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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664화 (664/705)

외전 제3부 58화

이준은 느긋하게 적을 기다렸다.

원신의 돌?

이제는 필요가 없었다.

그란투스 대륙이 망하든.

지구가 위험에 빠지든.

용신족이나 천계가 원신의 돌을 흡수해 강해지든 상관이 없었다.

그저 자신은 소중한 사람만 지키면 된다.

‘난 영웅이 아니야.’

뿌득.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조금만 늦었으면 소중한 사람들을 일을 뻔했다.

천추의 한이 남을 뻔했다.

‘이곳이 어떻게 되든 나타나는 즉시 족족 전부 죽여주마.’

천계와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버렸다.

한쪽이 쓰러질 때까지 끝나지 않은 싸움.

그렇다면 아예 싸그리 죽이는 게 나았다.

“이제 슬슬 오려나보네.”

이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파멸겁을 늘어트린 채 하늘을 올려다봤다.

사신기가 하늘의 기운을 느꼈다.

서서히 다가오는 거대한 힘.

주인에게 경고를 보내는 게 아닌, 흥분을 표시했다.

설레는 떨림이었다.

그가 하늘을 보고 있는 사이.

거대한 빛기둥이 지상으로 떨어졌다.

무려 여단급.

어림잡아 5천은 넘어 보였다.

신이 이렇게나 많나 싶을 정도였다.

“기다리고 있었어.”

이준이 인계에 강림한 천계인을 향해 입꼬리를 말아올렸다.

이에 발끈하려던 천계의 중소 가주들이 기겁했다.

“처, 천계왕이시어!”

“어찌… 그런 모습으로 있으십니까.”

“우리가 보고 있던 게 사실이었다니.”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신을 능멸한 죄를 달게 받게 할 것이야.”

놀람에서 분노로 삽시간에 바뀐 감정.

하나 같이 기세를 피워 이준을 압박했다.

그러나 그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널 구하러 이렇게 많이 몰려온 걸 보면 의리는 있어보여. 자기들 죽을 자리인 것도 모르고 말이지.”

이준이 파멸겁을 공중에 띄우며 말했다.

“원 없이 죽여도 좋아.”

파멸겁이 거칠게 타올랐다.

성화는 보이지 않고 오직 흑염만이 불을 뿜어내고 있었다.

“가자.”

쿵.

이준이 땅을 박차며 앞으로 쇄도했다.

천계의 중소 가주들은 거친 말과는 달리 그를 얕보지 않았다.

신성 장막을 펼쳐 충돌에 대비했다.

[신이 천벌을 내립니다.]

[천벌이 내린 영역에선 내공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천벌이 내린 영역에선 마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저들은 미카엘과 똑같은 짓을 했다.

[내공 사용자로 패널티가 부가 됩니다.]

[사신기(멸)의 능력으로 패널티가 사라집니다.]

[천벌의 힘이 소멸됐습니다.]

이준에게는 통하지 않은 신의 권능.

사신기가 신의 권능을 튕겨냈다.

자신있게 신성장막으로 앞을 막던 천계인이 신음을 토했다.

“어림없, 컥!”

너무 쉽게 신성 장막이 뚫리고 말았다.

이준의 손이 앞으로 뻗어져 한 가주의 가슴을 꿰뚫어 버렸다.

“누가 내 허락없이 말하라고 했지?”

그의 눈이 붉게 번들거렸다.

푸확-

가슴을 꿰뚫은 손을 뒤로 빼자 피분수가 뿜어졌다.

피를 흠뻑 뒤집어쓴 이준.

애써 피하지 않았다.

피는 두려움을 조성하기 가장 쉬운 길.

주변을 공포로 몰아넣기 좋았다.

단 일수만에 분위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이준이 다음 목표를 찾았다.

그 사이.

파멸겁은 이미 천계인을 휘집어 넣고 있었다.

퍼벅퍽퍽-

흑염을 토해내며 휘둘러지는 창.

