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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683화 (683/705)

외전 제3부 77화

전륜이 사라졌다.

이준의 지척에서 나타난 그가 거칠게 도를 휘둘렀다.

쾅!

사신기가 무의식 속에 반응했지만.

“컥.”

이준이 뒤로 튕겨 나갔다.

땅바닥을 여러 번 굴러서야 간신히 균형을 잡았다.

하지만 전륜의 공격은 시작에 불과했다.

머리 위에서 나타난 그가 도를 내리그었다.

콰앙-

이준이 도를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깨에 피가 솟구쳤다.

‘옆구리에 난 상처 때문에 반응이 늦었어.’

사신기가 내상을 빠르게 치료하고 있었다.

외상 또한 마찬가지.

엉망인 기혈을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으나.

상대는 전륜.

자신보다 강한 자였다.

최상의 상태에서 싸운다 한들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다.

그런 남자를 상대로 부상을 당한 채 싸우고 있는 것.

고수간의 대결은 미세한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데 자신은 이미 크게 상처를 입었다.

패색이 짙어졌다.

‘그래도 끝까지 싸워봐야겠지.’

이준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새로운 메시지가 계속 올라왔기 때문이다.

[제 1군단 샤크로아가 혼돈의 산악을 클리어했습니다.]

[보상으로 테크트리 포인트 100,000,000p가 지급되었습니다.]

[제 2군단 페어리가 욕망의 항아리를 클리어했습니다.]

[보상으로 테크트리 포인트 100,000,000p가 지급되었습니다.]

[제 4군단 웨어파드가 요물의 하늘 궁전을 클리어했습니다.]

[보상으로 테크트리 포인트 100,000,000p가 지급되었습니다.]

……

……

……

금역의 몬스터들이 게이트를 정복해 나가고 있었다.

정말 빠른 속도였다.

[제1군단 샤크로아가 혼돈의 둥지를 공략합니다.]

[제2군단 페어리가 욕망의 구덩이를 공략합니다.]

[제4군단 웨어파드가 요물의 거처를 공략합니다.]

게이트를 클리어한 몬스터들은 쉬지 않고 다음 게이트를 공략했다.

금역의 모든 몬스터가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제 3군단 스케먼이 탐욕의 그릇에서 분전하고 있습니다.]

테구르가 이끄는 스케먼들도 애를 쓰고 있는 듯했다.

스케먼들은 일꾼 몬스터.

블랙급 레벨로 상승해서 엄청난 화력을 자랑하는 부대가 됐으나.

태생이 일꾼이었다.

녀석들조차 절대종을 잡는다고 분전하고 있는데 자신도 포기할 순 없었다.

사신기를 끌어올리자 단전이 저릿했다.

고통을 무시한 채 주먹에 사신기를 담았다.

“그래야지! 일방적이면 재미없잖아.”

전륜이 다가오면서 소리쳤다.

겁화가 불을 뿜어냈다.

검은 도기가 수백 가닥이 이준을 향해 날아갔다.

콰광쾅쾅!

땅이 파이고 무너졌다.

굉음은 덤.

안 그래도 폐허였던 곳이 싸그리 부서졌다.

화르륵-

파멸겁이 회전하며 전륜의 도기를 막아섰다.

“후욱….”

이준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전륜의 도기는 하나하나가 무지막지했다.

막는 것조차 버거울 정도.

파멸겁이 제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면 크게 다쳤으리라.

“장비 빨도 실력이긴 하지.”

전륜이 빙그레 웃었다.

이준의 무기는 주작의 힘이 담긴 파멸겁.

걸치고 있는 옷은 청룡의 무의.

신발은 백호의 호왕신.

약지에 낀 반지는 현무의 혼원반지였다.

하나만 가져도 인계에 피바람을 불러올 물건들.

그걸 무려 네 개나 가졌다.

심지어 세트 효과까지 냈다.

뿐인가.

이준이 익힌 무공은 어지간한 무예를 전부 씹어먹는 수준의 절학.

상대의 경지가 높다한들.

큰 격차가 나지 않은 한 이준이 위에 설 수밖에 없었다.

“신물의 힘을 극대화 시켜봐.”

쿵.

전륜이 이준과의 거리를 순식간에 좁혔다.

그러던 그때였다.

“윽!”

쇄도하던 전륜이 멈춰 섰다.

회색 기류가 이준을 감쌌다.

가까이 다가가지 못할 지경이었다.

가만히 두고 보지 못한 전륜.

기어코 도를 휘둘렀다.

겁화의 도기가 이준을 향해 폭사했다.

쾅!

회색 기류는 겁화에도 끄떡하지 않았다.

도리어 거세게 반발했다.

“큭! 저 아지랑이는 뭐야?”

전륜은 반탄력에 뒤로 주륵 밀려나며 얼굴을 구겼다.

* * *

이준은 어둠 속에서 눈을 떴다.

“적룡왕을 죽여도 검은 대공의 기억이 안 떠오르더니.

