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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했더니 무공 천재-347화 (345/705)

제343화

한민성과 헤어진 이준은 특별 1반이 있는 건물로 갔다.

쌔액-

그의 귀에 들리는 파공성.

특별 1반 학생들의 목소리도 같이 들려 왔다.

“수야. 그동안 실력 많이 늘었다?”

“형님이야말로. 새로운 무공을 익히고 강해진 것 같습니다.”

“아직 진심으로 하지 않았는데 감탄하긴 이르지. 하압!”

이준이 없어도 운동장에서 각자 수련을 하고 있었다.

한지유는 명상.

박은비와 서혜지, 남선호는 전륜마멸진의 합을 맞추고 있었고, 정예나는 독을 배합하고 있었다.

남은 사람은 정예은과 이지안뿐.

정예은은 이지안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직 못 정했어?”

“네.”

“많은 거 넣을 필요 없어. 무림사랑 기초 훈련 수업, 게이트 실습만 넣으면 되지 않을까?”

“전 창법 수업도 듣고 싶어요.”

“특별반은 선택 과목을 세 개밖에 못 넣던데.”

이준이 있을 때는 시간표를 짜지 않아도 됐다.

그가 혼자 다 가르치면 됐으니까.

하지만 이준이 학교에 나오지 않으면서 학교 측에선 특별반에게 의무 수업을 권장했다.

다른 학생들과의 교류로 좋은 영향을 줘야 한다나.

그런 취지로 타 수업에 들어가야 했다.

이지안과 정예은이 고민에 빠졌을 때였다.

“게이트 실습을 빼면 되겠다.”

두 사람의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가주 오빠!”

“선생님!”

이준의 등장에 운동장에 있던 학생들의 움직임이 멈췄다.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학생들은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이준에게로 뛰어왔다.

“선생님, 그동안 강녕하셨습니까.”

진경수가 제일 먼저 뛰어와 이준을 반갑게 맞이했다.

“방학 동안 간간이 봤으면서 호들갑은.”

“하루라도 선생님을 안 보면 불안합니다.”

“뭐야? 너 방학 때 선생님 만났어? 그런데 왜 나한테 말 안 했냐?”

정예나가 쌍심지를 켜며 물었다.

“선생님께서 너희보다 날 좋아하셔서….”

“꺼져. 선생님은 여자 좋아하시거든.”

“그게 아니라 내가 선생님의 애제자라는….”

“애제자 좋아하시네. 그냥 네가 제일 떨어지니깐 선생님께서 피곤을 감수하신 거겠지.”

“아니라니깐!”

“맞거든!”

“이게 보자 보자 하니까.”

“한판 뜨든가.”

진경수와 정예나는 여전히 티격태격했다.

참 사이좋은 두 사람.

몇 달이 지났지만 변한 게 없었다.

“두 사람은 왜 유급을 했어요.”

“선생님 밑에서 배울 수만 있다면 수백 번이라도 유급할 수 있습니다.”

“저두요.”

“난 귀찮은데 말이죠.”

이준은 빙그레 웃으면서 특별 1반 학생들을 보았다.

해맑은 얼굴들.

빛을 잃지 않은 모습이었다.

‘어둠만이 내리깔린 과거와는 달라.’

천외천이 야욕을 드러내고 세상을 피로 물들였을 때는 암흑 그 자체였다.

살육밖에 없었던 세상.

하나 지금은 달랐다.

아직까진 빛이 잘 유지되고 있었다.

“지금 지안이 시간표를 짜는 것 같던데.”

“3학년은 졸업반이라 예외. 1, 2학년은 각자 본인에게 필요한 내용으로 시간표를 짜야 해.”

한지유의 대답이었다.

“그래? 지안이는 실습 빼고 창법 수업 들어가면 되고, 예은이랑 수는 어떤 수업 들어?”

“전 제련, 독 제조, 신법 수업을 넣었어요.”

“잘했네. 수는?”

“심법 수업에 올인했습니다.”

“괜찮은 생각이야.”

도법이라든지, 보법이라든지.

기초 체력 수업이라든지.

허수는 이런 수업을 들을 필요가 없었다.

도법은 이미 혼자 수련을 해야 할 수준이고, 기초 체력은 자신에게 극한으로 단련한 상태였다.

그나마 해야 하는 게 보법 훈련.

이마저도 허수가 지닌 아티팩트로 커버가 됐다.

학교 지하 박물관에서 신발인 실피의 바람을 얻었으니까.

남은 건 건곤미허신공을 극성으로 익힐 차례.

허수의 재능이라면 심법 수업에서 내공이 한 단계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각자 알아서 잘 선택했어.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가네.”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선생님이 안 계셔서 훈련이 안 됩니다.”

“빈말은. 그러고 보니 아직 혁진이는 안 나왔나 보네.”

“정연이와 함께 검제 님의 수련 동에서 나오지 않고 있나 봅니다.”

