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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399화 (397/705)

제395화

분명 적들을 다 죽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앞에 보이는 이들은 뭐란 말인가.

사신가 가솔들의 얼굴을 하고 있으나 마기를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천외천에게 나는 썩은 냄새가 저들에게서 진동했다.

“가주님 저희를 알아보시겠습니까.”

“…….”

“다시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사신가의 가솔들이 이준을 향해 걸어갔다.

한 걸음, 한 걸음.

그러던 그때 이준의 욕이 들려왔다.

“X발. 좋게 끝난다 했어.”

그의 음성에는 살기가 짙게 배어 있었다.

기분이 상당히 언짢은 모양.

이준에게 다가가던 가솔들의 걸음 또한 자연스레 멈췄다.

“가주님 왜 그러십니까.”

“저희를 다시 보는 게 마음에 안 드신 건가요.”

“전 가주를 뵐 수 있어서 기분이 좋은데….”

가솔들의 말에 이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나도 너희를 다시 봐서 좋아. 그런데 이다음은 어떻게 되는 걸까?”

안 봐도 뻔했다.

전생에 수도 없이 많이 봤던 장면이 연출될 터.

당하는 입장에서는 아주 X 같았다.

“저희가 다시 태어난 게 못마땅하십니까.”

“가문에 충성했는데 이렇게 버림을 당하다니.”

“그동안의 충성이 고작 이것이었습니까!”

“당신은 다를 줄 알았습니다. 우릴 보면 좋아하실 줄 알았는데.”

그럴 줄 알았다.

저들의 이성은 평범하지 않았다.

존재를 부정하는 낌새가 느껴지자 바로 폭주해 버렸다.

이는 활혼강시의 특징이었다.

“너도 똑같아!”

“우리의 주인은 지주뿐이야.”

“지주께서는 우릴 보듬어 주셨어.”

“살려 준 것도 모자라 이처럼 강인한 신체와 힘까지 아낌없이 주셨지.”

“우리를 부정하는 너와는 달라!”

저들의 몸에서 사기와 귀기가 치솟았다.

활혼강시는 생강시보다 더 고차원의 강시술이었다.

생강시의 장점은 모두 가지고 있으며 새로운 무공 주입도 가능했다.

저것처럼 말이다.

“그만해. 그 무공은 너희가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우리가 강해져서 다시 태어난 게 겁나나?”

“크크. 얼굴에 써 있군.”

“그 무서운 가주의 다른 표정이라… 짜릿해.”

활혼강시로 살아난 가솔들이 풍뢰공을 두르고 있었다.

지주의 무공.

아니, 파편이라 할 수 있었다.

풍뢰공의 파편이라 한들 무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풍뢰공은 무극자 사부의 무공.

사람이 익힐 수 있게 재조립했으나 상승의 무학이었다.

저들이 활혼강시라 하더라도 단시간에 사용할 수 있는 무공이 아니다.

“풍뢰공을 계속 운용하면 지계의 망령들이 너희들의 몸에 달라붙을 거야.”

되살아난 강시가 풍뢰공 같은 강한 무공을 구사하면 세계의 틈이 벌어질 터.

그 사이로 죽은 자의 영혼이 올라올 것이다.

질서와 균열이 무너진 세상.

지주는 이를 위해 저들을 활혼강시로 만들었을 것이다.

죽어서도 사람을 엿 먹이는 재주가 있었다.

“우리와 같은 영혼이라면 환영이다.”

“부활하지 못한 동료면 더 좋지 않나.”

“그들도 우리를 부정하는 당신의 모습을 봐야 해.”

저들의 폭주는 계속되었다.

설득을 했지만, 말을 들어 먹지 않았다.

아마도 지주의 명령이 저들의 뇌리에 박혀 있겠지.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했다.

“그만하자. 시간을 끌수록 너희나 나나 고통스러워지니까.”

이준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음성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이 정도면 천살성이 저절로 깨어날 정도.

하나 얌전했다.

“너희를 보호해 주지 못해 미안하다.”

이준이 가솔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동시에 무극기가 주변을 장악했다.

“이렇게라도 볼 수 있어서 좋았어. 그리고 다시 죽게 해서 미안하다. 너희 가족은 내가 끝까지 책임질 테니까 편히 눈 감아.”

이준과 가솔들의 공간이 검은색으로 물들자.

