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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431화 (429/705)

제427화

“사 대주님 아닌가요?”

낯선 기운의 정체는 이휘와 차보영이었다.

“막내 도련님.”

“헉!”

“언제 귀국하셨지?”

이휘를 본 무극대가 화들짝 놀랐다.

이휘는 그런 무극대를 한 명, 한 명 둘러보았다.

“새로운 천왕대원이 많이 보이군요.”

“예.”

“사 대주는 여전히 말수가 없습니다.”

“여긴 어쩐 일로?”

“가문에 게이트가 느껴지길래 와 봤습니다. 그런데 천왕대가 나타나 놀랐어요. 그보다 그 호랑이는 뭔가요?”

이휘가 백호를 가리켰다.

“주군께서 키우는 몬스터입니다.”

“주군? 아버지를 말하는 건가요?”

“현 가주님을 말하는 겁니다.”

이휘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사형준의 원래 주인은 권왕 이건무였다.

이준을 향한 무한한 신뢰가 담긴 사형준의 음성에 이휘의 기분이 언짢아졌다.

하나 그는 드러난 감정을 재빠르게 숨겼다.

“아차차. 형님께서 가주가 된 걸 깜빡했어요. 미안합니다.”

“괜찮습니다. 앞으로 그런 실수는 안 하시면 됩니다.”

“그러죠.”

“그럼.”

사형준과 무극대가 이휘에게 고개를 숙이고 지나가려는 찰나.

뒤에서 이휘의 목소리가 들렸다.

“제가 가문으로 돌아왔을 때는 천왕대가 안 보였는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어디서 튀어나왔을까요.”

사형준이 우뚝 섰다.

“무슨 말이 하고 싶으신 겁니까.”

“가문에 새로운 수련장이라도 생겼나 궁금해서요.”

“잠시 외부로 훈련을 나갔다가 이제 막 복귀한 겁니다.”

“제가 예민했군요.”

사형준이 무극대를 이끌고 동의각으로 향했다.

김봉팔은 찜찜한 듯 뒤를 연신 돌아봤다.

“대주. 막내 도련님의 경지가 이상하지 않소?”

“저희도 부대주와 같은 생각입니다.”

“저 경지는 해도 너무 하지 않습니까.”

“못해도 SS급이오.”

사형준도 이휘를 처음 보고 놀랐다.

자신을 긴장하게 만든 강자가 다름 아닌 이휘였기 때문이다.

영약을 한 트럭이라도 먹었나.

강해져도 너무 강해졌다.

유학을 가기 전 등급은 B급.

현재는 김봉팔 말대로 SS급에 올라 있었다.

“위험해.”

“나도 대주와 같은 생각이오. 뭔가 꺼림칙하달까? 백호 님은 어때 보이십니까?”

김봉팔이 신줏단지 모시듯.

백호를 조심히 안으며 걸어가고 있었다.

[거슬리는 기운이 느껴져.]

“막내 도련님의 몸에 있는 건 마나라서 그럴 겁니다.”

“하긴, 내공과 마나는 완전히 다르니까 백호 님이 이상하게 느낄 만합니다.”

[저 녀석을 조심하거라.]

“무엇을 말입니까?”

사형준이 백호에게 물었지만 백호는 그 이상 말해 주지 않았다.

이휘가 꺼림칙하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나 위험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대주. 딱 보면 모르겠소? 주군하고 막내 도련님하고 원수지간 아니오. 백호 님은 이를 두고 조심하라고 하는 거 아니겠소?”

“한바탕 피바람이 부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피바람은 무슨. 막내 도련님이 강한 건 인정. 하지만 우리 주군이 어디 사람이냐? 강한 것만으로는 주군의 상대가 안 돼.”

김봉팔의 말에 무극대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 동의하는 표정.

이준을 떠올리니 있던 걱정도 사라졌다.

“괴물 같은 가주님이긴 하지.”

“그리고 사신가 전부 가주님의 편이기도 하고.”

“팔, 다리, 몸통, 다 잘렸는데 막내 도련님이 무슨 수로 가주님께 대항하겠습니까? 택도 없습니다.”

사신가는 새롭게 태어났다.

이준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가주에 대한 충성심은 말할 것도 없었다.

이휘가 들쑤시고 다닌다 하더라도 가솔들의 마음을 흔드는 건 불가능했다.

옛 신력권가라면 모를까.

현재의 사신가는 오로지 이준에게만 충성했다.

“그러니까 애들아. 주군께서 가문으로 귀환하실 때까지 우리가 잘 지키자. 알았지?”

“봉팔 형님이나 딴짓하지 마쇼.”

“형님한테 가혹하게 왜 그러냐. 대마법사는 벗어나도록 특별히 형님한테만 자유시간 좀 주자고. 어떻소 대주?”

“나쁘지 않다. 부대주는 이 시간부로 자유시간을 즐기도록.”

사형준이 무극대원들의 편에 섰다.

그때 한명이 비명을 질렀다.

“억!?”

