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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665화 (665/705)

외전 제3부 59화

각사학 쉘터는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화면에 보이는 파천제는 그야말로 악마였다.

신을 죽이는 악마.

그 끔찍한 참상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파천제의 무력을 직접 봐왔던 무사고 출신들도 놀랐는데.

소문으로만 듣던 해외 출신들은 오죽할까.

심지어 벨렌 로레스도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얼마나… 강해진 거야?’

처음 만났을 때는 이 정도까진 아니었다.

격의 차이는 느껴도 이렇게 멀어졌단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인간이 신을 소멸시키고 있어….’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놀라기도 힘들 지경.

언제나 예상을 뛰어넘는 이준이었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했다.

신을 상대로 학살에 가까운 일을 벌이다니.

심지어 미카엘이란다.

빛의 신.

7대 천사의 상석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는 자였다.

그런 신을 가지고 놀았다.

전지전능한 자를 말이다.

‘나조차도 두려운데….’

벨렌이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눈에 학생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입을 틀어막고 떨고 있는 학생들.

누구 하나 찍소리도 내지 못했다.

혹여나 숨소리라도 들릴까 봐 얕은 숨을 쉬었다.

‘학생들은 오죽할까.’

오직 공포뿐이었다.

파천제가 압도적인 힘으로 몬스터를 죽이면 두려워도 경외의 시선을 보냈다.

지금은 어떤가.

학생들의 눈에는 공포밖에 보이지 않았다.

“…….”

“…….”

누구 하나 입을 열지 못했다.

이준이 살육을 멈추자.

그제야 숨을 쉴 수 있겠다는 듯 호흡을 깊게 내뱉었다.

그가 동작을 멈춘 것만으로도 경직된 분위기가 풀렸다.

고작 화면 속에 보이는 장면 때문.

기가 막혔다.

“파천제 님이 강하단 걸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이건 너무해. 상대는 신이라며.”

“가짜… 신 아닐까?”

“그, 그럴 수도 있겠다.”

“인간이 어떻게 신을 상대로 이길 수 있겠어.”

학생들은 애써 부정했다.

이준의 힘을 믿고 싶지 않았다.

차원이 다른 각성자라는 건 이미 인지하고 있으나.

그와 비교하면 자신들은 너무 초라했으니까.

여태 A급이나 AA급 각성자라고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닌 게 민망했다.

“…진짜야.”

“날개 못 봤어? 인간의 등에 날개가 붙어있는 게 이상하잖아.”

“몬스터일 가능성도.”

“믿고 싶지 않겠지만 신이 맞아… 우리 메시지 창을 봐봐.”

한 학생의 말에 모두가 메시지 창을 띄웠다.

[신이 천벌을 내립니다.]

[빛의 신에게 적대적인 각성자를 무력화시킵니다.]

[천벌이 내린 영역에선 내공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천벌이 내린 영역에선 마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각성자는 오직 빛의 신을 섬기는 자들뿐입니다.]

“…….”

다시 정적이 흘렀다.

확인사살이었다.

발끝에서부터 머리까지 떨려오는 몸.

긴장감에 땀이 절로 흘렀다.

“상대는… 신이야.”

“세상에.”

“신을 상대로 학살을 자행하다니.”

“우린 죽게 될 거야.”

신에 대한 믿음이 절실한 학생에게서 흘러나온 말이었다.

공포는 삽시간에 퍼졌다.

셀터를 가득 메운 절망.

그때 벨렌 로레스가 입을 열었다.

“파천제는 저희들을 구하기 위해 신과 싸우고 있어요.”

“거짓말!”

“신을 죽이는 행위는 곧 인간의 종말로 이어질 거야.”

“오 맙소사 신이시어. 죄 많은 인간을 용서해주시옵소서.”

몇몇 이들은 기도를 하며 신에게 빌었다.

그 반대의 학생들은 신에 대한 불신을.

중간에서 이도 저도 못 하는 학생까지.

쉘터가 혼란에 빠졌다.

벨렌이 학생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를 썼다.

“파천제를 믿으세요. 여러분이 살아있는 건 그가 신과 싸워서입니다.”

갈팡질팡 마음을 다잡지 못한 학생들이 그녀의 말에 돌아섰다.

파천제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영웅.

그가 없었다면 이미 천외천에 의해 파멸을 맞이했으리라.

물론 여전히 파천제 때문에 신이 노여워할 거라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던 그때였다.

화면에 차원이 열리는 게 보였다.

위엄 가득한 신이 모습을 드러내자.

신에게 용서를 구하던 학생들이 밖으로 뛰쳐나갔다.

“으으…”

“난 살고 싶어어어!”

그들이 쉘터 문을 박살냈다.

위이이잉-

쉘터에 경보가 울렸다.

밖의 충격에는 단단하지만 안쪽에선 쉽게 부술 수 있었다.

갇히는 사태를 대비해서 이렇게 만든 것.

학생들이 쉘터의 문을 쉽게 부순 이유였다.

