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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348화 (346/705)

제344화

이준은 잠깐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가려 했다.

하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어떤 빌어먹을 종자가 자신의 심기를 건드렸다.

“특별 1반에 들려면 내 테스트를 통과해야 해. 너희 세 명은 지금부터 테스트를 시작할 거야.”

테스트라는 말에 기존 특별 1반 학생들이 눈을 끔뻑였다.

처음 듣는 소리.

특별 1반에 기준을 삼을 테스트가 있냐란 얼굴을 했다.

“우리가 어떤 테스트를 받았지?”

“전 그냥 선생님께서 오라고….”

“나도.”

“난 무릎 꿇고 빌었잖아.”

“테스트라는 게 있었어?”

특별 1반 학생들이 의문을 떠올리고 있을 때 조용석이 자신 있게 대답했다.

“시켜만 주십시오. 가뿐히 통과하겠습니다.”

의욕이 불타오르는 조용석을 보자 이준의 심사가 더욱 꼬였다.

“아주 좋은 자세야. 자신감만큼 내 기대치를 만족시켜 주길 바란다.”

“옙!”

이준이 세 사람을 데리고 운동장으로 갔다.

그리고 작은 돌멩이와 나뭇가지를 모았다.

그 모습에 진경수가 호기심을 보였다.

“뭐 하시려는 거지?”

“암기처럼 던지려는 게 아닐까요?”

“피하기 테스트!”

정예은의 대답에 진경수가 손을 탁 쳤다.

하지만 뒤에서 들려오는 대답에 이준이 무엇을 하는지 알게 됐다.

“진법을 펼치시려는 거예요.”

이지안의 대답이었다.

모두가 그녀를 쳐다봤다.

특히 한지유가 유독 관심을 보였다.

“진법?”

“쟤들한테 전륜마멸진을 펼친다고? 호랑이 잡는 칼로 쥐새끼를?”

“에이 설마.”

학생들의 말에 이지안이 고개를 저었다.

“전륜마멸진이 아니에요. 사방환진이라고 환영진에 속해요.”

“사방환진은 또 처음 들어 보는데? 수 너는 알고 있어?”

“저도 모릅니다.”

“가주 오빠가 최근에 가르쳐 친 진법이에요.”

“사방환진이 어떻길래 테스트로 사용하신대?”

정예나의 물음에 이지안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주 지독한 환영진이에요. 가주 오빠가 무극대 오빠들을 굴릴 때 저 사방환진을 사용했어요.”

“헉! 무극대 형님들을?”

허수가 헛바람을 내었다.

커다란 리액션에 아이들은 사방환진에 더욱 호기심을 보였다.

“허수 표정을 보니까 궁금해 미치겠다.”

“선생님의 새로운 기술이라니.”

“존나 기대돼.”

아이들이 눈을 반짝였다.

이준과 신입들이 가장 잘 보이는 곳으로 가 자리를 잡은 특별 1반 학생들.

각자 숨겨 놓았던 간식까지 꺼내 들었다.

그것도 부족한지 허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서 요정의 꿀 아이스크림을 사 오겠습니다.”

“오오, 좋은 생각이다. 수야.”

“선생님께 예쁨을 받는 이유가 있어.”

“별말씀을.”

“수야. 같이 가자.”

허수가 재빨리 가려는 그때 정예은이 일어났다.

“수업 시간에 데이트하려고?”

진경수가 놀리자 정예은이 쌍심지를 켰다.

“막내라고 맨날 부려 먹으려고만 하고! 앞으로 이런 일 시키지 마세요! 이제 수 막내 아니에요! 수야 가자.”

정예은이 허수의 손목을 낚아채 갔다.

시야에서 사라지는 두 사람.

진경수는 정예나를 보며 말했다.

“예나야. 내가 그렇게 잘못했냐?”

“응. 너 개꼰대 선배라고 소문나 있잖아.”

“뭐만 하면 꼰대래! 형이 동생을 시킬 수도 있지. 그리고 수가 먼저 가겠다고 한 거라고!”

진경수가 억울함을 토해 냈다.

그의 울분에는 관심이 없는지 아이들은 간식을 먹으면서 이준을 보고 있었다.

이준이 손을 튕기자 나뭇가지와 돌이 날아가 땅에 박혔다.

“자, 시작한다.”

“시험의 내용이 뭡니까?”

조용석의 도발적인 말투에 이준이 친절히 대답해 주었다.

“내가 환영진을 펼칠 거야. 그 안에서 잘 버텨 봐. 만약 생문을 찾아 나온 사람에겐 가장 큰 점수를 줄게.”

세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준의 몸이 굽혀지면서 손이 바닥을 짚는 순간!

운동장 바닥에 진이 새겨졌다.

“무운을 빈다.”

그 말과 함께 류가을과 조용석, 홍원찬이 있던 자리에 안개가 내려앉았다.

* * *

류가을은 뿌연 안개 속에서 조용석과 홍원찬을 불렀다.

