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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679화 (679/705)

외전 제3부 73화

테구르의 모습에 이준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곤 생각에 잠겼다.

‘상태가 심각해지고 있어. 사신기로 신왕기를 억누르고 있지만, 현재 내 실력으로는 사모님을 살리지 못해. 사부님께서 해결책을 가지고 오셔야 할 텐데….’

지금보다 더 강해지면 모를까.

현재로서는 신왕기를 억누르는 게 다였다.

‘만약 사부님께서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어쩌지?’

무극자 사부의 표정이 훤히 보였다.

분명 슬픈 눈을 보이리라.

사부님에게는 사모님밖에 없었다.

그 오랜 세월을 사모님 때문에 버텼다.

이제는 행복해지나 싶었더니.

시련이 찾아온 것이다.

‘사부님이 슬퍼하는 건 보고 싶지 않아.’

자신에게는 부모 같은 존재였다.

어떨 때는 친구가 되어 주기도 했으며.

어떨 때는 형이 되어 주기도 했다.

외톨이었던 자신을 찾아와 파천제로 만들어준 은인이었다.

사부님의 미소를 잃게 하고 싶지 않았다.

‘만에 하나라도 사부님이 해결책을 찾지 못하신다면 나라도 해내야 해. 사신기라면 사모님의 상처를 완전히 치료할 수 있어.’

신왕기에 대적할 수 있는 기운은 천극자 태사부님이 남겨주신 사신기뿐이었다.

“조야. 물어볼 게 있어.”

[뭐냐.]

“내가 지금보다 더 강해지려면 어떻게 해?”

[깨달음을 얻어야지.]

“그건 힘든데….”

깨달음을 얻는 건 랜덤이었다.

곧바로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평생 깨달음을 얻지 못하기도 했다.

“다른 방법은 없어?”

[작은 주인의 경지로는… 경험뿐이다.]

“무슨 경험?”

[많이 싸워보는 것뿐이라는 거지.]

이 또한 불확실한 방법이긴 하지만.

깨달음보다는 나았다.

[아, 딱 하나 더 있다.]

“뭔데?”

[작은 주인이 가진 각성자 시스템.]

“테크트리 포인트와 싸움을 통한 경험이라….”

시간이 오래 걸릴 수는 있지만, 확실히 지금보다 성장은 할 수 있을 터.

그때까지 사모님이 살아 계시냐가 관건이었다.

[잘못 짚었다.]

“응?”

[마지막 뜻 말이다. 작은 주인의 각성자 시스템 중. 게이트 주인이라는 특성. 그걸로 더 강해질 수 있다.]

“자세히 말해봐.”

[작은 주인은 현재 사신수의 게이트를 가지고 있다. 아닌가?]

“맞아.”

[사신수의 주인이라도 엄청난 일이지만 딱 그뿐이다. 아, 파랑이를 잊었군. 파랑이와 우리뿐이다. 절대종은 아직 네 마리가 더 있어.]

이준의 눈이 반짝였다.

구미가 당기는 이야기.

어쩌면 자신에게 해결책이 있는 듯했다.

“절대종을 전부 복속시켜서 통합한다면 어떻게 되는 거야?”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중간계에 하나의 층계가 더 만들어지는 셈이지. 작은 주인은 새로운 층계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내가 강해지는 건 덤이고?”

[그래.]

원하는 대답을 얻었다.

가장 빠른 해결책은 절대종의 게이트를 전부 통합하는 것.

의외로 쉽게 강해지는 방법이었다.

자신에게는 수많은 몬스터 군단이 있었으니까.

몬스터 군단을 이용해서 절대종을 공격한다면 시간도 빠르게 앞당길 수도 있었다.

“절대종의 정체를 알려줘.”

[피닉스와 페가수스, 기린 그리고 드래곤이다.]

“드래곤도 절대종에 속해 있어? 아예 다른 분류는 아니고?”

[용신족은 절대종인 드래곤의 하늘. 아예 격이 다르다.]

“만약에 말이야… 용신족의 게이트를 얻으면 어떻게 되는 거야?”

이준의 말에 듣고 있던 현무가 침음을 했다.

[이 또한 유례없는 일이다. 용계의 주인이 인간이라니. 4대 신계에서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거다.]

“다른 방송은 집어치우고 내가 강해질 수 있냐는 것만 대답해.”

[음… 무조건 강해질 거다. 절대종을 전부 복속시키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혜택이 주어질 거야. 하지만 네가 말한 건 일어나지 않아.]

현무가 이준의 생각을 부정했다.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

인간이 어떻게 용계의 주인이 될까.

생각만 해도 머리가 어지러웠다.

허나 이준은 절대 이루어지지 못한 일에 도전해야만 했다.

주경아를 살리려면 용계를 먹는 게 가장 빨랐다.

이준이 현무를 향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너, 설마!?]

이준의 불길한 미소에 현무가 뜨악해했다.

