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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454화 (452/705)

제450화

파랑이의 종과 카오스 몬스터가 격돌했다.

그 모습에 벨렌 로레스의 눈이 커졌다.

“어떻게… 된 일이야? 왜 몬스터끼리 싸우는 거지?”

그녀는 현재의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몬스터끼리 영역 다툼을 벌이는 장면도 보긴 했으나.

지금처럼 대규모의 싸움은 보지 못했다.

무엇보다 인간을 돕는 몬스터가 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라도 했겠는가.

이해할 수 없는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무극단은 길을 뚫어. 우린 성당으로 진격한다.”

“예, 주군!”

사형준을 필두로 무극단이 길을 열었다.

몬스터 떼가 즐비하게 늘어섰지만 무극단의 파상 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죽어 나갔다.

압도적인 무력.

개개인의 실력이 타 가문의 가주나.

길드장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준은 뒷짐을 진 채 유유히 걸어갔다.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보는 벨렌 로레스가 중얼거렸다.

“동양의 최고 무력 집단이라고 하더니… 소문보다 훨씬 대단해….”

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이준을 따라갔다.

“많기도 하다.”

카오스 몬스터가 끝도 없이 나타났다.

게이트를 없애거나 망가트리지 않으면 계속해서 쏟아질 것 같았다.

“파랑아. 게이트부터 부숴.”

[응!]

파랑이의 덩치가 커졌다.

녀석이 거대화를 하며 마력을 뿜어냈다.

마기의 아지랑이들이 하늘로 솟구치더니 게이트를 향해 쏟아졌다.

파랑이의 마기가 게이트에 빨려 들어가고 얼마 후에.

콰아앙!

폭음이 들려왔다.

그게 신호라도 되는 듯.

게이트가 연쇄적으로 폭발을 일으켰다.

카오스 게이트를 무너트리는 절대종의 위력.

탐이라 가능한 힘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오스 몬스터의 숫자는 좀처럼 줄지 않았다.

군단 단위.

그것도 두 개의 군단이었다.

족히 5만 마리는 넘는 몬스터의 숫자였다.

죽여도 죽여도 머릿수가 줄지 않는 이유다.

“제단을 없애지 않으면 우리가 불리하겠네.”

말과는 달리 감정에 동요가 없는 이준이었다.

“벨렌. 성당으로 안내해 주겠어요?”

“혼자서 갈 생각은 아니지?”

“그럴 생각인데요.”

“미쳤어! 혼자서는 절대 무리야.”

“제 걱정을 해 주는 건 고맙지만 전쟁을 빨리 끝내는 방법은 우두머리를 제거하는 것뿐이에요. 전 이 전쟁을 빨리 끝내야 해요. 그러니까 길 안내만 해 주세요.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할게요.”

벨렌 로레스는 이준의 눈을 보았다.

전혀 흔들림이 없는 눈동자였다.

흑요석같이 깊은 눈은 사람을 잡아끄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왠지 모르게 신뢰하게 만드는 눈빛.

그래서 그런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았어. 대신 같이 가. 내가 옆에서 도울게.”

“그럴 필요는 없는데.”

“아니면 길 안내 안 해 줄 거야.”

길을 안내를 안 해 줘도 오좌가 있는 성당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벨렌 로레스의 안내라면 1분 1초라도 아낄 수 있을 터.

그 때문에 길 안내를 부탁한 거였다.

“그럼 같이 가요.”

“날 따라 와.”

벨렌 로레스가 땅을 박찼다.

그녀의 옆에는 사람 머리통만 한 크기로 변한 칼바스가 날개를 펄럭이며 함께하고 있었다.

크기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드래곤.

저러니 사람들의 눈에 잘 안 들어온 것이다.

이준은 피식 웃으며 사형준을 향해 말했다.

“전선을 마드리드 성당 쪽으로 이동시킨다.”

“명을 받듭니다.”

명령을 내리고 유유히 벨렌 로레스를 따라갔다.

간혹 무극단의 공격을 피해 이준을 직접 공격하는 몬스터가 있었다.

하지만 이준의 회안을 본 몬스터는 공격하다 말고 벌벌 떨어야만 했다.

거역하기 힘든 힘이 담긴 눈빛.

그 속에는 흉포하고 무지막지만 괴물이 들어 있었다.

몬스터는 그 심연의 공포를 보았기에 몸이 석상처럼 굳은 것이다.

그걸 마지막으로 생을 마감해야만 했다.

쳐다본 것만으로 몸이 폭죽처럼 터졌으니까.

앞서가던 벨렌 로레스가 놀라서 뒤를 돌아봤지만.

