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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550화 (550/705)

제533화

펑-

류한길의 권강이 허공을 갈랐다.

바람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도 부족한지 다른 쪽 설산이 터졌다.

“칫.”

류한길이 아쉬워했다.

닿을 것 같았지만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아쉽지만 어쩌랴.

상대는 이준.

파천자였다.

자신들에게 가르침을 준 선생님이기도 했다.

주먹에 혈기를 가득 실었다.

이준의 기척을 느낀 순간 장력을 발출했다.

쾅-

이준은 류한길의 장력을 피한 듯.

장력은 또 다른 산을 파괴했다.

류한길은 혈기를 거두고 곧장 방어 태세를 갖추었다.

권강과는 달리 장법은 공격 후 공백이 생긴다.

고수 간의 대결에선 이 공백을 얼마나 빠르게 메꾸냐가 관건.

방어로 빠르게 전환하지 않으면 돌아오는 리스크는 상당히 컸다.

류한길이 혈기로 몸을 감쌌다고 생각한 순간.

서걱!

그의 어깨에서 피가 흘렀다.

“어느새!?”

분명 호신강기를 펼쳤다고 생각했다.

한데 호신강기를 뚫고 공격해 온 것이다.

당황한 것도 잠시.

위기가 찾아왔다.

“혈마! 아래를 조심하시오!”

진병철이 류한길을 도우러 왔다.

류한길은 권강으로 흐릿한 그림자를 뚫어 버렸다.

하지만 그림자는 얼마나 재빠른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감지 마법을 계속 펼쳐 주게.”

“그러고 있네. 움직임이 너무 유령 같아.”

파스콜과 페니모어는 진병철의 뒤를 봐줬다.

하나 이는 이준이 원하는 그림이었다.

푸확-

두 사람과 떨어진 제롬 슈워츠의 몸이 옆으로 기울어졌다.

“컥!”

그가 손으로 옆구리를 붙잡았다.

손이 피로 흠뻑 물들었다.

깊게 베인 상처.

장기가 보일 정도의 치명상이었다.

페니모어 가문의 집사이자.

수성의 군주인 조쉬 막론이 화들짝 놀랐다.

“언제!?”

그는 이준의 기척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파스콜 가의 호위단장이자 어쌔신인 제롬 슈워츠가 상처를 입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몰랐다.

“조쉬, 정신 차리게!”

노말 페니모어가 마법을 뿌리면서 소리쳤다.

페니모어 손에서 발출된 마력이 이준에게 폭사했다.

콰과과광-

폭음과 함께 일어난 하얀 구름.

구름 속에서 이준이 튀어나왔다.

페니모어는 마법을 끊임없이 사용했다.

그의 손에 맺힌 두 개의 인장.

그 인장이 바닥에 닿았다.

“번플레어!”

이준의 앞에서 불이 폭발했다.

이준의 경로를 예측해서 시전한 마법.

움직임에 망설임이 없던 그를 페니모어가 한 차례 막은 것이다.

“조쉬!”

페니모어가 조쉬 막론을 불렀다.

조쉬 막론도 부름에 응답하듯 마법을 사용했다.

그를 수성의 군주로 만들어 준 스킬이었다.

“윈드 프레스!”

바람이 이준의 주위로 모여들었다.

모여든 바람은 이준의 모든 방위를 점했다.

사각형 모양의 바람 장막.

그 장막이 조쉬의 행동에 따라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방어 마법이기 이전에 잔인한 공격 마법이기도 했다.

사람을 압축해서 죽이는 마법.

조쉬 막론은 수성을 할 때만 이 마법을 사용해서 그런지.

잔인한 마법을 사용함에도 악명은 높지 않았다.

이준이 단검으로 바람 장막을 갈랐으나.

그그극!

철벽이라도 된 듯.

쇳소리만 날 뿐.

장막이 찢기지는 않았다.

페니모어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조쉬 막론을 도왔다.

마력 전이.

자신이 가진 마력을 상대방에게 전해 주는 수법이었다.

군주 두 명의 마력이 합쳐지자.

바람 장막은 더욱 단단해졌다.

그 사이 류한길과 진병철이 호흡을 골랐다.

하나 그들은 하면 안 될 행동을 했다.

승기를 잡았을 때 미친 듯 몰아붙여야 하거늘.

최상의 컨디션으로 다시 부딪혀 보려는 생각에 그만 실수하고 말았다.

그들의 귀로 부욱 찢기는 소리가 들렸다.

이준의 단검이 바람 장막을 뚫고 나온 것.

“어떻게 저럴 수가!?”

“말도 안 돼!”

조쉬 막론이 펼친 바람 장막은 일반 베리어와는 차원이 다른 마법이었다.

그런데 그 바람 장막을 무 자르듯.

