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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430화 (428/705)

제426화

철혈검가의 내부는 균열로 인해 소수의 병력만 남았다.

검제 박춘식 또한 후발대로 게이트 토벌에 참여하려고 준비 중이었다.

“손님이 왔구나.”

그가 하던 일을 멈추고 철혈검가의 정문으로 갔다.

정문에는 철혈검가의 각성자들이 한 청년과 여자에게 검을 겨누고 있었다.

박춘식이 그들을 향해 소리쳤다.

“모두 검을 거둬라.”

그의 명에 각성자들이 일제히 검을 거두고 뒤로 빠졌다.

짝짝짝!

박수가 들렸다.

청년이 내는 소리였다.

“철혈검가는 언제봐도 대단해요.”

박춘식은 청년이 누군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TV에서 자네가 귀국했다는 걸 접했네. 그런데 여긴 어쩐 일인가?”

박춘식은 청년, 이휘를 정중하게 대했다.

나이는 그가 많다고 하나 권왕의 막내아들.

오대 가문에 속해 있으며 파천자의 동생이기도 했다.

나이가 어리다고 막 대할 순 없었다..

“이곳에 제 어머니가 갇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데려가려고 왔는가?”

“제가 이곳에 올 이유가 그것 말고 또 있을까요.”

“하나 절차라는 게 있네. 자네 어머니는 애꿎은 사람들을 죽이려 한 전적으로 뇌옥에 갇혔어.”

“어머니의 죄는 제가 대신 갚겠습니다. 풀어 주세요.”

“음….”

박춘식이 이휘를 자세히 살렸다.

‘어찌 저 나이에 저런 강함을 지닐 수 있단 말이냐.’

이준을 처음 봤을 때보다 강하지 않나.

이휘의 전 세계 랭킹은 100위.

자신보다 39위나 높았다.

그렇다는 건 SS급.

현경의 경지에 있다는 것이다.

‘18살에 현경이라니.’

이는 내공으로 쌓아 올린 힘이 아니었다.

심장에 흐르는 방대한 마나.

이휘는 신력권가의 무인이 아닌 마법사였다.

‘이를 어쩐단 말이냐.’

뇌옥에 갇힌 패도나찰 최미진을 그냥 풀어 준다면 철혈검가의 체면이 구겨진다.

그렇다고 싸우자니 이휘를 이긴다는 보장이 없었다.

되려 질 가능성이 농후했다.

철혈검가의 태상 가주이자 검제.

이 이름이 가진 무게는 상당했다.

그런데 18살의 청년에게 진다? 타격이 굉장히 클 것이다.

이휘와 싸우다가 내상이라도 입는다면 게이트 토벌 또한 차질이 생길 터.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부탁드려요. 검제 님. 어머니를 풀어 주시면 게이트를 토벌하는 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힘으로 밀고 나와도 되건만.

이휘는 정중히 90도로 고개를 숙여 가며 부탁해 왔다.

‘권왕의 자식들은 하나 같이 뛰어나구나.’

검제는 내심 손자인 박혁진이 제일 뛰어나다고 여겼다.

하지만 이준과 이휘를 보자 마음이 변했다.

우물 안 개구리.

세상에는 뛰어난 인물들이 많았다.

이휘도 전 세계 랭킹을 볼 수 있을 터.

이미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걸 확신하고 있을 테니.

실력으로 밀고 나오면 낭패를 보는 건 철혈검가였다.

한데 먼저 고개를 숙여왔을 뿐만 아니라, 거절하지 못할 조건까지 제시했다.

“자네의 힘이라면 토벌대에 많은 도움이 되겠어.”

“감사합니다. 검제 어르신.”

“패룡을 뇌옥까지 안내하라.”

“태상 가주님의 명을 받듭니다.”

이휘는 각성자의 도움을 받아 뇌옥으로 갔다.

뇌옥은 철혈검가의 깊은 심처에 위치했다.

검제의 거처를 꼭 거쳐야지만 나오는 곳.

삼엄한 경계가 펼쳐진 뇌옥의 입구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갔다.

뇌옥 안에는 각종 범죄자로 가득했다.

악질들만 수감 된다는 철혈검가의 뇌옥.

이휘가 이를 뿌득 갈았다.

어머니를 이곳에 가둔 원흉인 이준에 대한 증오가 더욱 커졌다.

“여깁니다.”

철컥!

끼이익-

철문이 열렸다.

방에는 머리가 치렁치렁한 여자가 흐리멍덩한 눈으로 앉아 있었다.

이휘가 그녀를 불렀다.

“어머니.”

“…….”

“어머니. 휘가 왔어요.”

이휘가 감옥으로 들어가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서로의 눈이 마주치자.

“…휘아?”

“네. 어머니 저 휘입니다.”

“…정녕… 우리 휘아란 말이냐.”

“빨리 오고 싶었는데 늦어서 죄송해요.”

