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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605화 (605/705)

제588화

일본이 다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일본 전역에 전쟁이 선포됐다.

목표는 마인.

신주와 권주라는 인물이었다.

후쿠오카의 텐진.

무너진 건물 위에서 전방을 보고 있는 남자가 중얼거렸다.

“언제 이렇게 세력을 키운 거야?”

목소리의 주인공은 박혁진이었다.

그가 신주와 권주를 잡기 위해 일본으로 왔다.

“무형선문과 철력선문의 멍청이들이라면 가능해.”

그의 말에 박정연이 대답했다.

두 사람뿐만 아니라 한지유를 포함한 특별 1반 출신들이 전부 일본에 파견됐다.

“떨거지들 늘리는 건 예나 지금이나 엄청 잘 하네.”

“약하면 덩치라도 커야지.”

박혁진과 박정연의 눈에는 긴장감이 없었다.

저 멀리서 느껴지는 수많은 기운들.

족히 수만 명은 되었다.

“팩폭 날리지 말라고. 신주랑 권주가 들으면 발작한다?”

“발작하라지. 제깟 것들이 어쩔 건데.”

박정연은 전생의 기억을 되찾은 후로는 줄곳 이랬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다는 자신감.

구천옥을 탈출한 죄인조차 아래로 보았다.

“이번에는 저한테 양보하세요.”

한지유도 마찬가지였다.

빙검후 염세린의 기억을 찾자 겁이 없어졌다.

“넌 아직 완전하지 않잖아?”

“여기서 힘을 완성시킬 거예요.”

“괜찮겠어?”

“저한테 하는 말인가요?”

한지유가 박정연을 또렷히 보았다.

눈동자에는 강렬함이 맺혀 있었다.

“그래. 양보할게.”

그녀의 눈을 본 박정연이 흔쾌히 허락했다.

“누님. 저희도 가능합니다.”

“우리한테도 맡겨봐.”

“경수 형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허수와, 진경수 그리고 조용석이 박정연을 향해 말했다.

하나 박정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희는 안돼. 조무래기들을 상대해.”

“왜! 우리도 할 수 있어!”

진경수가 버럭 소리쳤다.

그들은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며 싸웠다.

항상 선봉에 선 사람들은 박정연과 박혁진, 한지유 뿐이었다.

나머지 인원들은 말그대로 조무래기들을 상대했다.

“너희는 전생 각성을 못했잖아.”

“맞아요. 형. 신주와 권주는 위험한 놈이에요. 자칫하다가는 목숨을 잃을지 몰라요.”

박혁진도 반대하고 나섰다.

구천옥 죄인과의 마지막 전쟁.

잘 싸워왔는데 마지막에서 삐끗하면 안 됐다.

“하지만!”

“안 돼.”

박정연은 단호했다.

전생 각성한 한지유라면 몰라도.

다른 아이들은 너무도 위험했다.

“너희가 다친 걸 준이가 알면 어떻게 될까? 지옥 훈련? 아니, 평생 박혀서 훈련만 시킬 거야. 그러고 싶어?”

“그건 아니지만….”

이준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다.

자신들이 강해진 만큼 다치는 것도 신중해야 했다.

예전에는 약하다는 핑계를 댈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핑계를 댔다가는 생지옥을 맛볼 것이다.

“그럼 나서려 하지 마.”

박정연의 말에 진경수와 허수, 조용석의 얼굴이 시무룩해졌다.

“나도 각성만 했어도.”

“더욱 노력하죠.”

“저희도 할 수 있습니다.”

말로는 쉬워 보이지만 전생 각성은 굉장히 어려웠다.

혈족 계승보다 더욱 어려운 게 바로 전생 각성이었다.

특별 1반만 아닌 사실.

각성자들은 전생 각성이라는 걸 전혀 몰랐다.

박정연과 박혁진, 한지유가 전생 각성을 하니 알게 된 거다.

“꼭 해내자!”

“네!”

“물론입니다.”

세 사람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들 또한 천재.

언젠가는 전생 각성을 해낼 거라 믿었다.

세 사람이 의지를 불태우는 사이.

적의 대군이 나타났다.

박혁진이 많은 인원을 보곤 진심으로 감탄했다.

“와, 대박 많아.”

위압감을 뿜어내는 적들.

마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박정연이 아이들을 향해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다들 정신 똑바로 차려. 크게 다치는 순간 우리 모두 끝장이야. 알겠어?”

“응!”

“옙!”

“저희 먼저 갈게요. 뒤에서 서포터 해주세요.”

박정연이 누군가를 향해 말했다.

그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한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뒤는 저희에게 맡겨주세요.”

미야와키 칸나였다.

일본에서 가장 강한 각성자이자 대표.

그녀가 일본의 각성자를 이끌고 있었다.

미야와키 칸나의 대답을 들은 박혁진이 앞을 보며 말했다.

