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1. 시작하지도 못한 (81/210)


#81. 시작하지도 못한
2022.06.09.


케이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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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 없이 들어오지 마세요. 테일러 로렌슨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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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이라면 아가씨께서 하셨습니다. 케이 경.”

케이는 못마땅한 듯 눈을 찌푸린 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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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들이 없을 때 테일러 씨가 들어오는 걸 허락하지 않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아가씨.”

테일러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레이나가 앉을 의자를 빼 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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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분들이 원래 아가씨에게 이런 식으로 명령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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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을 다문 케이가 한숨을 내쉬며 한발 물러섰다. 그리고 레이나에게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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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들렸다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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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는 레이나에게 사과한 뒤 물러났고, 레이나는 괜찮다고 말할 타이밍을 놓쳐 머쓱해졌다.

레이나는 케이에게 눈인사로 예의를 차린 뒤 테일러가 빼 준 의자에 앉으며 속삭이듯 한마디만 살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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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 경 나한테 함부로 안 하셔.”

테일러는 어깨만 으쓱하고 웃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레이나를 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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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좀 재 볼게요. 아.”

테일러는 레이나에게 알콜 체온계를 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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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이 있는 건 검붉은 물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테일러는 천천히 올라가는 눈금을 보고 마음을 다스리며 그동안 그녀가 먹었을 차의 양을 가늠해 보았다.

그리고 레이나에게 처방할 해독제 몇 가지를 조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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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이 높진 않은데, 자주 열이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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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레이나는 스스로 이마를 짚었다.

약한 홍조가 있지만, 본인은 잘 모르는 표정이다.

테일러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편하게 말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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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물고 있어. 5분 정도는 있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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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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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는 것 외에 다른 약 먹고 있는 건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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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없어.”

테일러가 레이나를 진찰하는 동안 케이는 창가에 서서 그들을 지켜보았다.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없는 경우에 한해서, 케이는 레이나가 아가씨인 척하지 않고 ‘레이나’로서 대화하는 것을 묵인해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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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갑자기 의사 선생님 같아.”

테일러가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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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맞아요.”

레이나는 조금 신기한 기분으로 입에 문 체온계를 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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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체온계 처음 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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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만해. 너 그러다 그거 씹어먹는다.”

레이나가 체온계를 문 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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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로렌슨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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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어울리게 존칭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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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갑자기 좀 너한테 존경심이 생기고 있는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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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는 좋다만, 이야기는 그만. 정말 씹어먹겠네.”

테일러는 웃음을 흘리면서도 하던 일을 계속했다.

체온계가 측정을 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테일러는 그동안 능숙하게 해독제를 만들고 차를 내렸다.

그리고 레이나의 앞에 두 잔의 찻잔을 내주었다.

달각. ……달각.

나란히 두 잔의 찻잔이 레이나 앞에 놓였다.

하나는 검붉은 물, 다른 하나는 붉은 꽃잎을 우린 평범한 꽃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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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중 한 잔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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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일러가 이렇게 두 잔의 차를 준비해 준 이후, 레이나는 검붉은 물을 마시지 않게 되었다.

테일러는 아서와의 일을 직접 묻지 않은 채 레이나에게 선택권을 주었다.

검붉은 물이 필요한 날은 검붉은 물을, 그렇지 않은 날은 다른 차를 마실 수 있도록.

언제나처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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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제가 있을 때 드실 필요는 없으니, 오늘 안에만.”

레이나는 체온계를 문 채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차를 마시는지는 확인하지 않는다.

혹시 검붉은 물을 마셔야 한다면, 그 차를 선택하며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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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시지 않은 차는 바로 버리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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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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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는 오래되면 독성이 생길 수 있으니까 남겨 두지 말고 바로 버리세요.」

 
테일러가 알려준 후로 레이나는 로렌슨 선생님이 했던 것처럼 검붉은 물을 화초에 버렸다.

그래서 로렌슨 선생님도 바로 이걸 버리셨던 거구나.

비싼 약이니, 혹시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두었다가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뻔했다.

얼마 정도 시간이 흐른 후 테일러가 레이나의 체온을 보았다.

진료 일지를 기록하고, 지어 준 약에 대한 몇 가지 설명이 이어졌다.

진료가 끝난 후, 테일러와 레이나는 조금 더 대화를 나누었다.

낮에 왔을 때 네가 없더라는 말에, 레이나는 밖에 나가 옷을 몇 벌 맞추었고, 할머니께 보내드릴 겨울옷을 마련했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레이나는 테일러에게 할머니 이야기를 물었다.

테일러는 레이나의 할머니가 기사들의 보호를 받으며 무사히 처소를 옮겼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리고 레이나가 다른 사람들이나 후작 부인의 눈에 띄지 않고 몰래 외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할머니를 만날 수 있는 일정과 방법을 제안해 주었다.

지켜보던 케이는 침묵으로 테일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 * *

케이는 레이나에게 인사를 하고 떠나는 테일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자리에 남았다.

레이나가 약간은 마음에 걸리는 케이의 양심에는 다행스럽게도, 테일러 로렌슨은 꽤 괜찮은 남자로 보였다.

사람만 본다면 여동생을 소개해 줄 수도 있을 만한 그런 남자로.

처음엔 그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고 레이나를 좋아한다니 정도 이상의 쓰레기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테일러 로렌슨은 그보다도 괜찮은 사람이었다.

귀족들 사이에서도 존경받을 정도로 인정받는 의사에, 그녀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을 만한 재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고, 온화하면서도 심지가 깊다.

객관적으로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고, 아내를 곤란하게 하지 않을 정도의 눈치를 가지고 있는 것도 좋은 조건이었다.

