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했더니 무공 천재-623화 (623/705)

외전 제3부 17화.

천계의 천상계.

레미엘의 호출로 7대 가주가 모두 모였다.

그들은 레미엘을 보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레, 레미엘. 어떻게 된 거요?”

“그 힘은!?”

“말 좀 해봐.”

모두가 레미엘의 입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철룡왕의 힘을 흡수했습니다.”

“헉!”

“철룡왕을 어떻게?”

“용계의 입구를 알아낸 건가?”

“아니면 우리에게 숨긴 사실이라도 있소?”

7대 천사이자 천계 가주들이 질문을 쏟아냈다.

천계는 용계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자신들이 드래곤에게 빌려줬던 힘을 되찾아야지만 원래의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드래곤의 속성을 취하는 건 천계의 사명.

레미엘이 철룡왕의 힘을 흡수하고 나타나니.

가주들이 놀란 것이다.

“완전한 힘이 아닙니다.”

“답답한. 제대로 말씀 좀 해보십시오.”

“자세하게 설명을 해줘야 우리가 이해할 것이 아닌가.”

“우리 몰래 딴짓한 거냐.”

시기, 질투하는 가주.

눈을 반짝이며 궁금증을 보이는 가주.

자초지종을 들어보려는 가주들이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딱 하나.

어디서 철룡왕의 힘을 얻었는지였다.

하나 레미엘은 신계대전 때 철룡왕을 확보했던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제가 힘을 얻은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힘으로 여러분의 힘을 되찾아주려는 게 중요하지요.”

레미엘의 말에 모두의 눈이 커졌다.

힘을 되찾는다.

그들이 가장 원하는 일이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드래곤의 속성을 취해야 했다.

그것만이 무너져가는 가문을.

아니, 천계를 살리는 일이었다.

그때 조용히 듣고 있는 일가주, 미카엘이 말했다.

“그 힘… 철룡왕에게 강제로 뺏은 것 같은데.”

“맞습니다.”

“급하게 뺏었나 보군. 자네가 철룡왕을 확보했다면 완벽한 힘을 얻었을 텐데 말이야.”

“미카엘 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무엇 때문인가.”

미카엘이 레미엘의 눈을 지그시 보며 물었다.

마카엘은 일가주이자, 첫 번째 천사.

천계의 왕이었다.

지금은 힘을 잃어 타 가주들과 같은 위치에 있었지만.

한때는 강력한 왕이었다.

“파천제 때문입니다.”

“고작 인간 때문에 완전한 속성을 얻기도 전에 힘을 취한 겐가.”

“파천제는 저희가 생각한 인간이 아닙니다.”

“허허.”

“제2의 파천혈신이라 보시면 됩니다.”

레미엘의 말에 다른 가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파천제가 신선제의 제자라고는 하나 한낱 인간에 불과하오.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오?”

“그 괴물 같은 놈과 비교하다니 예민한 반응이야.”

“신선제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은 망나니였다. 심지어 염왕의 눈치도 안 봤어. 그런 자와 비교하다니. 당치 않아!”

“인계에 있는 제 신전이 전부 파괴됐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무, 뭐!?”

가주들이 화들짝 놀랐다.

신전은 천계의 신에게 가장 중요한 곳이었다.

신의 힘을 끌어모으는 장소.

신전이 불타거나 무너지면 신전의 주인이 타격을 받는다.

한두 개 정도면 몰라도 전부 파괴당하면 굉장히 끔찍한 일이 발생한다.

예를 들면 최상급 신에 있는 자가 최하급으로 신분이 강등당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자네가 불완전한 힘이라도 취한 이유였군. 신전의 파괴는 파천제의 소행이고?”

“그렇습니다.”

“미친!”

“그 사부에 그 자제 아니오!”

“신에게 불경을 저지른 죄를 당장 치르게 해야 합니다.”

“신에 대한 모독은 즉결처형뿐! 내가 내려가서 어리석은 인간을 심판하겠다.”

가주들이 길길이 날뛰었다.

당한 자는 레미엘이었으나.

이준이 한 행동은 신성모독.

신에 대한 도전과 같았다.

“모두 진정하게.”

“가만히 두고 볼 일이 아닙니다.”

“당장 신의 심판을 내려야 합니다.”

“미카엘, 명을 내려주십시오!”

가주들의 대노에 미카엘이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

“신선제는 어찌할 텐가? 우리가 파천제를 건드리면 신선제가 움직일 명분이 주어지네. 레미엘도 그걸 알아 불완전한 속성을 취한 게 아닌가.”

“윽.”

“하필 그 괴물 같은 자식과 엮여 있어서는….”

“그래도 응징을!”

“가브리엘께서 신선제와 싸워주시겠소?”

가브리엘이 뜨끔했다.

파천혈신이었던 자이자, 현재는 신선제.

그는 신계에서도 가장 껄끄러운 자였다.

신계의 왕조차 제어하지 못한 전무후무한 인물.

그와 부딪혀서 살아남은 자가 없을 정도였다.

