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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703화 (703/705)

후일담 제 1화

대한민국 서울에 세워진 거대한 전각.

한국의 멋과 함께 빌딩이 공존해 있는 곳은 다름 아닌 무림맹이었다.

사람들이 굉장히 분주하게 움직였다.

곳곳에 배치된 화환과 부케들이 가득했다.

“영섭아.”

“예 아버지.”

“우리 철혈검가에 이리 경사가 빨리 찾아올 줄은 몰랐구나.”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이제 한 명만 보내면 이 아비는 죽어도 여한이 없겠어.”

“증손자까지 보셔야지요.”

“암. 그렇고말고. 내 정신줄을 꽉 붙들어 매고 있으마.”

“제가 잘 모시겠습니다.”

장남인 박영섭의 말에 검제 박춘식이 미소를 지었다.

그때 박춘식을 닮은 중년인이 질투했다.

“아버지. 가주 형님만 예뻐하시는 거 아닙니까. 영수도 있습니다.”

중년인은 무적검대의 대주 박영수였다.

철혈검가의 가주인 박영섭의 동생이기도 했다.

“허허. 다 큰 녀석이 어리광은. 징그럽다 이 녀석아.”

“쳇. 맨날 가주 형님만 예뻐하시고. 철혈검가의 일은 제가 형님보다 더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래. 앞으로 더욱 열과 성의를 다해 가문에 힘이 되거라.”

“괜히 말했어. 전 어머니한테 갈랍니다.”

박영수가 삐진 채 사라졌다.

“저 녀석은 나이가 얼만데 어리광인지.”

“영수도 챙겨 주십시오. 아버지가 저만 좋아한다고 제게 매일 투덜거립니다.”

박영섭의 말에 박춘식이 못마땅해했다.

“그러면 빨리 결혼해서 이 아비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으면 될 게 아니냐. 제 조카도 하는 결혼인데 어디가 못났다고 결혼을 못 하는지.”

“원하는 짝이 없다고 합니다.”

“제 어미가 중매를 그렇게 서는데 원하는 짝이 없어? 혹시 다른 곳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

“자기 말로는 아주 건강하답니다.”

“그러면 왜 결혼을 못 하는지 원."

“어머니 때문에 그런 게 아닌지…”

“네 어머니가 치마폭에 감싸 키워서?”

“아닙니다.”

“그럼?”

“어머니 같은 분이 이상형이랍니다.”

박춘식이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눈을 질끈 감았다.

턱에 난 하얀 수염을 매만지다가 이내 눈을 떴다.

“평생 결혼 못 하겠구나.”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눈이 너무 높습니다.”

“암. 네 어미가 왕년에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 미녀란 소리를 들었지.”

“세게 미인 순위에 뽑혔다고 들었습니다.”

“미모로는 따라올 여자가 없었다. 지금도 40대와 같은 피부를 가졌지 않느냐.”

“사신가에서 판 요정의 꿀을 바른 후로는 그보다 더 젊어지셨습니다.”

“어디 그뿐이냐. 네 어미의 이명이 철혈여검이다. 미모에 문무까지 겸비한 여자지. 그런 여자를 이상형으로 뽑았으니 결혼을 못 한 건 당연한 게야.”

박춘식은 둘째 아들의 결혼을 포기했다.

어딜 가서 자신의 아내 같은 여자를 찾을까.

다음 생에 결혼하는 게 빠르다고 생각했다.

부자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만독암가의 무리가 다가왔다.

“축하드립니다. 검제 님.”

“철혈검가의 미래가 벌써 보이군요. 너무 부럽습니다.”

“검왕. 항상 우군이었던 저희 만독암가를 잊으시면 아니 되오.”

만독암가의 가주인 정현재가 장난스러운 어투로 말했다.

“너무 띄워주지 마시오.”

“사신가와 철혈검가의 혈맹은 전 세게가 관심 갖는 사안이지 않소.”

“저희는 그냥 부럽기만 할 뿐입니다.”

박영섭과 박춘식의 입에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사신가와의 혈맹.

언젠가는 이루어질 거라는 이야기는 있었으나.

이렇게 빨리 성사될 줄은 꿈에도몰랐다.

“가진 놈들이라 이거냐. 아주 콧대가 하늘을 찌르겠어.”

정현재의 옆에서 정심호가 못마땅해했다.

친구의 표정에 박춘식이 짙은 미소를 지었다.

“부러워서 괜히 심술부리고 있지?”

“안 부럽다 이놈아! 제힘으로 가문을 번성시켜야지 혈맹 같은 하찮은 걸로 가문의 힘을 늘리는 건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

“고작 혈맹인데 왜 이렇게 화가 나 있느냐.”

“화 안 났다니까!”

‘얼굴이 빨갛다.”

“술 먹어서 이래!”

