 얼굴을 어떻게 알지?”

라틸은 이번에도 태연자약하게 대답했다.

16551086628134.png“면접관님께서 가장 상석을 비켜주셨고, 다른 한 분은 아예 자리에 앉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보통의 관리나 귀족이 온 거라면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가짜는 라틸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반면 라틸은 그 시선이 부담스러운 척 일부러 고개를 숙이고 가짜의 발치만 쳐다보았다. 다행히 가짜는 라틸에게서 더 이상한 점을 찾지 못했는지 이후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면접관이 평범한 질문만 몇 가지 던졌다.

16551086628139.jpg“결과는 하루 뒤에 나오니 내일 오후 두 시에 관청으로 와 확인하면 됩니다.”

면접이 끝난 뒤. 라틸은 꾸벅 인사를 하고서 조심조심 면접실을 나왔다. 그러나 문을 닫자 긴장이 싹 사라지면서 이번에는 심장이 차갑게 얼어버리는 느낌이 났다. 그 모습을 본 지원자들이 ‘대체 방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야?’ 하는 표정으로 초조하게 라틸을 보았다. 하지만 라틸과 말을 섞지 않았기에, 아무도 면접이 어땠냐고 질문하지 못했다. 라틸도 굳이 그들과 말을 섞지 않고서 곧장 면접 장소를 빠져나갔다. 안 그러면 입 밖으로 욕과 분노가 섞여서 튀어나올 것 같아서.

16551086628134.png‘가짜 자식. 아주 뻔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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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당연하게도 라틸은 면접에 합격했다. 애초에 하녀 시험의 진짜 관문은 1차 서류였고, 2차 면접에서 거르는 건 너무 긴장해서 실수를 저지르진 않을지, 높은 귀족들 앞에서 말실수를 저지를 사람이 아닐지 정도를 볼 뿐이었으니 떨어질 리가 없었다. 거기에 가짜 황제가 나타났다 한들 마찬가지. 가짜 황제는 라틸을 찾기 위해 들어왔을 뿐일 테니, 심사에는 큰 영향을 발휘하지 않았을 것이다.

16551086628134.png‘레안을 만나야 해. 하녀 복장을 하고 있으면 웬만한 곳은 다 돌아다닐 수 있다. 담당 구역을 벗어나도 신참이라 길을 잃었다 하면 되고.’

첫 출근을 앞둔 라틸은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레안을 만날 방도를 수십 가지 떠올려 보았다.

16551086628134.png‘신입을 처음부터 중요한 곳에 배치하진 않을 거야. 처음엔 다른 선배들이 데리고 다니면서 허드렛일이나 시킬 거고.’

그러나 막상 출근해 보니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

16551086628134.png“폐하의 방에서 일하라고요?”

궁인들을 담당하는 관리가 라틸이 배치된 곳이 황제의 방이라고 알려준 탓이었다. 황당해서 되묻는 라틸에게 관리가 무서운 얼굴로 되물었다.

16551086628139.jpg“폐하의 방에서 일하면 좋은 거지, 뭘 그리 똥 씹은 얼굴이야? 폐하 앞에선 절대로 그런 내색 하지 말아라.”

똥 씹은 얼굴을 본 적은 있나. 라틸은 속으로 혀를 찼으나, 겉으로는 두려워하는 척 둘러댔다.

16551086628134.png“전 궁전에서 일하는 법을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는데, 갑자기 폐하 곁에 배치되었다가 실수할까 봐 그러지요. 갑자기 그런 중요한 자리에 배치되는 건 마냥 좋은 일이 아니잖아요.”

라틸의 말에 관리는 그건 그렇다고 인정을 하면서도 말을 바꾸지 않았다.

16551086628139.jpg“하지만 폐하께서 지시하신 거라 바꿀 수 없어. 네가 눈치껏 싹싹하게 하는 수밖에.”

16551086628134.png‘들키지 않은 줄 알았는데. 들킨 거였나? 일부러 날 조롱하기 위해 자기 곁에 부른 건가?’

