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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632화 (632/705)

외전 제3부 26화

문득 떠오른 박정연과 한지유의 이름.

이준은 두 사람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정연 누나랑 지유한테 있어?”

[그렇다. 번개의 돌은 벽운과 천월로 나뉘어 있고, 복마참백연에는 얼음의 돌이 그대로 녹여져 있다.]

“와… 생각도 못 했네.”

원신의 돌이 네 개의 무기에 녹여져 있다는 걸 누가 상상이라도 했을까.

예기치 못한 이야기를 들어 좀처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나머지 돌은 작은 주인이 찾아야 할 거야.]

이준이 고개를 돌렸다.

그의 시선에 잡힌 세 사람.

박정연은 테구르의 수발을 받고 있었다.

박혁진은 변한 게이트를 정신없이 돌아보고 있으며.

한지유는 로티틸과 인사하고 있었다.

‘자기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진 걸 모르고 해맑게 있네.’

용신족은 절대 원신의 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원신의 돌이야말로 용신족이 천계의 족쇄에서 벗어나는 장치였다.

“앞으로 바빠지겠어.”

[계획은 있나?]

“용신족이 원신의 돌을 얻지 못하게 해야지.”

원신의 돌은 세상을 균형 있게 하는 장치.

하나라도 용신족의 손에 들어가면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

원래의 자리에 있는 게 가장 좋았다.

“문제가 있다면 저 세 사람인데….”

나머지 원신의 돌은 이곳에 없었다.

모두 이 세계란 곳에 존재했다.

정확히는 그란투스 대륙에 있었다.

게이트 너머의 공간.

용신족이 원신의 돌을 넘보지 못하게 하려면 그란투스 대륙으로 가야 했다.

용신족은 이미 그란투스 대륙으로 움직이고 있으니까.

이준의 생각을 읽은 흑염마조가 입을 열었다.

[불안하면 시야에 있게 하면 되지 않나.]

“저 세 사람을 데리고 다니라는 말이야?”

[안 보여서 불안하면 그게 차라리 낫다.]

“음….”

일리 있는 말이었다.

불안에 떨 바에는 함께 그란투스 대륙으로 가는 게 나았다.

대신 단점도 있었다.

전력의 이탈로 한국에 공백이 생기는 것.

무려 대한민국의 최강자 네 명이 당분간 한국에 없었다.

전생 각성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게 불안 요소.

자신을 포함한 네 명이 사라지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섰다.

[작은 주인이 키운 아이들을 믿어라. 혼자 모든 걸 해결할 순 없다.]

“알고 있어.”

이 또한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항상 듣는 이야기.

그래서 아이들이 혼자 난관을 헤쳐나갈 힘을 기르게 했다.

이제는 손을 놓았다고 생각했건만.

일이 터지니 걱정이 다시 새어 나온 것이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할 필요 없다. 작은 주인에게는 이 금역이 있지 않나?]

“응?”

[테구르를 이용해서 통로를 뚫어 놓으면 그란투스 대륙과 현재의 세상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좋은 방법이 있었네? 엄청 똑똑한데?”

[나도 안다. 크큭.]

블랙급 보스 몬스터가 된 테구르의 능력은 무궁무진했다.

특히 대장장이 일과 게이트 통로를 만드는 일에 대해서는 장인에 가까웠다.

자신이 어디에서든 게이트를 여는 게 가능했던 이유가 바로 테구르가 있었기 때문.

녀석이 통로를 만들어준 덕분에 수월하게 게이트를 열 수 있었다.

“바로 시작해야겠다. 테구르!”

“예이!”

박정연의 수발을 들던 테구르가 부리나케 달려왔다.

“네게 아주 막중한 임무를 부여할 생각이야.”

“맡겨만 주시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요.”

테구르의 눈이 반짝였다.

의지도 활활 불타올랐다.

그는 현재 이준의 오른팔.

막중한 임무를 완수하면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설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그래서인지 결연한 표정까지 지었다.

“네가 할 일은 금역과 그란투스 대륙을 잇는 통로를 만드는 거야.”

테구르의 눈동자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실망스러워했다.

고작 시킨다는 일이 통로를 잇는 거냐는 표정이었다.

“그런 쉬운 일이었습니까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는데 맥이 빠집니다요.”

“나한테는 굉장히 중요한 일인데.”

“하아아. 따라오시겠습니까요?”

테구르가 한숨을 푹 쉬었다.

어깨까지 축 늘어트린 채 앞으로 갔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중앙 오아시스였다.

