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8. 자기 힘으로 살아간다는 것 (148/210)


#148. 자기 힘으로 살아간다는 것
2023.01.29.


이오나는 릴리를 억압하여 키웠다.

돈은 거의 쓰지 못하게 했고, 외출을 제한했고, 남자를 멀리하도록, 특히 귀족과는 스치지도 못하게 하며 키웠다.

그것으로 인해 릴리가 엇나갔다고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이젠 그럴 힘이 다 빠져 버린 것인지.

이오나는 많은 것을 내려놓은 채 레이나는 훨씬 자유롭게 키웠다.

하나의 목표만 두고 살지 말고 언제나 너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일정한 돈을 쓰라 했고, 조심성을 지닌 채 외출하게 했고, 다만 귀족을 경계하도록 하는 것만은 여전히 신신당부하며 유지했다.

레이나는 돈의 소중함을 알고 일의 가치와 금전 관념을 가진 아이로 자랐다.

하지만 부모도 없이 나이 든 할머니가 혼자 고생하고 있는 것을 알았기에, 일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기까지 레이나는 스스로 돈을 벌고 싶다고 갈망했다.


 

* * *



“할머니가 ‘대부인 병’이시라고.”

“네.”

패트리시아는 가만히 이오나를 바라보았다.


“……마음고생이 많았겠구나.”

레이나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표정을 감추었다.


“…….”

패트리시아가 새삼 조금 지친 듯이 미소 지었다.


“나 역시 그렇지만, 노인이 이 나이까지 산다는 건 놀라운 축복이란다. 꽃이 지는 것도 세상의 섭리이니 너무 슬퍼하지 말렴.”

“…….”

레이나는 작게 네, 하고 들릴 듯 말 듯하게 대답했다.

패트리시아는 이오나에 대해 말하기를 관두고,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을 보러 온 척 말을 돌렸다.


“그래……. 테일러 군은?”

“다친 분들을 살펴보러 갔어요.”

패트리시아가 웃었다.


“그렇구나. 작은 로렌슨 선생도 이제 어엿한 의사가 됐지.”

“…….”

레이나는 혹시라도 패트리시아를 통해 후작가에 자기의 이야기가 전해질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이었다.

모르는 척 안심시켜 줄 생각으로 패트리시아는 입을 열었다.


“넌 후작 저택에서 일했지?”

“…….”

패트리시아는 굳이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말을 이었다.


“사정이 있는 것 같지만 묻지 않으마. 네가 어차피 줄리어스를 떠날 사람이라면 나는 관여하지 않을 거다.”

“…….”

패트리시아가 옅게 미소 지었다.


“자랑스럽게 말할 일은 아니지만, 난 안토니오와 연락하지 않는다. 그러니 후작가에 네 이름이 들어갈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된단다. 그걸 걱정하는 것 같아서.”

“…….”

레이나는 부정하지 않고 대답을 대신하여 고개를 꾸벅 숙였다.


“…….”

저택의 비밀 유지 서약은 패트리시아가 스스로를 보호하고 하녀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낸 규칙이었지만, 안토니오의 대에 제멋대로 굴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었다.

후작가의 하녀들은 쉽게 그만두지 못하고 나쁜 일을 떠안아도 쉽게 말하지 못하게 되었다.

패트리시아가 씁쓸하게 웃고 말했다.


“사실 줄리어스에서 도망친 하녀들을 내가 여럿 데리고 산단다. 안토니오도 내 밑으로 온 하녀들은 묵인하고 있고. 너는 아그네스 님께서 대녀로 삼아 주신다니 내가 거둘 필요는 없겠지만.”

“…….”

“어쨌든 걱정할 필요는 없다. 후작가에는 본 적 없는 걸로 해 두마. 너도 후작가와 더는 연이 없을 것 같으니 말해 주는 거란다. 다른 데서는 나랑 안토니오가 이렇게 산다고 말하지 말고.”

“……네, 대부인. 감사합니다.”

패트리시아가 숄을 추스르며 말을 돌렸다.


“습격자들은 너무 걱정하지 말렴. 아서 경의 개선군이 이 일대를 정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겨울 앞두고 도적들이 기승인 모양이야. 제국 군대가 지나가고 있는데 도적질이라니 겁도 없지.”

“…….”

패트리시아가 말을 이었다.


“아그네스 님께서 피해를 보셨으니 아서 경이 화가 나서 가던 길을 멈추고 군을 움직인 것도 당연해. 소식이 그 정도로 빨랐던 건 나도 놀랐지만……. 아무튼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될 것 같더구나.”