물론 가짜의 곁으로 가면, 상대를 죽일 기회는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가짜를 베는 건 아주 신중하게 처리해야 했다. 라틸의 동복 오빠인 레안이 이미 선수를 쳐서 라틸의 측근들에게 가짜가 진짜라고 속여 둔 상황 아닌가. 그래도 하나하나 말을 맞춰 보면 가짜와 진짜가 구분이 될 수도 있지만, 레안은 절대로 그럴 기회를 주지 않을 터.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라틸도 자신이 진짜란 걸 당장 확인해 줄 수 있는 최측근들이 필요했다. 그런 준비 없이 무작정 가짜의 목을 잘랐다가 오히려 황제 시해범으로 몰려 항변할 틈도 없이 레안에게 당할 수도 있으니, 행동을 조심해야 했다. * * * 하지만 황제의 방에 배치를 받긴 했어도 막상 가짜를 볼 시간은 거의 없었다. 라틸은 처음으로 자신이 없는 사이 방 정리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깨달았다.

16551086628139.jpg“폐하께서 오시기 전에 방안을 깨끗하게 하고, 한 시간 단위로 계속 환기를 시켜야 해. 물은 계속 끓여서 식지 않도록 준비해두면, 나중에 시녀분들이 방 안으로 가져갈 거야.”

16551086628134.png“네.”

16551086628139.jpg“보초를 서는 근위기사분들에게 두 시간에 한 번씩 간식이랑 마실 걸 가져다드려야 하고, 시녀분들이 응접실 물건을 사용하면 얼른 들어가서 도로 원래 장소에 가져다 둬야 해.”

16551086628134.png“네.”

16551086628139.jpg“일단은 선배들을 따라 다니기만 하면 돼. 아. 중요한 거 하나 더.”

16551086628134.png“뭔가요?”

16551086628139.jpg“며칠 전에 흑마법사가 폐하의 모습을 흉내 내서 들어오려 한 적이 있으니 조심해야 해.”

16551086628134.png“세상에. 알겠어요.”

라틸은 신신당부하는 하녀장에게 능청스럽게 대답했고, 하녀장은 갑자기 자신의 밑으로 온 신입을 영 못 미덥게 바라보면서도 더 잔소리하지 않았다. 이후 라틸은 하녀들을 따라 다니면서 방 안에 혹시 달라진 물건은 없는지, 가짜가 놓고 간 물건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폈다. 하지만 그런 물건은 하나도 없었다. 가짜는 철두철미하게 모든 물건은 방 안에 있는 것들만 사용했던 것이다. 라틸은 혹시 레안이라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으나, 그 역시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레안과 가짜가 어디서 만나긴 하는 듯한데. 레안은 굳이 여기까진 오지 않았다. 반면, 어디든 멋대로 돌아다닐 수 있을 거라 여겼던 라틸은 하필 배정받은 곳이 황제의 침실이라, 다른 데 가지도 못하고 다른 하녀들 틈에 늘 붙어 있어야 했다. * * * 라틸이 가짜를 제대로 본 건 황제의 방에 배치되고서도 이틀이 지나서였다. 예상처럼 일이 턱턱 풀리진 않지만 그래도 꾸준히 인내심을 가지고 지내고 있자니, 가짜가 머리가 아프다면서 국무를 보러 가지 않고 방 안에 틀어박힌 덕이었다. 시녀들은 그런 황제를 곁에서 돌보았고 하녀들은 시녀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따뜻한 물과 보송한 수건을 계속 준비해야 했는데, 라틸은 아직 신입이라 잔심부름만 하면서 다른 이들을 보조할 뿐이었으나, 마침내 오후 여섯 시쯤이 되자 가짜와 한 방에 있을 기회가 생겼다. 때마침 시녀들은 모두 다 응접실에 나가 있을 때였고, 가짜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있었다. 라틸은 창문과 욕실 등을 오갈 때마다 가짜를 가자미눈을 하고서 쳐다보았다. 혹시 가짜도 자신처럼 마법 가면을 쓴 건 아닐지 확인해보고 싶어서. 곁으로 가서 얼굴을 들춰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사실 가짜에게서 저 겉모습만 벗길 수 있다면, 레안이 무슨 꿍꿍이를 꾸몄건 당장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을 터인데.

