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회귀했더니 무공 천재-400화 (398/705)

제396화

[패룡의 마법사 이휘 - 100위(NEW)!]

“이 새끼가 왜 여기에 있어?”

이준이 저도 모르게 질렀다.

이휘는 이신의 동생이었다.

신력권가의 막내.

해외에 유학 가 있는 녀석의 이름이 쓰여 있자 너무 놀란 것이다.

이준은 허공에 손을 여러 번 내리그었다.

랭킹 시스템이 잘못 나온 게 아닌지 계속 확인했다.

[패룡의 마법사 이휘 - 100위(NEW)!]

그러나 화면은 변하지 않았다.

“암흑대제나 성결기사라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뜬금없이 이휘라니.”

어이가 없었다.

이휘는 자신과 1살 차이 나는 이복동생.

재능이 뛰어나 어렸을 때부터 해외로 유학을 나가 있는 녀석이었다.

하나 그뿐.

백마존 한, 두 명을 제칠 만큼 강하지도 않았다.

전생에 이휘는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뜬금없이 세계 랭킹 100위라니.

그것도 진 랭킹이었다.

기존의 아시아 국가의 랭킹만이 아닌 전 세계 각성자가 모여 있는 랭킹 말이다.

이게 어떻게 된 걸까.

“무슨 짓을 한 거야. 아니, 그 어떤 짓으로도 18살에 현경에 드는 건 불가능해. SS급 아티팩트가 있지 않은 이상은 말이야.”

현재 세상에 알려진 아티팩트의 최고 등급은 AA~S급이 다였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아티팩트들은 많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로선 S급 아티팩트의 등급이 최고였다.

그러나 이휘는 현경, 그러니까 마법사의 등급으로 9서클.

각성자로는 SS급에 해당했다.

상식을 파괴하는 성장과 강함을 지닌 것이다.

“피닉스 화염이나, 유니콘의 뿔이라도 얻은 거야?”

피닉스나 유니콘은 사신수와 마찬가지로 서양의 수호신이었다.

그들의 가호를 받았다면 설명이 되겠지만, 전생에는 피닉스나 유니콘이 나타나지 않았다.

한 번씩 보이는 환상의 동물.

수호 동물들이 각성자를 만나면 어떤 선물을 줄지 예측한 자료만이 있을 뿐이었다.

“돌아 버리겠네. 예상 밖의 변수야.”

이휘의 외가는 멸문당했다.

형은 병신이 되었고, 엄마는 감옥에 가서 생사를 모른다.

이 사실을 알기라도 하는 날에는 폭탄이 터질 터.

유학을 때려치우고 당장에라도 귀국할지 모른다.

“이상한 건 해외에도 신력권가의 소식이 전해졌을 텐데.”

패왕도가가 망한 지 8개월은 훌쩍 넘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기간.

그런데도 이휘의 소식이 없었던 건 한국의 일을 모르는 게 아닐까.

“뭐지?”

이휘는 엄마인 최미진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최미진은 자기가 낳은 아들을 끔찍이 아끼는 사람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타지에 떨어져서 생활하는 아들을 안쓰러워 하면서도 동시에 자랑스러워했다.

그 때문에 연락을 자주 주고받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최미진의 연락이 끊겼을 터.

당연히 이상함을 느껴야 정상 아닌가?

이휘의 일을 생각하던 중 이준은 랭킹 시스템을 다시 확인했다.

“잠깐!”

100위에 이휘가 있다는 충격 때문에 시야가 좁아져 있었다.

다시 보니 그 아래에도 익숙한 이름들이 눈에 들어왔다.

[북풍의 마녀 사사키 카즈하 – 101위(NEW)!]

[성황 류일천 – 102위(NEW)!]

“사사키 가문의 장녀에 천마의 외동아들까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북풍의 마녀는 사사키 유우의 언니였다.

그녀와 류일천도 이휘와 마찬가지로 어렸을 적부터 해외로 유학을 갔다.

하지만 이들 또한 전생에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다.

그러니 천주가 성결기사와 암흑대제를 불러 비무를 한 게 아닌가.

현재 성결기사와 암흑대제의 등급은 세 사람보다 낮았다.

[암흑대제 쥬얼 호지슨 -130위(NEW)!]

[성결기사 젤다 포스터 -131위(NEW)!]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미래가 많이 바뀌었다고 여겼다.

하나 이휘와 카즈하, 류일천이 암흑대제와 성결기사보다 랭킹이 높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이휘와 사사키 카즈하가 나를 보면 죽이려 들 거야.”

두 사람의 소중한 사람을 망가트린 게 바로 자신.

그들에게 원수는 이준이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의 일부터 해결하고 자세히 알아보든지 해야겠어.”

뭔가 찜찜했다.

석연치 않은 느낌이랄까.

아무튼 감이 좋지 않았다.

* * *

교토.

진 가주는 투존의 무공으로 미친 활약을 펼쳤다.

“오라!”

몬스터 한복판에 피 칠갑을 한 남자.

진병철이 투왕연환살을 펼치며 몬스터를 죽였다.