뒤늦게야 재생이 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주위는 변하지 않았다.

온통 새까만 공간.

검은 대공의 기억이 아니었다.

그제야 이상함을 느꼈다.

“여긴 어디지?”

공허한 공간.

혼자만 있는 곳 같았다.

고개를 돌리고 있는데 어디선가 강렬한 기척이 느껴졌다.

“누구냐!”

내공을 실어 소리쳤다.

사신기가 담긴 목소리라 숨어 있는 사람의 내공이 흔들릴 법도 하나.

전혀 동요가 없었다.

“숨어있지 말고 나와!”

기척이 느껴진 곳을 향해 장력을 날렸지만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던 그때.

“이준.”

“누구냐니까!”

“글쎄. 날 누구라고 소개해야 할지 모르겠군.”

목소리가 길게 들리자.

어딘지 모르게 익숙했다.

뚜벅뚜벅.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덴 루블리스?!”

이준은 나타난 남자를 보며 중얼거렸다.

아이덴 루블리스의 첫인상은 너무도 강렬했다.

‘무극자 사부님을 보는 것 같아. 저 모습이 내 전생이라고?’

조각 같은 외모가 눈에 확 들어왔다.

흠이 하나 있다면 지독히도 차가운 인상.

다가가는 것조차 꺼리게 만드는 얼굴을 가졌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압도적인 분위기.

작은 움직임마저 기품이 넘쳐났다.

그런 그가 입을 열었다.

“이준.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낮게 깔리는 저음.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음성이 아닌.

모든 이들의 이목을 잡아끄는 목소리였다.

“날 왜?”

“네가 기억을 전부 되찾아야지만 내가 가진 걸 전해 줄 수 있으니까.”

“네가 정말 내 전생이야?”

“맞다. 나 아이덴 루블리스는 이준 너의 전생이다.”

검은 대공에게 직접 들으니.

마음으로 와닿았다.

아니, 심장에서 거센 힘을 느끼고 자신도 4차 전생 각성을 하는 거라 생각했다.

“엄청나네. 신들의 힘을 흡수해도 이만큼은 아니었는데 대단해.”

“내가 널 부른 이유가 있다.”

“뭔데?”

“천극자의 무공. 너라면 이걸 완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네 기억에서 봤어. 검술, 창술, 마법 다 사용했던데 그게 천극자 태사부님의 무공이었던 거지?”

“잘 아는군.”

“근데 하나 궁금한 게 있어.”

“시간이 없지만 물어봐라.”

“천계인과 싸우고 어떻게 됐어?”

“천극자의 무공이 어떻게 내게 전해졌는지가 아니고 천계와의 싸움이 궁금한가?”

“둘 다 가르쳐주면 좋고.”

“천계와의 싸움은 당연히 나와 흑룡왕이 이겼다.”

말투에서 자신감이 뚝뚝 묻어나왔다.

신과의 싸움이다.

인간인 아이덴은 이기는 게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물론 그 싸움에서 흑룡왕이 용계로 올라가게 되었지만… 어쨌든 우리의 승리였다.”

“그만큼 네가 익힌 무공이 강하다는 거네.”

“물론이다. 신살의 무공답게 나조차도 8성밖에 이루지 못했다. 그런데도 천계인들을 모두 죽일 수 있었지.”

이준의 눈이 커졌다.

고작 8성.

천계인을 죽인 무공의 숙련도였다.

“엄청…나….”

“기대되는 모양이군.”

“당연하잖아. 사부님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무공인데.”

“천살성과 마신지체 그리고 백안을 지닌 이준 너라면 천극자의 뜻을 이루는 게 가능할 것이다.”

아이덴 루블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검은 눈을 빛냈다.

이준은 아이덴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잘 보아라. 이게 천극자의 검술. 풍신검결이라는 것이다.”

아이덴이 검을 내리긋자.

바람의 회오리가 장막을 만들었다.

꼭 마법 같았다.

마검사라고 해야 하나.

순수한 내력의 힘이 아닌 듯했다.

아이덴이 바람 장막을 향해 몸을 날렸다.

바람 장막은 아이덴을 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는 하늘에서 검무를 췄다.

매섭게 몰아치는 바람.

회오리의 검기가 사방을 초토화시켰다.

“마법과 결합한 무공이라니….”

경악스러웠다.

무공도 마법도 결국 하나.

힘을 운용하는 방식만 다를 뿐.

궁극적으로는 똑같았다.

어느새 천둥번개가 땅으로 내리 꽂히고 있었다.

아이덴의 손에는 검이 아닌 창이 들린 상태.

염제가 지상에 강림했다.

하늘과 땅을 갈라놓으며 불바다로 만들었다.

“이게 혈염창법.”

그가 창을 놓았다.

양손에 지독한 한기가 흘러나왔다.

그 한기는 륜처럼 빠른 속도로 회전했다.

“혈염을 멈출 수 있는 건 오직 빙륜기공뿐.”

