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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620화 (620/705)

외전 제3부 14화.

이준과 그리에스가 사신가로 돌아왔다.

“기다리고 있어. 현무나 조가 돌아오면 알려줄게.”

“고마워.”

“됐어.”

그가 몸을 돌렸다.

그리에스를 별채에 데려다주고 낙성각으로 왔다.

까만 하늘.

주변이 어두컴컴했다.

달빛도 한점 없었다.

이준은 연무장 중앙으로 가서 섰다.

‘이렇게 했던가.’

손바닥에 정신을 집중했다.

사신기를 사용해서 무언가를 떠올렸다.

지잉-

손바닥 위에 강기가 뭉쳤다.

단검 모양에 이준이 이마를 찌푸렸다.

‘이건 무형검이야.’

내공으로 만들어낸 무형단검.

무지막지한 기운을 머금고 있었다.

내공소모가 엄청난 무공.

이준은 무형단검을 만들려고 손을 편게 아니었다.

암흑대공이 사용했던 마법을 만들어내려 했다.

‘속성을 담아서 다시.’

이준은 마법을 계속 시도했다.

연이은 실패.

좀처럼 마법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를 본 삼두가 고개를 저었다.

[내공 가지고 뭐를 하는 건지.]

내공과 마법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완전히 상극인 단어였다.

암흑대공의 호흡법을 있혔던 이준이라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신기나 계속 연습하는 게 더 나을 텐데.]

[흐응.]

삼두의 눈빛과는 달리 파랑이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이준은 내공으로 마법 사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모형을 만들어내는 마법은 사용하지 못했다.

마법은 수백, 수천 개의 룬어로 이루어진 것.

그 룬어에 마력이란 힘을 담아야지만 마법이 발동한다.

심지어 고등급의 마법은 정말 복잡한 술식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 술식에 마력을 하나, 하나 담아야 하는 게 바로 마법.

내공의 컨트롤이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는 하나.

술식에 담는 힘까지 전부 컨트롤하는 건 이준도 힘들었다.

그 때문에 마법이 발동하지 않는 거다.

이준이 행하고 있는 술식은 조형 마법을 만들어내는 거니까.

[조금만 더 하면 해내겠다.]

[어림 없다. 발전이 하나도 없어 보여.]

[삼두의 말은 틀렸어.]

파랑이는 확신을 가지고 말했다.

이준의 계속된 실패에도 파랑이는 믿었다.

이준이 조형 마법을 만들어내리라는 걸 말이다.

‘내가 가장 자신 있는 속성이 뭐지?’

그는 속으로 떠올렸다.

불, 물, 바람, 대지.

이중에 가장 자신 있는 속성이 뭘까.

‘마기는 어둠에 속하긴 한데 어둠을 만들어내는 건 걸음마도 못땐 내가 뛰려고 하는 거니까 기본 속성부터 하자.’

사신기는 네 가지 기운을 전부 담고 있으나.

이준의 본질은 어둠에 있었다.

어둠은 빛과 더불어 상위 속성.

조형 마법을 하기에는 마땅치 않았다.

‘생각해 내.’

가장 잘 다루는 속성은 불일까 물일까 아니면 바람, 대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역시 불이겠지?’

이준은 파멸겁을 가장 많이 사용했다.

그것도 파멸겁에서 흐르는 흑염을 제일 많이 선보였다.

그래서 불이라 생각했는데.

쩍-

이준의 손바닥에 한기가 흐르더니 얼음이 맺히는 게 아닌가.

그리고 만들어진 하나의 조각상.

손바닥만 한 크기였지만 파랑이와 똑 닮았다.

“됐다!”

[봤지? 성공할 거라고?]

파랑이가 의기양양해 했다.

삼두의 눈동자가 거세게 흔들렸다.

예상하지 못했던 눈치였다.

[내공으로 어떻게 저 마법을 사용하는 거냐!]

이준이 해낸 건 조잡스러운 마법이었다.

하나 일반 마법에는 속하지 않았다.

조형 마법은 극상위 마법.

마법사 중에서도 극소수의 사람만 해낼 수 있었다.

조형 마법의 조건은 굉장히 까다로웠으니까.

뛰어난 예술 감각.

미세한 마력 컨트롤.

예민한 마력 회로.

물의 상위 속성인 얼음 속성 등.

필요한 조건이 많았다.

다른 건 그가 천재이며 암흑대공의 호흡법을 익혔어서 가능하다 치자.

얼음 조형 마법이 발동한 건 의외였다.

파멸겁의 흑염이라면 몰라도 여태껏 사용하지 않았던 얼음 속성이 나오다니.

이준도 놀라는 눈치였다.

“왜 얼음 속성인 거지?”

불, 흑염을 떠올리며 파랑이를 만들었다.

한데 불이 아닌 얼음이 튀어나왔다.

의문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

“마법은 얼음 속성과 친화력이 깊구나.”

