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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415화 (413/705)

제411화

한민성 이사장을 비롯한 무사고의 선생들이 모두 모였다.

그가 특별 2반의 선생님인 청운 스님을 보며 말했다.

“특별 2반에서 벌써 A급이 열다섯 명이나 나왔다고 하던데 스님께서 엄청난 성과를 내셨습니다.”

“과찬이십니다.”

청운 스님이 흐뭇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특별 2반은 특별 1반을 빼고 최고 인재들만 모아 놓은 곳이었다.

B급 완숙에 있던 학생이 A급 초입에 오르기까지 6~8개월.

무사고로서는 꽤 큰 소득이었다.

“특별 3반과 4반도 A급을 배출해 주고 있으니 제가 다 든든합니다.”

무사고 학생들의 실력은 일취월장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특별 1반을 따라잡으려는 학생들의 의지가 돋보였어요.”

특별 3반 담임인 옥심난검 나혜원이 곁눈질로 조용히 앉아 있는 이준을 보며 말했다.

이에 한민성이 크게 웃었다.

“좌절이 아니고 의지 말입니까? 대단한 학생들입니다. 저라면 슬럼프에 빠졌을 거예요.”

“맞습니다.”

“큰 격차가 나면 의욕을 잃기 마련인데 학생들이 대견합니다.”

선생들 모두가 이에 고개를 끄덕였다.

특별 1반 학생들은 무사고에서 논외의 존재였다.

몇 달 전만 해도 최하 등급이 A급 초입이었다.

지금은 어느 경지에 올랐는지 감도 잡지 못할 정도였다.

선생들 모두 특별 1반 학생들의 기감을 읽지 못했기 때문.

이준은 학생들에게 기감부터 숨기는 걸 먼저 가르치는지.

학생들은 자신의 기운을 정말 잘 숨겼다.

“특별 1반 학생들의 실력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숨길 것도 없죠. 누구의 등급을 알려 드릴까요?”

“제일 약한 학생의 등급이 어떻게 되나요?”

기존 특별 1반 학생은 모두가 AA급.

이번 년도에 새로 들어온 학생들은 그나마 비벼 볼 만했다.

하나 들려오는 충격적인 말에 선생들이 입을 떡 벌렸다.

“조용석이 A급 끝자락에 있습니다.”

“헉!”

“아직 9월 달도 안 됐는데….”

“방학까지 반납하고 훈련했는데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진 것 같습니다….”

“얼마나 저희를 놀라게 하셔야 직성이 풀리실지….”

등급이 올라갈수록 경지의 상승은 어려웠다.

A급이라면 더욱 힘들었다.

하지만 이준은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듯.

등급을 수직 상승시켰다.

그 이야기를 들은 한민성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이 선생님은 일본 대균열로 자리를 비웠어. 한 달간 쉬기도 했고, 일주일에 한 번 나오는 달도 있었어….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친 날만 계산하면 두 달 정도밖에 안 됐을 건데.”

이준이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가 딱 여기에 있었다.

제대로 가르친 시간이 얼마 안 된다는 것.

기존 특별 1반 학생들도 8개월 정도 가르치고 AA급에 올려놨다.

그렇기에 이지안과 류가을은 더 빠르게 AA급에 올라갈지 알았다.

두 사람은 박은비와 서혜지보다 재능이 좋았으니까.

아니, 재능으로 따지면 비교도 안 됐다.

한데 성장 속도가 더디니 불만족스러운 거다.

제대로만 가르쳤으면 진작 AA급을 달성시켰을 터.

바빠서 학생들을 챙기지 못해서 아쉬웠다.

“제가 다 의욕이 꺾이는군요.”

“아미타불.”

“하아아.”

특별반 선생들이 한숨을 푹 쉬었다.

큰 성과를 내고도 좋아하지 못했다.

“이런, 제가 잘못 말한 듯합니다. 그 이야기는 그만하고 수학여행 장소를 정해 볼까요?”

학생들의 실력도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이때, 수학여행이 정해졌다.

전교생이 방학도 반납하고 날마다 학교에 등교를 했다.

쉬지 않고 달려와 주었으니 숨 쉴 구멍을 주기 위해 수학여행을 계획한 것이다.

물론 일반적인 수학여행은 아니지만.

“제주도나 울릉도 어떻습니까.”

“학생들이 편하게 쉬면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수련도 할 수 있으니 좋을 듯합니다.”

“그런데 걱정이 있어요.”

나혜원의 목소리에 모두가 그녀를 쳐다보았다.

“어떤 걱정 말입니까.”

“두 곳이 유난히 조용해서요. 항상 뜻밖의 장소에서 사고가 나서 우려가 돼요.”