“멍청이들!”

벨렌의 고운 입에서 욕이 흘러나왔다.

쉘터를 나가면 신에게 죽임을 당할 게 뻔했다.

신은 인간을 벌레 취급하는 이들이었으니까.

“여러분은 잠자코 여기에 있어요. 절대 밖으로 나오면 안 돼요.”

“교, 교수님은요?”

“전 밖으로 나간 학생을 데리고 올게요.”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벨렌이 쉘터를 나섰다.

* * *

“지금 나에게 하는 말이냐.”

“너 말고 여기에 누가 있지?”

“감히!”

우리엘의 날개가 펼쳐졌다.

그의 앞에 수십 개의 작은 마법진이 만들어지더니.

빛이 쏘아졌다.

미카엘이 보였던 공격이었다.

“귀찮게 한꺼번에 나타날 것이지 짜증 나게.”

쿵.

이준이 진각을 밟았다.

사신기가 바닥을 타고 흘러가더니 날아오는 빛의 광산을 덮쳤다.

“무슨 마법을 사용한 것이냐.”

우리엘의 눈이 살짝 커졌다.

신성력이 전혀 통하지 않은 것.

최선의 공격은 아니었지만 쉽게 막힐만한 공격도 아니었다.

“병신인가. 내공 사용자에게 마법이라 하네.”

이준이 피식 웃었다.

사실 내공으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긴 하나.

신을 상대로 익숙하지 않은 마법을 쓰는 건 자살행위였다.

“우리엘! 방심하지 말게. 저놈은 전대 신선제의 무공을 가지고 있어.”

“전대 신선제의 무공!?”

우리엘이 전보다 더 크게 놀랐다.

뜬금없이 전대 신선제의 무공이라니.

천계왕인 미카엘의 말이 아니었으면 절대 믿지 못했을 거다.

“그래서 미카엘 님이 저 지경이 됐군.”

“알았으면 이제 곧 네 처지가 어떻게 될지도 예상 되겠네.”

“과연 네 뜻대로 될까?”

우리엘이 놀란 표정을 집어넣었다.

그는 얼굴에 묘한 미소가 떠올랐다.

저 미소를 보고 있자니 천계란 놈들이 마계보다 더 음흉해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엘이 손을 내밀었다.

“으악!”

“사, 살려줘!”

바닥을 뚫고 나온 빛의 가시가 학생들의 발을 휘어 감고 있었다.

뒤이어 지하를 뚫고 나온 여자가 검을 휘둘렀다.

서걱서걱!

검에 의해 빛의 가시가 잘렸다.

학생들이 밑으로 떨어졌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들이 우리엘을 향해 다가갔다.

우리엘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을 했다.

“시, 신이십니까?”

“그렇다.”

“오오, 신이시여.”

“모두가 숨어 있는데 너희들은 왜 내게 모습을 드러낸 거냐.”

“저, 전 이 일과 상관없습니다.”

“제발 노여움을 풀어주세요.”

“신을 위해서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쉘터에서 도망친 학생들이 우리엘의 바짓가랑이를 잡았다.

호기심 어렸던 표정이 싹 바뀌었다.

악귀처럼 변한 우리엘이 벌레 보듯 내려다보았다.

“지금… 내 옷을 만진 것이냐?”

“네?”

“아, 부, 불경을 저질렀습니다. 용서.”

퍽!

잘못을 빌던 한 여학생의 머리가 터졌다.

뇌수가 바닥을 흥건하게 적셨다.

“히에엑!?”

옆에 있던 남학생이 기겁했다.

뒤로 엉덩방아를 찧곤 떨리는 눈으로 위를 보았다.

“그 더러운 손으로 어딜 만진단 말이냐!”

“으어어… 아아악!”

남학생을 비롯한 학생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하나 우리엘에게 자비란 없었다.

그가 남학생의 심장을 뽑아버렸다.

“컥!”

우리엘의 뒤에 위치해 있던 불의 군단장도 움직여 남은 이들을 전부 죽였다.

피가 뭍은 손을 털어내며 인상을 썼다.

“넌 인간이 죽는데 눈하나 깜짝하지 않군.”

이준은 그저 보고만 있을 뿐.

그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벨렌 로레스에게 위해를 가하는 건 또 달랐다.

우리엘이 벨렌을 향해 손을 뻗어왔다.

“소환.”

이준이 그녀를 금역으로 보내버렸다.

“우리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니 진짜였구나.”

“넌 입으로 싸우나? 주둥이를 겁나 나불거리네.”

“계속 도발을 하는 것 같은데, 오냐 네 뜻대로 해주겠다. 군단장!”

“하명 하십시오.”

“저놈을 당장 내 앞에 무릎 꿇려라.”

“예! 가주.”

불의 군단장이 기세등등하게 앞으로 나섰다.

제 주인이 강해지면 당달아 강해지는 게 바로 천계.

우리엘이 전성기 시절을 능가하게 됐으니.