“왜?”

“부대주님 결혼 안 했습니까?”

비명의 주인은 신참 무극대원이었다.

그의 말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

“푸웁!”

“하하하하.”

“아이고, 피로가 다 풀린다.”

“너 정말 몰라?”

“뭐가 말입니까?”

“형님이 장가도 못 가고 모태 솔로인 거 몰랐냐고.”

“헉! 저 나이에 말입니까? 애까지 있는 걸로 알았는데….”

신참 무극대원이 김봉팔을 안쓰럽게 봤다.

김봉팔의 얼굴은 액면가로 40대 초반.

가정을 이루고도 남았을 얼굴이었다.

그런데 모태 솔로라니.

그것도 대마법사 중에서도 마탑주에 해당하는 레벨이었다.

“정말 몰랐나 보네.”

“제가 큰 결례를 범했습니다.”

신참 무극대원이 김봉팔을 향해 진심으로 사과했다.

이에 김봉팔이 버럭 소리쳤다.

“야! 네가 그러니까 더 비참해지잖아!”

“정말 죄송합니다. 부대주.”

“하지 말라고!”

“낄낄. 웃다가 배 아픈 건 오랜만이다.”

“봉팔 형님 당황한 것 보소.”

“내가 이거 보려고 은퇴 안 하는 거잖아.”

무극대는 어느샌가 이휘에 대한 건 잊어버리고 연신 깔깔댔다.

* * *

이휘는 무극대가 사라지는 방향을 계속해서 응시하고 있었다.

“…도련님….”

“네가 잘못 본 게 아니야.”

“저들의 경지가 말이 안 돼요.”

“내가 마지막으로 봤을 때 천왕대의 경지가 B에서 A였는데, 굉장히 놀라워.”

“저들의 정확한 경지가 파악되지 않아요.”

“제일 약한 각성자가 S급 초입. 제일 강한 건 당연히 사형준이고.”

이휘는 혹시나 해서 허공에 손을 내리그었다.

홀로그램에 띄워진 세계 랭킹 창을 열었다.

“역시 나야.”

창에는 사형준의 이름이 새로이 등록되어 있었다.

[신권 사형준 – 110위(NEW!)]

무려 110위.

이휘보다 10위 정도 뒤에 있었다.

사형준의 경지는 SS급 초입에서 완숙 사이.

이휘와 격차가 얼마 나지 않았다.

“왜요?”

“전 세계 랭킹 110위에 랭크되어 있어.”

“네에에!?”

차보영의 눈이 왕방울만 하게 커졌다.

110위라면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었다.

성마회의 일원보다 강하다는 뜻.

생각지도 못한 강자의 등장에 차보영이 당황해했다.

“재능이 뛰어나서 권왕 님의 신임을 받았다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는데….”

“사형준도 그 새끼 작품이겠지?”

이준의 소문은 굳게 닫혀 있던 유럽까지도 들려왔다.

그의 밑에서 훈련받으면 둔재도 빠른 시간 안에 등급 업을 시켜 준다는 이야기.

옛 대치동의 일타 강사가 바로 이준이라는 소문이었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으나 무사고의 특별 1반을 보고 생각을 달리했다.

그들의 성장은 그야말로 눈이 부셨으니까.

가문으로 돌아오고서야 이준의 능력을 실감했다.

소문이 사실이라는 것을.

아니, 오히려 소문이 작게 축소된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사형준을 봤을 때는 경종이 울렸다.

위험!

힘을 얻고 나서 단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위기감이 불쑥 찾아왔다.

“이준에 대한 가솔들의 무한한 신뢰도 그렇고 생각보다 쉽지 않겠어.”

“사 대주를 처리….”

“SS급 완숙에 올라 있을지 모르는 각성자를 조용히 처리할 수 있겠어?”

“성마회라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멍청한 소리! 사형준은 나와 랭킹이 고작 10위밖에 차이가 안 나. 그렇다면 나도 조용히 제거할 수 있겠네? ”

“도련님을 조용히 제거하는 건 불가능해요.”

“사형준도 마찬가지야. 더욱이나 천왕대가 계속 붙어 있을 건데 조용히 처리? 되레 당하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그러면 어떻게…?”

“계획대로 가문에 녹아들어야겠어. 어차피 시간은 내 편이니까. 그쪽 언니나 접촉해 봐.”

“알겠어요. 경진 언니와는 제가 이야기를 나눠 볼게요.”

이휘를 이를 까득 씹었다.

귀환하면 모든 게 술술 풀릴 줄 알았다.

헌데 생각보다 가문의 벽이 높았다.

“현재 신력권가는 이준의 사람들로 꽉 차 있어. 여길 내 사람으로 바꾸고 채우려면 시간이 필요해. 이준이 가문에 있었다면 애를 먹었겠어.”

“사모님한테 도움을 요청해 보시는 건 어때요?”

“안 그래도 그럴 참이야.”

이휘와 차보영은 최미진이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수액을 꽂고 침대에 누워 있는 그녀에게 갔다.