“대낮부터? 그러니 평생 암천이란 이명 놔두고 괴개라 불리는 거다.”

“싸우자는 거냐.”

“오늘 같은 좋은 날 너랑 싸워봤자 득 될 게 없다.”

“이익!”

“부러우면 부럽다고 해 친구야.”

“오냐. 내 오늘 너를 꺾어서 다신 기어오르지 못 하게 해주겠다.”

“남의 결혼식장에서 깽판 치는 각성자라… 마벽도 안 할 짓이다.”

“검제 영감. 우리 마벽을 욕보이는 거요?”

혈마가 정장을 입고 수하들을 대동한 채 나타났다.

마벽 소속 마련의 무리였다.

“한길이 왔는가.”

“배가 무지 아프지만 축하하오.”

“고맙네.”

박춘식과 인사를 마친 류한길이 정심호에게 고개를 돌렸다.

“괴개 영감은 남의 잔칫집에 와서 뭔 행패요. 그냥 나같이 배 아프다고 사실대로 말하시오.”

“이놈아. 난 절대.”

“잊은 거요. 여기 철혈검가만 있는 게 아니라 사신가도 있소.”

류한길의 말대로 사신가의 무리가 준비를 마치고 모습을 보였다.

현무 각주인 이의태가 허겁지겁 달려왔다.

“이런! 손님이 먼저 오셨구려.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의태가 고개를 숙였다.

이에 류한길로 인사를 했다.

“저희도 이제 왔습니다. 개의치 마시길.”

이의태는 사신가의 큰 어른이었다.

파천제 이준도 인정하는 인물이라 류한길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

이의태는 조금 전까지 열을 내고 있던 정심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형님.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으셨습니까?”

“으응? 아, 아니야. 아무 일도 없어.”

“한데 손이 초록색으로 빛납니다.”

“이건 춘식이 이 녀석을 놀려주려고.”

“그런 겁니까. 전 또 형님의 안색이 안 좋아서 걱정했습니다.”

이의태의 태도에 정심호가 무안해했다.

언제나 깍듯한 동생.

자신을 띄워주며 추켜세워주는 이의태여서 그런지.

그 앞에서는 점잖은 형인 척하는 정심호였다.

그 모습을 본 박춘식이 정심호에게 전음을 보냈다.

[품위를 지키느라 애쓴다 친구야.]

정심호가 고개를 돌려 박춘식을 노려봤다.

* * *

신랑 대기실.

진경수와 허수 그리고 조용석은 안절부절못했다.

신랑이 나타나지 않은 것.

옷도 갈아입고 머리도 만져야 하는데 코배기도 보이지 않았다.

진경수가 허수를 재촉했다.

“전화해 봤어?”

“안받습니다.”

“혁진이도?”

“네.”

"식이 코 앞인데…”

벌컥!

신랑 측 대기실 문이 열렸다.

하얀 원피스를 입은 한지유가 안으로 들어왔다.

긴 머리에서 다시 단발머리로 변신한 그녀.

그것도 하필 결혼식 전날.

마치 실연당한 여자가 마음을 다

잡는 것처럼 보였다.

그럼에도…

“와… 쟤는 긴 머리도 예쁘지만 단발이 찐이다.”

“…인정합니다.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저런 모습을 두고 민폐 하객이라 하나 봐요.”

진경수와 허수, 조용석은 한지유를 보며 감탄했다.

세 사람의 는은 그녀에게서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신랑은 어딨어요.”

“몰라. 연락이 안 돼.”

뒤이어 박은비와 서혜지가 따라 들어왔다.

“무슨 일이야?”

“신랑이 없어.”

“뭐!?”

“이제 10분 남았는데. 신부 측은 이미 준비를 끝냈어.”

박은비의 눈동자가 커졌다.

결혼식이 진행되기도 전에 일이 터진 것이다.

“찾아서 데려와야 할 것 같은데.”

“내가 나가서 찾아볼게.”

“나도.”

남자들이 대기실에서 나갔다.

대기실 쪽으로 오던 홍원찬과 남선호가 세 사람을 불렀다.

“선배님. 어디를 그렇게 급히 가세요?”

“너희 둘도 따라와. 비상이야.”

“네?"

“어서!”

“네.”

세 사람은 홍원찬과 남선호까지 데리고 무림맹을 나섰다.

진경수가 자신의 호위부대에게 명령을 내렸다.

“당장 파천제 님이 게신 곳을 찾아.”

예 도련님!”

조용석 또한 음살귀를 불렀다.

“혁진 형님을 모셔와. 한시가 급해.”

"명을 받듭니다.”

“우리도 각자 흩어져서 찾아보자. 난 용산를 돌아볼게.”

“전 여의도를 살펴보겠습니다.”

“그럼 제가 한남동을 맡을게요.”

모두가 경공을 펼쳐 흩어졌다.

