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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611화 (611/705)

외전 제3부 5화

5대 가문과 마벽의 가주들이 용산의 별다방에 모여 있었다.

그들뿐만 아니라 검제 박춘식과 괴개 정심호도 자리했다.

가주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는 사이.

정심호는 박춘식에게 투덜거렸다.

“너 얼굴이 많이 폈다? 회춘했다고 해도 믿겠어. 걱정이 사라져서 그런 거냐.”

“아침 댓바람부터 심통인지 원.”

“배 아파서 그런다.”

그는 현재 친구인 박춘식보다 강했다.

이준이 가문의 무공인 백사편법을 복원해준 덕분.

지금도 계속해서 강해지고 있었다.

하나뿐인 친구에게 이 사실을 자랑하며 놀렸으나.

옛날처럼 발끈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손녀와 손자가 SSS급 각성자에 올랐으니까.

S급 각성자 한 명만 배출해도 가문의 명성이 자자해졌다.

한데 손녀와 손자가 SS급을 뛰어넘어 SSS급이 됐으니.

얼마나 기쁠까.

이후로는 놀려도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오히려 ‘널 이해한다’는 표정을 했다.

“네 손녀들도 언젠가는 더 강해지겠지.”

“우쭐대지 마라. 예나랑 예은이도 곧 4차 각성을 할 게다.”

“그러길 바라마.”

“빌어먹을 놈.”

정심호가 분한 표정을 보였다.

4차 각성.

아직 제대로 된 명칭이 정해지지 않았다.

4차 각성을 한 박혁진과 박정연이 어떤 류의 각성인지 설명하지 않았으니까.

현재 각성자의 각성 분류는 네 가지로 나뉘어 있었다.

1차 혈족 계승.

가문의 내공을 지니고 태어난 걸 말했다.

그리고 2차 각성은 특별 특성 개화였다.

일반 특성도 아니, 그 사람만의 고유 특별 특성을 개화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대한민국 모두가 아는 사실.

다음 3차 각성부터가 진짜였다.

3차 각성은 개화한 특별 특성이 업그레이드되는 거다.

3차 각성은 SS급 각성자의 전유물이라고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4차 각성.

근래에 새로 생긴 말이었다.

SS급 각성자와 엄청난 차이를 보이는 SSS급 각성자였다.

대체 어떤 각성을 이뤘길래.

엄두도 못 낼 무력을 보일까.

박정연과 박혁진이 말을 안 하니.

답답할 지경이었다.

그렇다고 강제로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

두 사람이 말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4차 각성의 비밀을 알게 될 거다.

지금도 무공을 익힌 각성자들이 4차 각성을 이루고 있었으니까.

원래라면 SSS급 각성자만이 4차 각성을 하는 게 정상이었다.

하나 왕의 권한을 사용한 부작용으로 인해 등급에 상관없이 전생 각성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

달라진 주변을 몰라볼 정도로 둔하지 않은 그들이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우리까지 보자고 한 거지?”

“파천제의 생각을 낸들 알겠냐.”

이렇게 모두가 모이면 폭탄을 터트리고 가는 이준이었다.

이번에는 또 무슨 뜨악한 이야기를 가지고 올까.

모두가 궁금해하고 있을 때.

이준이 별다방으로 들어왔다.

뒤에 여자를 대동한 채 말이다.

혈마 류한길과 진병철, 조민석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파천제를 뵙습니다!”

세 사람의 목소리가 카페를 떠나가라 들렸다.

“다들 오랜만이에요.”

이준의 인사에 류한길이 자리를 안내했다.

“여기에 앉으십시오. 그간 잘 지내셨는지요?”

“저야 그럭저럭 지냈죠.”

“그 뒤에 있는 처자는 누군지…?”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 애가 오늘 중요한 안건이기도 해서요. 이따 설명드릴게요.”

“알겠습니다.”

이준은 자리에 앉기 전에 박춘식과 정심호에게 인사를 건넸다.

“검제님은 얼굴이 활짝 폈는데 괴개님은 얼굴이 거무죽죽하네요.”

“허허. 마음을 놓으니 한결 편하오.”

박춘식이 허허롭게 웃었다.

욕심을 버린 모습이라 그런 걸까.

초탈해 보였다.

반대로 정심호는 아직 욕심을 못 버린 듯했다.

아니나 다를까.

정심호가 의자를 끌고 와 이준의 옆에 앉았다.

“파천제.”