“용석아. 원찬아.”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조금 전까지 곁에 있었는데 사라졌다.

기척 또한 느껴지지 않았다.

세상에 홀로 남은 듯한 느낌.

조용석과 홍원찬을 찾다가 그만뒀다.

“창제가 펼친 환영진이야. 약한 진법일 리가 없지.”

류가을은 내공을 끌어 올렸다.

어떤 환영진인지는 모르나 생문만 찾아 나간다면 된다고 생각했다.

S급 무공인 아수라파천공을 운용하자.

“바다?”

주변 환경이 변했다.

자욱한 안개만 있던 장소에서 작은 외딴 섬으로 말이다.

그녀를 향해 파도가 밀려왔다.

거침없이 몰려오는 파도에 별다른 반응을 안 했지만, 점점 가까워지자 공포가 느껴졌다.

“진짜일 리 없…. 악!”

파도가 그녀를 훑고 지나갔다.

몸이 홀딱 젖은 건 물론 아팠다.

물에 잠기고 숨이 턱턱 막히기도 했다.

“말도 안 돼. 이딴 환영진이 어딨어!”

환영진은 말 그대로 환상을 보여 주는 진법.

실제가 아니었다.

그저 심력을 소모하게 만들고 몸의 피로를 몰리게 하는 진.

진법의 강함에 따라 죽는 것도 가능했으나 지금처럼 실체가 있진 않았다.

또다시 해일이 몰려왔다.

전보다 커진 파도에 류가을은 아수라파천공을 더욱 끌어 올려 몸을 보호했다.

“아악!”

뾰족한 비명 소리.

아수라파천공으로 몸을 보호했으나 파도는 세를 불려 류가을을 집어삼켰다.

계속된 해일에 그녀는 지쳐만 갔다.

내공으로 몸을 보호할수록 강해지는 해일.

진법의 생문을 찾을 여유 따윈 없었다.

파도를 막는 것만으로도 벅찼으니까.

그녀만 고생을 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실력이 제일 약한 홍원찬은 불지옥에 빠져 허우적댔다.

“으악! 살려 주세요!”

홍원찬은 부리나케 달려야 했다.

잠시라도 멈췄다간 바닥을 뚫고 나온 화염에 통구이가 될 상황.

뛰고 또 뛰었다.

“허억… 허억… 더는 못 해… 컥!”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다리를 쉬게 두자 불기둥이 튀어 올라왔다.

홍원찬의 몸이 그을렸다.

일반인이었으면 즉사했을 터.

초인적인 신체를 가진 각성자라 피부가 그을린 것만으로 끝난 것이었다.

“안… 돼 큭!”

홍원찬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시간이 지나면 불기둥이 올라온다.

제대로 맞았다간 정말 죽을지도 몰랐다.

천만다행인 건 이번의 불기둥은 그나마 빗나갔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데미지를 입은 건 사실이었다.

“…정통으로 맞으면 후욱… 죽을 수도 있… 어.”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움직이는 홍원찬.

전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계속 달렸다.

그래야지만 불기둥이 안 올라올 테니까.

얼마 가지 않아 숨이 가빠왔다.

턱 끝까지 차오른 숨.

다리의 움직임이 점점 느려졌다.

그럴수록 불안이 엄습해 왔다.

불기둥에 지져질 생각에 너무나도 두려웠다.

“하악… 하악 이게 무슨 하악… 테스트…야…!”

홍원찬은 테스트를 종료하고 싶었다.

무슨 놈의 난이도가 이렇게 높은지.

다시는 이딴 테스트를 받고 싶지 않았다.

그 생각은 조용석도 똑같았다.

그가 있는 곳은 주변이 어두컴컴한 평야였다.

이 넓디넓은 곳 하늘에는 천둥 번개가 치고 있었다.

콰르릉-

번쩍!

“제, 제발 여기서 나가게 해 주세요! 으악!”

하늘이 번쩍일 때마다 수 가닥의 뇌전이 평야를 박살 냈다.

무엇보다 번개는 조용석을 집요하게 노렸다.

마치 원수를 대하는 것처럼.

미친 듯이 낙뢰를 뿌려 댔다.

수 가닥에서 수십 가닥의 뇌전이 바닥에 꽂히는데 피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나.

무조건 맞아야 했다.

“으갸갸갸!”

뇌전이 조용석의 몸을 관통했다.

고기가 된 듯 팔딱거리는 그의 몸.

얼굴은 혼이 나간 듯 보였다.

“주, 죽는다…!”

조용석은 겁에 잔뜩 질려 있었다.

테스트가 시작되고 뇌전을 맞은 게 다섯 번.

총 다섯 번의 파노라마를 경험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하니 미칠 지경이었다.

이러다 정말 죽는 게 아닐까.

아니,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태까지 잘못해 왔던 행동들이 떠올랐다.

“제, 제발 살려 주세요. 저 여기서 죽고 싶지 않아요!”

콰릉!

하늘은 여지없이 천둥소리를 내었다.