* * *

한편.

이준은 여유롭게 길을 걷고 있었다.

많은 인파에도 그들은 이준을 신경쓰지 않았다.

마치 없는 존재 같달까.

그는 여유를 만끽하며 어딘가에 도착했다.

거대한 가문 앞.

대문에는 큼지막한 현판이 걸려있었다.

[철혈검가]

대한민국에서 알아주는 명문가.

그곳에 이준이 발을 들이밀었다.

수문 위사가 있었지만 그는 유령 같은 움직임으로 안쪽에 들어갔다.

“하. 이럴 줄 알았다.”

이준의 귀에 들리는 소리.

예상했던 울림에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걸어서 새로 꾸며진 전각으로 들어섰다.

“뇌룡각은 무슨.”

이준이 손을 앞으로 뻗자.

단단한 고목으로 만들어진 문이.

콰직!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거대한 폭풍에 잠을 자고 있던 박혁진이 벌떡 일어났다.

“누, 누구냐!”

“나다 이 자식아.”

“준...이?”

“너 오늘이 무슨 날인 줄 몰라?”

“오늘?”

박혁진은 잠옷 차림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다가 이내 화들짝 놀랐다.

“아악!”

비명을 지르며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었다.

“지금 몇 시게?”

“몇 신데?”

“11시 50분.”

“무, 뭐!?”

“그런데 여기서 넌 잠이나 쳐 자고 있네. 오늘 결혼할 신랑이 말이야.”

“아, 안돼!”

박혁진의 결혼식은 단 10분밖에 남지 않았다.

“설레서 겨우 잠들었는데 결혼식에 지각을 하다니!”

그가 안절부절못했다.

패닉이 왔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형님 될 사람이 이렇게 직접 데리고 와야겠냐.”

“나 어떡해?”

“뭘 어떻게 해 꽁지가 빠지게 뛰어가야지.”

“머리도 해야 하고 옷도 갈아입어야 하는데?”

옷은 내가 가져왔다.

이준이 정장을 내밀었다.

“준아아아.”

박혁진이 감격했다.

“빨리 입어. 결혼식 날부터 빠져가지고. 넌 끝나면 뒤졌어.”

“헤헤. 잠깐만 기다려줘.”

박혁 진은 화장실로 튀어갔다.

씻는 소리가 들렸다.

5분이 지나자 젖은 머리를 한 채 나와 후다닥 정장을 입었다.

“머리는 가는 동안 말려.”

“알았어.”

그가 밖으로 나와 땅을 박찼다.

뇌기가 남은 자리.

얼마나 빠르게 경공을 펼쳤는지.

잔상이 남아있었다.

이준은 그의 뒤를 따라갔다.

“전날에 관리 좀 받지 그랬냐. 다크써클이 턱까지 내려왔다.”

이준의 말에 박혁진이 손가락으로 코를 비비며 입을 열었다.

“식이 다가올수록 설레서 잠을 못 잤어.”

“그렇게 좋냐.”

“당연하지.”

“빨리 결혼할 만큼?”

“넌 아직 사랑을 몰라.”

“지랄. 지안이 나이 겨우 21살밖에 안 됐어.”

“더 예뻐지기 전에 빨리 데려가야지.”

“현무 각주는 무슨 생각으로 이 결혼을 허락한 건지.”

“흐흐. 내가 임마 어른들한테 싹싹해서 그래.”

“말이라도 못하면.”

이준이 피식 웃었다.

이 결혼을 가장 반대한 건 그였다.

이지안의 나이는 고작 21살.

아직 창창한 나이였다.

그런데 결혼을 한단다.

아무리 절친이라지만 도둑놈 아닌가.

나중에 해도 문제 될 게 없었다.

“미안해. 할아버지가 증손자를 보고 싶어하셔서 이의태 어르신께 부탁하셨나 봐.”

“네가 한 건 아니고?”

"…나도 좀 거들긴 했지.”

“너 아니었으면 반 죽여놨어.”

이준의 말에 박혁진이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준이-. 지안이 평생 아껴줄게.”

“오글거리는 말 좀 하지 마. 두드러기 올라온다.”

이야기를 하는 사이 무림맹에 도착했다.

이준이 박혁진의 앞으로 갔다.

흩어진 머리를 만져주었다.

“지안이 울리면 알지? 너 기어다니게 할 거야.”

“여부가 있겠습니까요, 형님.”

“들어가. 너 없다고 난리 났겠다.”

“아차.”

박혁진이 결혼식장으로 쌩하니 들어갔다.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하네.”

이준 또한 무림맹 안으로 들어갔다.

늦게 도착했다는 걸 들킨 박혁진은 어른들에게 혼나고 바로 결혼식이 진행됐다.

사회는.

“테구르 저 녀석 못하는 게 없구만.”

분위기를 잘 띄우는 테구르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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