최미진의 꼴은 말이 아니었다.

그녀 또한 권왕과 마찬가지로 단전이 부서졌다.

30대 후반의 젊음을 유지하던 그녀가 지금은 50대 후반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실제로는 50대 초반의 나이지만 뇌옥에서의 생활 때문인지.

아니면 마음고생이 심했던 탓인지.

본래 나이보다 더 늙어 있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요.”

“…철혈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검제 어르신께서 허락하셨어요.”

“그 노괴가?”

“네.”

“날 그냥 풀어 줄 리 없는데.”

“제가 조건을 걸었어요.”

“조건?”

“한국에 대규모 균열이 일어나고 있어요. 그래서 제가 토벌에 참가한다는 조건으로 어머니를 풀어 주셨어요.”

“안 된다! 네가 무슨 힘이 있다고 그 위험한 곳에 간단 말이냐.”

최미진이 완강히 반대했다.

제가 아끼던 큰아들은 병신이 되었다.

유학 갔던 막내아들마저 잃을 수 없다는 생각에 이휘의 옷깃을 강하게 붙잡았다.

“괜찮아요. 어머니.”

“맞습니다. 사모님이 생각한 만큼 휘 도련님은 약하지 않아요.”

차보영의 말에 최미진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넌 보영이?”

“사모님의 명으로 휘 도련님을 보필하다가 도련님이 공부를 마치셔서 함께 돌아왔습니다. 우선 가문으로 돌아가서 자세한 이야기를 하시죠.”

“그래요. 어머니.”

이휘가 최미진을 부축해 뇌옥에서 나왔다.

밖에는 박춘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휘는 그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제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받을 일은 아니네. 자네 어머니는 범죄자야. 범죄자를 풀어 주는 조건으로 자네와 거래를 한 거니 인사는 됐네.”

“알겠습니다. 그럼 저흰 가 보겠습니다.”

세 사람이 철혈검가를 떠났다.

최미진은 돌아가면서도 악독한 눈으로 박춘식을 노려보았다.

뇌옥에 있으면서 조금은 참회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지만 여전히 악녀였다.

그는 그녀를 보면서 중얼거렸다.

“파천자가 꽤나 머리 아프겠어.”

“태상 가주님! 출정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가겠네.”

박춘식은 최미진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제왕단과 함께 출정했다.

* * *

오대 가문과 마벽이 빠르게 대응해서 그런지 게이트 토벌은 순조로웠다.

연일 승전보 소식이 들려왔다.

사람들의 우려와는 달리 균열은 더 이상 확장되지 않았다.

서울 지역을 시작으로 경기, 충청까지.

균열을 막는데, 한 달이 걸렸다.

타닥탁탁!

대구 인근 산, 모닥불이 켜진 곳에는 특별 1반 학생들이 앉아 있었다.

“준이는 여전히 연락 없지?”

“응. 없어.”

“지유랑 지안이는?”

“없어요.”

“저도요.”

한지유는 가지고 있던 나뭇가지를 부러트렸다.

이지안도 여태 감정을 보이지 않았지만 오늘만은 서운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준이 사라진 지 벌써 3개월.

깜깜무소식이었다.

살아 있으면 연락이라도 한 번 해야 하지 않나.

대규모 균열이 일어났는데 모습은커녕 연락도 없었다.

“슬슬 걱정되는데….”

허수가 자기만 들리게 중얼거렸다.

그 소리를 못 들을 학생들이 아니었다.

눈치가 빠른 박정연이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너 뭐 아는 거 있지?”

“아, 아닙니다.”

“바른대로 말 안 해?”

“서, 선생님 저 좀 살려….”

박정연이 허수의 멱살을 잡았다.

어찌나 완력이 강한지.

덩치 큰 허수가 공중으로 들렸다.

“수야. 그냥 말해. 저 누나 참는 데 한계 온 것 같아.”

박혁진의 말에 얼굴이 빨갛게 변한 허수가 항복했다.

“이, 이것부터 놓으시면 말하겠…습니다….”

박정연이 허수의 멱살을 놓아주었다.

모두의 시선이 허수한테 쏠렸다.

무려 석 달이나 숨기고 있던 비밀.

허수가 괘씸하기도 하지만 어쩌랴.

이준이 비밀로 하라고 당부를 한 것 같은데.

허수는 그 비밀을 악착같이 지킨 것뿐이다.

이준의 성격을 알기에 이 부분은 그냥 넘어갔다.

“선생님께서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해서….”

“빨리 말 안 하면 여기서 매장당할 줄 알아.”

박정연이 협박하자 허수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사실 선생님께서는 게이트를 가지고 계십니다.”

“그건 나도 알고 있어.”

한지유가 손을 들었다.

예전부터 알고 있던 이준의 비밀.

청호의 보금자리가 이준의 아지트라는 걸 숨겨 주었다.

“그… 선생님께서 제게… 게이트 출입 권한을 제게 주셨습니다.”

