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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427화 (425/705)

제423화

[제자야. 드디어 혼원신공의 완성을 코앞에 뒀구나. 축하한다. 하지만 아직 좋아하긴 이르니라. 지금쯤이면 내부에서 혼원신공이 날뛰겠구나. 그걸 제어해 보려무나. 여태까지는 각성자 시스템으로 해결했지만 이번만은 온전히 네 힘으로 버텨야 할 것이니라. 행운을 비마.]

무극자 사부의 메시지가 끝났다.

그러자 내부에서 혼원신공이 미쳐 날뛰었다.

‘정말 제어가 안 돼.’

화아악-

갑작스레 기운이 뿜어졌다.

“……!”

“억!”

“무, 무슨!”

그렇다고 폭주할 정도로 기가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기운만 점점 강해지고 있을 뿐.

이준의 기운에 이곳에 있는 모두의 얼굴이 사색으로 변했다.

‘안 되겠어. 이대로 있다간 큰일 나겠어.’

이준이 땅을 박차고 울릉도를 벗어났다.

그가 사라졌음에도 가주들과 학생들은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다.

그의 기운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겨우 호흡을 고를 수 있었다.

“허억… 허억!”

“바, 방금 뭐였지…?”

가주들의 등에는 축축한 땀으로 가득했다.

다듬어지지 않은 살기.

절제력이 없는 기운은 그들로 하여금 하나의 감정만이 떠오르게끔 했다.

“지금… 나만 느낀 것이오?”

“공포 말입니까?”

“아니오. 그에게서 절망…을 보았소이다.”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었군.”

혈마도 절망을 엿보았다.

그 속에는 무자비한 파멸이 숨어 있었다.

그 짧은 시간에 느껴진 감정이 몬스터가 아닌 인간에게서 보였다는 게 소름이 돋았다.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 기운입니다.”

“이하동문이오.”

“…그런데 갑자기 왜 저러시는 건지….”

가주들이 고개를 저었다.

생각해 봤자 무의미한 일.

우선 아수라장이 된 이곳을 정리하는 게 먼저였다.

“한 이사장. 학생들을 다독이세요.”

한지웅이 동생인 한민성을 불렀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한민성이 선생들과 함께 자리를 정리했다.

한편 이준은 4대 성지의 금역으로 왔다.

“주인님 오셨….”

“모두 주변에서 물러나.”

“옙!”

눈치가 빠른 테구르가 비상종을 울려 몬스터를 모았다.

그리고 이준에게 접근 금지 명령을 내리고는 뒤로 쭉 빠졌다.

이준은 샤크로아들의 보금자리인 천중호수로 왔다.

다른 곳은 건물들이 있었으나 이곳만은 얼음과 물뿐이었다.

“흡!”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그런가.

미쳐 날뛰는 기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준의 몸에서 회색의 아지랑이가 미친 듯이 올라왔다.

파직-

게이트의 마기와 혼원신공의 내기가 부딪히며 스파크를 만들었다.

‘왜 조절이 안 되는 거야.’

내기가 자기 마음대로 내부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것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말이다.

“뀨우.”

주머니에서 나온 파랑이가 이준의 앞에 앉았다.

“…….”

이준은 파랑이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내부를 컨트롤하는 것만으로도 힘들었으니까.

그러던 그때 하늘에서 포탈이 열리며 흑염마조가 나타났다.

[역시 작은 주인이었군.]

거대하고 지독한 살기를 느낀 흑염마조가 이준에게 온 것이다.

[혼원신공이 12성 대성을 눈앞에 두고 있어서 나타난 증상이었구만… 이를 해결할 방법은 하나뿐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역천지체를 타고난 사람의 파천멸기를 흡수해야 된다.]

‘사부님이 말씀하신 거야?’

[그래.]

이준은 역천지체를 타고난 사람을 알고 있었다.

자신의 대사형이자 천주.

그가 가진 파천멸기를 흡수해야지만 혼원신공을 대성할 수 있단다.

[천살성이 있어서 폭주는 안 할 거다.]

‘이대로 얼마나 버틸 수 있는데?’

[길어야 1년?]

‘백마존이 나에게 준 시간과 비슷한 건 우연이야?’

[본좌도 모른다. 다만 작은 주인의 선택에 따라 재앙이 닥쳐 올 수 있다.]

‘천주를 불러내서 죽이냐 아니면 백마존을 죽여서 천주가 지구로 넘어오지 못하게 하느냐 이 말이지?’

[정확하다.]

지금의 실력이라면 백마존을 모두 죽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혼원신공을 대성하기 직전.

백마존 전부가 덤빈다고 하더라도 모두를 죽이는 게 가능했다.

