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했더니 무공 천재-672화 (672/705)

외전 제3부 66화

[검은 대공의 파편 조각4를 획득하셨습니다.]

[바로 보시겠습니까? (Y/N)]

이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적이 앞에 있어도 상관없었다.

검은 대공의 기억을 봐야지만 더 강해질 수 있었으니까.

[검은 대공의 기억을 엿봅니다.]

이준이 심상에 빠졌다.

그 모습에 전륜이 표정을 찌푸렸다.

“골 때리는 놈인데? 나를 앞에 두고 심상세계로 들어가?”

전륜이 팔을 위로 들어 올렸다.

그의 엄지에 검은 불꽃이 맺혔다.

팡-

총알이라도 날아가는 듯.

엄지에 맺혔던 불꽃이 이준을 향해 쏘아졌다.

콰앙!

거대한 폭음이 울렸다.

“호오.”

전륜의 입매가 비틀어졌다.

지옥의 불꽃인 겁화를 사용했으나.

전혀 데미지를 입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전륜의 얼굴에 호기심이 떴다.

“그 빌어먹을 놈의 무공이 저 녀석에게 이어졌어?”

겁화를 막은 아지랑이.

마치 자아라도 있는 듯.

혼자 알아서 움직이며 공격을 막았다.

“곱게 소멸할 것이지 신살의 무공을 남겨놔? 젠장 맞을 새끼.”

천극자의 무공은 전륜에게 안 좋은 기억이 있었다.

아니, 신왕성에 소속된 모두에게 안 좋은 기억.

현대말로 PTSD.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준의 앞을 가로막은 아지랑이로 인해 손가락이 떨려왔다.

“넌 꼭 죽어야겠다.”

전륜이 땅을 박찼다.

그가 검을 뽑았다.

화르륵-

검신을 타고 겁화가 올라왔다.

이준을 감싼 방벽의 아지랑이를 가르려는 순간!

까아앙!

전륜을 가로막는 그림자가 나타났다.

충격의 반동으로 뒤로 물러나야 했다.

“넌, 주경아?”

“절 아시나 보군요.”

“잘 알지. 설극이 가장 사랑하는 여자잖아.”

“그럼 제가 당신을 막을 수 있다는 것도 아시죠?”

“그놈을 지키러 왔냐.”

“신왕성이 나섰으니 그에 걸맞은 대접을 해야 하지 않겠어요?”

“신계가 아주 엉망이야. 신왕성의 명이 하찮게 보여?”

전륜의 몸에서 어마무시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겁화가 세상의 생명을 모두 녹여버릴 것 같았다.

“먼저 건든 건 신왕성이에요.”

“네가 인계로 온 걸 보면 아미와 걸신은 이미 죽은 모양인데.”

“가가께서 어떤 행동을 취할지는 아실 테죠?”

“흥. 제 사부가 뒤를 봐준 것도 모르고 나대기만 하는 놈을 무서워할까 보냐.”

“과연 신왕성이 가가의 행보를 멈출 수 있을지 기대가 되네요.”

전륜은 모르고 있었다.

걸신이 설극에게 어떻게 당했는지를.

만약 싸움을 목격했다면 지금처럼 무시했을 리가 없었다.

그는 설극이 탈신경 완숙에 있다고 믿었으니까.

“신계의 일은 신왕성이 알아서 할 테고 인계는 어찌할 테야? 너 혼자서는 무리인데. 아니면 저 사자들을 믿는 건가?”

전륜은 이미 저승사자의 기운을 느꼈다.

지옥계 출신 아니랄까 봐.

저승사자의 기운을 금방 알아차렸다.

“아니요. 제힘으로 해결할 생각이에요.”

“네가? 하하하. 재밌는 소리…응?”

전륜이 목젖까지 보이며 웃다가 이내 웃음을 멈추었다.

주경아의 몸에서 보이는 심상치 않은 마기.

구천옥의 기운과 마계의 힘.

그리고 천마신공의 마기가 하나로 합쳐지며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너…?”

“잠깐이지만 저도 마왕에 올랐었답니다.”

“이 정도일 줄이야….”

“이제 절 상대할 마음이 생긴 건가요?”

주경아의 기운은 끊임없이 강해지고 있었다.

전륜도 긴장하게 했다.

물론 딱 여기까지였다.

전륜은 자신이 이긴단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오랜만에 날 긴장하게 한 상으로 상대해줄게.”

그의 검에 다시 겁화가 타올랐다.

주경아는 두 개의 무형검을 만들어냈다.

“들어와.”

쿵!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전륜을 향해 쇄도했다.

* * *

이준은 믿고 있었다.

적이 자신을 공격해도 사신기가 지켜줄 거라는 걸.

그 때문에 심상 세계에 빠질 수 있었다.

‘이번에는 어디야?’

온통 어둠이었다.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눈을 떠 아이덴.

-음…

-수마를 이겨내야 한다.

-여긴… 어디야?”

