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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539화 (536/705)

제522화

[…망자 따위가 감히…!]

현무는 쓰러진 몸을 일으켜 세우려 했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현무는 자가 치유가 뛰어난 신수.

무적의 방어력을 자랑하는 이유가 바로 회복력이었다.

그런데 그 뛰어난 회복력이 느릿했다.

내부에 침투한 망자의 기운이 현무의 자가 치유를 방해한 것이다.

“북방의 수호신도 별것 아니군.”

우두머리로 보이는 자가 현무의 앞에 서며 히죽거렸다.

[이러고도… 너희가 무사할 성싶으냐!]

“현무가 그런 말도 할 줄 알아? 큭큭. 아쉬운 소리는 우리 같은 인간이나 하는 줄 알았는데.”

우두머리가 현무를 비웃고 있는데 그의 곁으로 수하로 보이는 자가 다가왔다.

“소탕이 거의 끝났습니다.”

주변의 인간들이 몬스터를 사냥하고 있었다.

그들이 죽이고 있는 건 현무를 따르는 몬스터들.

현무가 쓰러지자 몬스터들 또한 힘을 잃은 듯.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살주께 아뢸까요?”

“그래야겠지. 그 전에.”

우두머리는 현무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동자에는 탐욕이 이글거렸다.

무언가 원하는 눈빛이었다.

“현명반지는 어디에 있느냐.”

[너 따위 망자가 현명반지를 차지하게 놔두진 않는다.]

“아직도 고고한 수호신이라 생각하고 있는 건가?”

퍽-

우두머리가 거대한 현무의 얼굴을 발로 찼다.

[큭!]

현무의 몸이 뒤로 쭉 밀려났다.

움찔.

그동안 상당한 데미지가 몸에 축적되어 있었기에 현무의 몸이 축 늘어졌다.

“네 목숨은 이제 내 손 안에 달려 있다. 현명반지는 어디에 숨겨 두었느냐!”

현무의 현명반지.

현무의 힘이 들어 있는 반지였다.

그 반지를 착용하고 있으면 그 어떤 주화입마에도 벗어날 수 있었다.

뿐인가.

자연의 기운을 손쉽게 느낄 수 있었다.

현명반지를 끼고 수련하면 자연경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설.

무림에서 극소수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모른다. 설령 알고 있더라도 네깟 망자에겐, 커헉!]

현무가 다시 한번 뒤로 나뒹굴었다.

우두머리는 가차 없이 현무를 때렸다.

권강이 특기는 아니나 힘이 없는 현무를 겁박하기에는 충분했다.

“이번에도 말하지 않으면 이걸로 네 눈을 도려내 주마.”

우두머리는 칼을 뽑아 현무의 눈에 가져다 댔다.

[…….]

묵묵부답.

현무는 아무런 말도 없었다.

그저 우두머리 남자를 힘겹게 응시하기만 할 뿐.

“정말 죽고 싶나 보군.”

우두머리 남자는 참을성이 없었다.

현무의 눈을 향해 검을 찔렀다.

아니, 찌르는 순간 현무의 몸이 빛으로 감싸였다.

그리고 들려오는 현무의 목소리.

[네 주인이 우리 사신수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을 안 해 준 것 같구나.]

“으음.”

우두머리 남자는 빛에 의해 눈을 감아야만 했다.

[넌 나를 죽일 기회를 놓쳤다. 네 탐욕으로 인해 말이다. 다시 없을 기회였는데 아쉽게 됐어.]

“도망치는 것이냐!”

그는 눈을 감은 채 버럭 소리쳤다.

음성에는 분노와 다급함이 동시에 묻어났다.

[도망? 맞다. 인간도 아닌 망자에게 도망치는 사신수라니. 너희는 내게 치욕을 안겨 줬다. 다시 만나는 날을 기약하마. 그때는 너희를 잘근잘근 씹어 먹어 주겠다.]

더는 현무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빛에 휩싸였던 세상도 원래대로 돌아왔다.

우두머리 남자와 수하들이 눈을 떴다.

“현무가 사라졌습니다.”

“…….”

“어떻게 합니까?”

“어떻게 하긴! 현무를 쫓아야지!”

우두머리 남자가 수하들에게 화를 냈다.

현무의 물건을 탐하다가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현무를 생포하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꼭 죽이라는 주인의 말.

신물도 얻지 못하고 주인의 말도 지키지 못했다.

이를 주인이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반드시 현무를 찾아야 한다. 아니면 주인께 내가 죽임을 당할 거야.’

그의 주인은 살의 주인.

손을 씀에 자비가 없었다.

실수하면 그 대가는 목숨뿐.

주인의 사전에 용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게이트를 통해 도망쳤을 것이다. 사라진 지 얼마 안 됐으니 반드시 현무를 찾아!”

우두머리 남자와 수하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현무의 흔적을 찾았다.