16551086628134.png‘들춰보자.’

그러다가 가짜가 완전히 잠이 든 듯하자, 라틸은 발소리를 죽여서 살금살금 잠이 든 가짜 곁으로 다가갔다.

16551086628139.jpg“…….”

가까이 다가가서도 라틸은 바로 움직이지 않고 가짜의 반응을 살피다가, 잠이 들었단 확신이 들자 조심스럽게, 아주 천천히 소리 없이 가짜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 손길이 가짜의 얼굴에 닿으려는 순간. 땡땡땡땡. 침대에 매달아 둔 종이 울렸다. 황제가 눈을 번쩍 뜨는 것과 거의 동시에, 라틸은 얼른 손을 회수하고서 옆에 놓인 물수건에 손을 담그고 괜히 수건의 물을 쥐어짜는 시늉을 했다.

16551086628139.jpg“무슨 일이냐.”

16551086628139.jpg“칼라인 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폐하.”

라틸은 계속 수건을 쥐어짜는 시늉을 하다가 물기가 더 나오지 않자, 물수건을 들어 올리고서 뜨거운 기운을 털려는 듯 수건을 손바닥에 대고 탁탁 털었다. 가짜가 자신을 쳐다보았지만, 그쪽으론 시선도 돌리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마침내 문이 열리고 칼라인이 들어왔다. 그러고보니 내 후궁들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가짜가 나타났단 소식을 듣고 놀랐겠지. 클라인은 뒤집어 졌을 것 같은데.

16551086628134.png‘저 가짜가 내 후궁들도 건드렸을까?’

레안이 머리가 있다면 그건 말렸을 거 같은데…… 라틸을 위해서가 아니라, 후궁들 곁에 가면 가짜가 가짜란 게 들킬지도 모르니까. 그 사이. 방 안으로 들어온 칼라인은 침대 곁으로 다가왔다. 칼라인이 가까이 오자 가짜는 상체를 일으켜 앉으면서 칼라인에게 힘없는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16551086628139.jpg“무슨 일로 온 거지, 칼라인?”

그 말투를 들으며 라틸은 확신했다. 레안이 혼자서 이 일을 꾸민 건 아닐 거라고. 가짜가 칼라인에게 사용하는 말투가, 라틸이 후궁들을 대할 때와 제법 흡사했던 것이다. 누군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가짜가 말투까지 따라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라틸은 계속 수건을 쥐어짜면서 칼라인을 살폈다. 저기에 속아 넘어가진 않을 거지, 칼라인? 하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칼라인이 속아 넘어갈 것 같았다. 라틸은 후궁들이 자기들끼리 싸우게 만들려고 일부러 그들을 잘 찾지 않았다. 깊은 대화를 나눈 횟수도 적었다. 같이 불법 경매장에도 다녀오고 죽을 뻔하기도 하고 쫓기기도 해 본 타시르 정도라면 모를까, 고작 몇 번 대화를 나누었을 칼라인은 여기에 속아 넘어가는 게 당연해 보였다. 칼라인이 이쪽에 눈길조차 주지 않기에 그런 확신은 더욱 강해졌다. 라틸은 시무룩해져서 수건을 계속 꾹꾹 쥐어짰다.

16551086712508.png“폐하께서 몸이 좋지 않단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 괜찮으십니까?”

16551086628139.jpg“괜찮지 않아. 머리가 계속 아프구나.”

16551086712508.png“며칠 전에 나타났단 그 흑마법사 때문이십니까?”

16551086628139.jpg“그럴지도. 이 일을 대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기록조차 남아 있지 않으니……. 그래도 대신관을 곁에 두어서 다행이야. 그렇지?”