“전 신경 쓰지 말아요.”

이준은 미소를 보이며 여유로워했다.

잔뜩 긴장한 그녀는 의문이 들었다.

‘파천자가 강하다는 건 알아. 세계 랭킹 3위에 있는 각성자니까. 하지만 마드리드 성당의 사제는 랭킹에서 제외된 괴물이야. 측정 불가 각성자라는 뜻인데 어떻게 저렇게 태연할 수 있는 거지? 직접 안 봐서 그런가? 아니면… 자신의 강함을 믿는 건가?’

좀처럼 이준에 대한 의문을 떨칠 수 없었다.

* * *

성당 안.

제단으로 보이는 장소에는 곳곳에 핏자국이 가득했다.

그 가운데에는 대륙 오좌가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가 열릴 때마다 검은 연기가 솟구쳤다.

제단의 허공에는 열리지 않은 카오스 게이트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했다.

“탐욕과 나태의 군단이 밀리고 있다.”

그가 외우던 주문을 멈추고 중얼거리고 있을 때 방문이 열렸다.

“파천자가 성당으로 진격해 오고 있습니다.”

“육좌는?”

“소식이 끊겼습니다.”

“육좌가 혈신에게 당한 건가?”

“격돌한 흔적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연락을 안 받는 거지?”

“혈신이 무서워서 도망…친 게 아닌지….”

“육좌가 도망칠 리 없다. 파천혈신이라면 제일 이를 가는 인물이야.”

혈자만 들어도 치를 떠는 게 바로 육좌였다.

그 옛날, 파천혈신을 죽이기 위해 가장 공을 들인 사람이 바로 육좌였다.

혈신을 먼저 공격하고 죽은 것도 육좌였고.

그런데 그가 파천혈신이 무서워 도망쳤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육좌에게 계속 연락해 봐.”

오좌가 제단을 나가기 전 게이트를 향해 초록색 구슬을 던졌다.

인간의 생명이 응집된 생기의 구슬이었다.

그러자 카오스 게이트에서 반응을 보였다.

제단 가운데로 떨어진 하나의 몬스터.

황소의 얼굴을 가졌으며 머리에 두 개의 뿔이 있었다.

나태의 군단장 나락이었다.

나태의 주인인 오좌를 빼면 군단의 힘 5할을 담당하는 악마였다.

“오좌께서는 어디로 가시렵니까?”

“난 손님을 맞이해야지. 이미 이곳에 당도한 것 같구나.”

그가 성당 밖으로 나가자 보이는 두 사람.

한 사람은 암흑대제라는 여자였고 다른 한 사람은 파천혈신이었다.

그를 보자 오좌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과거에서부터 이어져 온 지긋지긋한 악연.

이곳에서도 자신들의 일을 방해하는 원수였다.

“파천혈신.”

오좌가 파천혈신이란 이명을 곱씹었다.

그 속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오좌가 파천혈신을 되뇌고 있자 그를 본 이준이 씩 웃었다.

‘저놈도 날 사부로 알고 있는 것 같네.’

그러니 대놓고 적의를 보이는 거겠지.

“네가 오좌지? 나태의 주인.”

“역시, 파천혈신이라 그런가. 내 정체를 바로 파악했군.”

“내가 이곳에 온 이유를 알겠지?”

“과거처럼 우리의 일을 또 방해하러 왔을 터. 하지만 네 뜻대로 이루어지진 않을 것이다. 우린 옛날과 다르게 마왕의 힘을….”

오좌는 말을 다 잇지 못했다.

회색의 아지랑이가 다가와 숨을 옥죄어 온 것.

그는 재빨리 악마의 힘을 끄집어내 대항했다.

“비겁한 건 여전하구나!”

“적에게 비겁은 무슨. 그리고 네가 한 짓거리부터 빨리 수습해야 해서 말이야.”

팟-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이준이 오좌를 향해 쇄도했다.

오좌는 당황하지 않고 신체를 악마화했다.

하얗던 피부가 검게 물들었다.

이마에는 작은 뿔이 생겼다.

그가 허공에 손을 뻗어 마검을 생성하려는 순간!

퍽-

하나의 창이, 소환되고 있는 마검의 검신을 들이박았다.

“누가 멍청하게 소환되는 마검을 그냥 보고만 있냐.”

“헉!”

오좌는 헛바람을 일으켰다.

어느새 이준의 손이 그의 얼굴을 뒤덮고 있었으니까.

오좌가 황급히 몸을 빼려 했으나.

이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건 힘들었다.

쾅!

이준은 오좌의 머리를 붙잡고 그대로 바닥에 처박았다.