* * *

-금역 몬스터

[제1 군단 샤크로아] - 게이트 공격

[제 2군단 페어리] - 게이트 공격

[제 3군단 스케먼] - 게이트 공격

[제 4군단 웨어파드] - 게이트 공격

……

……

……

[제 99군단 화염쌍귀] - 게이트 공격

[제 100군단 플레임 오크] - 게이트 공격

이준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전에 금역에 속한 모든 몬스터의 커맨드를 실행했다.

용신족의 왕들을 전부 죽여 용계를 복속시키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절대종을 향해 공격 명령을 내려놨다.

수많은 생명체가 모여있던 금역이 휑했다.

모두가 임무를 수행하러 떠난 상황.

테구르도 게이트를 공격하러 떠났다.

금역에는 사신수와 오대 가문과 마벽의 정예만이 남아 있었다.

“지유야 내가 자리를 비우는 동안 사모님을 부탁해.”

“알겠어.”

“또 혼자 어딜 가려는 거요?”

검제 박춘식이 떠나려는 이준을 붙잡았다.

“꼭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요.”

“우리도 도와주겠소.”

“저 혼자만 가능한 일이에요.”

“우린 항상 짐이 되는 것 같구려.”

박춘식의 목소리에 이준이 고개를 저었다.

이준은 박혁진을 보며 말했다.

“예전에 혁진이가 절 위해서 위험을 무릅쓴 일이 많았어요. 이제는 제가 녀석을 지켜주는 것뿐이에요. 그리고 개인적인 일이기도 하니 이곳에서 편히 몸을 돌보고 있으세요. 그리에스, 가자.”

이준은 박춘식을 위로하고는 그란투스 대륙으로 떠났다.

가브리엘이 큰 상처를 입은 상태로 도망쳐서 그런지.

그란투스로 가는 포탈이 쉽게 열렸다.

지잉-

이준과 그리에스가 로에니아 제국의 황도에 모습을 드러냈다.

“계획은 있어?”

“이제 찾아봐야지. 따라와.”

그는 황도에서 제일 큰 건물 중 하나인 대신전 쪽으로 갔다.

한데 대신전은 이미 폐허로 변해 있었다.

“누가 먼저 왔다 갔어.”

이준의 눈에 보이는 수많은 선들.

기의 흐름이었다.

마안이 싸움의 흔적을 철저하게 분석했다.

어지럽게 얽혀 있는 선을 확인한 결과.

“적룡왕이 가브리엘을 해치웠구나!”

“적룡왕이 천계의 신을?”

“적룡왕 혼자 온 게 아니야. 한 명 더 있어. 속성은… 없는데 그런 드래곤이 있나?”

“무룡왕일 거야. 노말 속성으로 강하진 않지만 모든 속성을 아우르는 특징이 있어.”

그녀의 설명에 이준이 웃었다.

“여기서 싸워준 덕분에 쉽게 찾는 게 가능하겠다. 가자.”

이준이 땅을 박찼다.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가, 같이 가!”

그리에스는 곧장 텔레포트를 시전했다.

날개를 펼쳐서는 이준을 못 따라갈 거라는 걸 알았다.

순식간에 배경이 바뀌었다.

드래곤의 비행 능력보다 빠른 이준의 경공 때문에 그리에스는 이를 악물어야 했다.

‘왜 이렇게 빠른 거야.’

텔레포트를 짧은 거리로 사용하고 있었다.

아는 공간은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모르는 장소라면 한 번에 이동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짧게 텔레포트를 사용하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장하지 않으면 이준을 놓치고 만다.

경공이 너무 빨라서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한참을 달린 끝에 멈춰선 두 사람.

벌써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여긴 천상의 탑!?”

그란투스 대륙 아래.

하늘과 가장 맞닿아 있는 곳이라 하여 불리게 된 이름.

천상의 탑이었다.

크세레나 신성에 위치한 오바디아 반스.

신성왕의 거처였다.

“여기로 숨어들었어?”

“녀석들의 본거지야.”

“천상의 탑이라니 생각지도 못했어.”

“이번에는 확실하게 끝내야 해.”

“내가 무룡왕을 맡을게.”

“아니야. 넌 놈들이 도망치지 못하게 게이트를 소환하면 캔슬 시켜줘.”

“어려운 주문은 아니야. 맡겨둬.”

이준은 허리춤에 차여진 파멸겁을 꺼냈다.

철컥!

조그마한 단봉이 길어지면서 창날이 위로 올라왔다.

붉은빛이 번쩍이더니 이내 2단계 형태로 변했다.

“결계가 설치된 듯 보이지만….”

파멸겁이 흑염에 뒤덮였다.

창이 활활 타오르면서 기세를 피웠다.

사신기까지 힘을 더하자.

파멸겁에서 막강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가볍게 뚫어주지.”

이준이 천상의 탑을 향해 파멸겁을 힘껏 던졌다.

투쾅!

공기가 폭발하면서 파멸겁이 쏘아져 나갔다.

* * *

“최후의 전쟁이야. 가진 아티팩트를 전부 사용하는 한이 있더라도 파천제를 죽여야 해.”