“다음 생이 있다면 또 만나자.”

이 말을 끝으로 검은 공간이 일렁였다.

무극기의 아지랑이가 여러 갈래로 나와 가솔들의 몸을 잠식해 갔다.

“이따위로 우릴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어림없다!”

가솔들이 열심히 저항했지만 무극기는 지주도 쉽게 죽인 무공.

그들이 다시 태어나서 강해지긴 했으나 무극기를 상대하는 건 불가능했다.

“으읍!”

“아, 안 돼….”

“지주니이임.”

그들은 죽으면서까지 이준의 이름이 아닌 지주를 외치면서 죽어 갔다.

이준은 차마 저들이 죽는 걸 보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파스스-

무극기가 가솔들을 가루로 만들어 버렸다.

바람에 휘날리며 사라지는 이들.

어두웠던 공간이 환하게 변하자 가솔들은 사라지고 이준 혼자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이 엿 같은 상황은 천외천이 몽땅 사라져야 끝나. 활혼강시를 만들어내는 건 백마존도 가능하니까.”

이준이 이를 뿌드득 갈았다.

띠링-

그러던 그때였다.

알림이 울리면서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 * *

중국 신장.

넓은 산맥이 웅장하고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곳.

그곳의 제일 높은 산꼭대기에 거대한 균열이 일어났다.

지잉-

검은색 게이트에서 젊은이들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그 숫자는 광동에서 열렸을 때보다 현저하게 적었다.

하나 기세만큼은 어떤 때보다 강렬했다.

“지주가 성공했나 보군.”

“생각보다 빨리 열린 것 같소.”

그들은 대화하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우리가 있는 무림과 별반 차이 없는 것 같은데.”

“첫인상은 나쁘지 않소.”

“동감이외다.”

“헌데 마중 나온 아이는 어디에 있는지.”

“저기 저 아이 아니오?”

한 남자가 안 보일 정도로 먼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들의 이목이 한 곳으로 집중됐다.

산 중간.

수십 명의 인원이 거센 눈발을 맞으며 서 있는 게 아닌가.

보통 사람이었다면 얼어붙어 죽고 말았을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게이트에서 나온 이들 중 한 명인 여자가 조용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어른들이 왔는데 멀뚱멀뚱 구경만 할 것이냐.”

별다른 내공을 쓰지 않았음에도 산 전체를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목소리였다.

서릿발 같은 기세를 느꼈는지.

산 중턱에서 기다리던 이들이 경공을 써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의 곁으로 왔다.

“백마존을 영접하나이다.”

“원로님들을 뵙습니다.”

게이트에서 나온 이들은 백마존이었다.

신마회의 원로들로 천주의 최측근들이기도 했다.

“지주는 어디 가고 너희가 마중 나왔느냐.”

모두 젊었으나 가장 젊은 남자가 물었다.

목소리에는 위엄이 가득했다.

“지주께서는 현재 전쟁을 하고 계십니다.”

“전쟁? 지주가 직접?”

“예. 각성자라 불리는 현대의 무인 중에 강력한 적이 나타났습니다.”

“지주가 나서야 할 정도로 말이냐.”

“그렇습니다. 사혈림의 상황이 썩 좋지 않습니다.”

“이곳의 각성자가 무인이라는 건 들었다. 우리에게도 전해지는 정보가 있지만 이 세계를 겪은 네게 직접 듣고 싶군.”

“꽤 깁니다.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상관없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곳인데 알아 두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아니 그렇소.”

“물론이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험하지 않지.”

“천산에 비하면 봄 날씨요. 어디 자리를 깔고 들어 봅시다.”

모두가 눈밭에 앉았다.

지주의 명을 받고 온 자는 그동안 있었던 일을 낱낱이 말했다.

인주가 창제란 인물한테 패배했다는 내용.

그 창제가 파천혈신의 무공과 신물을 가졌다는 내용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이야기했다.

“천주께서도 얻지 못한 마겁을 얻었다니.”

“인주가 죽을 만하오.”

“위험한 놈이군. 나이가 어떻게 되더냐.”

백마존의 물음에 안내자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이제 곧 약관(20살)이… 될 겁니다.”

“뭐라!?”

“말도 안 되는 소리! 천주께서도 약관에는 현경에 못 드셨다!”

흩날리던 눈발이 백마존의 노성에 느릿하게 내렸다.