강기와 창기를 날리며 적을 거침없이 죽여대고 있었다.

“막아!”

“적은 고작 한 명이다.”

“인간과 연결된 기운을 끊으면 창은 알아서 바닥으로 떨어질 거야!”

하늘에서 거대할 정도로 커다란 방패가 생성됐다.

지상으로 떨어지는 빛의 방패.

이준과 함께 땅을 없애버리려는 듯.

강한 힘을 가지고 떨어졌다.

“진환.”

이준이 옆으로 손을 뻗으며 중얼거렸다.

파멸겁이 그의 손으로 빨려 들어왔다.

“투경.”

이준이 빛의 방패를 향해 파멸겁을 날렸다.

얼마나 세게 던졌으면 주위로 태풍이 몰아칠까.

파멸겁은 흑염으로 뒤덮인 채 빛의 방패를 강타했다.

쾅!

파멸겁이 빛의 방패를 뚫지 못했다.

무려 5천에 달하는 천계인이 펼친 공격이었다.

허나 곧이어 거대한 폭음과 함께 하늘에서 내려오던 빛의 방패가 산산조각났다.

콰앙!

무극창법 후2식인 진환에 전반부 2초식인 투경을 가미한 수법.

첫 번째 공격도 강했으나.

두 번째가 진짜였다.

진환으로 펼친 투경.

첫 번째 공격의 최소 세 배에 해당하는 힘이 담겨 있었다.

“공격이 실패했으면 이제 대가를 받아야겠지?”

이준이 땅을 박차며 천계인의 중앙으로 뛰어들었다.

사신기가 담긴 주먹이 휘둘러졌다.

퍽!

상체가 날아갔다.

졸리에 다리만 남게 됐다.

그래도 가장 고통 없이 죽게 된 천계인이었다.

“아악! 내 팔!”

이준이 한 천계인의 팔을 뜯어버렸다.

그것도 모자라 소림의 용조수와 같은 조법으로 쇄골을 박살냈다.

종횡무진.

천계인 사이를 홀로 누비며 적을 죽여갔다.

* * *

미카엘의 봉목이 떨렸다.

‘저놈… 우리 천계를 가지고 놀고 있다.”

이준은 자신도 가뿐히 이긴 괴물.

천계의 권능도 통하지 않은 유일한 인간이었다.

무엇보다 신계를 통틀어.

아니, 신계의 역대 왕중 가장 강하다는 전대 신선제의 무공을 가지고 있었다.

‘내게 보여준 사신의 무공을 사용하면 쉽게 전멸시킬 수 있다. 그런데 손수 움직여 한 명, 한 명 죽이고 있어… 악독한 놈!’

그런 인간이 천계의 7대 가주와 군단도 아닌 중하위급 천계인을 못 죽일 리 있나.

딱 봐도 천계를 능욕하고 있는 것이다.

“천계왕이시어! 저희가 구해드리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싸우는 틈을 타 미카엘에게 접근한 이들.

그들이 미카엘의 몸에 꼽혀 있는 파멸겁을 뽑으려 하자.

“부, 불!?”

“신성력으로 보호해!”

“아, 안 돼. 신성력으로 불을 끄려 해도 없어지지 않아. 으아악!”

“신성력을 쓰면 몸에 붙은 불이 더 커져.”

“그러면 어쩌지?”

천계인이 당황해 했다.

미카엘만 구하면 되는 상황.

몸에 박힌 창만 빼면 모든 게 끝나는데 난관에 부딪히고 말았다.

“천계왕이시어. 어떻게 해야 이 창을 뽑을 수 있습니까?”

“음….”

미카엘이 신음했다.

뽑을 수 없었다.

도와주려는 건 고맙지만 힘이 약했다.

7대 가주가 와야 가능한 상황.

억지로 뽑으려 하면 방금전과 같이 흑염이 타오를 것이다.

“미카엘 님?”