“자네가 그토록 경계하는 건 오랜만일세.”

“검은 대공의 힘을 가지고 있어. 완전한 힘은 아닌 듯 보이지만 그 힘이 개화한다.”

“우리의 계획은 물거품이 된다는 걸 명심하겠네.”

적룡왕과 무룡왕이 완전 무장을 했다.

갑옷과 사제복 속에는 다양한 아티팩트가 있었다.

영약, 치료약, 암살 도구, 귀환 포탈 등.

싸울 준비를 철저히 했다.

천상의 탑 꼭대기 층의 문이 열리고.

무룡왕의 수하가 들어왔다.

“준비를 끝냈습니다.”

무룡왕이 입을 열려는 찰나.

“…!?”

“이건?”

그와 적룡왕은 동시에 죽음의 기운을 느꼈다.

“피해!”

적룡왕이 뾰족하게 소리친 순간!

콰앙-

폭음과 함께 천상의 탑이 무너져 내렸다.

“아악!”

“그, 급습이다!”

무너지는 잔해를 밟으면서 바닥에 내려앉은 사제들.

마지막에는 적룡왕과 무룡왕이 땅에 안착했다.

“파천제!”

적룡왕이 이준을 곱씹었다.

자신의 계획에 가장 장애물이 되는 인간.

이준 때문에 길을 굉장히 많이 돌아왔다.

“안 그래도 찾아가려던 참이었는데 스스로 찾아왔군.”

카르디가 이준을 보며 웃었다.

한데 그 미소에는 여유가 보이지 않았다.

‘녀석의 등 뒤에 저건 뭐란 말이야.’

가브리엘의 힘을 흡수했다.

그것도 완전한 어둠을.

신의 힘을 가졌음에도 이준에게서 불길함이 느껴졌다.

아니, 그 전보다 더욱 찜찜하달까.

아는 게 많을수록 보이는 게 많다고.

가브리엘의 어둠이 이준의 어둠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내가 예전에 보지 못한 검은 대공의 기운인가?’

공포가 슬금슬금 피어나니 생각이 많아지는 카르디였다.

그와 반대로 무룡왕 자라프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이준에게서 보이는 게 없기 때문.

원체 성격이 신중해서 그런지.

먼저 나서지 않을 뿐이었다.

카르디와 자라프가 멀뚱히 있자.

이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인사는 이쯤 했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쾅-

이준이 땅을 박차며 적룡왕에게 쇄도했다.

“막아!”

카르디의 명령에 사제로 분장해 있는 자라프의 수하들이 앞을 막아섰다.

이준은 그저 그들을 지나쳤다.

푸확-

사신기가 날개처럼 펴지더니.

순식간에 사제들의 목을 따 버렸다.

“보고만 있으면 당해! 같이 공격하자.”

“보조를 맞추겠네.”

카르디가 검을 꺼내 들었다.

검붉은 화염이 하늘 높이 치솟았다.

엄청난 화력을 보이는 검.

그는 다가오는 이준을 향해 검을 내리그었다.

날아오던 이준이 멈추더니 이내 발로 땅을 때렸다.

쿵!

땅의 흙과 돌이 위로 솟으면서 카르디의 검을 막았다.

공격을 무력화시킨 이준이 피식 웃었다.

“차라리 미카엘을 먹어 치우지. 멍청하게 가브리엘을 먹냐. 마기는 내게 영양분일 뿐인데 말이지.”

이준의 눈이 번쩍였다.

회안이 빛남과 동시에 사신기가 카르디의 마력을 갉아먹었다.

“떨어져!”

카르디가 재차 검을 휘둘렀다.

마력이 담긴 검붉은 화염이 대기를 갈랐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무의미한 공격.

검붉은 화염은 형편없이 소멸되었다.

“나도 있네!”

이준이 우쭐해 있는 걸 본 자라프가 신성력으로 공격을 퍼부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빛의 유성.

이준을 향해 빠르게 폭사해 갔다.

콰광쾅쾅-

천지가 진동했다.

카르디의 공격보다 오히려 자라프의 공격이 더 효과적이었다.

시야를 가린 먼지구름.

카르디는 곧장 이준의 상태를 확인했다.

“으득! 우릴 얕보고 있어.”

카르디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이준이 옷을 털어내는 게 보였다.

너무 여유로운 모습 아닌가.

자신들을 무시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자라프 최선을 다해 공격해야 한다.”

“자네 말대로 괴물이 따로 없구먼.”

카르디와 자라프가 재차 공격을 하려는데.

“몸이 위로 떠오르고 있어?”

자라프의 눈동자가 커졌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이 허공에 떴다.

“빠, 빨리 벗어나야 해! 당장 귀환 아티팩트를 써!”

카르디가 다급하게 외쳤다.

이 기술은 파천제의 전매 특허.

걸리는 순간 죽음뿐이었다.

“두 번의 실수는 없어!”

쿵.

지축이 흔들리며 허공이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었다.

“부, 불이 꺼지지 않아!”

“으아악!”

삼매진화가 허공을 화려하게 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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