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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631화 (631/705)

외전 제3부 25화

빙룡왕은 거의 죽음을 앞두고 있었다.

이곳을 만드는 데 힘을 다 사용했는지.

기력이 하나도 없었다.

날개는 꺾여 있었고 피부는 움푹 파인 모습.

얼마나 굶었는지 홀쭉한 상태였다.

“아버지!”

그리에스가 빙룡왕을 향해 뛰어갔다.

그녀의 손에 강렬한 마력이 맺혔다.

빙룡왕의 몸에 마력을 주입했으나 어림없었다.

몸을 관통하는 상처.

가슴팍은 X자로 생긴 치명적인 상처가 있었다.

“이, 이걸 써봐.”

박혁진이 그녀에게 치료약을 건넸다.

철혈검가의 명약인 철심환이었다.

직계만 복용한다는 내상약이다.

그리에스가 철심환을 녹여 빙룡왕의 이빨 사이로 흘려보냈다.

“괜찮아지려나?”

“소용… 없는 것 같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그저 죽음을 뒤로 미룬 것뿐이었다.

“준아 어떡해?”

박정연이 이준을 보았다.

이준은 아공간 주머니에서 갖은 치료제를 꺼냈다.

벨렌 로레스가 준 마나 엘릭서.

로티틸이 키운 요정의 꽃.

테구르가 만든 등불 포션 등.

모든 약을 동원해 빙룡왕을 치료했다.

“사, 상처가 낫고 잇어!”

“역시 준이야.”

“요정의 꽃이 생각보다 재생력이 뛰어난데?”

그리에스와 박정연이 기뻐했다.

빙룡왕의 상태가 호전되고 있었다.

생기를 잃은 피부에 윤기가 돌았다.

마력 또한 천천히 돌아오는 게 느껴졌다.

하나 변함없는 이준의 표정.

오히려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한지유가 고개를 갸웃거린 채 그를 불렀다.

“이준. 왜 그래?”

“부상은 낫고 있긴 한데… 내부의 회복까지는 무리야.”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것처럼 보일 뿐.

여전히 목숨이 위태로웠다.

빙룡왕의 고갈된 마력을 채워야 했다.

스스로가 치유할 수 있게 만들어놓아야 빙룡왕이 살 수가 있었다.

“도박을 해야겠는데? 그리에스.”

이준이 그리에스를 불렀다.

그녀의 얼굴은 눈물 자국으로 가득했다.

“…응.”

표정이 얼마나 가녀린지.

도와주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다.

“이대로는 힘들어.”

이준의 말에 그리에스의 큰 눈에서 눈물이 쉴새 없이 흘렀다.

“나한테 강력한 치료약이 있어. 그런데 이건 효과가 너무 커서 약한 상태에서 먹으면 독약이 될 가능성이 높아.”

“…으응… 손 놓고 있는 것보다는 뭐라도 시도해보고 싶어… 도와줘 이준.”

그리에스가 간절히 말했다.

그러자 박혁진이 그녀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그리에스 말이 맞아. 아무것도 못 한 채 죽음을 기다리는 건 너무 가혹해.”

“실패하더라도 그리에스는 널 원망하지 않을 거야.”

박정연까지 거들었다.

한지유는 입을 다물고 있지만.

그녀도 모두와 같은 의견이었다.

이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게이트를 열자.

“주인님 대령했습니다요.”

테구르가 안쪽에서 폴짝 튀어나왔다.

녀석의 손에는 푸른 등불의 꽃이 한 움큼 잡혀 있었다.

“피부에 안 닿게 조심해.”

“헤헤. 이미 특수한 장갑과 옷을 입고 채집했습니다요.”

푸른 등불 꽃은 강력한 정화력을 가졌다.

등급이 높을수록 엄청나게 뛰어난 정화력을 보였다.

테구르가 채집한 꽃의 등급은 최고 등급.

SSS등급의 아티팩트였다.

몬스터인 테구르의 몸에 꽃이 닿은 순간.

큰 상처를 입을 수도 있었다.

“잘했어.”

“주, 주인님 조심하셔야합니다요.”

테구르와는 달리 이준은 맨손으로 푸른 등불 꽃을 잡았다.

이준은 맨손으로 꽃을 잡아도 이상이 없었다.

모두 사신기 덕분.

사신기가 이준을 공격하는 모든 기운을 막아주고 있었다.

“이제 돌아가 봐.”

“옙! 또 불러주십시오.”

테구르가 4대 성지의 금역으로 돌아갔다.

이준은 푸른 등불 꽃을 빙룡왕에게 먹였다.

꽃잎의 떨어지면서 한 방울의 액체를 떨어트렸다.

빙룡왕의 피부에 스며든 순간.

강한 기운이 얼음 동굴을 휩쓸었다.

“억.”

“내공을 끌어 올려!”

박혁진과 박정연, 한지유가 내공으로 몸을 보호했다.