대군주, 흑룡왕 파르가의 고서를 강탈해갈 때의 눈빛이 떠올랐다.

‘그 괴물과는 부딪히면 안 돼.’

신선제와 싸우는 건 자살행위.

미친 짓이었다.

되도록 피하는 게 좋았다.

가브리엘이 헛기침을 하며 딴청을 피웠다.

“흠흠. 난 미카엘의 말을 전적으로 따르겠소.”

가브리엘이 잠잠해지자 미카엘이 레미엘을 불렀다.

“레미엘.”

“말씀하십시오.”

“자네의 생각을 말해보게.”

“제 힘이 다하기 전 여러분의 속성을 되찾으려 합니다.”

“어떻게?”

“인계에 용신족이 나타났습니다.”

“독룡족을 말한 건가?”

“흑룡족과 백룡족입니다.”

“흑룡족과 백룡족!”

가브리엘과 미카엘이 눈을 빛냈다.

가브리엘의 속성은 어둠이고 미카엘의 속성은 빛이었다.

만나야 할 드래곤들.

하나 문제가 있었다.

“말했듯이 우리가 개입하면 신선제도 인계로 강림할 것이네.”

“그건 어디까지나 파천제를 건드렸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파천제와 안 부딪힐 수 있겠나?”

“용신족만 빠르게 확보하겠습니다.”

“알겠네. 자네가 다녀오게.”

천계의 승인이 떨어졌다.

흑룡족과 백룡족의 확보.

하나 레미엘은 이 두 가지로 끝내지 않을 생각이었다.

‘파천제, 네놈을 죽여 신의 위엄을 세워주겠다.’

그가 이준을 향해 이를 뿌득 갈았다.

* * *

쾅!

폭음이 일어났다.

먼지가 앞을 가리는 상황.

백룡왕이 날카로운 어금니를 드러냈다.

“사신수는 인간사에 관여를 안 한다더니 다 거짓말이군.”

먼지가 걷혔다.

박정연과 박혁진, 한지유의 앞에는 거대화한 청룡이 등을 보이고 있었다.

세 사람의 주위로는 기막이 쳐진 상황.

청룡이 백룡왕의 공격을 막은 것이다.

[용신족이 끼어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 그리고 너희의 목적은 우리 아니었나?]

청룡의 말에 백룡왕이 히죽 웃었다.

“저 녀석들은 내 분풀이 대상일 뿐. 목적은 사신수인 네가 맞지.”

[백룡족은 용신족 중에서 평화를 지지한다던데.]

“그것도 다 옛말이다.”

백룡왕이 빛에 감싸였다.

빛은 점점 작아지면서 인간 형태가 되었다.

나이는 스물 중반.

라이드 컷의 하얀 백발에 짓궂은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자기 어깨에 대검을 올려놓으며 삐딱한 자세로 입을 열었다.

“시간이 없으니까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지.”

쾅-

백룡왕이 땅을 박찼다.

순식간에 사라진 그의 신형.

어느새 청룡의 앞에 당도한 그가 대검을 밀어 넣고 있었다.

쿵!

파직-

대검과 청룡의 결계가 부딪혔다.

뚫리지 않은 방패와 그걸 뚫으려는 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그때.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졌다.

“쳇.”

백룡왕이 몸을 뒤로 뺐다.

[어딜 도망가느냐.]

청룡은 몸을 빼는 백룡왕을 향해 꼬리를 휘둘렀다.

드래곤 테일.

뇌기가 가득 담긴 꼬리는 그 어떤 무기보다 훌륭했다.

콰앙!

백룡왕이 대검을 세워 드래곤 테일을 막았다.

강한 충격에 의해 백룡왕이 뒤로 쭉 밀려났다.

“아쉬워. 오래 싸우면 재밌었을 텐데.”

백룡왕이 오른쪽 팔을 옆으로 뻗었다.

하얀빛이 맺힌 손바닥을 타고 기운이 대기로 흘렀다.

포탈이 열리자 그 안에서 백룡족이 쏟아져 나왔다.

용신족 중 가장 많은 개체수를 자랑하는 종족인 백룡족.

수백 마리가 튀어나오니.

위압감이 장난 아니었다.

“대박, 숫자 봐.”

박혁진이 입을 떡 벌렸다.

“놀라고 있을 때냐. 우리 위험해졌어.”

“정신 똑바로 차리는 게 좋겠어요.”

박정연과 한지유가 침을 꿀꺽 삼켰다.

검을 쥐고 있는 손에 땀이 배었다.

[현무, 네가 나타나야겠다.]

[내 임무는 빙룡왕의 생사를 확인하는 것. 이 이상은 관여할 수 없어.]

[저놈들은 우리 사신수를 노리고 있다.]

[….]

[이대로 숨을 참이냐? 네가 나타나지 않으면 북쪽 영역을 쑥대밭으로 만들 텐데 그걸로 괜찮겠나.]

[죽을까 봐 두려운 건 아니고?]