불의 군단장 또한 힘이 강성해졌다.

그 때문에 자신 있게 나선 것.

미카엘이 천계왕이긴 하나 온전한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해서 당했다고 여긴 것도 한몫했다.

“너 천계왕 맞아? 개나 소나 무시해서 네가 천계왕인지 모르겠다. 내 사부가 네 입장이었으면 저 녀석의 사지를 전부 찢어 죽였을 텐데. 쯧쯧.”

이준은 미카엘을 모독함과 불의 군단을 향해 쏘아져 갔다.

퍽-

미카엘의 배에 파멸겁을 박아놓았다.

분열로 만든 창이 아닌 진짜.

이준 정도의 힘을 가지지 않은 이상 몸에서 뽑는 건 불가능했다.

“우릴 맨손으로 상대하려 하다니 제정신이 아니야.”

불의 군단장이 버럭 소리치며 이준에게 달려들었다.

“너흰 이걸로도 충분해.”

* * *

쿵.

쿵쿵!

이준과 불의 군단이 계속 격돌했다.

생각과는 달리 불의 군단이 우세.

이준도 밀리지는 않지만, 천계에서 파견 온 중소 가주를 상대할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어찌 이 실력으로 미카엘 님을 사지로 몰아넣었단 말인가!”

불의 군단장은 화염의 창을 연신 휘둘렀다.

불의 군단도 같은 무기.

화염창을 쓰면서 마법도 섞어서 싸웠다.

기세등등한 모습.

미카엘의 눈빛이 착 가라앉았다.

‘우리엘이 빛의 돌을 흡수했어. 하지만 그걸로는 역부족이야. 라구엘이나 하다못해 라파엘이라 와서 도와줘야 이길 수 있다.’

미카엘의 눈에는 여전히 이준이 우세해 보였다.

현재 이준은 쇼를 하고있는 것.

이번엔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게끔 싸우고 있었다.

불의 군단이 도망가지 못하게 묶어두는 모습.

아무 의미 없이 상대를 긁는 것으로 보이나.

이준은 이미 생각을 끝내고 행동하고 있었다.

싸가지 없는 말투는 속임수였다.

‘슬슬 시작될 게야.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우리엘에게 말할 수 있다면 우리의 승리일 텐데.’

방금 전 박힌 창 때문에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답답했다.

저 능구렁이의 마음을 우리엘이 빨리 알아채면 좋으련만.

‘틀렸다. 빛의 돌이 우리엘에게 독으로 작용하고 있어.’

전성기 시절의 힘을 얻으니 거만해졌다.

불의 군단과 함께 싸워도 모자랄 판국에 뒤에서 관전을 하다니.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닌가.

그제서야 미카엘은 깨달은 게 있었다.

‘우리 천계가 상당히 오만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

하나 이미 엎질러진 물.

다시 주워 담기에는 너무도 멀리 왔다.

미카엘의 예상은 상당히 빨리 다가왔다.

불의 군단장의 눈에서 사라진 이준이 우리엘의 앞에 나타난 것.

이형환위의 수법이었다.

뒤늦게 우리엘이 반응했다.

그의 몸이 빛에 휩싸이며 사라지려는 순간.

“신이 도망치려고? 실망인데.”

“컥.”

우리엘의 목이 이준의 손에 붙잡혔다.

기세등등하게 등장하고 똥폼에 잡은 것에 비해 너무 허무한 결과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우리엘은 자연경 끝자락.

이준은 탈신경이었다.

단 한 단계지만 하늘과 땅 차이의 힘.

애초에 격이 달랐다.

“가주님!”

“당장 놓지 못하겠느냐!”

“너 따위가 함부로 만질 분이 아니시다.”

불의 군단장을 비롯한 불의 군단이 이준을 향해 쇄도했다.

주인이 적의 손아귀에 있으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들은 주인이 죽지 않을 거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았으니까.

하나 오만한 생각이었다.

이준은 평범하지 않았다.

우리엘이 학생의 심장을 꺼내 터트렸던 것처럼.

“컥, 네, 네가….”

이준 또한 똑같이 우리엘의 가슴을 꿰뚫고 심장을 쥐었다.

그리고 불의 군단장을 향해 내밀자.

“헉! 머, 멈춰라!”

쇄도하는 불의 군단이 일제히 멈춰 섰다.

“아깝네. 종이 주인의 심장을 터트리는 진귀한 장면을 볼 수 있었는데.”

“어, 어서 그 심장을 놓지 못하겠느냐!”

“그러지.”

이준이 우리엘이 심장을 놓았다.

그러자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광경을 본 불의 군단장이 눈을 커다랗게 떴다.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더 경악스러운 장면이 벌어진 것.

퍼석!

떨어진 심장을 이준이 발로 으깨버렸다.

“미, 미친!”

“신들은 심장이 부서져도 안 죽잖아. 왜 이렇게 놀라. 아마추어같이.”

이준이 불의 군단장을 향해 사악한 미소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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