가르고 나온 게 아닌가.

이준의 눈이 회안으로 빛나는 게 보였다.

이에 류한길이 저도 모르게 외쳤다.

“모두 흩어져!”

류한길은 이준의 추종자 중 한 명답게 그를 잘 알았다.

회안이 번뜩이는 건 이준이 파멸적인 무공을 쓰려 한다는 증거.

아니나 다를까.

이준은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진병철의 가슴이 사선으로 베어졌다.

“컥!”

곧이어 조쉬 막론이.

그다음은 노말 페니모어가 쓰러졌다.

남은 사람은 류한길과 진병철뿐.

두 사람도 썩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전신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그들을 훑고 지나간 빛은 죽음의 선.

막는 건 불가능했다.

오로지 피하는 것만 가능했으나 이 또한 쉽지 않았다.

“하악… 하악….”

그럼에도 류한길의 눈빛은 살아 있었다.

진병철도 마찬가지.

이준에 대한 공포는 여전히 있었지만 사선 위에 서 있는 것도 즐거웠다.

“…이제 마지막이오….”

“알고 하악… 있다….”

“파천자께서 우릴 위해 무극창법의 후반부 초식의 묘리를 사용한 것 같소….”

“영광이야.”

이준이 사용한 무공은 진환.

무극창법의 후반부 2초식이었다.

그 누구도 막지 못했던 무공을 사람에게 펼친 것이다.

창을 사용하지 않은 건 아쉽지만 어쩌랴.

자신들의 실력이 모자라 창까지는 꺼내지 않아도 되는 것을.

무극창법의 묘리가 담긴 공격만으로도 만족스러웠다.

“가자!”

“그럽시다.”

류한길과 진병철은 자신이 펼칠 수 있는 최고의 무공을 꺼내 이준을 맞이했다.

* * *

“와….”

“뭐냐 이건….”

“살수가 저렇게 좋은 직업이었어?”

보고 있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일 대 다수의 거점 점령전.

승자는 이준이었다.

그것도 일방적인 승리.

학살 수준에 가까웠다.

내용만 보면 전략이라고 할 것까지 없었다.

아니, 있었지만 아주 잠깐.

시선을 돌리는 폭발음으로 거점에서 인원을 빼낸 것 말고는 딱히 없었다.

그런데도 싸움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머리 아프게 싸우는 게 아니었다.

간결 그 자체.

다른 말로는 전투를 굉장히 잘했다.

“개쩔어….”

“암습도 잘하는 건 반칙 아닌가?”

“우리 가문도 암살자를 키우자고 건의해 봐야겠어!”

모두가 같은 생각이었다.

살수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준이 살수의 정점을 보여 준 것도 있지만 이를 보고 어떤 식으로 살수를 운영해야 하는지 감을 잡은 것도 있었다.

이준의 발끝이라도 따라간다면 가문에 엄청난 전력이 될 터.

모두가 살수 각성자의 영입을 생각했다.

“아서라. 파천자 님이라 저 정도인 거지 어정쩡한 살수는 명함도 못 내민다.”

“맞아. 잘못하다간 예산만 낭비할걸?”

“그리고 살수 각성자들이 미쳤다고 우리들 가문에 들어오겠어? 만독암가나 살막에 들어가려 하겠지.”

“그건 그렇지만 살수를 키울 가치는 있는 것 같아.”

학부모들도 이에 동의했다.

어차피 예산이라는 건 조직이 편성되면 사용되기 마련.

투자한다고 나쁜 게 아니었다.

이를 방치하고 책임지지 않는 게 문제였다.

“우린 마법 어쌔신을 키워 봐야겠네.”

“자네도 그 생각을 했나?”

“마법에 암살이라니 가슴이 두근거리는군.”

“내가 먼저 성과를 내보겠네.”

“자네에게 밀릴 수 없지.”

학부모들은 이미 결정을 내렸다.

이준이 보여 준 전투에서 많은 걸 깨달았다.

살수는 하찮은 직업군이 아니라는 걸 말이다.

살수를 키워서 조금이라도 성과를 낸다면 가문의 전력에 보탬이 될 거라 생각했다.

“허, 허허.”

먼저 탈락한 정심호도 많은 걸 깨달았다.

“성능 좋은 암기만 잘 만들면 된다고 여겼건만.”

이준이 보여 준 건 오로지 살수로서의 능력이다.

어떤 암기나 독도 사용하지 않았고.

함정을 파지도 않았다.

살수의 기습.

이 하나만을 사용해서 자신들을 제압한 것이다.

“백사편법을 익히고 초심을 잃은 듯해.”

백사편법은 살수와는 거리가 먼 무공이었다.

정면 대결을 했을 때 백사편법을 이길 만한 무공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 때문에 이준을 상대로 백사편법을 보인 것.