[내가 네놈 같은 겁쟁인 줄 아느냐.]

[흥. 저놈들은 나에게 한주먹거리도 안 된다.]

바다에서 해일이 일어났다.

엄청나게 큰 파도에서 현무가 모습을 드러냈다.

“청룡에 현무까지. 일이 수월해지겠어. 안 그래 카디르?”

“신수가 두 마린데 괜찮아?”

나무 그림자 사이로 여자가 불쑥 튀어나왔다.

“멘데레스. 무슨 나약한 소리야. 녹룡족도 합류하면 이길 수 있어.”

“그 문제가 아니야.”

“그러면?”

“빨리 끝날 수 있냐는 거지. 싸움이 길어지면 우리만 불리해.”

“아.”

백룡왕이 천계를 떠올렸다.

여태까지 게이트에 숨어 있어서 모습을 들키지 않았다.

지금은 어떤가.

꽤 많은 시간 모습을 노출하고 있었다.

천계가 인지하고도 남았을 시간.

천계가 인계로 오기 전에 일을 끝내야 했다.

“오히려 난감한 건 우리지?”

“흑룡족은 어떻게 됐을까?”

“아직 연락은 없어.”

“흠.”

“빨리 결정을 내려. 엔베르 네가 결정권자잖아.”

녹룡왕인 멘데레스가 백룡왕을 보챘다.

잠시 생각하던 백룡왕이 결정을 내렸다.

“이대로 간다.”

“정말?”

“오늘처럼 사신수의 힘을 취할 기회는 흔치 않아. 저 두 녀석만 처치하면 천계가 와도 우릴 막지 못할 거야.”

“그렇긴 해.”

“최대한 빨리 끝내보자.”

백룡왕과 녹룡왕이 마력을 발산했다.

백룡족과 녹룡족 또한 언제든 공격할 준비를 마쳤다.

저들의 태도에 박혁진이 이상행동을 보였다.

핸드폰을 들고 인사하는 모습.

그러더니 홀로 중얼거렸다.

“여러분 저 먼저 갑니다.”

“쟤 또 뭐하냐?”

“생방송 라이브를 켠 것 같아요.”

“내 동생이지만 참 또라이야?”

“공감해요.”

박혁진은 이 와중에 폰을 켜서 생방송을 켠 것이다.

상식 밖의 행동.

이 상황이 구독자와 조회수를 폭발시키기 정말 좋은 상황인 건 맞지만 위기였다.

긴장하고 최선을 다해도 모자랄 판국에.

라이브를 켰다니.

두 여자는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공격해온다. 집중해!”

박정연의 외침에 한지유가 복마참백연을 역수로 들고 바닥에 꽂았다.

쩌어억!

얼음이 얼어붙으며 두꺼운 벽을 만들었다.

그 와중에 박혁진은 폰을 향해 마지막 말을 했다.

“준아. 이 영상을 보고 있으면 나는 죽었, 아니지. 이 자식아. 너 때문에 죽게 생겼잖아. 살아서 만나면 너 뒤졌어.”

그리고 라이브를 종료했다.

그가 천월을 말아 쥐며 뇌신공을 전신으로 돌렸다.

“전생에도 이런 사신을 수없이 극복해 왔어. 이번에도 극복하지 못하란 법은 없지.”

박혁진이 천월을 앞으로 던졌다.

검신이 뇌기를 잔뜩 머금으며 허공을 날았다.

* * *

박혁진의 라이브는 전 세계로 송출됐다.

그의 구독자 수는 무려 육천만 명.

허접한 스트리머가 아니었다.

오히려 영향력이 있는 각성자 인플루언서에 가까웠다.

그로 인해 커뮤니티가 난리가 났다.

[조금 전에 뇌제 방송 본 사람?]

[여기 있는 사람 전부 봤을걸.]

[주변 보니까 필리핀 세부던데 카오스 게이트 열린 거냐?]

[그런 듯. 몬스터가 득실득실하더라.]

[필리핀 정부는 뭐하냐. 빨리 지원군 안 보내고.]

[왜 우리나라 각성자가 목숨 걸고 파병 나가 있는지 모르겠다.]

[근데 좀 이상하지 않냐. 여태 드래곤 류 몬스터는 안 나오지 않았음?]

[ㄴㄴ. 나오긴 했어. 그런데 저렇게 떼지어 나오진 않았지.]

[위압감이 화면을 뚫고 나오던데.]

[킹정. 솔직히 존나 무섭더라.]

채팅 참여자 수만 수천만 명.

전 세계인이 모인 커뮤니티답게 채팅이 무수히 많이 올라왔다.

[근데 마지막에 파천제 님한테 욕한 거 보고 뿜었다.]

[파천제 님이 시켜서 파병 나간 것 같던데.]

[파천제 님 라이브 보셨나요. 보셨으면 응답해주세요!]

[파천제가 이걸 보겠냐.]

사람들이 파천제를 부르고 있을 때.

하나의 채팅이 올라왔다.

[곧 간다. 딱 기다려라, 박혁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