“가볼까?”

* * *

그 시각.

이준은 4대 성지의 금역에 앉아 있었다.

“백무생을 죽인 이후로 사부님이랑 연락이 안 되네.”

항상 곁에 있던 무극자 사부였다.

한데 지금은 그 영혼이 사라진 상태.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무슨 일이 생긴 건가?”

무극자 사부의 신변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닐까란 생각을 했지만.

“사부님께서? 에이. 그럴 일 없지.”

사부가 어떤 사람인데 신변에 이상이 생길까.

다른 이유를 찾았다.

“마주 때문에 심란해서 그럴 수도 있겠네. 안 그래? 조야.”

[큰 주인이라면 가능성이 농후하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으시겠지?”

[큰 주인을 찾지 않는 게 좋겠다.]

흑염마조도 동의했다.

사랑하는 여자가 사부의 손에 끌려 올라갔다.

그 뒤는 어떻게 될까.

어쩌면 사부와 제자가 부딪힐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게 아니라면 마주가 구천옥에 다시 수감되어 실의에 빠졌을 수도…

모두 추측일 뿐이었다.

정확한 건 무극자 사부가 말을 걸어와야 알지 않을까.

이준은 사부의 걱정을 뒤로 했다.

이제 다른 걱정거리를 꺼냈다.

“애들은 괜찮겠지?”

[지옥의 수문장이 사자들과 함께 하니 문제없다.]

“그렇긴 한데 애들만 보내놓으니까 걱정되네.”

[언제까지 작은 주인이 모든 걸 해결할 거냐. 아이들에게도, 이 세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

흑염마조의 말이 맞았다.

무극자 사부 또한 이런 말을 했다.

위기일때마다 나서서 혼자 해결하면 나머지는 발전을 못 한다고.

물론 어디까지나 적과 수준이 맞을 때의 이야기였다.

상대가 EX급, 자연경에 있는데 싸우라는 건 미친 짓이었다.

“구주 중에 가장 약하다 해도 자연경에 있잖아. 정연 누나랑 혁진이가 전생 각성을 했다 해도 생사경밖에 안돼. 걱정되는 건 당연해.”

생사경과 자연경은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

그런데 이 미친 짓을 아이들에게 하라고 했다.

보내놓고도 똥줄이 탔다.

[그래도 걱정할 건 없다. 든든한 지원군이 몰래 따라갔어.]

“누구?”

[여기에 없는 녀석.]

이준은 기감을 넓혔다.

현무와 백호의 기운이 느껴졌다.

현재 백호는 거의 신생아 수준.

다시 태어나다시피 해서 혼자 움직이는 게 불가능했다.

“청룡이 따라갔어?”

[정연이와 혁진이의 보모가 따로 없다.]

“비슷한 기운을 가져서 그런가? 의외로 많이 챙기네.”

청룡이 함께한다면 박정연과 박혁진의 전투력은 배로 상승할 터.

걱정이 가셨다.

물론 쉽게 이기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지진 않을 거다.

“주인니이임. 헤헤.”

테구르가 파리처럼 손을 비비며 나타났다.

“무슨 일이야?”

“모든 건물이 완성됐습니다요.”

“어디 둘러볼까나.”

“모시겠습니다요.”

이준이 테구르를 따라 이동했다.

그가 있는 곳은 지옥지대.

흑염마조의 거처였다.

이곳은 사람이 살 곳이 아니었다.

기온이 너무 뜨거워 마정석으로도 어쩌지 못했다.

흑염마조가 기운을 조절하면 몇 달은 살 수 있지만.

만에 하나 녀석이 기운을 조절하지 않는다면 쪄 죽을지 모른다.

그래도 임시 피난처 건물을 제외하곤 사람이 살만한 건물은 만들지 않았다.

대신 지옥지대 소속 몬스터가 살 집은 만들어 놨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요, 헤헤.”

테구르가 자신 있게 말했다.

인간들의 대비 공간으로 만든 곳은 서쪽.

백호가 지배하는 땅이었다.

청룡의 동쪽은 번개가 수시로 쳤고.

현무의 북쪽은 남쪽과는 반대로 너무 추웠다.

인간들이 살기 가장 적합한 곳은 게이트 중앙과 서쪽.

게이트 중앙에는 혼원문이자 사신문이 있었으니.

서쪽에 지은 것이다.

“찍찍!”

스케먼들이 절도있게 도열해 있었다.

이준은 녀석들을 향해 인사를 하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개 쩌네. 그냥 도시를 옮겨 놨어.”

중세와 현대의 조화.

거기다가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만들어 놓은 것 같았다.

“이래서 서쪽에는 오지 말라고 한 거야? 테구르?”

“헤헤. 어떠십니까요, 마음에 드십니까요?”

테구르가 한껏 비굴하게 말했다.

