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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705화 (705/705)

후일담 제3화

일진들이나 이기홍이 괴롭힐 때마다 막아줬다.

뒷모습을 보고 있자면 얼마나 든든했던지.

옛날의 일이었지만 아직도 생생했다.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어느새 송파구에 위치한 놀이공원에 도착했다.

“저녁에 놀이공원 오는 거 정말 오랜만이야.”

“몬스터가 사라져서 가능한 거지.”

“맞는 말입니다. 균열이 남아있었으면 꿈도 못 꿨을 일입니다.”

그들이 어두컴컴한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준비라도 한 듯.

놀이공원 전체가 밝아졌다.

“와…."

“멋지다.”

“저녁에 오니 감성이 쩔어.”

모두가 입을 떡 벌렸다.

이곳에 있는 모두가 날고 기는 가문의 자식.

하지만 균열로 인해 저녁에 놀이공원을 간다는 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균열이 있으면 낮에도 위험한데 저녁은 얼마나 위험부담이 클까.

가문의 전력을 전원 가동해야지만 놀이동산에 오는 게 가능할 정도였다.

그때문에 굉장히 특별한 날이 아니면 꿈도 못 꿨다.

그들도 어렸을 때 딱 한 번 밖에 가보지 못했던 장소가 바로 이곳.

놀이공원이었다.

감성이 충만해졌는지.

진경수가 몸을 돌려 정예나에게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나야. 나랑.”

"조용해! 우리 차례 아니니까.”

정예나가 진경수의 입을 손으로 막았다.

"으읍!"

진경수가 발버둥 쳐봤지만 소용없었다.

주변이 조용해진 사이.

박정연이 이준을 불렀다.

“준아.”

“응?”

“네가 게이트에 있는 동안 생각해봤어.”

"월?"

“준이 네가 없으면 내 삶은 어떻게 변할까, 하고 말이야.”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그 생각을 하니 왠지 모르게 가슴이 아파.”

박정연은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그녀의 진중한 말에 장난을 치지 못한 이준이었다.

“하루라도 못 보면 화가 나기도 해.”

그녀의 고백에 진경수와 허수 그리고 조용석의 는이 커졌다.

정예나의 손에서 빠져나온 진경수가 허수에게 물었다.

"지금 고백하는 거 맞지?”

“그런 듯합니다.”

“정연 누님도 혁진 형님의 뒤를 따라가려나 봐요.”

“이곳에 간다고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졸지에 눈치 없는 놈이 될 벤했어.”

“여기에 온 순간부터 저희는 눈치 없는 사람이 됐습니다.”

“인정합니다.”

진경수와 허수가 정씨 자매에게 고개를 돌렸다.

정예나와 정예은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한숨을 쉬는 건 덤.

진경수와 허수는 망했다는 얼굴을 했다.

박정연과 이준을 밀어주는 것도 모자랄 판국에 방해를 한 것이다.

“나가 죽자.”

“어차피 저희 죽습니다.”

“누구한테?”

“누구겠습니까. 고백이 잘못 되면 정연 누님이 가만 있지 않을 겁니다.”

‘잘되길 빌어야겠지?”

“당연하지 않습니까.”

진경수가 두 손을 맞잡으며 무릎을 꿇었다.

는을 감은 채 이준과 박정연을 향해 기도했다.

“제발 커플이 탄생 되길. 아니면 저 세상 하직합니다.”

“하직 분이겠습니까. 평생 정연 누님께 미움받으실 겁니다.”

“겁주지 마, 새까.”

“저도 겁나서 그럽니다.”

“용석아 너도 빌어.”

“전 이미 모든 신께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했어요.”

세 남자가 간절한 희망을 담아 기도했다.

한편 이춘은 박정연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넌 내게 없어선 안 될 존재야.”

그런 이준이 입을 열었다.

“나도 그래.”

하지만 박정연은 고개를 저었다.

“이젠 친한 누나이고 싶지 않아.평생 네 곁에 남고 싶어.”

너무도 훅 들어오는 그녀였다.

그녀 또한 남자에게 고백은 처음이었다.

고백만 많이 받아봤지 언제 먼저 해보겠나.

그래서인지 횡설수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이준에게 잘 전달됐다.

“내 옆에 있으면 누나가 위험할 거야. 사실 게이트에 있는 것도….”

“알아. 새로운 무공으로 인해 기를 컨트롤 할 수 없다는 걸. 그래도 상관없어. 내 곁에서 네가 사라지는 게 더 참을 수 없거든.”

박정연은 확고했다.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야. 어쩌면 내가… 누나를 해칠 수 있어.”

이준은 현재 천극자의 무공을 수습하고 있었다.

배우면 배울수록 기를 제어하는 게 어려웠다.

기가 통제에서 벗어난 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때문에 4대 성지의 금역에 틀어 박혔던 것.

기를 제어하지 못하면 밖으로 나갈 생각이 없는 이준이었다.

자칫 소중한 사람들이 다칠지 모르니까.

지금도 전력을 다해 기를 컨트롤하고 있었다.