* * *

구찬기와 최한결이 빨강 팀의 깃발을 뽑았다.

꽁꽁 얼어붙어서 녹지 않을 것만 같았던 깃발이.

두 사람의 손이 닿자 신기하게도 녹아내렸다.

두 사람의 몸에는 흑염의 잔재가 남아 있었다.

얼음이 쉽게 녹아내린 것도 이 때문.

난감해하던 두 사람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깃발을 잡아 흔들었다.

[거점 점령전의 승자는 파랑 팀입니다.]

안내 방송이 나오자 가상 현실이 사라졌다.

커다란 실내 체육관 곳곳에는 파랑 팀과 빨강 팀이 널브러져 있었다.

“와아아아아!”

“개쩔어.”

“가상 시스템이 더 발전했잖아!?”

“나도 빨리 하고 싶다.”

학생들은 첫 경기를 보자 가슴이 두근거렸다.

더욱 발전된 가상 현실 시스템.

배경이 너무도 사실적이었다.

게다가 통각의 수치는 100%.

잘못하다간 쇼크로 가상 현실 공간에서 진짜로 죽는 게 가능할 정도.

그만큼 구현이 잘 되어 있었다.

“그보다 나혜원 교수님 팀이 질 줄 몰랐어.”

“파랑 팀이 빨강 팀보다 평균 등급도 낮았잖아.”

“이긴 게 신기할 정도의 차이던데….”

“이지안 교수님 AA급 완숙 맞아?”

“아닌 것 같아. 나혜원 교수님이 꼼짝도 못 했잖아.”

“무공도 그래. 저게 무슨 무공이야. 마법이지.”

“인정.”

학생들이 알고 있는 무공은 검에서 기운이 뿜어지거나.

손에서 장력이 나가는 정도였다.

그런데 이지안의 무공은 마법에 가까운 임팩트를 내었다.

필드를 얼려 버린 무공 스킬.

그것도 엄청난 범위를 집어삼킨 광역기였다.

상식을 파괴하는 이지안의 무공에 할 말을 잃었다.

저게 과연 무공이 맞을까.

마법이면서 무공이라고 속이는 게 아닐까 의심스러웠다.

학생들이 웅성거리는 사이.

이준이 몸을 뒤로 돌리며 말했다.

“제가 내기에 이긴 것 같네요?”

“허, 허허….”

“오늘만은 우리가 이길 줄 알았건만.”

“파천자는 못 당해 내겠소.”

“약속한 대로 최근에 구한 마법서들 제게 주셔야 해요.”

“여부가 있겠소이까.”

“끙. 아쉽다 아쉬워.”

괴개가 연신 입맛을 다셨다.

이준에게서 내기를 이길 줄 알았는데 지고 말았다.

이지안의 무공이 어디서 나왔는지 잊은 게 패착이었다.

“다음 내기도 하실래요?”

“큼. 도박은 내 취향이 아니오.”

“또 질 것 같은데.”

“에이. 이러면 재미 없….”

이준이 말하다가 몸을 돌렸다.

‘사부님!’

[황금이의 기운이구나.]

‘자기 영역인 북쪽으로 사라진 게 아니었어요?’

[기가 불안정한 걸 보면.]

‘설마.’

[우리가 생각한 게 맞을 수도 있느니라.]

이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기감을 활짝 폈다.

그의 행동에 진병철이 물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잠시만요.”

이준은 진병철을 조용히 시켰다.

기감을 최대치로 올렸으나 현무의 기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미약한 기운.

마치 꺼질 것만 같은 불꽃 같았다.

‘황금이의 기운이 느껴졌다가 안 느껴지길 반복해요.’

이준이 한참 현무를 찾고 있을 때였다.

쿠우우웅-

“우왁!”

“저게 뭐, 뭐야?”

“몬스터다!”

실내 체육관 중앙에 게이트가 열리면서 몬스터가 나왔다.

이준에게는 굉장히 익숙한 모습이었다.

현무가 아닌 황금이의 모습.

온몸에 상처가 가득했다.

옛날이었다면 무극자가 걱정스러워했을 테지만.

황금이가 현무의 분신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굉장히 무심해졌다.

황금이와 현무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황금아!”

하나 이준은 여전히 현무를 황금이라 부르며 지극히 대했다.

황금이가 쓰러진 곳으로 달려간 이준이었다.

“지안아, 혜지야 이리 와 봐.”

이준의 부름에 이지안과 서혜지가 응답했다.

그가 말하지 않아도 두 사람은 황금이의 상처를 살펴봤다.

부상이 심각했다.

목숨이 경각에 달할 정도.

인간이었다면 벌써 죽었을 터다.

“황금아. 누가 이랬어?”

이준이 현무를 흔들어 깨웠다.

[…이준인가?]

황금이는 예전처럼 막내 공자님이라 부르지 않았다.

현무의 신분으로 돌아갔으니.

인간에게 하대하는 건 당연했다.