“너희들은 불가능 하다. 7대 가주들은 어디에 있지?”

“아마도 이쪽으로 오고 있을 겁니다.”

“그들이 오기 전까지 버텨라. 이것만 뽑으면 몸도 재생할 수 있을 터. 다음은 내가 저놈을 끝내겠다.”

말을 이렇게 했지만 불가능한 일.

파천제가 전대 신선제의 무공을 익힌 이상.

힘을 전부 되찾기 전까지는 대적이 불가능했다.

본래 힘을 가졌다해도 싸움에 리스크가 컸다.

최전성기 시절보다 더 강한 힘을 가져야만 파천제를 이길 수 있었다.

이들에게 거짓말한 건 천계왕으로서의 위신 때문.

적어도 마음이 꺾여서는 안 됐다.

인간을 상대로 가망이 없다고 하면 신으로서 체면이 안 섰으니까.

“알겠습니다. 고통스러우시겠지만 조금만 참으십시오.”

“크흑. 천계의 굴욕을 되갚아주고 말리라.”

미카엘의 앞에 있던 그들이 몸을 돌렸다.

한데 그들의 눈앞에 이준이 떡하니 서 있었다.

“너희들로는 무리야.”

“네이노오옴!”

격분한 천계인이 이준을 향해 마법을 뿌렸다.

포이즌 스톰.

독의 폭풍이 이준을 집어삼켰다.

지근거리에서 사용한 마법이었다.

이준이 혈수째로 녹아내려 정상이었으나.

“커헙!”

포이즌 스톰을 뚫고 나온 손이 천계인의 목울대를 붙잡았다.

우드드득.

이준의 손아귀에 천천히 힘이 들어갔다.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곁에 있는 이들의 귀에 똑똑히 들렸다.

털썩-

이준이 절명한 천계인을 아무렇게나 던졌다.

“내가 너무 쉽게 죽이고 있나? 여전히 너희들의 처지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어.”

미카엘의 앞에 피가 뿌려졌다.

이준이 그들의 심장을 잡아 뜯고 머리통을 터트렸다.

쓰러진 시체를 발로 지그시 밟으며 몸을 으깼다.

그리고 사라진 이준의 신형.

다시 허공에 피가 난무하기 시작했다.

천 명의 천계인이 죽었을 때까지는 악에바쳐 이준에게 덤벼들었다.

이천 명이 넘게 죽었을 때부터 천계인이 주춤했다.

“아, 악마!”

“인간이 어떻게 저리 잔인할수가 있단 말이냐.”

“마인… 이다.”

슬슬 이준에 대한 두려움이 올라왔다.

삼 천명의 천계인이 죽는 순간.

“으으… 으아악!”

“악마야! 제2의 파천혈신이 재림했어!”

“도, 도망쳐야 해. 우리 힘으로는 절대 이기지 못해…”

전염병이라도 퍼지듯 공포가 내리깔렸다.

“하아… 하아….”

이준은 거친 숨을 내쉬었다.

육체의 힘을 많이 사용했다.

사신기가 뒤를 받쳐주었으나.

한 명, 한 명 죽인다고 몸을 많이 움직였다.

물론 사신기를 돌리면 금방 숨이 가라앉는다.

허나 그러지 않았다.

사신기는 마음까지 안정시켜버리니.

분노한 감정이 흐려질까봐 그대로 있었다.

“도망 하아… 치려고?”

이준이 적들을 향해 한발작 움직였다.

“오지마!”

겁에 잔뜩 질려 있는 천계인들이었다.

처음 나타날 때의 득의양양한 표정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내가 힘들어 할때 죽이는 게 좋을텐데 후우우.”

이준이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몸을 격렬하게 움직이지 않으니 호흡이 점점 안정됐다.

“이제 천 명 정도 남았나?”

이준의 입꼬리가 한쪽으로 올라갔다.

마소였다.

천계인들은 저 미소가 어떤 의미인지 뒤늦게 깨달았다.