“듣긴 했는데 늦네.”

인주와의 싸움이 끝난 후 검제와 괴개는 각자의 가문으로 돌아갔다.

이 싸움으로 검제도 깨달은 게 있는지 몸을 추스르고 수련 동에 갔는데 이게 웬걸.

수련 동 안에 있는 게이트의 문이 닫혀 있었다고 한다.

게이트 바닥 아래에 쓰여 있는 글자가 아니었다면 큰 혼란을 겪었을 터.

그 내용은 두 남매가 게이트 안에서 수련하겠다는 글이었다.

검제는 이 사실을 이준에게 알려 줬다.

“언제쯤 오려나.”

“두 사람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알아서 기어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보다 선생님께서는 오늘부터 학교에 나오신 겁니까?”

“생각 중이야. 가문을 봉문했는데 학교 나오는 것도 웃기잖아.”

“전혀 안 웃겨요. 선생님은 신력의 가주이면서도 무사고 선생님이시잖아요.”

“오히려 저희를 가르친다는 명분 삼아 가문 밖으로 나오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특별 1반 학생들은 이준을 어떻게든 잡아 보려고 애를 썼다.

이에 차경진도 힘을 보탰다.

“봉문을 금방 깨고 나온다고 하더라도 가주님을 욕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현 정세로 볼 때 봉문을 깨면 더욱 환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6개월도 안 돼서 봉문을 깨는 건 그렇고, 저만이라도 선생 노릇을 할 겸 밖으로 나와야겠네요.”

“잘 생각하셨습니다.”

“아, 그리고 특별반에 새로운 인원이 들어올 거야.”

“갑자기요?”

“좀 떨어지는 애들이긴 한데 오면 잘해 줘.”

* * *

특별 2반에서 수업을 듣던 중 나온 세 사람.

그들은 짐을 싸고 특별 1반으로 가고 있었다.

혈마악의 딸인 류가을과 살악의 아들 조용석이 한껏 상기된 얼굴을 하고 있을 때였다.

마뇌악의 아들인 홍원찬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형. 질문 있는데 물어봐도 돼요? 정말 이해가 안 가는 게 있어서 그래요.”

“뭔데?”

“살막은 최정예인 음살귀를 보내 창제를 죽이려고 했잖아요.”

“이 새끼야 조용히 안 하냐?”

“으읍!”

조용석은 홍원석의 입을 손으로 막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홍원찬의 목소리를 누군가가 들었을까 확인하는 모양이었다.

“누굴 골로 보내려고 작정했나. 누나, 원찬이 이 새끼가 나 골로 보내려 하는 거 맞지?”

“그런 것 같은데?”

“너 뒤질래? 입 다물어라. 아버지가 어렵게 넘어갔다는데 네가 왜 초 쳐?”

“으으읍!”

“애 숨 못 쉬어서 뒤지겠다.”

류가을의 말에 조용석이 홍원찬을 놓아주었다.

“켁켁. 죽을 뻔했어요.”

“순진한 얼굴로 날 엿 먹이려고 하니깐 그렇지.”

“정말 궁금해서 물어봤다구요.”

그랬다.

살막은 이준을 죽이기 위해 최정예인 음살귀를 보냈지만 모두 전멸.

이 사실이 밖으로는 퍼지지 않았지만 사마련에는 파다하게 퍼져 있었다.

그런데 이준이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 그냥 넘어가는 눈치였다.

음살귀가 살막의 최정예라는 걸 알면 특별 1반에 살막의 후계자인 조용석을 뽑을 리 없을 테니까.

홍원찬은 이게 의문이었다.

“아버지가 해결했다고 했잖아.”

“저희 마뇌홍가에서 판단한 창제는 자신을 건드린 사람이면 누가 됐든 용서는 없다고 했어요. 그래서 패왕도가와 도련이 사라진 거라고요.”

“거기에 우리도 포함됐다는 거냐?”

“네. 음양배가도 추가요.”

“뚫린 입으로 함부로 말하면 뒤진다고 했지?”

“사실을 말하는 건데요.”

“이 새끼가!”

“그만해. 원찬이 말에도 일리가 있어. 창제가 가문연맹, 사마련 가리지 않고 공격한 건 팩트잖아. 게다가 특별 2반에 배정된 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에서야 갑작스럽게 특별 1반으로 옮기는 것도 이상하긴 해. 그것도 너를 포함해서 말이야.”

“제가 생각했던 게 이거예요.”

류가을과 홍원석은 경계를 했다.

특별 1반에 들어 좋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무사고는 적진 한복판.

지금은 교류로 인해 전학을 왔다지만 정세가 변하면 제일 위험한 사람은 자신들이었다.

인질과도 같은 입장.

사마련의 학교가 아닌 가문 연맹회의 학교인 무사고에 전학을 왔으니까.

“두 사람 다 너무 깊게 생각하는 거 아니야? 사마고와 무사고를 합친 학교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어른들께서 말했잖아.”