게다가 레이나 아스타린을 아끼고, 그녀의 가장 소중한 사람인 할머니에게 좋은 보살핌을 제공해줄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그녀의 사정을 알면서도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

케이는 레이나에게 저보다 최선일 수 있는 남자는 없을 거라는 걸 거의 확신했다.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레이나가 그를 친구 이상으로 보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너무 친구로 지낸 기간이 오래된 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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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남자가 레이나 곁에 존재하기만 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의 존재가 아서 경이 물러날 만한 사유가 되어야 의미가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케이는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내가 없을 때는 조금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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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매일 밤 단둘이 있는데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 아서와 레이나를 생각하며 케이는 심경이 복잡한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 일이 없는 것이 오히려 더 아슬아슬한 전조일 때도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 * *

테일러가 떠난 후.

레이나는 노트를 펴고 하던 일을 다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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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나는 노트 위에 ‘일기’가 될 만한 문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몇 번 펜촉을 마르게 하며 머뭇거리다가.

눈에 보이는 문장으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대신

머릿속에 남아 있는 드레스룸의 풍경과, 마차를 타고 오는 길에 봤던 기억하고 싶은 장면들을 간단한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사각거리는 펜 끝에서 어설픈 풍경화가 만들어졌다.

마차를 타고 법원으로 가던 길.

우리뿐이었던 드레스숍.

하녀들 성화에 꼼짝없이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가, 옷을 갈아입고 나온 나를 보고 웃어준 사람.

오늘 날짜의 기억하고 싶은 일들을 떠올리게 해 주는 작은 그림들이 차례로 종이 위에 옮겨졌다.

의상실의 이름이 적힌 고객용 엽서와,

마차 안으로 들어왔던 작은 단풍잎도 하나 붙였다.

그곳에서 산 레이스 도안의 태그도 떼어 붙였다.

익숙한 즐거움이었다.

새 스크랩북이냐는 질문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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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랩북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며, 레이나는 미소 지었다.

사르륵, 부드러운 바람이 느껴졌다.

레이나는 노트를 덮고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달칵.

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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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셨어요?”

레이나가 웃으며 아서를 바라보았다.

왜인지, 레이나는 아서가 가까이 오면 알 수 있었다.

이게 사람 특유의 기척이라는 걸까?

* * *

레이나는 아서의 외투를 받아 들면서 그가 해 준 이야기를 듣다가 놀라 눈을 크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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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작님이랑 대화하기로 하셨다고요?”

아서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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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작이 부실 보급 건 보상에 대한 내 요구를 전폭 수용하겠다고 하더군. 중요한 서류도 몇 장 사인받았소.”

그가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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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소. 그 결정에 당신 지분이 적지 않게 있을 것이오.”

레이나는 믿을 수 없는 듯 반쯤 얼이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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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녜요. ……제가 뭘 했다고요…….”

대답하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는 얼굴이다.

아서가 미소 지은 얼굴로 레이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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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점을 쥐어 두지 않았다면 무시당했을 것이다.

최소한, 적지 않은 부분에서 협상을 시도당했을 것이다.

수도로 향해야 하는 시간이 촉박하게 다가오고 있고, 레이나를 이쪽에서 쥐고 있었기에 가능한 쾌거였다.

아서의 기사들도 이제는 레이나를 데리고 있는 일의 가치를 인정했다.

아서가 소매의 커프스 링크를 풀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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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이야기 나누기로 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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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이요.”

레이나가 멍하니 반복했다.

그리고 시선을 내려 자신의 손가락 끝을 내려다보았다.

그럼 모든 게 다 해결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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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나는?

순간적으로 든 생각에 레이나는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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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한테 돌아가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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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로 한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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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만 기다리고 있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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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놀라?

순간적으로 들었던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서 레이나는 얼른 기뻐하는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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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됐어요! 잘 된 거 맞죠?”

표정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레이나는 아서의 옷을 정리해 주며 조금 횡설수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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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작님이 받아들여 주셨다니 놀랐어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줄 알았거든요. 꽤 금액이 커지니까…….”

낮에 가을이랑 겨울 드레스를 맞춰 주신 건 헤어지기 전에 주는 이별 선물이었나?

어떡하지.

그것 때문이었을까.

나는 겨울 드레스를 입을 때까진 당신이랑 함께하는 줄 알았나 봐.

레이나는 얼른 잡념을 떨쳐내며 씩씩하게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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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에요. 잘 해결되어서…….”

말꼬리가 흐려졌다.

기뻐해야 마땅한 일이었다.

거리에서 들려오던 부실 보급에 대한 원성, 슬픔, 부조리.

이제 아서 경이 달래주실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갑작스러웠다.

레이나는 저도 모르게 웃으며 입술을 깨물고 드레스를 움켜쥐었다.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바보 같게도,

몇 장 채우지도 못한 노트와 채 첫 바늘을 뜨지도 못한 레이스 도안이었다.

어떡하지?

도안만 사 온 복잡한 레이스는 금방 완성할 수 없었다.

그냥 손수건을 사서 자수나 놓아 드릴걸…….

그거라면 하룻밤 만에 완성할 수 있었을 텐데.

괜히 욕심을 부렸다.

시간이 좀 더 많을 줄 알았다.

이렇게 금방 끝이 올 줄 모르고…….

당장 이 순간이 마지막은 아니겠지?

……작별 인사는 꼭 한다.

서로의 아내와 남편으로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한다.

그렇게 약속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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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오늘 바로 헤어지는 건 아니죠……?”

멋대로 입이 움직였다.

아서가 멈칫하고 레이나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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