“그래 나야, 이준. 어떻게 된 거야?”

[망자…들이 쿨럭쿨럭!]

현무가 붉은 피를 토했다.

한 움큼도 아닌 한 사발이었다.

얼마나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는지.

피를 끊임없이 토해 냈다.

“망자!”

[구천옥 죄인들의 짓이 맞구나!]

“놈들이 있는 곳으로 보내 줘.”

드디어 놈들의 흔적을 찾았다.

사실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해외 가주들에게 죄인들의 흔적을 발견하면 그 즉시 말해 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던가.

테크트리 포인트나 얻으면서 죄인들을 찾으려 했다.

한데 제 발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도 사신수인 현무를 공격했다는 사실과 함께 말이다.

[쿨럭쿨럭…. 너라도 무리… 다….]

“그건 내가 판단해.”

이준의 눈이 이글거렸다.

언제나 해맑았던 그의 얼굴.

지금은 살기가 짙게 깔려 있었다.

[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알았으니까 당장 놈들이 있는 곳으로 날 보내.”

현무는 자기가 다쳐서 이준이 분노한 거라고 오해했다.

뜬금없이 다친 채로 모습을 보였으니까.

하지만 현무의 생각과는 달랐다.

개고생할 앞날을 보내고 있던 이준에게 빛을 내리쬐어 준 것.

죄인들이 사신수를 공격할 거라는 게 이젠 확신으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죄인 중 한 명이라도 얼른 잡아서 모투술을 사용해야 했다.

그러면 고생 끝 행복 시작이었다.

앞으로 주변 사람들의 힘을 빌려 죄인들을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

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이걸 놓치면 병신.

각성자로 살 가치가 없었다.

[널 보낼 힘도 남지 않은 듯하구나.]

무극자가 안타깝게 말했다.

이준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언제 놈들을 볼 지 모른다.

어쩌면 다른 사신수가 사냥당할 때까지 모를 수도 있지 않을까.

이준이 발을 동동 구를 때였다.

그의 기감에 불길한 기척이 감지되었다.

지잉-

실내 체육관 중앙에 또 한 번의 게이트가 열렸다.

그곳에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 * *

“인간들이 많은 곳으로 도망칠 줄 몰랐군.”

우두머리 남자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멀리 도망가지 못해 다행입니다. 오혼. 이곳에 있는 모두를 죽일까요?”

“당연한 소릴. 모두 살하라.”

우두머리 남자, 오혼의 명령에 수하들이 움직이려 했다.

하나 그보다 먼저 움직인 사람이 있었다.

“커헉!”

어느새 이준의 손에 목이 잡힌 오혼의 수하.

그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을 쳤으나.

꼼짝도 하지 않았다.

빠져나오긴커녕 숨이 더욱 옥죄어 왔다.

으득-

이준은 남자의 목을 꺾어 버렸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제야 그의 얼굴에 웃음기가 맺혔다.

“정말 고맙다. 개고생을 끝내게 해 줘서 말이야.”

오혼의 수하가 죽자 이준의 머리로 남자의 기억이 빨려 들어왔다.

구천옥에서 탈출한 장면부터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간 것까지 상세했다.

[구천옥의 죄인을 죽였습니다.]

[염라대왕이 진심으로 기뻐합니다.]

[염라대왕이 당신에게 선물을 보냅니다.]

[지옥의 사냥개 케르베로스가 당신에게 일시적으로 귀속됩니다.]

얼마나 기뻤는지 염라대왕이 보상을 보내왔다.

그것도 지옥의 문을 지키는 문지기를.

정말 뜬금없는 선물이었다.

엄청난 위압감을 지닌 몬스터가 나타날 줄 알았는데.

이준의 발아래에 새끼 강아지가 나타났다.

세 개의 머리가 달린 강아지가.

“네가 케르베로스?”

[내가 그 위대한 문지기 케르베로스 님이시다! 왕!]

목소리 또한 앙증맞았다.

위엄이라곤 하나도 없는 새끼 강아지.

염라대왕이 이놈을 키우라고 선물로 보내 준 건가 싶었다.

‘사부님 이름을 다시 지어야겠죠?’

[이미 생각 중이니라.]

‘그러면 전 저놈들을 처리할 테니 그동안 생각해 주세요.’

[오냐. 이 사부가 기똥찬 이름으로 지어 주겠느니라.]

‘벌써부터 멋진 이름일 것 같네요.’

이준은 희미하게 미소를 지은 채 죄인들에게 달려들었다.

“나타나 준 게 고마우니까 고통 없이 죽여 줄게.”

이준은 파멸겁을 뽑아 들었다.

우두머리 오혼은 갑작스러운 수하의 죽음이나.

이준의 무력에는 놀라지 않았다.

그의 왼쪽 약지에 끼워진 반지를 보고 놀라 했다.

“현명반지! 현무가 이곳으로 도망쳐 온 게 너 때문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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