테구르가 오아시스 옆에 있는 나무를 만졌다.

그러자.

지잉.

하나의 포탈이 열렸다

“여기를 통하면 바로 그란투스 대륙의 로에니아 제국에 갈 수 있습니다요.”

“헉, 미리 뚫어놨어?”

“균열은 그란투스 대륙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요. 주인님께서 혹여나 로에니아 제국으로 물건을 사러 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뚫어놨습죠.”

이준이 테구르를 뚫어지게 봤다.

아주 강렬한 눈빛으로 말이다.

그의 시선에 테구르가 말을 더듬었다.

“죄, 죄송합니다요. 종이 주인께 무례한 말투로 말씀했습니다요. 요, 용서를!”

테구르가 몸을 숙이려는데 이준의 손이 어깨를 덥석 잡았다.

“헉!”

테구르가 깜짝 놀라며 몸을 떨었다.

블랙급 보스 몬스터가 됐으나 태생이 겁쟁이.

특히 이준을 가장 무서운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다.

“잘했어! 내 오른팔답게 현명하게 일을 해놨구나?”

“히에, 엑? 무, 무슨 말씀이십니까요?”

“내가 없을 땐 네가 금역의 사령관이다. 알겠지?”

이준은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원래라면 샥쿠가 사령관이 되어야 했으나.

가장 약한 테구르가 금역의 사령관이 되었다.

“제, 제가 말입니까요?”

“일을 잘했으니 포상을 줘야지. 네가 사령관 해.”

“저, 정말입니까요?”

금역의 사령관.

이건 주인의 최측근이라는 뜻이었다.

아니, 주인 다음으로 권력자라는 소리.

테구르가 꿈꾸는 직위였다.

“당연하지. 한 입으로 두말 안 해. 앞으로도 이렇게만 해.”

“….”

테구르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왜 사령관은 싫어?”

이준의 말에 테구르가 정신을 번쩍 차렸다.

“아닙니다요! 감사합니다요, 주인님!”

테구르가 연신 고개를 숙였다.

녀석의 입은 귀까지 걸려 있었다.

뜻밖의 포상.

무언가 얻어걸린 느낌이랄까.

아무튼 기분이 째지는 테구르였다.

이준은 혼자 몸을 배배 꼬고 있는 테구르를 뒤로하고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모두 모여봐.”

이준의 목소리에 박정연과 박혁진, 한지유가 하던 일을 멈추고 왔다.

“할 이야기가 있어.”

“뭔데.”

“아까 빙룡왕에게 원신의 돌 이야기를 들었지?”

“응. 용신족에게 뺏기면 안 된다면서.”

박혁진의 대답에 이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중 두 개가 너희들의 검에 잠들어 있대.”

“…!?”

“사실이야?”

“나도 조한테 들어서 알았어.”

세 사람이 각자 자신의 무기를 바라보았다.

“벽운하고 천월에는 번개의 돌이 나뉘어 있고, 복마참백연은 얼음의 돌이 녹여져 있다네.”

“그래서… 나한테 속삭였구나.”

신검은 주인을 고를 수 있었다.

마치 자아가 있는 것처럼.

한지유를 부른 목소리는 아마 얼음의 돌일 터다.

“용신족은 너희들이 번개의 돌과 얼음의 돌을 가진지 모르고 있어. 아마 알게 되면 너희를 노릴 거야.”

“위험해지겠어.”

“어쩌면 가문이 목표가 될 수도….”

“그래서 너희를 데리고 그란투스 대륙으로 떠나려고 해.”

이준의 의도를 한지유가 곧바로 알아차렸다.

“네 시야에 두면서 용신족의 일을 방해할 생각이지?”

“그게 좋을 것 같아. 너희 생각은 어때?”

“난 찬성.”

박정연이 일말의 생각도 없이 대답했다.

“나도 마찬가지야. 그란투스 대륙이 어떤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어.”

“네 곁에 있으면 안전하니까 내 뜻대로 따를게.”

모두가 이준의 말에 찬성했다.

“그럼 각자 가문으로 돌아가서 준비해.”

“학교는 당분간 쉬어야겠구먼.”

“학생들이 섭섭해하지 않겠지?”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가려나…?”

그들은 벌써 선생에 익숙해진 듯 보였다.

학생들을 생각하는 교육자의 모습이었다.

* * *

진경수는 학교 복도를 힘없이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점심시간.

모두가 활기찬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만 기운이 없었다.

“경수 형님.”

누군가가 그를 불렀다.

“허수냐.”