한 번만 삐끗하면 이곳이 전부 날아갈지 모른다.

그나마 1년 동안 꾸준히 기를 제어한 덕분에 이만큼의 발전을 이룬 거다.

“괜찮아.”

이준은 박정연의 는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완고했다.

꺾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어설프게 빠져나갈 생각하지마. 오늘 꼭 네 대답을 듣고 말거야.”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 * *

“그래서요? 그 후로는 어떻게 됐어요?”

똘망똘망한 는을 가진 대여섯 살의 여자 아이가 고개를 위로 들어올렸다.

여자 아이의 는동자에는 서른 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담겨 있었다.

“알고 싶어?”

“네!”

“그럼 일자 베기 100회 하면 가르쳐 줄게.”

“히잉. 힘든데.”

“아빠가 재있는 이야기 해줘서 많이 쉬었잖아.”

“일자 베기 100회 하면 가르쳐줄 거죠?”

“그럼.”

여자 아이가 남자의 품에서 폴짝

뛰어내렸다.

자기보다 더 큰 목검을 들고 자세를 취했다.

후웅!

목검이 허공을 갈랐다.

어설픈 자세였지만 위에서 아래로 내려쳐지는 속도는 일정했다.

내리 긋는 경로 또한 마찬가지.

남자는 여자 아이의 모습에 흐뭇해했다.

“역시 내 딸이란 말이야. 재능은 물론 엄마를 쏙 배닮아서 벌써부터 예쁘구만.”

남자는 팔불출이었다.

는에서 꿀이 뚝뚝 떨어졌다.

여자 아이에게서 시선이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그때였다.

“허허. 이른 아침부터 우리 공주님이 어쩐 일로 기초 수련을 하고 있을꼬.”

목검을 휘두르고 있던 여자 아이가 하얀 머리를 한 노인을 보고 소리쳤다.

“증조할부지!”

“어이쿠야.”

여자아이는 노인에게 달려가서 와락 안겼다.

“진지 드셨어요?”

여섯 살의 아이였지만 몸에 예의가 배어 있었다.

“오냐. 우리 하린 공주님은 밥 먹었는고?”

“아빠랑 아침 훈련하고 먹을 거예요.”

“할아버지 오셨어요?”

남자가 노인을 향해 인사했다.

자상한 노인은 한때 검제로 불리었던 박춘식이었다.

그는 어느새 80을 바라봤다.

“아침부터 너무 무리하는 게 아니냐.”

“어렸을 때부터 기초를 다져놔야죠.”

“혁진이 너보다 하린이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 그러니 쉬엄쉬엄 하거라.”

“흐흐. 할아버지가 보시기에도 천재죠?”

여자 아이의 아빠는 뇌제 박혁진

이었다.

그는 이지안과의 사이에서 귀엽고 깜찍한 딸을 낳았다.

돌잔치에서 검을 집은 아이.

철혈검가는 하린이로 인해 웃음이 떠나가지 않았다.

어른들이 모두 하린이를 보고 크게 될 아이라고 치켜 세웠다.

“의태 아우에게 들었는데 손녀 며느리가 딱 하린이 같았다고 하더구나.”

“저도 수련을 시키다가 간혹 놀라요. 벌써부터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났는데 크게 어떻게 될지.”

“하린이는 우리 철혈검가의 보물이야. 네가 어떻게 키우냐에 따라서 가문의 흥망성쇠가 나뉘어 질 것이다.”

“최선을 다 할게요.”

“너만 믿으마.”

박춘식이 손자인 박혁진의 어깨를 두드렸다.

“하린아. 아침 수련은 잠깐 쉬고 증조할아버지랑 놀지 않겠느냐.”

“그게 저… 음….”

“이 할애비와 놀기 싫은고.”

“아빠한테 재있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음….”

“무슨 이야기?”

“고모 이야기 하고 있었어요.”

“하린이 고모 이야기라면 증조할아버지가 빠질 수 없지. 어디까지 이야기 했느냐.”

“누나가 준이에게 고백한 것까지 이야기 했어요.”

“홍미진진한 곳까지 이야기 했구나.”

“할부지도 알아요?”

“다음은 할아버지가 말해주마.”

“네에에!”

박하린이 목검을 내팽개치고 박춘식의 무릎에 가서 앉았다.

박춘식은 뒷이야기 어떻게 됐는지 자세히 플어주었다.

* * *

어느 야산 골짜기.

나무가 가득한 곳에 하나의 기와집이 있었다.

무언가 조화롭지 못한 광경.

인적이 드문 곳에 초가집이 아닌 기와집이 있는 게 더 이상했다.

그곳에 몬스터가 응크리고 앉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도련님. 숨바꼭질은 말입니다요. 굳이 찾으러 다닐 필요가 없습죠.”

“술래가 숨은 사람을 찾아야 하는 거 아니야?”

“고정관념을 버리셔야 합니다요. 제발로 나오게끔 하는 것이 고수인 법입니다요.”

“제발로 나오게? 어떻게 해?”

“제가 말하는 대로 말하시면 됩니다요. 해보시겠습니까요?”