“……도적이었나요?”

“너희 일행이 다른 사람들에게 습격받을 이유가 없다면 아마 그렇겠지.”

끼익.

문을 열고 방에서 브로디가 나왔다.


“레이나, 슬슬……. 헉, 후작 대부인.”

브로디가 깜짝 놀라 꾸벅 고개를 숙였다.

패트리시아가 브로디의 인사를 받아주었다.


“그래. 브로디라고?”

“네! 큰마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별장에서 사시는 후작 대부인께서 대단하신 분이라고요.”

패트리시아가 피식 웃었다.


“그래? 누구에게?”

“나이 많은 하녀들에게요! 애나랑, 다이앤이랑…….”

낯익은 이름들을 들은 패트리시아의 얼굴이 부드러워졌다.


“일단 들어가자꾸나. 겨울이라 복도는 춥구나.”

대부인이 앞장서서 들어간 후.

브로디가 살짝 레이나에게 속삭였다.


“걱정 안 해도 돼, 레이나. 대부인은 후작가 하녀들을 몰래몰래 많이 거둬 주고 계시거든.”

브로디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손뼉을 쳤다.


“아 참! 너, 꿈이 바닷가 집에서 조용히 사는 거랬지? 대부인께서 딱 그렇게 살고 계시는 거 아냐? 대부인께 여쭤봐! 어떤지!”

레이나는 당황해서 부정했다.


“아, 아냐. 내 꿈이랑은 전혀 달라! 난 그냥 조그만 집에서 할머니랑 둘이 사는 걸 생각한 거지 이렇게 으리으리한 저택에서 살겠다는 꿈을 꾼 건 아니야.”

패트리시아가 돌아보았다.


“……바닷가에서 사는 게 꿈이라고?”

브로디가 환하게 웃으며 대신 대답했다.


“네!”

 

* * *

그들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넌 왜 바닷가에서 살고 싶니? 바닷가에서 사는 건 쉽지 않은데.”

레이나는 얼떨결에 대답했다.


“어……. 어릴 때부터 꿈이었어서요…….”

“저런.”

패트리시아는 좋은 점만 자랑하지 않고 바닷가에서 사는 삶의 끔찍한 점을 소탈하게 다 말해 주었다.

빨래는 몇 배로 힘들고, 잘 마르지도 않고, 아무리 애써 말려도 늘 옷과 침대에서 눅눅한 해초 냄새가 난다는 것.

나무는 바다 습기를 먹어 금방 뒤틀리고, 금속도 금방 녹이 슬어 망가지기가 일쑤고, 마차도 훨씬 자주 고장 나는 데다가, 저택 보수에 비용이 몇 배는 더 든다는 것.

옷은 언제나 찝찝하고, 바닷물이 아닌 마실 물을 구하기가 몇 배는 힘들고.

바닷가의 모래사장에서 모래와 소금이 날려와 널어놓은 빨래며 눈에 들어가는 고충, 비나 폭풍이 오면 꼼짝도 못 하고 몇 날 며칠 발이 묶이는 곤란함을 겪어야 하고.

해산물을 제외한 모든 것이 내륙보다 비싸고, 불편하고, 받는 데 오래 걸리고, 금방 망가지고.

그 외에도 평민들이 바닷가 근처에서 구할 수 있는 일은 내륙에서 구하는 일보다 훨씬 위험한 일들이라는 것.

패트리시아는 바닷가의 삶에 대해 환상을 깨는 말을 잔뜩 해 주었다.


“그럼 큰마님께서는 왜 그렇게 살기 힘든 바닷가에서 사세요?”

브로디의 질문에 패트리시아가 대꾸했다.


“좀 더 젊었을 땐 나도 너희처럼 바닷가가 좋은 줄 알았지.”

브로디가 까르륵 웃었다.


“큰마님이라면 얼마든지 이사 가실 수도 있지 않으세요? 줄리어스로 돌아가실 수도 있고요.”

“나이 든 노인이 거처를 옮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란다. 좀 살다 말 줄 알았는데 이렇게 오래 살 줄 모르기도 했고.”

차와 모포를 가져다준 대부인의 하녀가 풋 웃음을 터뜨리고 나서야 레이나와 브로디는 그것이 농담이라는 걸 알았다.

대부인은 후작 내외와 무척 다른 사람이었다.

대부인은 거침없는 입담을 가지고 있었고, 솔직하며 젊은이들과도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었다.