그만큼 내부에서 날뛰는 혼원신공은 흉포함 그 자체였다.

‘백마존도 내가 알던 실력보다 강한데 천주는 그보다 더 세지 않으려나?’

문제는 ‘얼마나 강하냐’이다.

무극자 사부가 말하길 천주는 천재 중의 천재라고 표현했다.

칭찬에 야박한 사부가 말할 정도면 자신이 전생에 봤던 건 극히 일부분.

그를 다시 본다면 완전히 새로운 모습일 거다.

경지가 낮았을 때와 높을 때의 안목은 천지 차이였으니까.

‘이대로 내가 밖으로 나간다면 어떻게 돼?’

[그 또한 재앙이겠지. 컨트롤하지 못한 내공은 언제나 피를 부른다. 심지어 작은 주인이 가진 내공은 혼원신공의 내기. 천살성으로 인해 이성을 유지하고 있으나 광인과 다름없다.]

‘선택지도 없네.’

[그렇다고 볼 수 있지.]

‘1년간 이곳에 있어야 한다니까 벌써 좀이 쑤셔.’

[폭주를 안 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겨라.]

‘사부님이 메시지를 남길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하아아.’

그 말을 하곤 내기를 다스리는데 집중했다.

***

“우리 주인님 괜찮을까요?”

로티틸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이준을 보고 있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요. 세상에서 제일 강하신 분이 주인님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요.”

테구르가 로티틸을 안심시켰다.

게이트 위.

정확히는 샤크로아의 서식처, 천중호수 위로 회색 구름이 가득했다.

이준의 몸에서 뿜어나온 아지랑이가 모여서 만든 구름이었다.

몬스터들은 하던 일도 내팽개치고 이준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저 기운은 마치 폭주 같은데….”

“로티틸! 한 무리의 수장이라는 놈이 불안해 떨면 어쩌자는 거냐.”

로티틸의 계속된 중얼거림에 샥쿠가 한 소리 했다.

“죄송해요. 주인님이 너무 걱정되는 바람에….”

“모두 너와 같은 심정이다. 하지만 우리까지 동요하면 불안이 커질 테니 자중하도록.”

“네….”

시간은 훌쩍 지나갔다.

사흘째 되는 날에는 게이트가 무너질 듯 흔들거렸다.

“아이고, 어쩝니까요!”

게이트에 금이 가자 테구르가 호들갑을 떨었다.

이준의 기운은 4대 성지의 금역을 아예 날려 버리려는 듯.

금역의 마기를 집어삼켜 갔다.

이에 만년금구인 황금이가 이준에게로 향했다.

“황금 님! 접근하시면 안 됩니다.”

샥쿠가 황금이를 막았다.

[근처까지는 가지 않을 거예요. 결계만 만들고 올 테니 모두 여기에 있어요.]

샥쿠의 만류에도 황금이는 이준의 근처까지 갔다.

청중호수 끝.

경계에 선 황금이가 입을 벌리자.

그 앞에 푸른 마법진이 허공에 수놓아졌다.

마법진이 원형을 이루더니 빛과 함께 얼음 기둥이 올라왔다.

기둥에 투명한 막이 생기며 천중 호수를 감쌌다.

파직-

이준의 기운과 결계가 부딪혔다.

게이트를 일그러트리는 힘을 가진 무극기가 결계에 막혔다.

엄청난 방어력.

결계가 펼쳐진 후 대지의 흔들림이 멈췄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거냐.]

어느새 나타난 흑염마조가 황금이에게 말을 걸었다.

[모습을 드러내다니요?]

[시치미 떼지 마라. 성화와 합쳐지기 전까지는 몰랐지만 지금은 네가 현무라는 걸 알고 있다.]

[예상은 했지만 빨리도 아는 척 하군요.]

[어째서 큰 주인과 작은 주인의 곁에 붙어 있느냐. 네가 제일 인간을 싫어하지 않았더냐?]

[역천과 마신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궁금해서요.]

[여전히 악취미를 가지고 있군. 그 오만한 성격으로 잘도 큰 주인의 곁에 있었구나.]

흑염마조의 음성은 날이 잔뜩 서 있었다.

황금이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거든요.]

[만년금구의 몸에 숨어 있을 때부터 알아봤다. 네 본체는 어디에 있지?]

[비밀이에요.]

[음흉한 놈. 네가 이곳에 결계를 안 쳤다면 내 손에 그 가짜는 죽었을 것이다.]

[성격이 불같은데 어련하겠어요. 그런데 정말 궁금하네요. 파천혈신이 과연 약속을 지켰을까요?]

[직접 보고도 모른가.]