그가 불바다가 된 곳을 향해 양손을 뻗었다.

하얀 광선이 화염을 스치고 지나간 순간.

쩌어어억!

일렁이는 상태 그대로 화염이 얼어붙었다.

“그렇다면 빙륜기공을 파할 수 있는 건 뭘까?”

아이덴이 이준을 향해 물었다.

이준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이덴은 그대로 사라졌다.

풍신보가 소리 없이 움직이는 보법이라면.

호보는 호랑이의 발걸음.

육중하고 무식한 보법이었다.

쾅!

거센 움직임을 보이며 얼어붙은 화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빙륜기공을 파할 수 있는 건 오직 호아연환격뿐이다.”

아이덴이 주먹을 뻗기도 전에 기백만으로 얼음에 금이 갔다.

팔을 앞으로 뻗은 순간.

대호가 아가리를 벌리며 얼음을 집어삼켰다.

콰직!

아직 일권.

서서히 움직이던 아이덴의 팔이 미친 듯이 휘둘러졌다.

얼음 지대로 변했던 곳이 전부 부서져가고 있었다.

휘두르는 횟수가 증가할수록.

호아연환격의 힘도 배로 상승했다.

“사신무… 혼원문에서 관문에 도전할 때 보았던 무공이야!”

그때는 무극자 사부의 무공이 강해보였다.

사신무는 그저 관문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너무도 큰 착각이었다.

사신무는 혼원문의 본질.

무공의 근간이었던 것이다.

“이름 때문에 너무 헷갈렸어.”

자기 식대로 변형시키고 이름도 한 글자씩만 바꿔놓으니.

천극자 태사부의 무공이었다는 걸 어찌 알까.

‘웬수 같은 사부 때문이야.’

너무 돌아온 느낌이었다.

진즉에 사신무를 배웠다면 빠르게 강해졌을 터.

이게 다 무극자 사부의 무공이 너무 임팩트가 강해서 생긴 결과였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 하지만 지금의 너니까 사신무가 보이는 것이다. 백안을 개안하지 않았다면 사신무가 평범하게 보였겠지.”

“그런가?”

“내가 네게 전해 줄 건 끝났다.”

“고마워.”

이준이 해맑게 웃었다.

아이덴이 그를 신기한 눈으로 보았다.

“나와는 확실히 다르군. 그 웃음 잘 어울려. 아, 잊은 게 있다.”

“뭐?”

“사신무를 배운다 한들 아직은 전륜을 이기지 못한다. 그는 신들의 왕이다. 운명이 찾아올 때까지 버티고 또 버텨라.”

“무슨 말이야?”

“내가 해줄 충고는 이것뿐이다.”

“어려운 건 딱 질색인데.”

“그러면 충고가 아닌 수수께끼 하나를 내주지. 가까운 곳에 흑룡왕이 다른 모습으로 숨어 있다. 잘 찾아봐.”

“왜?”

“전륜이나 사신수의 현무와 같은 부류라고 해두지.”

이 또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하나는 운명이 찾아오는 걸 기다릴 것.

다른 하나는 흑룡왕이 전륜이나 현무와 같은 부류라는 것.

두 개 다 답이 안 나왔지만.

그나마 후자가 더 정답을 알아내기 쉬울 것 같았다.

“이제 헤어질 시간이다.”

아이덴의 몸이 점점 흐릿해졌다.

“수고했어.”

“이젠 네게 수고해라.”

차갑기만 했던 아이덴의 얼굴에 희미하고 작은 미소가 어렸다 사라졌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다.

아이덴이 없어지자 가슴에 거대한 힘이 들끓기 시작했다.

‘4차 전생 각성.’

이준의 뇌로 아이덴 루블리스의 기억이 물밑 듯 밀려왔다.

엄청나고 방대한 양.

기쁨, 행복, 슬픔, 분노, 고통.

다양한 감정이 들었다.

아이덴의 기억 속은 온통 고통뿐.

기쁨과 행복은 아주 잠깐이었다.

이 감정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자신이라면 이미 미쳤을 거다.

자신도 불쌍한 편에 속했는데 아이덴은 더했다.

하루, 하루가 살얼음판이었다.

‘흑룡왕이 아이덴의 곁을 지켜준 덕분이야.’

자신을 무극자 사부가 지켜준 것처럼 말이다.

‘전생은 전생이고 현생을 생각하자.’

눈앞에 넘어야할 산이 있었다.

전륜과 싸워서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비겨야 했다.

그래야지만 주경아를 구할 수 있었으니까.

‘사신무라면 죽지는 않을 거야.’

천극자 태사부의 무공을 믿었다.

아이덴 루블리스도 8성으로 천계인을 상대로 이긴 전적이 있지 않나.

상대가 전륜이라 할지라도 사신기라면 죽지 않고 버틸 수 있다 생각했다.

마음을 다잡으니.

때마침 4차 전생 각성도 끝났다.

각성자 시스템에 엄청난 양의 메시지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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