“말씀하세요.”

“우리 아이들은 춘식의 아이들처럼 각성을 안 하는 것이오?”

“괴개께서 얼굴이 안 좋은 이유가 있었네요.”

이준이 웃으면서 말했다.

“난 심각하오. 이러다가 우리 아이들은 4차 각성을 안 하는 게 아니오?”

“기다려 보세요. 예나와 예은이가 익힌 수라만독신결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않아서 그래요.”

“숙련도가 부족하다는 뜻이오?”

“그러죠?

“수련을 더 강하게 하게…”

“지금도 충분해요. 때가 되면 4차 각성을 이룰 거에요.”

[이준.]

‘왜?’

[전생 각성의 부작용을 말해줘야 하지 않나?]

삼두의 말에 이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겠네.’

“아, 그리고요. 모두 잘 들으세요.”

별다방에 있는 모두가 이준을 바라보았다.

이준은 그들을 향해 주의할 점을 말했다.

“4차 각성에는 부작용이 있어요.”

“무어요?”

박춘식의 눈이 커지면서 물었다.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4차 각성은 폭탄과 같아요.”

“더 자세히 말해주시오.”

“4차 각성은 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어야지만 가장 중요한 건 정신이에요. 상단전이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4차 각성을 하면 폭주할 가능성이 높아요.”

염라대왕이 직접 한 말이었다.

4차 각성은 전생을 받아들이는 것.

강인한 정신력을 요했다.

상단전이 열려 있으면 전생을 받아들이는 게 훨씬 쉽겠으나.

상단전이 안 열려 있으면 정신에 큰 피해를 입는다.

4차 각성은 SSS등급의 전유물이라는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애들이 4차 각성을 안 한다고 초조해하지 마세요. 너무 빨리하는 것도 안 좋아요.”

“그런 부작용이 있을 줄 몰랐소. 가르쳐줘서 고맙소이다.”

정심호가 안심을 했다.

반면에 박춘식의 얼굴에는 아직도 걱정이 담겨 있었다.

“정연 누나랑 혁진이는 괜찮아요. 등급보다 빨리 각성은 했는데 정신력이 강해서 부작용은 일어나지 않아요.”

“허. 정말 다행이오. 아이들이 4차 각성을 해서 좋아하기만 한 나쁜 할애비가 될 줄 알았소.”

박춘식의 굳은 얼굴이 풀렸다.

그를 본 이준이 빙그레 웃었다.

서로를 아끼는 보기 좋았다.

“4차 각성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본론으로 들어갈까요?”

모두의 시선이 다시 한번 이준에게로 모였다.

* * *

“저, 정말이오?”

“저 아이가 드래곤의 신인 용신족이란 말이오?”

“허, 영락없이 인간이거늘.”

이곳에 있는 모두가 그리에스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정체를 쉽게 말하는 이준을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으로 인해 인간들이 용신족의 공격을 방비했으면 바랐다.

이준이 흑룡왕의 마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용신족이 결계를 깨트릴 확률은 매우 높았다.

결계가 깨지면 용신족이 인계로 내려오는 건 기정사실.

그들의 공격을 철저히 방비하는 게 최선이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으니 모두 준비를 단단히 하세요.”

“그러리다.”

박춘식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파천제 님.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말하세요.”

진병철이 지니고 있던 의문을 던졌다.

“용신족이 인계를 공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이준이 대답하려 했지만 옆에 있던 그리에스가 대신 말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가 있어. 용계는 죽은 드래곤의 낙원. 드래곤의 신이 사는 곳이야. 한데 4대 신계와는 달리 용계는 중간계에 속해 있어.”

용신족은 용계가 중간계에 속한 게 불만이었다.

중간계에 속한 정령계보다 훨씬 강한 힘을 가졌다.

4대 신계 중 천계와 마계의 힘에 근접해 있었다.

그런데 신들이 용계를 인정하지 않으니.

하이 드래곤, 즉 용신족이 불만을 품은 것이다.

“허, 신들의 전쟁에 우리만 죽어 나가는구나.”

박춘식이 탄식했다.

최근 들어 평화가 찾아왔다.

게이트를 주기적으로 열리지만.

푸른 등불의 꽃으로 꽤 많은 균열은 줄였다.

게이트에서 사냥한 몬스터의 가죽이나, 뼈, 피.

그리고 마정석은 현대 사회에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때문에 위험한 게이트를 빼곤 모두 열어뒀다.