“커허억!”

오좌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어느 순간 이준의 손에서 사라진 오좌.

텔레포트였다.

“허억… 허억… 실력은 여전하구나. 괴물 같은 놈….”

단 한 번의 공격만으로도 오좌의 숨이 거칠어졌다.

텔레포트로 파천혈신의 품에서 벗어났기에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과거처럼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죽었으리라.

오좌는 여전히 이준을 파천혈신으로 착각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준은 무극자의 진전을 전부 이은 진짜 제자.

반쪽짜리인 천지인의 주인과는 달랐다.

그러니 이준을 착각할 수밖에.

“입을 나불대는 기력은 남아 있는 모양이네.”

이준의 신형이 사라졌다.

오좌의 신형도 덩달아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들려오는 격돌음.

허공에서 연신 파공성이 들려왔다.

* * *

벨렌 로레스는 입을 떡 벌렸다.

파천자가 성당의 사제와 손을 나누고 있었다.

심지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게 아닌가.

그녀로서는 굉장히 충격적인 광경이었다.

‘파천자가 저렇게 강했어?’

이준이 자신 있어 하는 이유를 알게 됐다.

압도적인 무력이 이유였다.

자신이 판단한 사제는 못해도 SS급을 넘은 존재.

족히 SSS급은 되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을 파천자는 손쉽게 몰아붙이고 있는 게 아닌가.

‘동양의 무공은… 우리들이 무시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어.’

서양인들은 동양의 무공을 무시했다.

강해 봤자 마법보다는 못하다고 여겼다.

그런데 자신들이 생각하던 상식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누가 무공이 약하다고 지껄였던 거야!’

무공은 결코 마법보다 약하지 않았다.

이준의 내공에서 느껴지는 거력.

마력으로는 흉내도 내지 못하는 힘이 담겨 있었다.

저 정도의 힘을 사용하려면 적어도 드래곤.

태초의 힘을 최대치로 발휘해야 한다.

이준은 그런 힘을 표정 하나 찡그리지 않고 사용했다.

“정말 대단해….”

그녀는 저도 모르게 육성으로 중얼거렸다.

그녀가 넋을 놓은 채 싸움을 보고 있을 때.

성당이 무너져 내리면서 무언가가 정체를 드러냈다.

“크흡… 드디어 나왔구나. 나태의 군단장 나락이여.”

오좌가 입가에 피를 닦으면서 웃었다.

‘나 혼자서 파천혈신을 상대하는 건 무리다. 악마의 힘을 가진 날 힘들게 하는 걸 보면 옛날보다 더 강해졌어. 일좌가 깨어날 때까지 몸을 숨기는 게 좋겠다. 나락을 주는 건 아깝지만 이대로 죽을 순 없다.’

우오오오오-

나락이 하늘을 향해 괴성을 질렀다.

녀석의 몸에서 뿜어진 파동이 주위를 휩쓸었다.

파동에 닿은 건물이 가루가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카오스에 대항하는 적을 죽여라!”

오좌의 명령에 나태의 군단장 나락이 이준을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저 황소 새끼는 뭐야.”

쿵!

하나 이준은 도끼를 검지 하나로 막아 버렸다.

이에 나락과 오좌가 기겁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네가 저 몬스터들의 지휘관이었구나? 그러면 죽어야지.”

도끼에 닿은 이준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갔다.

쩌저적!

커다란 도끼에 균열이 생기더니 조각이 나 버렸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이준의 회안이 번쩍이자.

나태의 군단장 나락의 몸이 여러 갈래로 쪼개졌다.

수십 개의 육편과 피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태의 군단장을 한 수에 제압했음에도 이준은 태연했다.

그가 몸을 돌려 오좌를 보았다.

“별것도 아닌 놈들이 분탕을 쳐도 정도껏 해야지. 너희 때문에 천주가 강림하면 책임질 거냐? 아니잖아.”

“도, 도망쳐야 해…!”

이준의 힘을 겪은 오좌가 공포에 휩싸인 눈을 하곤 텔레포트를 쓰려했다.

“그렇게는 안 되지.”

쿵.

이준이 진각을 밟았다.

그러자 텔레포트를 쓴 오좌가 당황해했다.

“왜, 왜! 텔레포트가 안 되는 거야!”

“군단장이라는 놈을 주고 도망치려 한 건 이미 알고 있었어. 어디서 개수작을 부려.”

이준이 입꼬리를 말아 올리면서 오좌를 향해 다가갔다.

“오, 오지 마!”

군단장을 한 수에 제압한 파천혈신.

그의 앞에 자신 있게 나타난 죗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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