흑염마조가 이준을 가리켰다.

파천혈신, 무극자의 작품이 이준이었다.

그가 남긴 마지막 심득마저 이제는 혼원신공의 대성을 목전에 뒀다.

[아직 약속을 지킨 건 아니죠.]

[그 입 닫아라.]

[너무 화내지 말아요. 저도 안타까워서 그래요.]

[그 얼굴이 퍽이나 안타까워하는 표정이다. 오히려 재밌어 보이는 건 본좌의 눈에만 보이는 것이냐.]

[기분 탓이에요.]

주작은 언제나 현무에게 말로 휘둘렸다.

성격이 정반대인 두 신수.

주작은 불같았고, 현무는 냉정했다.

속성도 상극이라 만나면 항상 싸웠다.

[너와 말하면 내가 항상 손해를 보니 그만 이야기하자.]

[그래요.]

두 신수는 입을 꾹 닫고 이준을 눈여겨보았다.

* * *

이준이 사라진 지 한 달.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혔다.

최고 각성자의 갑작스러운 실종에 난리가 났다.

그 때문에 사대 가주와 마벽의 가주들이 무사고에 모였다.

“한 이사장. 파천자께선 아직도 학교에 나오시지 않은 겐가?”

혈마의 물음에 한민성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네. 오셨다면 특별 1반이 제일 먼저 알았을 텐데 학생들도 계속 걱정하고 있습니다.”

“어디로 사라지신 건지.”

“진 가주는 파천자께서 어디로 가신지 몰라?”

“저도 모릅니다.”

“답답하군.”

혈마가 한민성을 비롯한 다른 가주를 쪼여 대자 괴개가 버럭 소리쳤다.

“이놈아. 네 속셈을 모를 줄 아느냐. 파천자가 딸 아이에게 금강권문의 무공을 준다고 했는데 뜬금없이 사라져 똥줄이 타는 것 아니냐.”

“아니라곤 말 못 하오. 하지만 파천자 님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오.”

혈마가 이실직고했다.

금강권문의 무공이 필요하기도 했지만 파천자가 걱정되는 건 진심이었다.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신변에 이상이 생긴 걸까.

울릉도에서 파괴적인 기운을 뿜어내며 어디로 사라진 걸까.

“자랑이다 이놈아.”

“놈놈 거리지 마시오. 나도 어엿한 한 단체의 수장이오.”

“꼬우면 한판 붙어 보랴?”

괴개가 실눈을 뜨며 혈마를 보았다.

그의 시선에 혈마가 화제를 돌렸다.

“이제 어쩔 생각이야? 파천자 님이 사라진 걸 기다렸다는 듯이 게이트가 요동치고 있어.”

“우리의 힘만으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진병철의 대답에 한지웅이 동의했다.

“가문의 전력이 이전보다 월등히 높아졌다는 걸 위안 삼아야 합니다. 학생들의 등급도 마찬가지고요.”

모두 이준 덕분.

수학여행 이후 학생들의 실력은 가파르게 올랐다.

등급이 정체되어 있던 학생.

아예 올라갈 기미가 없던 학생 등.

모두의 등급을 이준이 강제로 올려놓았다.

무사고의 평균 등급은 C.

그러나 수학여행을 갔다 온 후로는 B~A로 올랐다.

엄청난 성장이었다.

그들이 이렇게 발전한 건 특성이 한몫하기도 했다.

특성이 없었다면 한 달 만에 이룰 수 있는 성장이 아니었으니까.

“그렇다면 학생들도 게이트 공략에 참여하게 하면 되겠어.”

검제의 말에 놀란 검왕과 철왕이 되물었다.

“진심이세요?”

“최소가 블루존이지만 대부분 레드존 등급의 게이트가 열렸습니다.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갈 인재들은 놔두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언제까지 품에만 끼고 있을 순 없어. 그리고 매번 파천자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지 않나. 그가 사라졌다고 불안에 휩싸이는 건 옳지 않은 일이야.”

큰일이 벌어질 때마다 이준이 해결해 줬다.

이번에도 게이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나니 이준부터 찾았다.

굉장히 안 좋은 상황.

한 사람에게만 기대는 건 한국의 쇠락을 가져올 수 있었다.

“무사고를 포함해서 전 가문은 비상 체제로 돌입하게. 그리고 각 가문의 정보대를 이용해 파천자를 찾는 것도 빼놓지 말고.”

“알겠습니다.”

“언제까지 그에게 신세를 질 수는 없네. 그가 나타날 때까지 우리끼리 잘 해결해 봅세.”

검제와 가주들이 결의를 다질 때 특별 1반 학생들도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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