철저한 감시로 대처했다.

이렇게 지키고 있는 평화에 균열이 생기려 하고 있으니.

모두의 표정이 잔뜩 굳었다.

“용신족은 용계를 신계 중 한 곳으로 만들려고 할 거야. 그리고….”

“또 다른 게 있는 건가?”

“천계는 용신족의 힘을 흡수하고 싶어 해.”

“무슨 이유 때문에?”

“천계는 완전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아. 용군주들의 속성을 흡수해야지만 천계가 완전한 힘을 얻거든.”

“결국 자기들의 이득 때문에 전쟁을 벌이려는 거군.”

“신들도 인간처럼 탐욕스러울지 몰랐어.”

박춘식과 정심호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흑룡왕의 힘만이 이 모든 상황을 막을 수 있어.”

그리에스가 이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한테 없다니까. 조금 더 일찍 오지 그랬어.”

“분명 너에게서 흑룡왕의 힘이 느껴져.”

“심장에 머물렀으니 느껴지겠지. 하지만 지금은 정말 마력이 한 푼도 없어.”

“그래서 의문이야. 내가 알 정도면 강한 마력이 네 몸에 있다는 소린데 들여다보면 마력이 전혀 없단 말이야….”

그녀가 이준을 계속 따라다니면서 내린 결론이었다.

포기하고 싶었다.

하나 이준에게서 느껴지는 흑룡왕의 기운.

이 느낌 때문에 포기가 안 됐다.

용의 마력은 오직 드래곤만 느낄 수 있었다.

아무리 대마법사라한들.

숨은 용의 마력을 찾아내진 못한다.

“나도 도와주고 싶다. 이렇게 답답한 건 오랜만이거든.”

“그래도 난 포기 안 해.”

“계속 따라다녀도 없어진 게 돌아오지 않아.”

가주들은 그리에스를 신기하게 보면서도 얼마나 강한지 눈여겨보았다.

이곳에서 가장 강한 류한길조차도 그리에스의 마력을 느낄 수 없었다.

‘드래곤의 신이라 그런지. 강해. 난 여전히 멀었군.’

류한길은 자신도 충분히 강해졌다고 생각했다.

과거에 비해 많이 발전한 그.

한데 드래곤의 신이라는 여자를 보니.

자신감이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흘러간 세월이 야속한 가주들이었다.

그들이 그리에스를 살펴보는 사이.

이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다.

“그리에스.”

“응?”

“용계에 결계가 걸려서 용신족이 인계로 못 내려온다고 그랬잖아.”

“맞아.”

“넌 어떻게 인계로 온 거야?”

“아주 잠깐 중간계에 틈이 벌어졌는데, 그 사이를 비집고 왔어.”

“음….”

이준이 팔짱을 낀 채 생각에 잠겼다.

“그건 왜 물어?”

“그 틈이 어쩌다 벌어진지는 모르지만, 너처럼 빠져나온 용신족이 있지 않을까?”

“그럴 리 없을 거야. 용계에 틈이 벌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

“과연 그럴까.”

이준은 그리에스의 말을 부정했다.

왕의 권한으로 인해 세계의 균형이 불안정한 상태.

균형이 원래대로 돌아오고 있으나.

어그러진 부위를 맞추기 위해선 강제된 힘이 작용할 터.

한쪽의 균형이 맞춰지면 다른 쪽이 깨지기 마련이었다.

이 과정을 여러 번 겪어야지만 완전한 균형을 이룬다.

이준은 용계의 틈이 왕의 권한의 부작용이라 보았다.

“아직은 괜찮…”

우워어어어!

바깥에서 괴성이 들렸다.

무너질 듯 흔들리는 별다방.

그리고 다시 무시무시한 기파와 함께 괴성이 들려왔다.

* * *

이준과 그리에스가 바깥으로 나왔다.

초고층 빌딩의 끝에 드래곤 한 마리가 보였다.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났네.”

“그, 그럴 리가 없는데.”

“네가 경계의 틈을 통해 나왔는데 다른 녀석들이라고 그러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잖아?”

그 말을 끝으로 이준이 땅을 박찼다.

“같이 가!”

그리에스가 그를 뒤쫓았다.

“우리도 가자.”

“저 여자가 말한 드래곤이 얼마나 강한지 직접 확인해야겠다.”

박춘식과 정심호도 경공을 펼쳤다.

가주들 또한 드래곤이 보이는 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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