진경수는 안 돌아봐도 누군지 바로 알아차렸다.

“오늘도 기운이 없으십니까.”

“나도 파견 나가고 싶다.”

“위험한 임무였습니다. 혁진 형님 아니었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겁니다.”

“알아. 그래서 짜증 나.”

두 사람이 본관 건물을 나왔다.

그들이 향한 곳은 옛날 특별 1반이 훈련하던 운동장이었다.

“용석이도 와 있구나.

그곳에 조용석이 미리 와 있었다.

진경수가 조용석에게 말했다.

“요즘 어때?”

“전생 각성할 낌새도 보이지 않습니다.”

“너도냐. 나도 그래. 허수는 그래도 느낌은 든다는데….”

두 사람의 시선이 허수에게로 향했다.

“저도 느낌만 있을 뿐입니다.”

“어째 우리가 학생들보다 느린 것 같냐.”

“제 생각도 똑같습니다. 이러다가 학생들에게 뒤처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조용석이 불안해했다.

4차 각성에 속한 전생 각성.

등급이 낮은 각성자도 굉장히 강하게 만들어주었다.

세 사람이 초조해하는 것도 이 때문.

그래도 명색에 교수인데 학생들보다 약해지면 안 되지 않나.

이미 전생 각성을 한 박정연과 박혁진, 한지유가 부러웠다.

“유독 저희만 변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조용석을 비롯한 두 사람은 이준으로 인해 급격히 강해졌다.

그런데 이제는 발전이 없었다.

자기들보다 못한 이들도 전생 각성을 하는데 말이다.

“가을이랑 원찬이도 우리와 같은 상황이야?”

“그런 듯합니다. 답답해하더군요.”

“그러겠지. 우리도 이런데.”

“독화 누님은 어떻습니까?”

“말도 말아라. 지금 예민의 끝을 달리고 있어.”

“예은이도 그럽니다.”

“하아. 우리 특별 1반 출신만 답보상태네.”

진경수가 한숨을 푹 쉬고 있을 때였다.

그들을 향해 박은비 일행이 다가왔다.

“너희도 답답해서 왔어?”

“경수 오빠도요?”

“마음 편한 곳이 여기 말고 없어서.”

“저도 그래요.”

박은비와 서혜지, 남선호, 이지안이 나란히 앉았다.

일곱 명이 동시에 한숨을 쉬었다.

그러더니 진경수가 슬쩍 이지안을 향해 물었다.

“지안이는 답답하면 선생님께 물어보면 되지 않아?”

“특혜에요.”

“그래도 선생님이 예뻐하시잖아.”

“저희 가문 사람들도 전생 각성은 못 하고 있어요.”

“무극단주님도?”

“네.”

“그건 예상 밖이다.”

그나마 위안이 됐다.

“그런데 살짝 물어봐도 되지 않을까?”

“바쁘시기도 해요.”

“하긴. 혼자 균열을 정화하면서 돌아다니시다가 용신족 일이 터졌으니까.”

오대 가문과 마벽으로 내려온 공문.

용신족이 나타나 세상을 혼란에 빠트리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번 일도 이준이 분주히 움직인 결과.

한국의 피해는 전무했다.

기쁜 일이긴 했지만, 그에게 도움을 주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다.

그들이 시무룩해진 사이.

류가을과 홍원찬도 등장했다.

“경수 오빠. 실의에 빠져 있을 시간이 있어요? 아빠한테 듣기론 정연 언니랑 혁진이, 지유는 선생님을 따라 잠시 한국을 떠난다는 정보가 있어요.”

“정말?”

“비밀 임무를 하러 간다고 하니 확실해요.”

“우린….”

“저흰 전력에 도움이 안 된다는 소리예요.”

류가을의 음성에 모두가 주먹을 꽉 쥐었다.

예전에는 모두가 같이 무력감을 느꼈으나 세 사람이 빠졌다.

뒤떨어지는 느낌.

전생 각성을 하지 못한 것에 속상했다.

특히 이지안은 다른 이들보다 더 아쉬움을 느꼈다.

‘난 가주 오빠한테 특혜를 받았는데 성장이 너무 느려.’

무공 등급도 이곳에 있는 그 누구보다 높았다.

가문에서 이준이 손수 훈련을 봐주기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이 멈추니 조바심이 커졌다.

‘가주 오빠가 돌아오기 전까지 꼭 전생 각성을 이루고 말 거야.’

이지안이 결의에 찬 표정을 짓는데 그녀의 곁으로 귀여운 몸짓의 호랑이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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