“도망… 쳐!”

그들이 뿔뿔히 흩어졌다.

날개를 펼쳐 하늘로 날아갔다.

허둥지둥 뛰며 도망치기도 했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어버버하기까지.

여러 형태를 보였다.

“도망칠 생각이었으면 애초에 인계로 오지 말았어야지.”

이준이 오른발을 들어 땅을 강타했다.

쿠웅!

땅이 진동했다.

대기도 아우성쳤다.

그의 진각으로 몸살을 앓았다.

“으으으!”

“모, 몸이 움직이지 않아.”

“살려… 줘.”

도망치는 모두가 허공에 떴다.

한 명도 남김없이 말이다.

“죽을 때까지 고통을 느껴봐.”

이준의 눈이 핏빛으로 번들거리자.

화르륵-

그들의 몸에 흑염이 붙었다.

“아아악!”

여기저기서 비명을 내질렀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목소리.

발악하는 음성.

기괴한 신음이 주변을 가득 메웠다.

“그만… 적당히 하고 날 죽여라!”

미카엘이 이준을 향해 버럭 소리쳤다.

이준이 몸을 돌려 미카엘을 바라보았다.

“연기 그만해. 넌 죽을 생각 따윈 없잖아. 괜히 두려우니까 소리친 거지. 내 귀에 네 심장 소리가 너무도 잘 들려.”

이준이 마소를 띈 채 미카엘을 향해 걸어갔다.

악마의 미소.

미카엘과는 정반대되는 힘이었다.

그의 몸이 떨렸다.

‘내가 인간에게 공포를 느낀 단 말이냐. 천계왕인 내가!?’

지금 느껴지는 감정을 믿고 싶지 않았다.

그 전에 들었던 감정은 착각이라 생각했다.

한데 아니었다.

극한의 공포를 느낀 것.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죽음이 떠오른 거다.

“네 착각이다!”

“신도 죽긴 싫나보네.”

푸확-

이준이 미카엘의 몸에 박힌 창을 하나 뽑았다.

“컥.”

“피가 붉어. 인간이랑 똑같아.”

푸확-

다시 하나의 창을 뽑았다.

“크으으….”

“그런데 왜 너희들은 항상 오만하게 구는 거지? 마치 우릴 벌레 보듯 언제든 죽일 수 있는 것처럼 말이야.”

미카엘은 이준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다.

창이 박혔던 피부가 썩어 문드러지고 있었다.

고통이 이루말할 수 없었으니.

목소리가 목구멍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준이 남은 창을 뽑으려 손을 뻗으려는데.

뒤에서 강력한 힘이 느껴졌다.

이준이 몸을 돌렸다.

사신기가 그의 몸을 가로 막으며 충돌해오는 힘과 부딪혔다.

* * *

쾅!

먼지가 피어올랐다.

그란투스 대륙에서 넘어온 우리엘이 인상을 찌푸렸다.

“막아?”

전성기의 힘을 되찾은 그였다.

심지어 빛의 돌로 인해 그때보다 더 강해진 상태.

이렇게 쉽게 막힐 공격이 아니었다.

그의 뒤로 불의 군단이 나타났다.

“가주님. 천계의 지원군이 전멸했습니다. 천의 흔적이 곳곳에 보입니다.”

“불의 돌을 흡수했으니 강한 건 당연하고. 미카엘님을 쓰러트린 건 의외야.”

“바로 전투에 돌입합니까?”

“기다려. 녀석과 이야기 나눠보고 판단하마.”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불의 군단장이 뒤로 빠졌다.

우리엘이 먼지구름을 향해 입을 열었다.

“안 다친 거 다 안다. 숨어있지 말고 나와.”

그의 목소리에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먼지구름이 삽시간에 날아갔다.

그의 말대로 이준은 다친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실망 했다.

“너 혼자냐? 흥도 안 나겠는데.”

이준의 음성에 우리엘의 눈 근육이 실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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