거센 바람과 함께 몰아치는 마력 폭풍.

얼음 동굴을 무너트릴 기세로 불어닥치고 있었다.

* * *

몰아치던 태풍이 멈췄다.

시야를 가린 빛 또한 사라졌다.

한순간에 조용해진 얼음 동굴.

실눈을 뜨고 내공으로 몸을 보호하던 이들이 허리를 폈다.

“어떻게 된 거야?”

박혁진이 이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준은 손을 뻗어 빙룡왕의 몸을 만졌다.

기의 흐름을 읽자.

“내부는 스스로 치유를 하기 시작했어.”

“아.”

“다행이다. 그리에스.”

“한숨 돌렸네.”

목숨이 경각에 달한 빙룡왕이 가까스로 살았다.

엄청난 기적.

조금만 늦었어도 빙룡왕은 죽은 목숨이었다.

이준이 건내준 푸른 등불 꽃이 없었다면 빙룡왕은 소멸 됐을 것이다.

“고, 고마워.”

“빙룡왕을 구해준다고 했잖아.”

“흑흑… 정말 고마워.”

그리에스가 이준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 눈물을 흘렸다.

박정연과 한지유의 눈이 커졌다.

자기들도 하지 못한 행동을!

한참이나 늦게 나타난 하이 드래곤이 하는 게 아닌가.

‘강적이야.’

‘…경계해야 할 대상.’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그리에스의 등을 두드려 준 박정연이었다.

물론 이준이 당황한 얼굴로 가만히 있을 때의 이야기였다.

이준이 그리에스의 등을 토닥인 순간.

두 쌍의 눈이 이준을 노려보았다.

이준은 영문을 모른 채 고개를 갸웃거렸다.

박혁진은 이마에 손을 짚으며 눈을 지끈 감았다.

‘준아. 제발 눈치 좀 챙겨라. 내가 다 민망하다.’

때마침.

“음….”

빙룡왕이 눈을 뜨지 않았다면 큰 사달이 일어났을 것이다.

이준의 가슴에 기대어 울런 그리에스가 몸을 돌려 빙룡왕에게 갔다.

“아버지!”

“…그리… 에스?”

“네. 저예요.”

“…네가 여긴 어떻게?”

“아버지가 지켜보라는 이준이 절 도와줬어요.”

“파천제가?”

빙룡왕이 몸을 일으키려 했다.

쿵.

“억지로 일으키지 말아요. 상처가 안 나았어요.”

“괜찮, 윽….”

빙룡왕은 몸을 일으키려고 여러 번 시도했다.

하지만 계속 실패했다.

오랫동안 몸을 안 움직인 것도 컸고, 상처가 깊어 일어나는 게 힘들었다.

“가만히 있어요. 바로 움직이면 애써 치료한 상처가 덧날지 몰라요.”

“그대가… 파천제입니까?”

빙룡왕은 이준에게 예의를 차렸다.

그가 생각하기에 이준은 흑룡왕의 후계자였다.

원래라면 같은 용신족을 후계로 두지만 흑룡왕은 달랐다.

힘을 전해주는 건 그의 마음.

흑룡왕은 흑룡족을 수하로 생각하지 않을 뿐더러.

후계로 삼을 만한 용신족이 없다고 여겼다.

인간에게 흑룡왕의 힘이 이어졌다는 건.

용신족보다 더 뛰어나다는 소리.

인간이라 무시하며 반말을 지껄일 수 없었다.

“그렇게 불리고 있어요.”

이준은 대답을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미세한 진동이 느껴졌다.

천장에서 얼음 알갱이가 밑으로 떨어지는 게 보였다.

“여기 곧 무너지겠는데?”

“갑자기?”

박혁진도 얼음 동굴을 살폈다.

그의 눈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이준이 너무 예민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이준이 한 말은 대부분이 맞았다.

그때 빙룡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결계가 깨지면 게이트가 무너지게 만들어 놨습니다….”

“자리를 옮겨야겠네요.”

이준이 게이트를 열었다.

“테구르.”

“예이~”

“저기에 있는 드래곤을 금역으로 옮겨.”

“분부를 받들겠습니다요.”

테구르는 스케먼과 함께 거대한 빙룡왕을 들어올렸다.

들것에 가뿐히 옮겨 금역으로 이동했다.

“멍하니 뭐해. 곧 게이트 무너져.”

이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얼음 동굴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박정연과 한지유가 그리에스와 함께 금역으로 들어갔다.

마지막 남은 사람은 박혁진.

그는 멍한 눈으로 열린 포탈을 바라봤다.

“불공평해. 저게 무슨 개사기 스킬이란 말이야.”

“무너지는데 안 올 거냐?”

“가, 임마!”

박혁진은 끝까지 투덜거렸다.

모든 인원이 게이트를 나가니.

쿵.