-제로니아 왕국의 최북단쯤 된다.-

‘지하 동굴이네. 신성왕과 영웅왕을 패퇴시켰을 텐데’

분명 아이덴과 흑룡왕이 이길거라 예상했다.

한데 왜 이런 지하에 있는 걸까.

그때였다.

-크윽… 천계가 개입할 줄 몰랐다…

-네 의문스러운 과거 때문일 것이다.

-내 과거가 큭… 왜?

-천계가 움직인 이유는 딱 하나. 네가 위험인물로 판단됐기 때문이지.

-나도 모르… 는 과거가 있단 소린가?

-네 힘의 원천은 전생에 있다는 것만 예상할 뿐이다.

-기억도 나지 않은 전생 때문에 힘들어졌어…

-내가 용계로 올라가면 네 정체를 알아보겠다.

-그때쯤은 나도 죽어있겠군. 후우우.

아이덴이 심호흡을 했다.

마나 하트를 돌리며 상처를 돌봤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냐.

-천계든 용족이든 다 없앨 거다.

-너다워.

-저쪽이 먼저 건드렸어.

아이덴은 마나 호흡을 눈 깜짝할 사이에 마쳤다.

잠깐의 호흡만으로 상처가 많이 아물었다.

끊어졌던 마나 회로는 이미 정상으로 돌아왔다.

아이덴이 동굴 밖으로 나갔다.

상당히 많은 적.

-우릴 잡기 위해 많이도 몰렸군.

-네가 신살자의 유력 후보라 그런 듯 하다.

-신도 죽는 게 무서운 모양이야.

-영원불멸할 줄 알았던 존재들이 소멸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두려움은 더없이 커져 가지.

-넌 어때?

-나 또한 마찬가지다. 다만, 용족이 죽으면 알로 다시 돌아갈 뿐. 우리에게 소멸은 없어. 천계가 용족을 경계하는 이유기도 해.

-너희의 그런 장점을 천계가 노릴 수도 있나?

-그러니 나를 노리는 걸 테다.

-너와 난 운명공동체군.

-우리 중 하나라도 죽는다면 같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나마 위안이 돼.

아이덴이 마력을 피웠다.

작은 모습을 하고 있던 흑룡왕도 몸집을 키웠다.

하늘에 나타난 거대한 검은 드래곤.

쿠오오오!

흑룡왕이 포효했다.

주변을 뒤지고 있던 적의 병력이 아이덴과 흑룡왕을 보았다.

-저기다!

-분지에 흑룡왕과 검은 대공이 있습니다!

등에 날개가 달린 이들이 아이덴을 가리켰다.

천계인이었다.

익숙한 얼굴이 그들에게 명령했다.

-사로잡을 필요 없다. 죽여라!

‘레미엘!’

철의 신 레미엘이 아이덴을 죽이려 했다.

천계인이 아이덴과 흑룡왕을 향해 일제히 달려들었다.

흑룡왕은 그들을 향해 마법을 뿌렸다.

그 순간 심상 세계가 끝났다.

‘검은 대공의 끝은 뭘까?’

기억의 저편을 넘볼 때마다 힘이 강해졌다.

마치 잃었던 힘을 되찾은 것처럼 말이다.

‘궁금하네.

우리엘과 미카엘의 기운을 먹고 기억의 저편을 확인하자.

‘그건 그렇고 드디어 벽을 깼어.’

무극자 사부가 말한 경지에 들어섰다.

탈신경 초입.

완연한 경지였다.

흐뭇하게 웃고 있는데.

까강깡깡!

무서운 기세로 충돌하는 쇳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방향을 봤는데 눈에 익은 얼굴이 보였다.

“사모님?”

주경아가 젊은 남자를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었다.

그는 상당히 당황한 얼굴을 했다.

예상과 전혀 다른 전개에 황당해하는 표정이었다.

“그새 또 강해지셨네.”

탈신경에 드니 주경아의 경지가 잘 느껴졌다.

그녀 또한 탈신경에 있었다.

놀라운 건 싸우는 지금도 성장했다.

“내가 사부님한테 들은 소리를 사모님 보고 떠올릴 줄 몰랐어.”

주경아와 너무도 닮은 자신.

헛웃음이 나왔다.

“누가 보면 내가 사부님과 사모님이 낳은 아들인 줄 알겠네.”

이준의 재능은 주경아에게서 나온 것이다.

그녀는 싸울수록 강해지는 천재성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전생을 모르는 그는 그저 우연이라 치부했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웃고 있을 때.

가브리엘의 목소리가 들렸다.

“널 이렇게 만날 줄이야.”

“네가 가브리엘이지?”

“인간 따위가 신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군.”

“신 같지가 않아서 말이야.”

“미카엘과 우리엘을 이겼다고 오만하게 구는 것이냐. 날 저 반쪽짜리와 같은 취급을 하지 않는 게 좋다.”

“들었던 대사를 또 들으니까 지겹다 지겨워.”