블랙급 보스 몬스터가 됐으나.

여전히 습관은 고치지 못하고 있었다.

“잘했어. 아주 좋네.”

“주인님이 마음에 드셨다니 제1 충복인 저 또한 뿌듯합니다요.”

누가 일꾼 몬스터 아니랄까봐.

일 하나는 정말 기똥차게 했다.

“근데 쟤들은 뭐하냐?”

건물 곳곳을 누비는 샤크로아들이 보였다.

“벌써부터 경계 위치를 짜고 있습니다요.”

샥쿠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샤크로아들.

녀석들은 수로를 따라 거침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쟤들도 여전하네.”

샥쿠는 안 시켜도 뭐든 척척 잘했다.

우직하기로 유명한 샤크로아.

특히 보스 몬스터인 샥쿠에게 일을 맡기면 걱정이 들지 않았다.

“페어리는 조경을 꾸미고 있는 거지?”

“어떻게 아셨습니까요?”

“딱 보면 알지.”

이토록 조화를 이루는 몬스터가 어딨을까.

조합을 기똥차게 짠 듯싶었다.

“이곳으로 피신해올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잘했어.”

“헤헤.”

마계와 구천옥의 죄인을 거의 없앴다.

신주와 권주만 사라지면 끝.

아직은 게이트가 불안정하지만, 그것도 차차 좋아질 거다.

그렇게 된다면 이곳을 사용할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

“뭐 언젠가는 써먹을 날이 오겠지.”

* * *

한지유의 검이 움직일 때마다 허공에 서리가 꼈다.

쩌어억-

공기와 대지를 얼려버리는 검법.

빙검후의 독문무공인 복마제령검식이었다.

그녀와 신주가 격돌한 지도 하루가 지났다.

구주 중에서 약한 축에 속한 신주라도 자연경.

SSS급이자 생사경에 있는 한지유에게 질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신주가 한지유를 거세게 몰아쳤다.

“그 실력으로 내 앞에서 허세를 부렸느냐!”

신주는 마치 순간이동을 하는 듯.

공격하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한지유가 신주의 장력을 발견하고는 검을 아래에서 위로 그었다.

검의 경력이 장력을 벤 것도 모자라 지나가는 땅까지 얼려버렸다.

‘공격은 별거 아니야. 문제는 보법.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야 돼.’

상대는 보법에 비해 장법이나 권법은 강하지 않았다.

보법과 비교화면 손색이 크다고 할까.

빠르고 강력한 보법에 의해 공격 무공이 커버 되는 느낌이었다.

한지유가 검기를 마구 뿌려댔다.

그녀의 검기에 닿은 땅과 잔해가 꽁꽁 얼어붙었다.

“큭큭. 네 속셈을 모를 줄 아느냐. 내 발을 묶으려는 수작인 걸 진즉에 간파했다.”

신주가 바닥을 강하게 차며 이동했다.

그럴 때마다 얼어붙었던 땅이 깨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지유는 계속 검기를 뿌려댔다.

“이제 포기한 것이냐.”

신주가 그녀를 몰아붙였다.

음흉한 놈답게 가슴을 집요하게 노렸다.

수치심으로 벌겋게 달아오를 만도 하지만.

한지유는 묵묵히 검기를 뽑아냈다.

그때였다.

그녀의 귀로 박정연의 전음이 들렸다.

[내가 도와줄까?]

[아니요.]

[네가 그놈한테 오래 잡혀 있을수록 부상자는 더 늘어나. 기회는 충분히 준 것 같은데.]

한지유가 입술을 깨물었다.

하루.

많은 시간이었다.

비무가 아닌 전쟁.

죽고 죽이는 싸움터였다.

[발만 묶어주세요.]

[오케이.]

신주가 한지유의 품을 파고들며 다시 가슴에 손을 얹으려는 순간.

한줄기 뇌전이 신주와 한지유를 갈랐다.

신주가 급히 몸을 뺐다.

아슬아슬하게 지나간 뇌전.

“누구냐!”

“누구긴 누구야 널 지옥으로 보낼 저승사자지.”

박정연의 벽운이 강대한 뇌전을 뿜어내며 움직였다.

신주가 박정연의 검을 피하려 했지만.

그녀는 신주를 놓치지 않고 검을 휘둘렀다.

더는 안 되겠는지.

보법을 멈추고 박정연의 검을 막았다.

쾅!

거대한 폭음과 함께.

“억.”

신주의 신음이 들려왔다.

“비, 비겁한!”

그가 고개를 돌리니 한지유의 검이 등을 꿰뚫고 있었다.

한지유는 대꾸도 하지 않고 검을 사정없이 뽑았다.

검에 피가 흥건히 묻어 나왔다.

서걱!

그리곤 가차 없이 검을 휘둘러 신주의 목을 베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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