얼음 동굴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

* * *

4대 성지의 금역으로 온 빙룡왕이 부르르 떨었다.

그를 바로 보는 시선들.

흑염마조와 청룡, 현무, 아기 백호가 내려다보고 있었다.

[또 몬스터를 데려왔군.]

현무의 퉁명한 음성에 흑염마조가 대답했다.

[작은 주인은 생명을 중요시하는 인간이다. 몬스터든 사신수든 가리지 않는다.]

[활불이 따로 없구먼.]

청룡이 극찬을 했다.

파멸자의 사부 밑에서 태어난 괴생명체.

제자는 어떤 생명도 가리지 않고 도움을 줬다.

물론 아군이라 생각한 이들에게만 해당되는 사항.

적이라면 파멸자 못지않게 피를 흘렸다.

닮은 듯 닮지 않은 사제.

어디가 진짜 모습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부담스러워하잖아. 너희 영역으로 돌아가.”

[아군인지 적인지 판단한 것뿐이다.]

현무가 제일 먼저 돌아갔다.

흑염마조와 청룡도 궁금증이 다했는지.

미련없이 사라졌다.

아기 백호만 코를 끙끙 거리면서 빙룡왕을 경계했다.

“쟤는 신경 쓰지 마. 아직 성체가 아니라서 말을 못 해.”

빙룡왕은 좀처럼 심장이 가라앉지 않았다.

이곳 또한 게이트.

사신수가 사는 장소였다.

더욱 신기한 건 그가 있는 중앙.

이 위의 건물에선 사신수의 기운이 전부 느껴졌다.

신비로운 느낌이랄까.

신성스러움도 있었다.

“저긴 어딥니까?”

“제가 이곳에 오면 묵는 집이랄까.”

“굉장히 장엄합니다.

빙룡왕은 연신 감탄했다.

몸은 움직일 수 없으나.

사신문이자 혼원문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읽을 수 있었다.

빙룡왕의 반응에 이준이 뿌듯해 했다.

“안은 더 굉장할 거예요. 상처가 다 나으면 구경시켜드릴게요.”

“감사, 아! 크, 큰일입니다.”

무언가 깜빡하고 있던 빙룡왕이 화늘짝 놀라며 말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준은 알고 있었다.

“용계가 원신의 돌을 찾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거죠?”

“어, 어떻게 아셨습니까?”

이준이 빙그레 웃었다.

백룡왕과 녹룡왕의 기억을 흡수해서 얻은 정보.

용신족이 사신수를 공격한 건 눈속임이었다.

그러다가 사신수를 죽이면 금상첨화였던 거다.

“어쩌다 알게 됐어요.”

“그럼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원신의 돌은 인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장치! 그게 용신족의 손에 들어가면 세상은 무너지고 말겁니다.”

“원신의 돌은 제가 지킬 테니 빙룡왕은 몸부터 회복하세요. 그리에스가 걱정을 많이 하네요.”

“제 몸을 돌볼 때가 큭!”

“거봐요. 못 움직이면서 고집은. 테구르. 네가 빙룡왕을 잘 살펴봐.”

“여부가 있겠습니까요.”

테구르가 자신있게 대답했다.

“제1 충복답게 믿음직스러워.”

“제1 충복인 테구르만 믿으시면 됩니다요! 헤헤.”

이준의 입바른 말에 테구르의 입이 귀에 걸렸다.

기분이 째진 표정이었다.

행복사할 것만 같은 얼굴.

단순한 몬스터는 다루기가 쉬웠다.

이준이 피식 웃고는 흑염마조에게 전음을 보냈다.

[조야. 원신의 돌 알아?]

[이야기 들었다. 원신의 돌을 찾으려는 거냐.]

[용신족이 노리고 있다고 하니 그래야할 것 같아.]

[걱정할 필요없다. 원신의 돌 중 하나가 작은 주인 곁에 있다.]

“뭐?”

저도 모르게 육성이 튀어나왔다.

화르륵-

이준의 허리에서 나온 파멸겁이 홀로 타올랐다.

“설마!?”

[어떤 병기가 본좌의 기운을 견딜 수 있단 말이냐. 불의 돌로 만들어진 파멸겁 말고는 성화와 흑염을 견딜만한 물질은 없다.]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다.

원신의 돌 중 하나인 불의 돌이… 파멸겁의 재료였다니.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 재밌는 게 있다 작은 주인.]

“이보다 충격적인 게 또 있어?”

[큭큭. 말해주면 화들짝 놀라겠군.]

“뭐야. 빨리 말해봐. 궁금해 미치겠다.”

흑염마조가 뜸을 들이자 이준이 녀석을 재촉했다.

그러다 이내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번개의 돌과 얼음의 돌 또한 작은 주인의 근처에 있다. 정확히는 작은 주인의 소중한 사람들 곁에 있지.]

흑염마조의 말에 이준의 입이 떡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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