“응! 테구르가 시키는대로 할래.”

“크크. 6월 22일 난 로티틸이 요정의 꽃밭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 어서 따라 하십시오.”

꼬마 아이는 테구르가 한 말을 그대로 따라했다.

“6월 22일. 난 로티틸이 요정의 꽃밭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

“호. 이래도 안 나오시겠다?”

“호. 이 래도 안 나오시겠다?”

“이 말은 안 따라하셔도 됩니다요.”

“알았어.”

“7월 1일. 요정왕 로티틸은 한 페어리가 목욕한 장면을 우연치않게 봤-”

“자, 잠깐!”

‘로티틸 찾았다!”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로티틸을 꼬마 아이가 손으로 터치를 했다.

“우와. 테구르 로티틸이 스스로 나왔어.”

남자 아이가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테구르는 자기가 더 부듯한지 어깨를 한껏 치켜세웠다.

“도련님은 저만 믿으시면 됩니다요. 파천제의 오른팔인 이 테구르의 지략이면 숨바꼭질은 식은죽 먹기입니다요.”

테구르의 비겁한 몸수에 로티틸이 인상을 찌푸렸다.

“테구르 님. 그 비밀은 말하지 않기로 했잖아요.”

“로티틸 님과의 약속도 중요하지만 제게는 도련님이 숨바꼭질에서 이기는 게 더 중요합니다요.”

"이러면 게임이 안 되잖아요!”

“게임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요. 도련님이 웃으시면 되는 거지요. 안 그렇습니까요 도련님.”

“헤헤. 재있어. 또 하자. 내가 술래할래. 이번에는 샥쿠를 찾을 거야. 샥쿠. 로티틸 대신 숨어.”

“제가 말입니까?”

“샥쿠는 나랑 숨바꼭질하기 싫어?”

“…아닙니다.”

샥쿠는 남자 아이가 놀다가 다칠 것을 우려해 호위를 자처 했다.

숨바꼭질에 참여한 몬스터는 테구르와 로티틸뿐이었다.

“그럼 어서 숨어. 내가 열까지 세고 찾을게.”

“알겠습니다.”

샥쿠가 숨으려 하자.

“샥쿠님은 안됩니다요.”

테구르가 반대하고 나섰다.

“왜?"

“샥쿠 님은 도련님 호위라 게임에 참가할 수 없습니다요.”

테구르가 샥쿠를 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샥쿠는 로티틸처럼 만만하지 않았다.

아군이라도 아닌 건 딱 잘라 말하고 혼내는 몬스터.

테구르는 여전히 샥쿠를 어려워했다.

조금전 같이 약점을 쥐고 흔들었다만 저 얼음 창에 목이 꿰뚫릴지도 몰랐다.

“샥쿠도 찾고 싶은데.”

“도련님이 원하시다면 이 샥쿠가 숨어보겠습니다.”

“아, 안 됩니다요!”

테구르가 격렬히 말렸다.

로티틸을 이용해 올려놓은 위신.

샥쿠로 인해 떨어트릴 수 없었다.

식은땀을 흘리며 머리를 돌리고 있을때였다.

허공에 게이트가 열렸다.

그곳에서 아름다운 여자가 나타났다.

남자 아이는 여자를 보고 활짝 웃었다.

“어? 엄마다!”

여자의 등장에 테구르와 로티틸 그리고 샥쿠가 90도로 인사했다.

“헤헤. 사모님 나오셨습니까요.”

활짝 미소를 짓고 있는 여자는 박정연이었다.

그녀는 결혼하고 애를 낳았으면서 매일 리즈를 경신했다.

“연이랑 놀아주느라 고생이 많아.”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다하십니까요. 이 테구르. 연 도련님의 첫 번째 절친으로서 놀이줄 의무가 있습니다요.”

테구르는 여전히 처세술이 뛰어났다.

지옥에 떨어져도 살아서 돌아올 생명력.

새로운 실세가 탄생하자.

바로 이준에게서 갈아탄 녀석이었다.

“항상 고마워.”

“아닙니다요. 헤헤. 그런데 주인님은 어떻게 됐습니까요? 

"이제 좀 진정 됐어. 몇 년 지나면 사신기를 완전히 컨트롤할 수 있대.”

“전 주인님의 능력을 믿고 있었습니다요.”

“헤헤. 그럼 나 아빠한테 갈 수 있어?”

“아주 잠깐은?”

“그럼 당장 가볼래.”

“제가 안내하겠습니다요!”

테구르가 앞장섰다.

박정연은 아들인 이연을 데리고 게이트로 들어갔다.

혼원문이자 사신문으로 올라갔다.

백색 결게가 쳐진 앞.

그녀가 입을 열었다.

“여보, 연이 왔어.”

백색 결게가 사라지며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이준의 모습이 보였다.

그가 눈을 떴다.

번쩍!

백안이 빛나다가 이내 사라졌다.

그가 이연을 보더니 활짝 웃었다.

“아들 왔어?”

이준의 웃음에 이연이 달려가 안겼다.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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