맞는 말이었다.

언제나 사고는 예기치 않은 곳에서 일어나기 마련.

제주도와 울릉도가 그랬다.

게이트는 열려 있지만 위험하지 않았다.

가장 높은 등급의 게이트도 레드존에서 최하급.

변동도 없는 곳이라 무사고 전교생이 간다 하더라도 안심이 되는 지역이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벌써부터 걱정하십니까.”

“제주도나 울릉도는 괜찮을 겁니다.”

“만에 하나 일이 일어난다 해도 저희가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오대 가문과 마벽에서도 호위 각성자를 보내 준다고 하니 안심해도 될 것 같은데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모두가 준비를 철저히 할 테니 나 선생님께서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그렇담 다행이고요.”

“이 선생님은 어떻습니까?”

한민성이 최종적으로 이준의 의견을 물었다.

“울릉도가 괜찮겠네요.”

“그러면 수학여행은 울릉도로 결정하겠습니다.”

이로써 수학여행지가 결정됐다.

준비할 물품이나 통솔 선생, 훈련과 자유시간 일정 등.

모든 게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학생뿐만 아니라 선생들도 들뜬 상태였다.

수학여행은 전지훈련도 함께 겸했다.

특별 1반, 정확히는 파천자와 함께한다는 것에 선생들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가 학생들을 어떻게 수련시킬지.

쉬는 시간 배분은 어떻게 할지.

당근과 채찍은 얼마나 주는지.

선생들은 파천자를 통해 노하우를 배울 생각으로 기대가 가득했다.

* * *

수학여행을 떠나기 이틀 전.

특별 1반은 수련을 멈추고 피로 회복에 집중했다.

“준아. 쟤는 언제까지 저렇게 있게 할 거야?”

박정연이 거대한 소나무를 가리켰다.

“나도 몰라.”

“저러다 쟤 죽는 거 아니야? 숨을 안 쉬어.”

“기척을 숨긴다고 저런 짓을 하네.”

“네 실력을 알고도 저래?”

“살수의 기본은 참 잘 지키는 녀석이야.”

누누이 말했지만 조용석은 평소의 행동과 검을 잡았을 때의 행동이 전혀 달랐다.

평소의 행동은 껄렁껄렁하고 여자한테 치근덕거리길 좋아했다.

하지만 검을 잡았을 때는 어떤가.

입을 다무니, 과묵한 살수가 됐다.

목표를 잡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기술을 동원했다.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날 잡고 싶나 보지.”

“아무리 살수의 심법이라도 숨을 오래 안 쉬면 힘들 텐데.”

“한계를 훌쩍 넘긴 했어.”

“그냥 네가 봐줘. 널 기습하겠다고 몇 주 째 저러는 것도 기특하잖아.”

“기특하긴 당연한 걸 가지고.”

“모두 다 너 같이 뛰어나지 않거든.”

박정연의 말에 마음이 약해졌을까.

이준이 마음을 돌렸다.

“이제는 지안이한테 들이대지 않으니까 이만할까?”

“다른 미친놈이 대신 하는 것 같은데?”

이준과 박정연은 고개를 돌려 이지안을 보았다.

이지안의 곁에는 박혁진이 있었다.

녀석은 이지안을 과하게 챙겼다.

남들의 눈치도 보지 않았다.

모두가 박혁진의 마음을 알 정도.

하나 이지안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철벽 그 자체.

박혁진의 호의를 전부 차단하는 이지안이었다.

“난 모르겠다.”

이준이 시선을 거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게?”

“화장실. 쟤 저러고 있으면 숨넘어가겠다며.”

그는 일부러 화장실로 향했다.

아무리 무공이 강한 사람도 약점이 있기 마련.

특히 생리 현상을 볼 때는 모든 이들이 동등했다.

살수가 목표를 노리기 딱 좋은 상태였다.

“준이는 참 다정해.”

그런 이준을 향해 박정연이 애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이준이 자리를 옮기자 나무 뒤에 숨어 있던 조용석도 따라 이동했다.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

참고 꾹 참았다.

기회가 있어도 더 큰 기회를 얻기 위해 나서지 않았다.

‘기습에 꼭 성공해야 돼.’

이준에게 미운털 박힌 걸 이 기회에 벗어나야 한다.

딱 한 번만!

기습에 성공하면 자신에 대한 생각도 바뀔 터.

무조건 해내야 했다.

이준이 화장실로 들어가자.

‘왔다!’

조용석이 눈을 반짝였다.

기다리던 기회가 드디어 찾아 온 것.

생리 현상은 움직임에 제약을 주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이준은 자신에게 약속했다.