이준의 손바닥에는 다양한 모양의 얼음이 만들어졌다.

* * *

[정말 괴물이군.]

삼두가 이준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이준은 굉장히 집요한 성격을 지녔다.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팠다.

[천재에 노력가라니….]

연무장에만 있은지 일주일.

밥도 끊고 조형 마법에만 몰두했다.

미숙했던 조형 마법은 어느새 숙련도가 많이 올랐다.

손바닥만 한 크기였던 조형이 사람 몸만 한 크기로 변했다.

[어이가 없군.]

천재라면 게으름을 피울만도 했다.

심지어 무공은 하늘에 닿을 지경.

굳이 마법을 새로 익히지 않아도 됐다.

한데 새롭다고 계속 붙잡고 마법만 만들어내는 게 아닌가.

옆에서 보고 있으니 질릴 지경이었다.

“이거 효율이 미쳤는데?”

이준이 밝게 미소를 지었다.

사신기는 많은 내공이 사용됐다.

무한한 내공에 가까운 그라 약점이 없었으나.

강한 적과 싸울 때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무극자 사부와 싸웠을 때가 떠올랐다.

무한하던 내공은 무극자 사부 앞에서 부질 없었다.

계속 내공 소모가 큰 무공을 사용하자.

바닥이 드러난 것.

천살성이 없었더라면.

사부가 봐주지 않았다면 진 건 자신이었다.

내공이 무한하다고 방심하면 안 됐다.

“조형 마법이라면 사신기의 약점을 커버할 수 있겠어.”

내공이 그리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형 마법에 담긴 힘은 상상을 초월했다.

검은 군주, 흑룡왕의 마법다웠다.

“파랑아 이것 좀 봐.”

이준이 허리를 굽혀 얼음을 놓았다.

파랑이와 같은 모습을 한 얼음.

그 얼음이 파랑이를 향해 달려갔다.

[와, 나랑 똑같아.]

“널 생각하고 만들었어.”

[헤헤. 그럼 이것도 할 수 있어?]

파랑이가 흑염으로 몸을 태웠다.

그러자 조형 마법으로 만들어진 파랑이가 기운을 피워냈다.

쩌어억!

불이 타오르진 않았지만.

대신 주변을 빙판으로 만들었다.

“삼두야. 개쩔지?”

[나는 없나?]

“너도 만들어줘? 기다려봐.”

이준은 삼두와 같은 강아지도 만들어냈다.

[호오. 근엄함이 나랑 닮았군. 위압감도 있어.]

삼두는 자기와 똑같이 생긴 모형을 유심히 보았다.

녀석은 파랑이와 똑같이 행동했다.

입으로 불을 뿜어보기도 했고.

몸을 세 마리로 나누어 보기도 했다.

[이것도 따라해 보시지!]

조형 마법으로 만들어진 삼두도 분신처럼 움직였다.

“어때?”

[이 녀석 언제까지 유지되지?]

“내가 마법을 중단하거나. 내 내공이 다 떨어질 때까지?”

[내 쫄따구로 삼아도 되겠군.]

“어림없지.”

이준이 조형 마법을 중단하자.

얼음으로 만들어진 파랑이와 삼두가 녹아내렸다.

[치사한 놈.]

“너 좋으라고 수련한 거 아니다.”

이준이 삼두를 보며 히죽였다.

그 얼굴을 본 삼두가 불을 입에 머금었다.

이준의 얼굴에 쏘아버리고 싶은 심정.

삼두가 화를 참았다.

이준과 싸워봤자 자신의 손해였으니까.

[그럼 어디에다가 쓸 참이냐.]

“쓸 곳은 많아.”

이준은 여태 훈련했던 걸 바탕으로 마법진을 소환했다.

연무장 크기의 마법진이 번쩍이더니.

얼음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독수리?]

얼음 독수리들이 하늘을 날았다.

사신가 곳곳으로 흩어지는 녀석들과 바깥으로 나가 사라지는 녀석들로 나누어졌다.

“내 눈이 되어줄 거야.”

[설마 해외로도 보낼 참이냐?]

“당연하지.”

[천안통이 따로 없군.]

천안통은 크고 작은 것을 볼 수 능력이었다.

상단전이 열려야지만 사용할 수 있는 능력.

내공도 엄청나게 소모했다.

그런데 이준은 내공을 쥐꼬리만큼 사용하고 천안통과 같은 효과를 내려 하고 있었다.

거의 도둑놈 심보.

삼두가 혀를 내둘렀다.

“1년만 조형 마법을 수련하면 내가 생각한 건 다 할 수 있겠다.”

이준이 짓궂게 웃었다.

* * *

흑염마조는 창공을 날고 있었다.

세상에 벌어진 가장 큰 틈을 찾기 위해.

몇 날 며칠을 돌아다녔다.

그의 영역이 아닌 해외까지 싹 돌아다녔지만.