“그것도 그렇지.”

“창제의 의도를 모르겠다 이 말이죠.”

“관대한 사람일 수도?”

“직접 만나봐야 알 것 같아요.”

“어린놈이 봐서 뭘 안다고.”

“형이랑 한 살밖에 차이 안 나거든요. 그리고 저 사마련 총군사의 아들이에요. 무시하지 마시죠.”

“B급 완숙 따위가 어딜 끝자락인 형한테 말대꾸냐.”

“곧 따라잡을 겁니다.”

“얼씨구? 난 놀고만 있게?”

“다 왔어. 이제 입 닫아.”

류가을의 말에 조용석과 홍원찬이 입을 다물었다.

특별 2반의 건물도 좋았지만 특별 1반의 건물은 더욱 넓고 컸다.

“왔네. 이쪽으로 와.”

자신들과 같은 또래인 남자가 손짓을 했다.

워낙 유명한 사람.

대한민국에서 저 사람을 모르면 간첩이었다.

‘뭐가 저렇게 해맑지?’

‘악마라는 이미지와는 안 맞아.’

‘첫인상이…. 아버지 말씀으로는 저런 사람이 제일 무섭다고 하셨는데.’

세 사람이 이준을 처음 보고 든 생각이었다.

“이제 다 합류했으니까 자기소개 시작.”

“3학년 류가을이야. 잘 부탁해.”

짝짝짝.

특별 1반 학생들이 박수를 쳤다.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마고의 혈희.

학교 랭킹 1위에 빛나는 각성자로 차세대를 이끌어 갈 인물이었다.

특히 외모는 한지유와 이지안에게 밀리지 않을 정도로 세련되어 아이들의 기억에 박혔다.

“사마고의 아이돌이라더니.”

“눈이 부신다.”

“여자인 내가 봐도… 예쁜데?”

짝.

이준이 손뼉을 쳤다.

“자, 다음.”

“2학년 조용석이다. 이명은 살귀. 등급은 B급 끝자락이다.”

목소리에 자신감이 한껏 묻어 나왔다.

옆에 있던 류가을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가 등급을 말하지 않은 이유는 특별 1반의 최소 등급이 A급이라는 것.

입학식 때 모두가 인지한 내용이었다.

“앞으로 내가 특별 1반을 접수해 주겠다.”

“응 그래. 열심히 해 봐. 다음.”

이준은 신경도 안 쓰고 검은색 동그란 안경을 쓴 홍원찬을 보며 말했다.

“뇌전홍가의 홍원찬이에요. 1학년이고요. 이명은 마선생이라 불렸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으니 형, 누나들께서 지도편달해 주세요.”

“귀엽게 생겼구만. 수야. 쟤 아무래도 우리 과 같지 않냐?”

“생김새는 저희와 딴판이지만 성격적인 부분은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우리 라인도 저런 애가 있어야 해. 그래야 여자들이 몰려올 거라고.”

“좋은 생각… 은 아닌 것 같습니다.”

허수는 진경수의 말에 동의하려다가 옆에서 레이저가 쏘아지는 걸 느꼈는지 말을 바꿨다.

정예은의 눈초리.

한눈팔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는 무언의 경고였다.

청춘들이라 그런지 눈빛이 얽히고설켰다.

이에 이준이 흐뭇해했다.

‘옛날에는 이 감정을 왜 몰랐을까.’

나이를 많이 먹어 죽은 것도 아니다.

그저 고등학생 때는 여유가 없어서 지금과 같은 느낌을 받지 못했을 뿐.

현재는 여유가 생기니 여러 상황이 눈에 들어왔다.

그때였다.

“이지안이라 했나? 입학식 잘 봤어. 나 너 마음에 든다. 내 여자친구 하자.”

반에 전학을 오거나, 새로운 친구를 만나면 언제나 폭탄선언을 하는 애들이 있었다.

조용석도 그런 부류였다.

이지안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일방적인 고백.

언제 봤다고 이러는지, 그녀가 고개를 돌려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그녀의 실더들이 바로 나섰다.

“초장부터 선을 세게 넘는다.”

“형님.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이 사실을 무극대 형님들이 알았다간 저 죽습니다.”

“그래. 네가 다신 접근하지 못하게 해. 난 혁진이한테 깨톡이나 하나 날려야겠다.”

진경수와 허수가 나서려 하자 정예나가 말리며 누군가를 가리켰다.

“너희 차례는 아닌 것 같아.”

정예나의 손가락은 이준을 향해 있었다.

“내 수련을 버틸 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거네? 그러니까 첫 소개부터 한 눈을 파는 거겠지? 내가 네게 잔뜩 기대해도 좋다고 해 주지 않으련?”

이준의 눈은 활활 타올랐다.

그에게 이지안은 굉장히 아끼는 여동생.

여동생을 쟁취하려면 자신이 세운 조건을 무조건 통과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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