내공은 사용하지 않겠다고.

실력 차이가 크다 하더라도 내공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의 옷깃을 자르지 못하겠나.

‘내가 기습할 건 알고 계실 거다. 움직임에 제약이 걸렸을 때 공격하는 거야.’

조용석에게 찾아온 천금 같은 기회.

마지막 기습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이준이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헉!”

“억.”

“서, 선생님!?”

담배를 피우고 있던 학생들이 황급히 손을 가렸다.

하나 공기 중에 떠 있는 연기는 지울 수 없었다.

“뼈 삭는다.”

“죄, 죄송합니다.”

“다신 안 피우겠습니다!”

“아니야. 마음껏 펴. 나 그렇게 꼰대 아니다?”

선생이라면 학생의 잘못을 깨닫게 해줘야 했지만, 이준은 그러지 않았다.

되려 담배를 피우라고 권유까지 했다.

오히려 당황한 건 학생들이었다.

“아, 아닙니다.”

“괜찮다니까? 너희가 피우는데 내가 무슨 권리로 막아. 다만 말이야.”

“…네.”

“담배가 폐를 망가트리면 내공 수련에 지장이 갈 거야. 그렇다고 엄청 큰일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그저 A급은 평생 달성하지 못한다고 보면 돼.”

“저, 정말이요?”

각성자가 제일 무서워하는 건 등급을 상승시키지 못하는 거였다.

각성자는 누구나 상위 등급을 꿈꾼다.

높은 등급은 곧 명예와 권력을 뜻하니 말이다.

그런데 담배를 하면 상위 등급에 올라가지 못한다고 하니.

날벼락과도 같았다.

“내공은 호흡과 연결되어 있어. 얼마나 깊게 숨을 마시는지, 그리고 얼마나 길게 내쉬는지가 관건이야. 그런데 폐를 망가트리는 담배가 각성자에게 좋을까? 고위 각성자가 담배 피우는 거 봤어? 검제 님이나 괴개 님은 물론, 오대 가문의 다른 가주들도 담배는 일절 손에 대지 않아.”

“사, 사마련의 각성자들이 담배를 피우는 걸 봤어요.”

“그러니까 허접쓰레기로 있는 거지. A급 달고 담배로 멋 부리다가 골로 가는 거야. 내 말이 의심스러우면 계속 피우든지. 너희가 이곳에서 했던 행동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테니까.”

이준의 말에 학생들이 정신을 차렸다.

대한민국 최고 각성자의 말이었다.

그가 바다를 산이라고 말하면 그 순간부터 산인 거였다.

“오늘부터 끊겠습니다.”

“너희가 알아서 하라니까.”

“아닙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담배를 태우던 학생들이 90도로 인사를 하고 화장실을 나갔다.

“난 정말 상관없는데?”

이준은 혼자 중얼거리곤 소변기 앞에 서서 볼일을 봤다.

그러던 그때 그를 향해 검은 그림자가 떨어졌다.

조용석이 기회를 엿보다가 살검을 내지른 것이었다.

이준은 조용석과 약속을 해서 내공도 쓸 수 없는 상태.

그는 맨손으로 조용석의 살검을 막든지 생리현상을 끊고 피해야만 했다.

“이미 예상하고 있었어.”

이준이 선택한 건 살검을 향해 손을 뻗는 거였다.

살검과 손이 부딪히려는 순간!

조용석이 검의 방향을 틀었다.

그 찰나에 이준은 조용석의 생각을 읽어 냈다.

“애초부터 이걸 노렸구나?”

조용석이 바닥에 착지했다.

녀석의 턱에선 땀방울이 흘렀다.

얼마나 긴장했는지.

흐르는 땀방울이 대신 설명해 주었다.

“허억… 허억! 제가 해냈습… 니다 허억.”

이준이 피식 웃으며 자신의 손목을 보았다.

장포의 소매가 검에 잘려 있었다.

조용석은 이준의 말에 따라 옷깃을 목표로 했다.

“합격. 살수로서 판단은 좋구만.”

자신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내린 최고의 선택.

조용석은 이준의 몸에 생채기를 내는 게 아닌, 오직 옷깃을 자르는 것에 목표를 뒀다.

제 주제를 제대로 파악했다.

조금만 더 욕심을 냈다면 옷깃도 건드리지 못하고 기습이 실패했을 거다.

“감사 허억… 합니다.”

“앞으로 잘해라. 애들한테 치근덕거리면 뒤진다.”

“무, 물론입니다.”

“가 봐.”

“네!”

조용석이 고개를 숙이는데 이준에게 뜻밖의 메시지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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