어디에도 틈은 보이지 않았다.

[아직은 용계의 문이 열리지 않은가보군.]

그가 창공을 선회하며 돌아갔다.

해외의 영역에서 벗어나 중국에 들었다.

4대 성지의 금역으로 돌아가려고 하늘에 게이트를 열려는 찰나.

[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거슬리는 기운이랄까.

신경을 긁는 무언가가 이 근처에 있었다.

[나와라.]

흑염마조가 성화를 태웠다.

성화는 어둠을 소멸시키는 힘을 가졌다.

그 어떤 악의 기운도 성화 앞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사신수라 그런가. 우리의 기운을 알아차리다니 대단해.”

인간이 하늘에 떠 있었다.

[용신족?]

“눈치가 빨라. 그렇다면 우리가 이곳에 왜 왔는지도 알겠지?”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다.

하이 드래곤이 폴리모프한 상태였다.

[너희가 여기에 있다는 건 틈이 벌어졌다는 소리군.]

창공을 누비며 용계의 입구를 찾았다.

그런데 용계의 입구는 어디에도 없었다.

문이 열렸다면 사신수인 그가 바로 알아차렸을 터였다.

“사신수들은 눈치가 빨라서 싫단 말이야.”

“나도.”

“쟤들이 인계에 있으니. 우리가 신계에 편입되지 못하는 거다.”

“그럼 죽이자. 대화를 왜 하고 있어?”

“안 그래도 그럴 참이었어.”

용신족은 흑염마조에게 적의를 드러냈다.

투명하던 이들이 모습을 보이자.

스무 명은 훌쩍 넘었다.

그들의 특징은 모두 시꺼먼 옷을 입고 있다는 것.

용신족 중 가장 흉포하다는 흑룡족이었다.

[나를 상대로 싸운다는 소리냐.]

“너희 사신수들은 거슬려.”

“우리한테 방해만 돼.”

“그냥 없어져 버려.”

흑룡족의 드래곤들이 흑염마조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은 폴리모프를 한 상태였다.

각자 무기를 소환해 흑염마조를 질러갔다.

[하찮은 것들이 감히!]

흑염마조가 분노했다.

날개를 활짝 펴며 성화를 마음껏 뿜어냈다.

고온의 화염이 모든 걸 태울 기세로 타오르자.

몇몇 흑룡족이 주춤해 했다.

물론 이걸 무시하고 쇄도하는 흑룡족도 있었다.

쾅!

흑염마조와 흑룡족이 부딪혔다.

엄청난 충돌로 인해 강한 기파가 주위로 퍼져갔다.

흑염마조는 강한 어투로 말했지만 다급했다.

[시간을 끌면 내가 불리해.]

상대는 수십 명.

그냥 드래곤도 아닌 하이 드래곤.

용신족이었다.

그것도 가장 강한 종족에 속한 흑룡족.

흑룡왕은 아니었으나 이들도 강했다.

흑염마조는 성화를 집어 넣고 흑염을 뿌려댔다.

빛과 어둠이 상극이긴 했지만.

어둠과 어둠도 상극이었다.

강한 어둠이 약한 기운을 잡아먹었으니까.

계속된 충돌.

시간이 흐를수록 흑염마조는 다급해져갔다.

“다른 사신수를 기다리는 것이냐.”

“널 도와줄 놈은 없다.”

“현무에게는 우리 말고 다른 용신족이 갔지 킬킬.”

“다급한 게 표정에서 다 드러나.”

[멍청한 놈들! 너희들을 보면 천계가 좋다고 달려올 것이다.]

“그건 걱정마. 우리에게도 생각이 있으니까.”

“그보다… 네 목숨이나 걱정해!”

흑룡족이 폴리모프를 풀었다.

수십 마리의 드래곤이 상공에 떴다.

흑염마조가 흑룡족을 불꽃으로 가렸으나.

완전히 숨기지는 못했다.

[스스로 명을 재촉하는구나!]

용신족은 천계의 눈을 피해야 했다.

그들이 가진 속성은 천계에게 무긍한 힘을 줬다.

아니, 원래는 천계의 힘.

하나 흑룡왕이라는 대군주가 천계에 반기를 들어서 독립을 해버렸다.

천계는 졸지에 자신들의 힘을 잃게 됐다.

어떻게든 용신족에게 힘을 돌려받으려 했으나.

불가.

용신족이 거절하고 자취를 감췄다.

천계로선 환장하고 미칠 지경.

자신들의 힘을 가지고 잠수를 탄 용신족을 눈에 불을 켜고 찾았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용신족인데 인계에 모습을 드러낸 거다.

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

한편.

흑염마조와 흑룡족이 싸우는 하늘 아래.

그 밑에선 얼음 독수리가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그곳으로 얼음 독수리가 하나, 둘씩 모였다.

그러면서 독수리가 울부짖었다.

마치 누군가를 부르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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