자연의 현상도 조절하는 백마존의 경지.

그들이 왜 신마회의 원로라 하는지 이해가 될 광경이었다.

“사, 사실입니다. 제가 어떻게 원로님들께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정녕 바른말로 대답하지 못할까!”

“너희의 잘못을 덮으려고 수작을 부린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게야.”

“크으으… 모두… 사실 입니… 다….”

안내자의 얼굴이 벌겋게 물들었다.

백마존의 압박을 견디기에는 그의 경지가 낮기 때문.

기혈이 터져 죽을 위기에 처했다.

그때 일마존이 백마존을 제지하고 나섰다.

“그만하시오. 혈신의 무공과 신물을 모두 가졌다 하지 않았소. 애초에 전부를 가지고 시작한 놈이오.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채 시작한 천주와 비교하면 안 되지.”

일마존은 천주를 높게 평가했다.

천주는 천천히 기본기를 가지고 시작한 천재.

하지만 창제란 놈은 파천혈신의 무공부터 신물까지 모두 가지고 시작했다고 여겼다.

그러니 성장에 차이가 나는 것도 당연한 법.

물론 창제란 놈도 천주 못지않은 천재일 것이다.

아니었다면 인주는커녕 십선들도 이기지 못했을 거니까.

만약 일마존이 혈족 계승도 못 한 이준의 과거를 알았다면 경악을 했을 터.

이를 알 리 없으니 이렇게 결론을 내린 것이다.

“창제란 아이가 강하다는 걸 알았으니 모두 조심해야 하오. 명색이 백마존인데 놈에게 지면 얼굴을 어떻게 들고 다닌단 말이오.”

“방심하다가는 인주와 같은 꼴을 당하오.”

“인주가 당했다는 것을 뼈에 새기고 있겠소.”

백마존은 오만한 이들이었지만 신중하기도 했다.

인주의 실력은 현경 완숙.

자신들 못지않은 실력이기에 방심하면 창제에게 역으로 당할 수 있었다.

그런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사전에 단단히 준비해야 했다.

“천외천의 모든 활동은 접겠소. 게이트를 이용해 신마회를 소환하는 것도 마찬가지요. 쥐 죽은 듯 조용히 힘만 키울 것이오.”

“일마존의 의견에 찬성하오.”

“따르겠소.”

“때가 되면 비상할 것이니 모두 숨죽이고 있길 바라오.”

일마존의 선택으로 인해 세계가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만약 그들이 바로 활동하려 한다면 이준이라도 큰 낭패를 봤을 터.

이준에겐 꽤 긴 시간이 생긴 것이다.

이 틈에 많은 걸 준비해야만 했다.

* * *

띠링-

[새로운 (진)세계 랭킹이 갱신되었습니다.]

[세계에서 강한 200인이 표시됩니다.]

“진 세계 랭킹?”

이준은 손을 뻗어 랭킹 시스템을 클릭했다.

촤르륵 소리와 함께 목록이 펼쳐졌다.

거의 모든 항목이 ???였다.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이준은 진심으로 당혹스러웠다.

[??? - 1위(NEW)!]

[??? - 2위(NEW)!]

[파천자 이준 – 3위]

[??? - 4위(NEW)!]

[??? - 5위(NEW)!]

자신의 랭킹이 3위밖에 되지 않았다.

지주도 죽였건만 1위여야 정상 아닌가.

“설마 천주가 넘어온 거야?”

그러면 이해가 갔다.

천주는 무극자 사부님도 인정한 사형이었으니까.

천주를 뺀다면 당연히 2위는 자신이어야 했다.

그런데 3위라니.

잘못 나온 게 아닐까.

“천주를 제외하더라도 강자는 일마존과 이마존이 있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한 것 같은데 환장하겠네.”

생각보다 더 힘든 싸움이 될 것 같다.

세계 랭킹 100위 안에 검제나 괴개는 아예 없었다.

100위 안에는 죄다 뉴페이스뿐이었다.

이로 인해 백마존이 이 세계로 넘어왔다는 게 기정사실화됐다.

“이제 나 혼자 해결하는 건 무리야. 애들의 도움이 필요해.”

이준이 랭킹 시스템을 보면서 중얼거리며 스크롤을 내릴 때였다.

“어?”

랭킹에 굉장히 익숙한 이름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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