16551086712508.png“예. 폐하의 선견지명이 이럴 때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칼라인은 낮지만 부드러운 목소리로 가짜를 위로하고는, 침대 가로 다가가 반쯤 흘러내린 이불을 위로 올려 가짜의 무릎을 덮어주기까지 했다.

16551086712508.png“힘들 때마다 이 칼라인에게 기대십시오, 폐하. 전 늘 폐하의 편입니다.”

가짜는 칼라인의 배려가 마음에 드는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라틸은 수건을 쥐어뜯을 뻔한 걸 가까스로 참았다. 수건에 물을 쫙쫙 먹여서 이걸로 칼라인의 등짝을 찰싹찰싹 때리고 싶었다.

16551086628134.png‘네 마누라 옆에 있다 자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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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라인이 끝까지 자신에겐 눈길도 주지 않으면서 꿀 떨어지듯 가짜를 챙기다 나가자, 라틸은 더욱 속이 상해서 물수건 담긴 대야를 들고 침실 밖으로 나갔다. 사실 칼라인과 되게 오사바사한 사이였던 것도 아닌데. 그래도 자신의 후궁이라 그런가, 다른 사람을 저렇게 똑 부러지게 챙기는 걸 보고 있자니 괜히 서운했다. 라틸은 남은 물을 침궁 근처 정원에 찰싹 부으면서 칼라인은 멍청이라고 외쳤다. 가짜한테 ‘폐하 폐하’ 야살스럽게 구는 꼴이라니. 진짜 멍청해! 실제로 칼라인이 낸 목소리는 묵직한 저음이었으나 라틸의 머릿속엔 그런 건 남아 있지 않았다.

16551086628134.png‘잠시만. 폐하라고?’

그러다가 라틸은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놀라서 허리를 폈다. 폐하? 칼라인은 라틸에게 ‘주인’이라고 부른다. 부르지 말라고 해도 철석같이 주인이라고만 부른다. 그런데 오늘은 가짜에게 ‘폐하’라고 불렀다. 게다가 그 목덜미 귀신이 오늘은 가짜의 목덜미에도 집착하지 않았지.

16551086628134.png‘알아차린 건가?’

놀란 라틸이 확 고개를 돌린 순간. 수풀 사이에 선 칼라인이 보였다. 그가 정확하게 라틸을 쳐다보고 있었다.

16551086628134.png‘가짜를 알아챈 것뿐만 아니라…… 나도 알아차렸나?’

쟤 뭐야. 개야? 목덜미에 집착하더니 진짜로 후각이 늑대라도 되나? 라틸은 그에게 다가가 묻고 싶었으나, 자신의 방 창문에서 여기 위치가 보인단 걸 떠올리고서 억지로 칼라인을 외면했다. 그러고서는 하던 작업을 마저 마무리 짓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침실로 올라갔다. 그런데 물수건을 빨랫대에 걸고서 탁탁 털고 있자니, 하녀장이 다가와 ‘너 무슨 사고 쳤니?’ 하는 뉘앙스로 말했다.

16551086628139.jpg“바네사. 빨리 폐하께 가 봐라. 널 찾으신다.”

나를 왜? 혹시 칼라인이랑 눈빛을 주고받던 모습을 봤나? 라틸은 심장이 두근거렸지만, 이 상황에서 싫다고 할 수는 없기에 마지못해 방으로 들어갔다. 놀랍게도 방 안에는 가짜뿐만 아니라 어느새 온 건지 레안 역시 함께 있었다. 멱살을 잡고 싶은 인간이 둘이나 붙어 있네. 동시에 둘의 머리를 박치기를 하란 신의 뜻인가. 라틸은 속으로 욕지거리를 뱉었으나 태연히 가짜의 곁으로 다가가 차분하게 물었다.

16551086628134.png“부르셨다 들었습니다. 무슨 일이신지요?”

그러나 돌아온 대답에는 차분한 표정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16551086628139.jpg“벗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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