조용석은 무릎을 꿇고 하늘을 향해 손을 비벼 댔다.

천둥소리가 더 커지자 두 손을 비비는 속도도 빨라졌다.

“아, 안 돼!”

그의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

곧 들이닥칠 것만 같은 뇌전을 생각하니 결국 바지에 오줌을 지리고 말았다.

“흑흑! 싫어!”

조용석은 죽는다는 공포에 애처럼 울고 말았다.

하늘이 번쩍였다.

그리고 수십 줄기의 낙뢰가 그를 향해 떨어졌다.

“아아아아악!”

* * *

세 명이 안개 안에서 생쇼를 하는 모습이 특별 1반 학생들의 눈에 들어왔다.

“쟤들 뭐 하냐?”

“환영 속에서 뭘 봤길래 저래?”

“공포예요.”

이지안이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그녀도 저 사방환진을 겪어 본 입장.

저들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었다.

“무극대 오빠들도 다 저랬어요. 신권이라 불린 사 대주님도 마찬가지였고요.”

“사 대주님이!?”

“그 사람이 공포를 느꼈어?”

“헐.”

모두가 놀라 했다.

사형준은 겉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인물.

진법으로 공포감을 느꼈다는 말은 당연히 기겁할 노릇이었다.

“직접 당해 보면 다신 겪고 싶지 않을 거예요. 각성자도 천재지변까지는 당해내지 못하거든요.”

“그 말을 들으니 더 도전해 보고 싶다. 안 그러냐 허수야?”

진경수는 요정의 꿀이 발린 아이스크림을 사 온 허수를 향해 말했다.

“전 아닙니다. 무극대 형님들조차 두려워했다면 안 하는 게 좋습니다.”

“남자가 말이야 도전이라는 걸 해 봐야지 어?”

“객기일 수도 있단 생각은 안 해 보십니까?”

“궁금하잖냐. 무극대 형님들도 어려워한 걸 내가 이겨내 봐. 그게 진짜 쾌감이지.”

“선생님께 괜한 말 마십시오. 그러다 이분들한테 찍힙니다.”

특별 1반 학생 모두가 진경수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지안이 그렇게 설명해 줬는데 뭘 들었냐는 눈치였다.

그들이 진경수를 노려보는 사이.

“테스트 끝.”

이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방환진이 해체되고 뿌옇던 안개가 사라졌다.

그 안에는 초죽음이 된 세 사람이 있었다.

이준은 그들을 향해 해맑게 웃으면서 말했다.

“어때? 좋은 경험이었지?”

“……”

“저… 산 거예요?”

“아아아아악!”

류가을은 쫄딱 젖은 생쥐 꼴을 한 채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홍원찬은 떨리는 눈으로 이준에게 물었으며 조용석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비명을 질렀다.

“혼이 쏙 나갔네. 쯧. 너희한테 맞게 난이도를 조절했는데 말이야.”

“이, 이게 난이도를 조절한 거라고요?”

“그럼 네가 불기둥을 처맞고도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 것 같아?”

“아, 아니요.”

“통구이가 되는 줄 알았지?”

“네. 살이 찢어지는 듯했어요.”

“그게 사방환진의 묘미지. 실제가 아닌데 실제 같은 환상. 아픔과 고통을 느끼게 해 주는 참 재밌는 진이야.”

입을 다물고 있던 류가을이 애처롭게 말했다.

“저희… 테스트 탈락한 건가요?”

“테스트는 당연히 탈락이지.”

“아.”

“제 자신이 무능하다고 느낀 건 처음이에요.”

“으으으.”

이준은 여전히 공포에 질려 있는 조용석을 보며 웃었다.

기분 나빴던 게 다 날아갔다.

‘어딜 네깟 놈이 지안이를 넘봐, 넘보길.’

이제 조용석은 자기 주제를 잘 파악할 터.

앞으로 쥐 죽은 듯 조용히 살 것이다.

사방환진을 겪고 나면 인생이 무상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니까.

“테스트에 탈락은 했지만 내가 인심을 잔뜩 써서 특별 1반에 들어올 수 있게 해 줄게.”

“정말이에요!?”

“가, 감사합니다! 창제 님!”

류가을과 홍원찬이 기쁜 표정을 지었다.

하나 그들은 모를 것이다.

이준은 절대 공짜로 편의를 봐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자기들에게 마수가 잔뜩 뻗친 것도 모른 채 좋아하고 있었다.

“너희 아버지한테 전화해서 잘 말씀드려. 테스트는 실패했지만 내가 꽂아 줬다고 알았지?”

“물론이에요.”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그래그래. 너희 집안이 얼마나 나한테 잘하는지 보자. 참고로 난 기브 앤 테이크를 좋아해. 기억해 두면 너희에게 굉장한 도움이 될 거야.”

이준은 아주 노골적으로 말했다.

사마련의 자금은 다 나쁜 짓을 해서 번 게 아닌가.

거기서 좀 받아먹으려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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