하나 살수의 본질은 정면 승부가 아닌 기습과 암습이었다.

얼마나 간결하고 빠르게 적을 죽이냐.

일격필살의 자세였다.

이준은 일격필살을 하고도 틈을 내주지 않았다.

적을 암살하고도 살아 나갈 수 있다는 걸 손수 보여 준 거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겠어.”

괴개는 만독암가가 독과 암기에만 의지하고 있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가상 현실 공간이 종료되자 이준이 옷을 갈아입었다.

“역시 이게 제일 간지 나.”

청룡무의는 사람을 다크하게 만들어 줬다.

뭐랄까.

무게감을 준달까.

아무튼 청룡무의를 입으면 다른 아티팩트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여기에 장포까지 딱 걸쳐 주면 분위기 압살.

남자인 자신이 봐도 멋있었다.

이준이 옷을 다 갈아입자 괴개와 검제가 다가왔다.

“많은 걸 배웠소. 감사하오.”

“내 어디가 부족한지 느꼈소. 이 부분을 가다듬으리다.”

“저도 재밌었어요. 간혹 내공을 금제시켜서 싸워야겠네요. 긴장되고 좋아요.”

이준이 해맑게 웃었다.

대표적인 맑은 눈의 광인.

박정연도 맑눈광이었지만 이준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특별 거점 점령전도 끝났으니 전 다시 일하러 가 봐야겠네요.”

“그들에 대한 음…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페니모어 가주가 아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이준에게 당한 통증이 아직도 느껴질 터.

그럼에도 꾹 참고 일어났다.

“천천히 하셔도 돼요.”

“아닙니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그러세요.”

이준이 페니모어의 뒤를 따라가려는 그때였다.

“여러분도 따라오시게요?”

이준의 뒤에 바짝 붙어 있는 세 사람.

류한길과 진병철, 조민석이었다.

“파천자 님의 적이라면 저의 적.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전 이미 가문에 말해 놨습니다.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각성자는 죄다 잡아들이라고 했습니다.”

“저희 살막도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니 기다려 주십시오.”

세 사람은 이준의 추종자.

그가 죽으라면 죽는시늉까지도 할 이들이었다.

여기에 세 사람이 더 추가됐다.

파스콜과 제롬 슈워츠 그리고 조쉬 막론이었다.

“저희는 이미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마인을 포착했습니다. 페니모어와 같이 보고하려 했습니다.”

그들의 눈은 간절했다.

페니모어 가주와 같이 가고 싶다는 표현.

이준은 흔쾌히 수락했다.

“다 같이 가요.”

“감사합니다.”

그들은 페니모어를 따라 학교 건물로 들어갔다.

* * *

그 무렵.

[크르르.]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몬스터가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탐스러운 하얀 털을 가진 몬스터는 초점을 잃은 상태였다.

“도주는 왜 백호를 죽이지 말고 사로잡으라고 하는 걸까요?”

“난들 알겠어? 도주의 의중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백호의 신물이라도 찾으면 이해라도 하겠지만 포획만 하라니까 이해가 안 갑니다. 혹, 내단이라도 확보하려는 걸까요?”

“도주가 백호의 내단을 탐낼 분으로 보이나? 내단이 없어도 이미 신에 접근한 분이시다. 우리의 얕은 생각으로 그분을 속단하려 하지 마라.”

우두머리의 말에 수하로 보이는 이가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우두머리가 쓰러진 백호를 유심히 보았다.

신수치고 약했다.

그가 아는 신수는 자연경의 무인이라 한들 넘보지 못한 힘을 가졌다고 들었다.

한데 백호는 어떤가.

생사경의 무인들만으로 쓰러트렸다.

온전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로선 다행이지. 생각했던 것보다 큰 희생은 치르지 않았어. 이제 이 백호를 이용해 뭐를 하실지 궁금하구나.’

우두머리 또한 도주의 생각을 알지 못한다.

주인이 시키는 대로 할 뿐.

그는 주인에게 어떤 질문도 하지 않았다.

지잉-

허공에 포탈이 열렸다.

그곳에서 젊은 남자가 나왔다.

“도주를 뵙습니다.”

“도주를 뵙습니다!”

도주를 따르는 이가 오체투지를 하며 고개를 숙였다.

“역시나 마주의 말이 옳았다.

신수는 지옥의 기를 받으면 폭주한다는 게 사실이었어.”

도주는 흐뭇한 미소를 지은 채 백호 가까이로 다가갔다.

그의 손이 백호의 턱 아래.

가슴에 닿았다.

“내게 내단은 필요 없지만 세상을 혼란에 빠트리는 데는 요긴하게 쓰이지. 크크.”

도주가 음흉하게 웃으면서 백호의 가슴에 내공을 주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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