품위가 있는데도 소탈했다.

그들은 밤이 새도록 대화를 나누었다.

그녀의 말은 진심으로 재미있었고, 패트리시아는 레이나와 브로디가 관심이 있을 만한 이야기를 주로 해 주었다.

사교계의 흥미로운 미스터리들과 줄리어스 저택 곳곳에 숨겨진 비사.

그들이 모두 함께 아는 줄리어스의 사람들의 젊은 시절 이야기.

하녀의 삶, 그리고 귀족 여자의 삶에 대한 통찰.

패트리시아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했고, 이런 연륜 있는 노부인의 삶의 지혜를 들을 기회가 없는 그들은 어느새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패트리시아는 남자 보는 법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


“졸리면 언제든 들어가도 된단다. 노인이 되면 원래 잠이 줄고 말이 많아지는 법이라.”

패트리시아는 싱긋 웃었다.

브로디는 거의 패트리시아를 사랑하게 된 것 같았다.

처음에는 꺼리는 마음이 더 컸던 레이나도 주의 깊게 그녀가 해 주는 말을 경청했다.

왠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밤이었다.

바다 위로 새벽의 동이 틀 무렵이 되어, 브로디는 눈에 졸음을 가득 달고 침실로 돌아갔고, 레이나도 수평선을 보며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래도 바다는 무척 아름답네요.”

“그렇긴 하지.”

그것이 잠들기 전 마지막 대화였다.

* * *

패트리시아는 물끄러미 레이나를 바라보았다.


“…….”

릴리가 죽은 후.

모든 힘이 빠진 것처럼 주저앉은 이오나는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패트리시아도 차마 이오나를 그곳에서 끌어내라 하지 못했다.

패트리시아는 병사들을 겹겹이 둘러싼 삼엄한 감시를 그만두게 했고, 다만 올가에게 명령을 남겨 가끔 들여다보고 너무 비참하게 살지 않도록 보살피라 했다.

이오나가 혹시 기운을 차려 그곳을 떠나고 싶어 하거든 건네주라고 돈도 남겨두었다.

하지만 비척비척 일어선 이오나는 여전히 패트리시아의 돈을 받지 않고 자기의 힘으로 살아갔다.

갓난아이를 건사하느라 쉽지 않아 보였지만, 조용히 딸의 무덤 근처에서 레이나를 키우며 그렇게, 이오나는 릴리를 잃은 슬픔을 가슴에 묻은 듯했다.

* * *



“…….”

레이나는 어렴풋한 꿈속에서 어린 시절의 과거를 떠올렸다.

이오나는 레이나에게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아가. 나중에 우리 돈 많이 벌면, 어디 조용한 바닷가 같은 데에 가서 둘이 살자. 그럴래?」

 
그렇게 말하는 할머니는 언제나 조금 기운이 없고 지쳐 보여, 레이나는 항상 할머니의 기운을 북돋아 주듯 힘차게 답하고는 했다.


「좋아요. 우리 꼭 그렇게 해요.」

 
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한 꿈이었다.

가난한 노인이 아이를 먹여 살리며 새집을 살 정도로 돈을 모으는 건 불가능하다.

레이나는 빨리 자라서 돈을 많이 벌고 싶었다.

그러다가 이제 막 나이가 차 하녀 일자리를 구할 수 있게 된 레이나에게 좋은 기회가 왔다.

우연한 기회로 줄리어스 후작 저택에 하녀로 들어가는 데에 성공한 것이었다.

비록 가장 힘든 최하층 하녀인 부엌방 설거지 하녀의 땜빵이었지만, 경력을 쌓으면 더 좋은 자리로도 이동할 수 있었다.

줄리어스 후작 저택의 하녀 일은 젊은 평민 여자에게 가장 돈벌이가 좋은 일터였다.

레이나는 하녀로서 좋은 곳에서 일하게 된 것에 기뻐했지만, 할머니가 걱정할까 봐 집에는 다른 일을 구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귀족과는 절대 얽히는 법이 아니라는 할머니의 신조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도의 사교 모임에 참석하느라 집을 비웠던 후작 내외와 하녀장이 돌아와 그녀를 포함한 하녀들을 다시 최종 면접했고, 레이나는 다른 하녀들과 함께 무사히 통과되었다.

하녀장이 레이나를 조금 더 오래 쳐다보았던 것 같지만, 아마 아가씨를 닮아서 그런 것 같다고, 기분 탓이라 생각했다.

이후로 하녀장이 할머니를 찾아왔더라는 것을 톰 아저씨에게 전해 들었다.