“어머니 몸은 어떠세요?”

“많이 좋아졌어. 가문은 어떻더냐.”

“이준의 사람으로 가득해요.”

“그럴 게다. 네 아비란 인간이 무능해서 가주 직도 넘긴 모양이야.”

“제가 곧 다시 찾아올 생각이에요.”

“아무렴 그래야지. 이 가문은 너와 네 형 거였다. 네 형은 가망이 없으니 너라도 꼭 신력을 손에 넣어야 해.”

“당연해요. 그래서 말인데요, 어머니.”

“말하거라.”

“패왕령을 제게 주세요.”

“패왕도가는 뿔뿔이 흩어져서 쓸모가 없을 텐데?”

패왕령은 패왕도가의 가솔을 결집시키는 명패였다.

오직 가주와 후계자만 가질 수 있는 물건.

도왕 최강규는 최미진을 굉장히 아껴서 그녀에게 패왕령을 줬다.

“이제부터 재건하려 해요. 패왕도가의 각성자를 모으면 그들을 결집시킬 인물도 있고요.”

“그게 누구냐.”

“외당숙이요.”

“네 외당숙은 다 죽었을 텐데.”

“아버지가 단전을 폐하고 외국으로 쫓아냈던 분을 찾았어요.”

“아!”

그가 누구인지 최미진도 알아차렸다.

* * *

띠링-

이준에게 새로운 메시지가 날아왔다.

[신권 사형준 – 110위(NEW!)]

사형준이 진 세계 랭킹에 등록됐다는 메시지였다.

이준은 혼돈의 기를 다스리면서 흐뭇해했다.

‘수련을 마쳤나 보네.’

[안도하는 표정을 짓고 있군.]

‘사 대주와 무극대가 백호의 수련을 마친 것 같아.’

사신가가 점점 강해진다고 해도 불안했다.

적을 물리친다고 해도 적은 새로 등장한다.

전보다 약하면 모를까.

항상 전보다 강한 적이 나타났다.

자신이 있다 하더라도 항상 적을 막지는 못한다.

지금처럼 꼼짝도 할 수 없을 때 적이 나타나면 어떻게 될까.

애써 키워 놓은 가솔들이 당할 수 있었다.

그러니 가솔 스스로가 강해져야 했다.

그 시작이 무극대.

드디어 자신이 없어도 가문을 보호할 사람이 생겼다.

이 하나만으로도 안도감이 들었다.

사신수가 아니었다면 생각도 못 했을 일.

자신이라도 이렇게 단기간에 SS급을 만드는 건 무리였거늘 사신수라 가능했다.

[방관자 녀석이 잘도 인간을 가르쳤어.]

‘너도 우리 가솔들 좀 가르쳐 보는 건 어때?’

[흥, 작은 주인이라도 어림없다. 본좌가 그런 하찮은 일을 할 것 같아?]

‘가르치는 거 은근히 재밌어.’

[본좌 취향이 아니다.]

‘애들 굴릴 수도 있는데?’

[가학적인 것도 싫어해서 말이야.]

‘되게 철벽 치네.’

[본좌를 설득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이곳을 나가겠다고 생각하는 게 어때?]

흑염마조가 맞는 말을 했다.

사신가가 강해지는 것도 정답이지만 이준이 혼돈의 기를 다스리는 게 가장 좋았다.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야. 살기를 제어하는 건 가능해질 것 같아.’

이준이 흑염마조와 대화를 나눌 때마저도 혼돈의 기가 미쳐 날뛰었다.

그런데 지금은 잠잠했다.

여전히 기운이 요동치는 건 똑같지만 제어에서 벗어나진 않았다.

장족의 발전.

무극자가 찍은 제자라 그런지.

정신력은 물론 적응력도 정점을 찍었다.

[너무 서두르지 마. 그러다가 큰일 나.]

‘무리하게 제어 안 해.’

[이미 작은 주인은 무리하고 있다.]

‘괜찮다니까.’

이준은 흑염마조의 말을 듣지 않고 살기를 조절해 갔다.

넘쳐흐르는 살기가 출렁였다.

날카롭게 벼려진 칼날이 검집에 들어가 정체를 감춘 것처럼.

살기 또한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미쳤군.]

살기만 감출 뿐.

혼원의 기.

혼돈의 기운은 여전히 제힘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준이 혼돈의 기에서 살기만 걷어 낸 것이다.

[기의 조절이 완벽에 가까워지고 있다.]

엄청난 집중력이었다.

조금만 삐끗해도 살기와 혼돈의 기가 엉켜서 천살성을 자극할 건데.

이준은 가뿐히 두 기운을 분리했다.

무극자가 곁에 있었다면 분명 감탄했을 일이었다.

[큰 주인 보고 있나. 당신이 선택한 제자는 본좌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대단한 인간 같다. 어쩌면 당신의 소원이 정말 이뤄질 수도 있겠어.]

흑염마조는 이준을 보면서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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