목숨이 경각에 달하고 고비를 넘길 때마다 그의 실력은 쑥쑥 올랐다.

투존의 무공은 싸움에서 태어난 무공.

이런 격전의 현장에서 가장 빛을 발했다.

그래서인지 진씨 가문의 각성자들도 투기를 발하면서 열심히 싸웠다.

쾅쾅!

진병철의 주먹이 몬스터의 가슴을 뭉개고 발이 적의 뼈를 바스라뜨렸다.

“내가 바로 진씨 가문의 가주다!”

호랑이와 같은 기백에 몬스터들도 잠시 몸을 움츠렸다.

자신의 몸은 돌보지 않는 공격.

오로지 적을 죽이겠다는 일념으로 싸워서인지.

몬스터도 진저리쳤다.

기백에서 밀리니 싸움은 일방적으로 진행됐다.

또한 진씨 가문의 각성자를 서포터해 주는 신기지가의 각성자까지 있으니.

승기는 그들에게로 기울었다.

“허, 호랑이가 따로 없구먼.”

“진 가주가 이렇게 강한지 처음 알았습니다.”

“다 줄을 잘 탄 덕분이지.”

“투존의 무공을 창제가 쥐여 줬다고 하더군.”

“그게 사실이었습니까?”

“창제가 진 가주에게 투존의 무공이 잠들어 있는 게이트를 알려 줬다고 했으니 손에 쥐여 준 게 맞는 말이지.”

“투존의 무공을 타인에게 넘겨준 배포라니. 창제의 인심이 부럽습니다.”

신기지가의 각성자가 진병철을 부럽게 쳐다봤다.

S급 무공은 보물 그 자체.

피바람을 부르게 하는 무공이었다.

그런 대단한 걸 주는 창제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우리 가문도 이득을 보지 않았나.”

“지유 아가씨 말이죠?”

“그래. 창제 님 덕분에 무려 SS급 무공을 개화했다고 해.”

“저도 저분께 조금이라도 피드백을 받고 싶습니다. 죽어도 열리지 않은 특성 좀 개방하게.”

“자네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인지 알아?”

“부러워서 해 본 말입니다.”

신기지가의 각성자가 방어진을 유지하며 진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평생을 수련해도 개방되지 않은 게 특성.

개방이 된다 해도 운이 좋아야 좋은 특성을 얻게 된다.

하지만 이준에게 훈련받은 이들은 어떤가.

본인에게 딱 알맞은 특성을 개화시켰다.

엄청난 능력.

만약 이준이 제 몸을 지킬 힘이 없었다면 많은 이들에게 이용당했을 것이다.

물론 이를 좋은 쪽으로 잘 활용한 자도 있었다.

바로 무사고의 한민성 이사장.

이준의 능력을 꿰뚫어 보고 선생으로 임명한 지는 모르나.

선생직을 수락하는 조건으로 한민성은 이준에게 많은 걸 줬다.

권한이나.

물질적으로나.

이는 이용이 아닌, 합의였다.

훗날.

한민성 이사장은 자서전에 자신이 한 일 중 제일 잘한 건 이준을 무사고의 선생으로 앉힌 거라고 썼다.

그 정도로 전무후무한 능력을 가진 이준이었다.

“어이! 잡담 그만하고 집중해. 놀러 왔어?”

“예, 예!”

“죄송합니다!”

부대장의 호통에 신기지가의 각성자들이 다시 집중했다.

신기지가의 보조에 날개를 단 진씨 가문은 사생결단의 자세로 몬스터에게 달려들었다.

“우리의 가족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싸워라!”

“와아아아!”

“한 놈이라도 더 죽여 주겠어!”

한편 진씨 가문보다 파죽지세로 몬스터를 처리하는 가문이 있었다.

철혈검가와 만독암가.

두 가문은 오늘만을 기다렸다.

이준에게 받은 훈련을 가문에 적용시켜 엄청난 전력 상승을 꾀한 상태였다.

파지직-

쾅!

삿포로에 광범위의 뇌전이 떨어졌다.

검제의 천뢰기.

하늘에서 내려치는 번개에 몬스터가 통구이가 되었다.

검제의 무공에 제왕단이 탄성을 질렀다.

“태상 가주께서 더 강해지신 것 같습니다.”

“벽을 넘으셨으니….”

“SS급 각성자는 나라도 지울 수 있다는 말이 정말이었습니다.”

“S급 각성자가 국가 전력급 각성자인데 SS급은 말할 것도 없지.”

“저희도 분발해야 할 듯싶습니다. 태상 가주와 실력 차이가 많이 벌어진 것 같아요.”

“그래야겠지. 태상 가주께서 우리의 싸움을 지켜보실 거다. 그 결과에 따라서 우리가 하던 훈련의 강도가 정해질 거야.”

제왕단의 눈동자에 살기가 맺혔다.

검제가 들고 온 수련법.

딱 죽기 직전까지 몰아붙이는 강도 높은 훈련이었다.

다시는 받고 싶지 않을 정도로 지독한 지옥 훈련.

과거의 기억이 떠오르니 눈빛들이 독해졌다.

“뭣들 해! 또 지옥을 구경하고 싶어?”