이준이 귀를 후벼팠다.

너무도 가벼운 모습.

자신을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브리엘이 곧장 움직이려 했지만.

‘이 위화감은 뭐지?’

이상했다.

머릿속에 울리는 경고음.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저놈이 원인인가? 그럴 리가!’

이준이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리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는 걸 느꼈다.

지옥계의 전대 왕인 전륜에게서 느낀 감정.

공포란 게 이준에게서 느껴졌다.

‘아니다! 내가 인간 따위에게 두려움을 느낄 리가 없어!’

가브리엘은 공포로 이성이 마비가 됐다.

원래 그였다면 무조건 뒤로 빠졌을 터.

전륜에게서 느꼈던 감정으로 인해 상황 판단이 흐려졌다.

“라파엘. 같이 공격해야겠다. 라구엘도.”

기절해 있던 라구엘은 게이트에서 나온 직후 곧바로 깨어났다.

가브리엘의 제안에 라파엘과 라구엘이 무기를 꺼냈다.

“방심하지 마라.”

라구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제일 먼저 이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라파엘과 가브리엘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

* * *

전륜은 기가 막혔다.

자신의 검을 주경아가 막고 있었다.

일개 최상위 신선이 말이다.

한때 마왕의 자리에 오르긴 했으나.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왕의 자리에 오른 기간이 길수록 강해지는 걸 감안하면 그녀는 약해야 정상이었다.

한데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무슨 짓을 한 거야?”

깡!

까강깡깡!

검과 무형검이 연신 부딪혔다.

주경아가 두 개의 무형검으로 쉬지 않고 공격했다.

전륜은 혼란스러운 나머지 싸움에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다.

“당신 예상에서 벗어나면 무슨 짓을 벌인 건가요?”

“네가 이렇게 강할 리가 없잖아!”

전륜이 겁화의 검을 휘둘렀다.

콰앙-

주경아의 무형검이 산산이 부서졌다.

그것도 모자라 그녀의 뒤를 아예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마치 지옥으로 변한 주변.

그의 기분에 따라 겁화가 모든 생명을 불태웠다.

“당신이 생각보다 약하다는 건 모르나 봐요.”

“감히! 날 능멸하는 거냐!”

전륜이 주경아에게 쇄도했다.

겁화의 검이 그녀를 쪼개듯.

위에서 아래로 그어졌다.

허나 그녀는 전륜의 검을 받아치지 않고 피했다.

몸을 돌려 전륜의 뒤를 점한 그녀가 빈틈을 노렸다.

쿵!

전륜의 몸에 무형검을 박아 넣으려 했지만.

반탄강기로 인해 뒤로 튕겨졌다.

“이만큼 날 몰아붙인 녀석은 오랜만이야. 특별히 네게 지옥의 무서움을 보여줄게.”

전륜이 겁화의 검을 움켜쥐며 기수식을 취했다.

“지옥난무.”

검신에서 겁화가 사그라들었다.

그 찰나 전륜의 신형이 사라지려는 그때였다.

“전륜. 신왕성의 호출입니다.”

그의 곁으로 앳된 소년이 나타났다.

“뭐냐!”

“염라대왕이 신왕성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라고?”

“신왕성과 전쟁을 벌이려는 듯합니다.”

“염라대왕쯤은 다른 녀석들로 막을 수 있지 않아?”

“그것이… 속박을 풀었다 합니다.”

“어째서? 자기 스스로 옭아맨 속박을 손수 풀었다는 소리야?”

“예. 그래서 급히 전륜을 호출했습니다.”

“미친놈. 이젠 모두가 신계의 규칙을 깨고 있어.”

전륜이 검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주경아를 향해 말했다.

“아쉽지만 다음에 매듭을 짓자.”

“좋을 대로 하세요.”

“그런데 그 몸 언제까지 버틸 수 있냐. 내가 다시 올 때까지 죽지 마라.”

“그러죠.”

전륜도 그녀의 상태를 눈치채고 있었다.

그는 전대 지옥계의 왕.

신의 수명을 보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미안하니까 저놈들은 놔두고 갈게.”

전륜은 천계의 신들을 가리켰다.

“같은 편 아니었나요?”

“오랜만에 날 긴장 시킨 선물이라 생각해.”

전륜은 그 말을 끝으로 사라졌다.

상대하던 적이 사라지자.

주경아가 주저앉았다.

가슴을 부여잡으며 식은땀을 흘렸다.

생명이 사라지는 게 느껴졌다.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

그녀가 다리에 힘을 주며 일어서려 했지만 무리였다.

신왕성의 기운은 생각보다 지독했으니까.

그녀가 내공으로 신왕성의 기운을 억누르고 있는 사이.

이준은 라구엘을 향해 손을 뻗어갔다.

단순한 행동.

그러나 라구엘은 이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라구엘이 여자든 말든.

성별에 상관없이 머리를 붙잡고 그대로 바닥에 처박아 버렸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