그때는 조금 의아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엄한 귀족 저택이라 한 번 더 확인하는 걸까?

하지만 나 같은 어린 말단 하녀를 하녀장이 직접 가족까지 확인해 보러 오다니 의외라고 생각했었다.

그 후로 할머니가 저를 불러 굳은 얼굴로 물어보았다.


「너…… 나를 속이고 귀족 저택에서 일하니?」

 
올 것이 왔다고 생각했다.

레이나는 이실직고하고 할머니를 설득했다.

「할머니. 그런 집에서 일할 기회는 다시 없을 거예요.

귀족 저택이지만 할머니가 늘 말한 것 같은 그런 위험한 남자 도련님은 없어요.

그 집엔 외동딸만 하나뿐이거든요.

여긴 급여가 무척 좋아요.

일해 보니 별것도 아니던데요, 뭐.

나 돈 벌고 싶어요, 할머니.

여기서 오 년만 바짝 일하면 바닷가 집을 사서 둘이 사는 것도 꿈이 아닐걸요?」

할머니는 마지못해 승낙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레이나는 왜인지 억울한 이유로 한 번 하녀장에 의해 해고를 당했다.

무척 속상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때는 줄리어스 저택에서 다시 일하지 못하게 되는 줄 알았었다.

대신 다른 데를 소개해 주겠다며, 레이나는 하녀장 허스트 부인에게 다른 저택을 소개받았다.

그러나 그곳에서 레이나는 ‘크리스티나를 닮은 미인’이라는 이유로 모종의 위기에 처했고, 그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크리스티나의 눈에 띄어 줄리어스 저택으로 끌려오다시피 돌아오게 되었다.

직접 레이나를 끌고 저택으로 돌아온 크리스티나가 싸늘한 얼굴로 올가에게 명령했다.


“그 더러운 자식이 얘를 크리스티나라고 부르고 있었어요. 귀가 썩는 것 같아요.”

“…….”

“얘는 절대 다른 데 보내지 마세요. 내 눈 안에 둬야겠어요. 나랑 닮은 애가 다른 데서 그런 취급을 겪게 두는 건 내가 기분 나빠 용납 못 해요.”

올가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지만, 묵묵히 주인 아가씨의 명령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레이나는 줄리어스 저택에서 잘리지 않게 되었다.

레이나의 할머니는 다시 레이나를 설득했다.


“난 네가 거기서 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다른 저택에서 일해 본 뒤, 줄리어스 저택이 절대 놓칠 수 없는 일자리라는 걸 더욱 실감한 레이나는 고집을 부렸다.


“할머니, 딱 오 년만! 오 년만 바짝 벌고 우리 같이 바닷가로 가면 되잖아요. 여기서 일하는 급여가 아니면 그 꿈은 불가능하다구요!”

마지못해 이오나는 레이나가 잠시 그곳에서 일하는 걸 허락했다.

줄리어스 저택은 좋은 일자리였다.

하녀장 허스트 부인은 레이나의 무거운 입을 높게 사 레이나에게 이런저런 심부름을 맡기고 보너스를 주었기에 레이나는 꽤 괜찮은 부수입도 올릴 수 있었다.

레이나는 생각보다 빠르게 돈을 모았다.

사실 오 년만 일하겠다는 건 거기서 일하는 걸 할머니에게 허락받기 위해 했던 과장이었지만, 정말로 레이나는 곧 이사를 갈 수 있을 것처럼 돈을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레이나가 성인이 되던 해, 집에서 화재가 났고.

할머니는 레이나를 구하려다 크게 다쳤다.

레이나는 모았던 돈을 할머니의 치료비에 모조리 써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모았던 돈을 다 털고도 레이나는 사경을 헤매는 이오나를 다 치료하지 못했다.

그때, 크리스티나와 혼인을 하러 아서가 줄리어스에 왔다.

그리고, 후작 부인은 할머니를 치료해 주겠다는 조건을 걸고 레이나를 크리스티나 대신 신부로 꾸며 아서에게 보냈다.

레이나는 할머니를 살리는 데 성공했지만, 모았던 돈을 다 잃었다.

그리고 레이나는 다시 처음부터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레이나는 후작 저택에서 전보다 더 많은 돈을 받게 되었지만, 할머니가 돈을 벌 수 없게 되었기에 돈을 모으는 데는 전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다시 오 년 후.

‘이제 정말 조금만 더.’라고 생각했을 때.

아서가 돌아왔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