“뭐!?”

“너만?”

“이건 나도 모르는 사실이야.”

“전 가주 오빠가 게이트를 가지고 있다는 건 몰랐어요.”

그들의 얼굴에는 부러움과 질투가 섞여 있었다.

게이트 출입 권한이 있었다니.

얼마나 대단한 특권인가.

“그래서?”

“선생님이 걱정돼서 게이트로 갔는데 막혀 있었습니다.”

“수 너까지 통제했다는 말이야?”

박혁진의 물음에 허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것 같습니다.”

“그게 언제인데?”

“두 달 전이었습니다.”

“오래됐네.”

“걱정된다고 한 이유가 있었구만.”

게이트 입구를 막았다는 건 안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그들의 머리에는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그동안 이런 적은 없어서… 걱정입니다.”

“그러니까 연락이라도 주면 얼마나 좋아.”

“무심한 자식.”

“나타나면 가만 안 둘 거야.”

“저도 동참할게요.”

주먹을 부르르 떨며 이준에 대한 응징을 말하고 있을 때 차경진이 한마디 했다.

“가주님께서도 여러분의 이러한 우려를 걱정하고 계실 겁니다. 그분의 마지막 모습이 어땠는지 아시죠?”

박정연이 침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폭주한 상태였어요.”

“맞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가주님의 상태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저희는 느낄 수 있었어요. 그 어떤 동요도 없던 가주님께서 급히 자리를 피했습니다.”

“나와 게이트에 같이 들었을 때도 한 번 폭주했어.”

“아, 그때!”

박정연이 예전 기억을 떠올렸다.

제어하지 못하는 기운에 이준의 이성도 덩달아 날아갔었다.

그리고 펼쳐진 지옥도.

사람들이 찢어발겨졌다.

마치 동물에게 물어뜯긴 것처럼.

그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소름이 돋았다.

“가주님께서는 여러분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모든 연락을 끊은 게 아닐까 합니다.”

“허수도 게이트로 들어오지 못하게 한 거면 일리는 있어.”

박혁진이 차경진의 말에 동의했다.

이준의 무심한 행동.

그 속에는 언제나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그러니까 가주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저흰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으면 됩니다.”

차경진으로 인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학생들이었다.

자신들이 걱정하면 뭐 하나.

해결될 일이 아닌데.

진득하게 기다리는 게 최선이었다.

학생들의 얼굴이 어느새 얼굴이 밝아졌다.

그들을 본 류가을과 홍원찬, 조용석은 전음을 나눴다.

[선생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대단해 보인다 그치?]

[형, 누나들의 마음이 저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다 선생님의 하해와 같은 은혜 덕분이지. 우리도 상상도 하지 못한 은혜를 받았잖아?]

특성을 개방해 준 것만으로도 갚을 수 없는 빚을 졌다.

한데 등급을 올려 주는 건 물론 무공까지 주려 하고 있었다.

이준과 지낸 시간이 짧은 자신들도 이럴 진데.

이준과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낸 학생들은 오죽할까.

저들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난 앞으로 선생님을 평생 따를 거다.]

[저도요!]

[가을 누나는?]

[나도 너희와 생각이 똑같아. 굳이 선생님의 곁에서 벗어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기존 무사고 학생들로 인해 세 사람은 더욱 이준에게 빠져드는 중이었다.

부스럭!

각자 생각을 정리할 때 숲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몬스터야.”

“여기까지 접근해 온 걸 못 알아챘어.”

“모두 전투 준비를 하세요.”

쉬고 있던 특별 1반의 교전이 다시금 시작됐다.

* * *

지잉-

낙성각 앞에 게이트가 열렸다.

그곳에서 아기 백호와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백호와 훈련 갔던 무극대가 돌아온 것이다.

부대주인 김봉팔이 주위를 둘러봤다.

“사람들이 없는 것 같은데?”

[균열로 인해 병력이 차출된 것 같군.]

“대주. 우린 어쩝니까?”

“주군께 복귀 신고를 해야겠지.”

[그럴 필요 없다. 지금은 너희 주인을 못 만나.]

“무슨 말씀이십니까?”

[혼돈의 기를 통제하느라 바쁘다. 너희가 연락해도 못 받을 거야.]

“괜찮으신 겁니까?”

[모른다.]

“대주, 주군이 어떤 사람인데 걱정하십니까. 그분을 그렇게 겪어 봐 놓고 그러십니까.”

“그렇군. 내가 쓸데없는 걱정을 했어.”

“동의각주 님은 계신 듯하니 그분께 가시죠.”

“그러지.”

무극대가 동의각으로 걸음을 옮기려고 발걸음을 떼는 순간.

“잠깐.”

“이번에는 또 왜요?”

“낯선 기운이 가문에 있다. 다들 안 느껴지나?”

“어? 그러네요.”

김봉팔이 이마를 찌푸리는 사이 그 낯선 기운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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