“태상 가주를 볼 정신에 몬스터 한 마리라도 더 죽여!”

푸확-

“으랏차!”

제왕단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모두 몸에 번개를 두른 이들.

백 명의 각성자가 한꺼번에 뇌속성 무공을 사용하니.

주변이 온통 전류로 뒤덮였다.

제왕단뿐인가.

철혈검가의 각성자도 그들을 도와 날뛰었다.

센다이시.

괴개가 있는 장소는 그야말로 독밭.

그의 백사편법이 몬스터를 가르고 지나간 순간 몸이 수십 조각으로 잘려 나갔다.

백파편법이 펼쳐지든 말든.

만천단은 주변을 온통 독 지대로 만들어 버렸다.

뭣도 모르는 몬스터가 독 지대에 발을 담갔다가 즉사.

괴로움에 비명을 지르지도 못한 채 녹아내렸다.

뿐인가.

독 밭에 굉폭뢰까지 사용하자 폭발이 멈추지 않았다.

화력 면에서는 검제의 천뢰기보다 한 수위였다.

“철혈검가보다 우리 만독암가가 먼저 도쿄로 가야 한다.”

괴개는 검제와 경쟁하고 있었다.

누가 먼저 이준이 있는 곳에 도착하는지 말이다.

* * *

서걱!

쿵-

4층 건물 크기만 한 드라고니가 쓰러졌다.

“휘유. 힘들었다.”

무려 한 달.

오대 가문과 마벽이 투입되고 일본 전역에 열린 게이트를 닫은 기간이었다.

하나도 남김없이 게이트를 닫은 결과.

일본을 뒤덮었던 균열이 꽤 많이 사라졌다.

하늘에서 흑염마조가 마기를 정화한 것도 한몫했다.

녀석의 힘이 완전히 돌아온다면 정화는 가뿐하겠지만.

힘이 거대한 만큼 회복도 더뎠다.

“이제 곧 준 사마와 헤어질 시간이에요….”

“아쉽네요.”

“아, 아쉽다고요?”

미야와키 칸나는 이준의 말에 눈동자가 격하게 흔들렸다.

아쉽다는 소리가 헤어지기 싫다는 말로 해석됐다.

“이제야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헤어질 시간이니 아쉽죠. 나중에 만나면 어색해하지 말아요.”

“당연하죠!”

그녀가 이준의 굿즈 인형을 만지작거렸다.

헤어짐이 있으면 다시 만남도 있는 법.

일본이 안정되면 한국으로 찾아갈 생각이었다.

“제가 사신가로 꼭 놀러 갈게요. 그때 서울 안내 부탁드려도 될까요?”

“그래요.”

이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걸렸다.

칸나는 멍하니 그의 얼굴을 쳐다만 봤다.

“올 때가 됐는데 누가 먼저 도착하려나.”

그녀는 이준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검제나 괴개 님이 아닐까요?”

“과연 그럴까요?”

이준이 씩 웃었다.

그러던 차에 저 멀리서 기척이 느껴졌다.

“역시. 속도 하나는 기가 막히네요.”

도쿄에 제일 먼저 도착한 가문은 철혈검가도, 만독암가도 아니었다.

바로 마벽의 살막.

그들이 가장 먼저 도쿄에 도착했다.

“창제를 뵙습니다.”

“빨리 왔네요.”

“전쟁에서 속도가 생명 아니겠습니까. 목숨을 취할 놈만 집중으로 베고 왔습니다.”

“일본 지리를 미리 파악해 둔 것도 도움이 됐겠어요.”

“정확하십니다.”

“블랙급 몬스터도 있었을 텐데 고생 많으셨어요.”

“파랑 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파랑 님?”

이준이 고개를 갸웃했다.

살마가 파랑이와 친했나 의문이 들었다.

파랑이는 남자를 싫어했다.

호감형인 박혁진도 거부한 게 녀석 아닌가.

“네. 파랑 님과 저희 살막의 궁합이 잘 맞는 듯합니다. 아니 그렇습니까. 파랑 님?”

그런데 파랑이의 태도가 의외였다.

살마의 언행이 싫지 않은지 앙증맞은 앞발을 휘젓기까지 했다.

“뀨우.”

긍정의 표현이었다.

‘살마가 이런 캐릭이었어?’

살인에 있어서만큼은 최고의 실력을 지닌 각성자.

냉혹하게 생겼으며 과묵했다.

동물은 안 좋아하는 성격 같았는데.

이게 웬걸.

여자만 좋아하는 파랑이를 꾀어낸 것 같았다.

‘아마도 조용석한테 특별반의 일을 보고 받았겠지? 그걸 토대로 파랑이를 대했을 거야.’

정보대로 하더라도 파랑이의 마음을 돌리는 건 쉽지 않았을 터.

살마가 의외의 성격을 가진 게 분명했다.

살마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사이 이준이 있는 곳으로 한국 각성자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길고 길었던 전투.

일본 각성자의 손이 아니라, 한국 각성자의 손에 일본이 구함을 받았다.

앞으로 크게 회자 될 사건.

일본 대균열이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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